체르노빌 사고 이후 핵 발전에서는 한걸음 물러나 있었던 러시아가 최근 들어 핵발전 확대계획에 적극 나서고 있다. 북극 연안의 `움직이는 핵발전소' 건립안 등 야심찬 계획을 잇달아 내놓고 있는 것. 천연가스, 석유에 이어 핵발전에서도 공룡 기업을 만들어 세계 에너지 시장을 좌지우지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섞인 시선도 커지고 있다.

러시아 `핵 계획'들 20여년만에 부활

러시아 정부는 최근 노르웨이에 인접한 북극 부근 백해(白海)에 선상(船上) 핵발전소를 만드는 공사를 시작했다. 러시아 정부는 이 발전소를 오는 2010년부터 가동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이와 비슷한 이동식 발전소를 앞으로 5개 더 만들 계획까지 갖고 있다.
선상 핵발전소 계획은 이미 1980년대 크렘린이 추진을 하다가 1986년 체르노빌 사고가 터진 뒤 폐기했던 것이다. 미국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17일 러시아 정부가 옛소련 시절 만들어졌다가 경제가 무너지면서 무산됐던 핵 발전 확대 계획들을 잇달아 다시 끄집어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백해 선상 핵발전소 설립안을 비롯해 최근들어 26개 대형 핵발전소 계획을 승인했다. 러시아는 현재 레닌그라드 등 13곳에 31기의 원자로를 가동하고 있다. 정부는 현재 전력소비량 중 15% 정도를 차지하는 핵발전 비중을 오는 2030년까지 25%로 늘릴 계획이다. 모스크바 고(高)에너지물리학연구소의 블라디미르 포르토프 박사는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 인터뷰에서 "에너지 수요가 급격히 늘면서 이미 전력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러시아의 경제성장을 떠받칠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핵 공룡기업' 탄생

선상 핵발전소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거대 핵에너지기업의 탄생이 눈앞에 와있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달 초 30여개 국영 핵 관련 기업들을 통폐합할 것을 지시했다. 원자로 조립에서부터 핵발전 기술수출까지 모든 분야를 하나로 통합한 거대기업을 만들어 효율성을 기하겠다는 것. `아토메네르고프롬(원자력산업집단)'으로 명명될 이 거대기업은 가즈프롬(천연가스), 로스네프트(석유)와 함께 러시아의 3대 에너지 국영기업의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가즈프롬이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이용해 지정학적 파워를 행사하듯, 아토메네르고프롬은 주변국들로 러시아의 핵 파워를 수출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앞으로 20년 동안 60개 이상의 핵발전소를 옛소련권 국가들과 중동 등에 수출할 계획이다. 러시아는 이란의 부셰르 원전 건설을 지원, 원자로를 수출하고 기술진을 제공하며 벌써 10억달러(약 9500억원) 가까운 돈을 챙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란 핵발전을 지원하는 것에 대해 미국이 거세게 반발했지만 러시아는 "평화적 핵 이용을 지원한다는 것은 우리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맞서왔다.
이달초 미국 케네벙크포트에서 열린 미-러 정상회담에서 푸틴대통령은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과 `글로벌 핵에너지 파트너십(GNEP)'을 체결, 미국으로부터 핵발전 수출 계획을 사실상 승인 받는 성과를 거뒀다. 러시아의 백해 선상발전소 계획은 수출을 위한 시험용이라는 분석도 많다.

방사능 누출사고와 `핵 독재' 우려

러시아의 움직임을 유럽국들은 의구심 섞인 눈길로 보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핵발전소의 안전에 대한 것. 체르노빌 사고로 방사능 낙진 피해를 입은 우크라이나와 벨로루시 일대는 사고 20년이 지나서야 간신히 농산물이 자랄수 있는 수준으로 복원 됐다. 2000년 쿠르스크 핵잠수함 침몰사고와 같은 일이 재연되지 말란 법도 없다. 러시아는 "당시에도 핵물질 누출은 없었다"며 일축하지만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들은 대규모 핵물질 누출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선상 핵발전소 계획에 반대하고 있다. 초대형 독점 에너지기업들의 연이은 등장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러시아 민간기구인 비확산연구센터의 게나디 샤킨은 `가즈프롬 독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면서 "거대 에너지 기업이 정부 정책을 주무르도록 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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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 2007-07-20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젠가 관련기사가 한번 뜬 것도 같은데, 저도 참 걱정됩니다.--;

딸기 2007-07-23 11:27   좋아요 0 | URL
푸틴이란 사람이 대체 러시아를 어디로 끌고갈건지 그게 궁금해요
정말 무서운 사람이라는 생각도 들고.. 푸틴 개인을 떠나
러시아 사회 전반의 분위기는 어떤지 궁금하기도 하고요.
 

올해도 어김없이 돌아왔어요.

만델라 할아버지 생신!

18일 89회 생신을 맞았는데요. 할아버지 생신은 해를 거듭하면서 세계의 좋은 사람들이 모여 평화와 인권을 옹호하는 잔치가 되고 있습니다. 올해엔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 등 국제무대를 주름잡던 `왕년의 스타들'이 한자리에 모여 세계 평화를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습니다.

이날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는 아난 전 사무총장을 비롯해 브라질의 축구 황제 펠레, 구호활동가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미국의 지미 카터 전대통령, 유엔 인권고등판무관(UNHCR)을 지낸 메리 로빈슨 전 아일랜드 대통령 등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이들은 과거 남아공 아파르트헤이트(흑백 분리) 시절 만델라를 비롯한 흑인 정치범들이 수감돼 있었던 요하네스버그 컨스티튜션 힐에 모여 만델라의 생일을 축하했다고 합니다.


왼쪽부터 무하마드 유누스, 메리 로빈슨, 코피 아난, 그라사 마샬과 만델라 할아버지,
지미 카터, 리자오싱, 그리고 데스먼드 투투 주교.
작년에 만델라 할아버지 건강이상설이 돌아서 남아공에 한차례 비상이 걸리기도 했었는데...
올해는 눈에 띄게 수척해보였다고 외신들이 전하는군요. ㅠ.ㅠ 건강하셔야할텐데...

스스로를 `디 엘더스(The Eldersㆍ원로들? 어르신들?)'이라 이름붙인 이날 생일잔치의 주인공과 손님들은 축하행사에 이어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 평화와 인권을 위해 이바지하기로 했다면서 `글로벌 이니셔티브'를 주창했습니다.

"`디 엘더스'는 이 아름다운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축하하면서, 이 세상에서 사람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줄이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모잠비크 전대통령 부인으로서 여성ㆍ인권운동에 투신했고 지금은 만델라의 부인이 된 그라사 마샬, 영국의 모험가이자 사업가인 리처드 브랜슨, 영국 팝스타 피터 게이브리얼, 지난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방글라데시 `그라민 은행'의 무하마드 유누스 총재, 석달전 퇴임한 리자오싱(李肇星) 전 중국 외교부장 등도 참석해 `디 엘더스'에 이름을 올렸답니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을 지낸 보건ㆍ환경운동가 그로 할렘 브룬틀란트 전 노르웨이 외무장관과 인도의 여성 노동운동가 엘라 바트도 모임의 멤버들이지만 이번 생일잔치 겸 `출범식'에는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디 엘더스'는 또 잔칫상 가운데에 구금 중인 미얀마 민주화 운동가 아웅산 수치 여상를 위한 빈 자리를 남겨두며 미얀마 군부정권에 인권 탄압을 중단할 것을 호소했다고 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왼쪽에 펠레, 가운데 할아버지, 오른쪽은 에토오.
만델라 89는 할아버지 아름과 나이이고, 46664는 로벤섬에 갇혀계실 때 수감번호랍니다.
46664.com 이 할아버지네 재단이 운영하는 에이즈 구호기금 모금 사이트예요.

같은 날 남아공의 `정치적 수도'라 불리는 케이프타운에서는 이날 행사에 앞서 `만델라를 위한 90분'으로 명명된 기념 자선 축구 경기가 열리기도 했는데요. 이 경기에는 아프리카 카메룬 출신으로 스페인 바르셀로나 팀에서 뛰고 있는 스트라이커 사뮈엘 에토오 등이 참가했고,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도 축전을 보냈습니다.
지단님한테도 초청장을 보냈다고 했는데(더불어 마테라치 그자식에게도;;) 안 왔군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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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7-07-19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할아버지 만수무강하세요(>_<)

딸기 2007-07-23 11:27   좋아요 0 | URL
마노아, 한번 만나야하는데 나 요새 너무 바빠서리...
가을 오기 전에 만나서 맛난거 먹어보자구. :)

마노아 2007-07-25 20:52   좋아요 0 | URL
요새 바쁠 수밖에 없죠, 언니. 좋은 소식들에 바빠야 하는데, 뉴스 보기 너무 겁나는 세상이에요. 한가해지면 우리 만나요~ ^^
 

최근 아랍 걸프 왕국들 사이에 민주화 움직임이 일고 있는데 이어, 아시아의 군주국 네팔에서는 정부가 왕실의 돈줄을 끊는 일이 일어났다. 지난해 국민들의 봉기로 절대군주제가 무너진 이래 네팔의 왕실은 국가 행사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21세기에도 남아있는 군주국가들은 아래로부터, 혹은 위로부터 시작된 변화의 움직임 속에 힘겨운 민주화 과정을 겪고 있다.


"국왕도 벌어서 써라"

네팔 정부가 11일 갸넨드라 국왕을 비롯한 왕실 일가가 쓰는 비용을 국가가 내주는 국비 지원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BBC방송이 보도했다. 네팔은 1인당 실질국내총생산(GDP)이 연간 1500달러 밖에 안 되는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이지만 국왕을 비롯한 왕실 최고위층은 연간 50만 달러씩 세금을 받아쓰는 등 호사스런 생활을 해왔다. 고용된 하인들만 700명이 넘는다. 정부는 일단 왕실 고용인들의 급여는 주기로 했지만 조만간 긴축 방안을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국왕은 올해부터 세금을 내고 있는데, 정부는 한걸음 더 나아가 왕실 소유 호텔 운영수입 등 `자력'을 통해 살아갈 것을 요구하고 있다.
갸넨드라 국왕은 2001년 왕실에서 벌어진 이상한 `살인극'으로 형인 비렌드라 당시 국왕 일가족이 숨진뒤 자리를 물려받았다. 즉위 뒤 국민들을 억누르고 횡포를 휘두르다 지난해 4월 반(反) 왕조 민중봉기로 뒷전에 물러났고, 네팔은 절대군주정에서 입헌군주정으로 이행했다. 제 역할을 못해 국민들에게 밉보인 네팔 왕실은 지난해부터 종교행사나 국가 전통의례에도 얼굴을 내밀지 못하고 있다. 명목상의 군주 노릇도 못하는 셈이다. 민주선거로 선출된 현 의회는 왕실에 반대했던 마오이스트 게릴라 출신들이 이끌고 있다. 의회는 올들어 왕정을 아예 폐지하는 문제를 논의하고 있으며 올 연말까지 제헌의회를 새로 구성해 왕국을 유지할것인지 결정할 계획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군주국가들의 개혁 움직임


네팔 왕실처럼 극단적인 경우는 아니지만 석유수입으로 지탱해오던 중동의 왕실들도 자의반 타의반 민주화와 개혁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쿠웨이트에서는 지난달 국왕이 임명한 석유장관이 부패 스캔들에 말려 의회의 불신임을 받을 처지가 됐다. 장관은 결국 의회 투표 전 사임서를 냈다. 국왕은 이른 시일 내 새 장관을 임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바레인과 요르단에서는 의회 의석 일부를 직접선거로 선출하는 등 입법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카타르의 하마드 빈 칼리파 국왕은 1995년 즉위 이래 위성방송 알자지라TV 개국으로 상징되는 일련의 개혁안들을 내놨지만 그런 조치들이 주변 전제군주국들의 눈총을 사 곤욕을 치렀다. `은둔의 왕국'으로 불리는 히말라야의 소국 부탄에서는 국왕이 스스로 임기를 정해 물러난 뒤 아들에게 권력을 승계, 직접선거를 도입하는 등 위로부터의 조용한 개혁이 진행중이다.
세계 190여개 국가들 중 군주국가는 45개. 전세계 국가들의 4분의1은 여전히 군주정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그 중 17개는 영연방 국가로서 엘리자베스2세 영국 여왕이 명목상 군주로 돼 있다. 유럽이나 아시아의 일본, 태국 같은 입헌군주국가들을 제외한 나머지 몇몇 국가들은 아직도 전근대적인 전제군주정이나 의회민주주의 요소를 일부 도입한 반(半) 입헌군주정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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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7-13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로열패밀리는 상징적인 존재가 되버리는 시대인데, 독재적 권력을 휘두른다는 것은...혈연으로 계승되는 군주가 '덕'에만 의존하는 시대는 이제 끝나버린거네요.

딸기 2007-07-23 11:28   좋아요 0 | URL
이제야 댓글달아요.
아직도 '군주국'이라는 것이 소구력이 있는지는 의심스럽지만...
저는 가끔, 우리도 궁에 나온 것 같은 왕실 있으면 재밌긴 하겠다, 하는 생각은 해요 ^^

마노아 2007-07-13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테고리 제목과 그야말로 딱 떨어지는 글이에요. 무려 전 세계 국가의 1/4이라니 놀라워요! ^^

딸기 2007-07-23 11:29   좋아요 0 | URL
응, 내가 다 세어보느라고 고생했어~
 

올들어 지난달까지 아프리카 동부 소말리아에서 인접한 아라비아반도 예멘으로 가려던 불법 이주자 수백명이 바다에 빠져 숨지거나 실종됐다. 예멘의 아덴만, 아덴항 앞바다는 하루가 멀다하고 해류를 따라 시신들이 밀려들어온다. 그런데도 난파선과 함께 수장(水葬)되거나 상어밥이 될 위험을 감수하며 목숨을 걸로 바다를 건너려는 이들은 줄지 않는다. 아프리카에서 중동이나 유럽으로, 아시아에서 호주로, 북미로 이동해가는 불법 이주노동자들의 물결은 커져만 간다. 노예 밀매와 난파선처럼 과거의 유물로 여겨져온 것들이 글로벌시대 노동력 이주의 이면에서 재연되고 있다.

넘쳐나는 `죽음의 바다'

영국 BBC방송은 10일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 발표를 인용해 올들어 예멘과 소말리아 사이 아덴만에서 최소 367명이 바다에 빠져 숨졌고 118명이 실종됐다고 보도했다. 숨진 이들은 가난과 내전을 피해 중동으로 가려던 에티오피아, 소말리아인들이 대부분이다. `아프리카의 뿔'로 불리는 소말리아의 보사소 항구에는 1인당 50달러(약 4만7000원) 가량을 받고 이주 희망자들을 예멘으로 실어나르는 배들이 대기 중이다. 낡아빠진 배들은 사람들을 잔뜩 싣고 바다를 건너다 난파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배에 오른 이들 중엔 밀매조직의 구타와 폭력에 숨지는 이들도 상당수. 용케 해협을 건넌 이들은 걸프 산유국들로 이동해 사실상의 노예노동을 하거나, 유럽으로의 2차 월경을 시도한다.
올들어 아덴항으로 들어온 아프리카 출신 불법입국자는 약 8600명. 그나마 중동 쪽에서 국경 봉쇄를 강화한 탓에 크게 줄어든 수치다. 입국에 성공하는 사람이 줄어드는만큼, 물에 빠져 숨지는 이들은 늘어난다. 지중해에서 아프리카를 마주보고 있는 이탈리아 시칠리섬 앞바다에서는 지난달 한달 동안에만 200명 이상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세계 곳곳 밀입국 루트

동ㆍ남부 아프리카인들은 소말리아나 지부티를 거쳐 중동으로 가거나, 대륙을 종단해 사하라를 넘어 지중해로 이동한다. 모로코에서 스페인으로, 리비아에서 몰타 섬이나 이탈리아로 가는 것이 가장 많이 알려진 이동 경로다. 사하라이남 아프리카에서 모로코나 리비아로 가려면 죽음의 사막을 건너야 하지만 바닷길보다 값이 싸다는 이유로 이 길을 택하는 아프리카인들이 늘고 있다.
서아프리카에서는 대서양 연안 스페인령 카나리섬을 거쳐 지브롤터로 이동한 뒤 유럽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이 많다. 유럽국들은 스페인에 강력한 국경 통제를 촉구하지만 스페인은 불법 이주노동자들의 `경제적 효과'를 인정하며 다른 나라들보다 다소 유화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에서는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러시아를 거쳐 유럽으로 가거나(중앙아시아 루트) 체코, 우크라이나를 지나는(발칸 루트) 사람들이 많다. 인도ㆍ파키스탄ㆍ네팔인들은 말레이 해협을 지나는 전통적인 `말라카 루트'를 거쳐 유럽으로 가든가 인도네시아 바탐섬, 발리, 롬보크섬을 통해 호주 혹은 북미로 간다.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가는 `죽음의 사막길'도 불법이주자들의 무덤으로 악명높다.

현대판 노예상인들 극성

바다와 사막을 건너려면 혼자서는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밀입국 루트의 주요 거점마다 이주자들의 돈을 뜯어내는 밀매조직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서아프리카에서 카나리섬으로 가려면 1000∼1500유로(120만∼180만원)의 뱃삯을 내야 한다. 사하라를 건너려면 1700∼3400유로가 필요하다. 가난한 아프리카인들은 전재산을 걸고 목숨 건 이동을 하는 셈이다. 남아시아에서 아프리카를 거쳐 유럽으로 가는 이들은 9000∼1만6000 유로의 이동료를 내고 밀매조직의 차와 배를 이용해야 한다. 살아남아 선진국으로 옮겨간 이들은 불법입국자로 쫓기면서 짐승처럼 일해 고향의 가족들에게 송금을 한다고 BBC방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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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7-07-13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국 세상이 변해도 언제나 변하지 않는 건 존재하나봅니다.

딸기 2007-07-13 15:19   좋아요 0 | URL
그러게말예요...

비로그인 2007-07-13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브롤터! 예전에 스페인에 살았던 한분이 헤엄을 쳐서 아프리카를 갔다고 해서 웃었는데..음, 치열한 바다네요.

딸기 2007-07-23 11:30   좋아요 0 | URL
댓글이 너무 늦었네요.
지브롤터를 헤엄쳐서 건널수도 있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수영 잘하면 좋겠어요.
그리고 지브롤터에서 아프리카 건너갈 기회가 있으면 더욱 좋겠고요. 그쵸?

라주미힌 2007-07-14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경제 성장이 높은 이유를 알겠네요.

딸기 2007-07-23 11:32   좋아요 0 | URL
맞아요, 맞아요. 사실이 그렇다더군요.
자본과 재화는 넘나드는데 사람의 이주는 막다보니 생겨난 것이
저런 식의 해적선, 악어밥, 21세기 디아스포라의 비극... 그런 모양이예요.
 
멸망하는 국가 - 다치바나 다카시의 일본 사회 진단과 전망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이언숙 옮김 / 열대림 / 2006년 10월
평점 :
품절


국내에도 번역돼 있는 여러 가지 책을 쓴 저널리스트라고 하는데, 다른 저서는 본 적이 없고 나는 이 것이 처음이었다. 내 호감도 기준으로 별점을 주자면 3개에서 4개 사이, 그런데 3개에 가까운 쪽이 될 것 같다. 작년 상반기, 그러니까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郎)가 일본 총리 자리에서 물러나기 전에 봤으면 훨씬 재미있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은 ‘고이즈미 이후’를 예측하는데에 상당 부분을 할애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포스트 고이즈미 시대를 제대로 잘 예측했느냐 하면, 또 그것도 아니다. 고이즈미가 절대로 안 물러나고 암장군으로 맹활약하거나 재집권할 것이라며 조목조목 근거를 들어놨는데, 온몸으로 사무라이스러움을 증언하듯 고이즈미는 엘비스 프레슬리의 노래를 뒤로한 채 떠났다. ‘장기적인 예측’도 아니고, 당장 몇 달 뒤 일어날 총선 이후를 전망하면서 책까지 내놨는데 이렇게 틀려버리면 곤란하지. 저자가 인터넷 잡지에 실었던 에세이들을 묶은 거라고는 하지만, 그 생명력이 다만 몇 달도 못 갈 내용을 하드커버로 사서 읽을 필요는 없으니 말이다.

책에서 저자가 다루는 굵직한 테마들은 일본을 뒤흔들었던 라이브도어 사건, 여성천황제를 둘러싼 논란, 야스쿠니 참배와 개헌 문제, 고이즈미의 ‘우정개혁’ 깜짝쇼, 포스트 고이즈미 정계 시나리오 같은 것들이다. 거기에 곁다리로 저널리스트 입장에서 오늘날 일본 언론의 얄팍함을 질타하는 에세이몇편과 이라크 파병 문제 같은 것들을 붙였다.
중요한 테마들이 시의성 위주로 되어있는 거라서 ‘사후에 읽기’엔 좀 그랬다. 그렇다고 후일담이라 할만큼 지나간 것은 또 아니니 말이다. 라이브도어 뒷이야기들은 재미있기는 했는데, 마침 일본 문제를 뒤적여야만 했던 나같은 사람들 말고 한국의 보통 사람들에겐 쓸데없는 얘기가 될 것 같다.

우익들을 비판한 부분은 절절이 옳은 것도 많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몹시 마음 불편했던 부분이 적지 않았다. 첫째, 여성천황 문제를 보자. 이 책의 저자는 나름 유명한 저널리스트라 하고, 책 전반에 나타나있는 생각들도 상식적 합리적인 것 같다. 발로 뛴 에세이들을 보면 훌륭한 저널리스트이자 지식인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여성을 천황으로 삼아도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나는, 여성을 금지시키는 것은 넌센스이고 전혀 과학적 근거가 없는 성차별의 잔재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그렇게 말도 안 되는 금지조항은 당연히 없애야 한단 말이다.

다치바나 다카시의 의견은 교묘하다. “국민들이 여성천황을 반대하지 않으니, 황실 규정을 고쳐 여성천황을 용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여성천황에 찬성하는, 아니 ‘반대하지 않는’ 근거다. 야스쿠니 문제도 마찬가지다. 기본적으로 저자의 의견은 “중국과 한국이 싫어하니 참배하면 안 된다”이다. 야스쿠니 문제에 대한 도덕적 판단은 어디로 간 것일까.

그래서 찝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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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7-10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라리 핵심을 집어 확 미움을 받고 확 존경을 받든가 하지, 애매하게 빠져나가는 태도는...영 찝찝하군요.

딸기 2007-07-11 0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반적으로 '괜찮은' 내용인데도, 저런 것들이 마음에 걸려요.
옳다, 아니다 판단하지 않고 '괜찮다, 안 괜찮다'로 판단하는 식.
남을 때리고 핍박해서 안 되는 이유는, '그렇게 하면 안 되기' 때문인 거죠. '그러면 욕먹으니까'가 이유가 될 수는 없는 거지요. 그런데 이 책은 좀 그런 식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