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눈물, 석유의 역사
귄터 바루디오 지음, 최은아 외 옮김 / 뿌리와이파리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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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저 책 한번에 펼쳐놓고 질질 끌며 읽는 버릇이 있기는 하지만, 한번 잡은 책은 (언젠가는) 끝까지 읽는 습관을 갖고 있다. 그래야 독서카드에 적을 수가 있고, 그래야 내 독서 ‘실적’이 올라가기 때문에라도 끝까지 읽는다. 여러개의 논문이 실린 책이면 골라서 읽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훑는다.

그런데 이 책은-- 포기해야겠다. 따라서 이 글은, 독후감이 아닌 ‘독서중단감’이 되겠다.


증말 웬만하면 참고 읽으려고 했다. 왜냐? 책값이 장난이 아니기 때문에... 2만5000원. 알라딘 할인가격으로 샀으니 2만2500원. 하드커버에 가운뎃줄도 달렸다. 제목도 멋지다. ‘악마의 눈물, 석유의 역사’. 그런 연유로 무려 300쪽까지 읽었다. 이 시점에서 중도포기하다니... 흙흙.


내용 중 전문적인 부분이 많다. 석유의 역사를 꼼꼼이 살펴보는 것은 좋지만 시추공의 종류나 불순물 제거법 같이 내게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기술적인 내용이 많다(혹시 이런 부분에 특별한 관심이 있거나 자료가 필요한 분이라면 이 책이 유용할지도 모르겠다). 더욱이 그런 기술적인 문제를 다루면서 초반 상당부분을 독일 사례로 설명하는데 독일이 석유대국;;이었던가. -_- 오히려 독일은 산업화가 늦었던 나라 아니었나.


번역 개판이다. 이슬람 셰이크를 ‘샤이히(독일어;;인 모양이다)’로 쓰고 이오 위성(EO Satellite)은 제멋대로 ‘에오자트(아마도 이오 샛을 가리키는 듯)’라고 써놨다. 이라크 하솀 왕조는 독일어식으로 하셰미텐(모르긴 몰라도 아랍어에서 '텐'자가 나오긴 쉽지 않을텐데)... 멕시코 ‘골프’와 아라비아 ‘골프’는 코메디다. 포르투갈의 ‘리사본’은 처음엔 실수인 줄 알았더니 아니었다. 번번이 리사본으로 나온다. 루벤 ‘사데르’ 페레스는 무려 ‘세이더’라고 해놓았다. 조지 솔로스, 프랜시스 푸쿠야마...


번역이 거지같기로는 존 쿨리의 ‘추악한 전쟁’을 따를 자가 없다. 하지만 그 책은 내용이 대단히 훌륭하여, 욕을 바가지로 퍼부으면서도 결론적으로 무쟈게 재밌게 읽었다. 그런데 이 책은, 번역 엉망진창에다가 내용도 황당하다. 선진국들은 석유 파내면서 환경 파괴를 안하는데 성공한 반면 개도국들은 엉망이다? 나이지리아에서는 셸이 석유를 파내고 있고, 인도네시아 아체에서는 엑손이 유전을 쥐락펴락 하고 있다. 그런데도 망발을? 그린피스의 환경보호 시위 때 등장하는 선박 ‘무지개전사’호의 이름은 인디언 설화에서 유래했다. 그런데 저자는 “무지개를 잡으려는 야망의 표현”이라고 한다. 베네수엘라의 30년 독재자는 칭찬하고, 이란 석유산업을 국유화했던 민족주의자 모사데크(이 책에서는 끝내 모사데그라고 썼다)는 ‘석유를 모르는 자’라고 비하한다. 그러면서 환경 얘기는 아귀 안 맞게 여기저기 얼마나 끌어들이는지... 미국 예찬을 넘어서, 다국적 석유회사들의 신디케이트를 가리키며 “원래 신디케이트는 가정적이고 화해적인 개념”이라면서 역사를 열어젖혔네 어쩌구 하는데 목불인견이다.


그래서 안 읽기로 했다. 어째서 마이너스 별 칸은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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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6-03-13 2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재미있어요.

딸기 2006-03-13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죠? ^^

로쟈 2006-03-13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습니다. 마이너스 별 칸!..

딸기 2006-03-13 2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마이너스 별칸 만들기 운동을 벌입시다!

그러나... 책장사가 본질인 알라딘에서 용납지 않겠지요? ^^

파란여우 2006-03-13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번역 개판...
개떡이라고 할까봐 놀랬네..(이건 내가 자주 써 먹는 말이라..흐흐)

반딧불,, 2006-03-13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뎌 님도 집어던지셨군요.
야호!
 
유전자, 사람, 그리고 언어
루이기 루카 카발리-스포르차 지음, 이정호 옮김 / 지호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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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러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를 읽을 때 매우 찬탄하면서 그 바탕이 된 윌리엄 맥닐의 책과 카발리-스포르차의 책을 꼭 읽어보고 싶었는데, 그동안 나오지 않았거나 절판됐던 두 사람의 책이 작년에 잇달아 출간됐다. 전자는 ‘전염병의 세계사’이고 후자는 바로 이 책 ‘유전자, 사람, 그리고 언어’다. 말하자면 이 책들은 세트로 묶어서 함께 공부하면 좋은 것들이다. 맥닐의 책은 다이아몬드가 언급했던 ‘주저(主著)’에 해당되고, 카발리-스포르차의 이 책은 주저라기보다는 강연 원고를 정리한 것이다. 1994년 미국에서 출간됐다는 ‘인간 유전자들의 역사와 지리학’을 읽을 수 있으면 좋았겠지만 그 책은 번역돼 나오지 않았으니 그냥 이 책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주저’가 아니라고 했지만 책은 아주 재미있었다. 페이지마다 노란 색연필로 밑줄 그은 부분이 많았다. 그만큼 찬찬히 정리해가며 공부할 것들이 많았다는 얘기다. 책은 아프리카에서 탄생한 현생 인류의 조상들이 지구상으로 흩어져나간 과정(인류의 ‘팽창’)을 유전적, 언어학적으로 분석한다.

유전자 분석이라는 방법론이 등장한 뒤 필드워크를 통해 특정 생물종을 조사하는 방식의 ‘개미 생물학’(에드워드 윌슨 류)은 분자생물학에 주류 자리를 내준 것 같다. 카발리-스포르차는 ABO식과 RH + - 식 혈액형 같은 기본적인 유전적 대립인자에서부터 지중해빈혈증 같은 종양들까지 포괄하는 좀더 복잡한 단백질 대립인자들을 이용해 인류 조상들의 이동 경로를 살핀다.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인류의 초창기 이동 경로를 추측하는 두 가지 축은 유전자와 언어다. 고도의(나로서는 알기 힘든) 수학적 계산을 이용한 ‘유전자 거리’라는 것을 통해 각 대륙 사람들의 유전적 거리와 분기(分岐) 시점을 추정하는데, 이 책에 나오는 내용들은 특성상 ‘가설’일 수밖에 없지만 가설을 수립해나가는 과정이 구체적이고 재미있었다. 동시에 저자는 언어학적인 분석을 통해 유전자 거리를 보완해간다. 고고학에서 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의 오차를 나이테 측정법으로 보정하는 것과 비슷하다. 이 점에서 알 수 있듯, 저자는 유전자와 문화의 ‘공진화’를 폭넓게 받아들이고 있다.

눈에 띄었던 것은 인류 팽창 경로를 유전적, 언어학적으로 추적하면서 ‘주성분 분석’이라는 방법론을 도입한 점이다. 예를 들자면 유럽인들의 이동 역사를 살피는 데에는 여러 가지 고려할 요소들이 있다. 가장 먼저 이뤄졌을 것으로 추측되는 것은 중동(비옥한 초승달) 지역에서 오늘날의 유럽 대륙으로 농업이 전파되고 인류의 대규모 이주가 뒤따랐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것이 ‘첫 번째 주성분’이 된다. 유럽의 북쪽과 남서쪽을 각기 출발점으로 해서 이뤄진 두 번째 팽창은 ‘두번째 주성분’이 되고, 헝가리에 우랄어족을 형성케한 초원 유목지대(흑해 북부)로부터의 팽창은 세 번째 주성분이 되는 식이다. 이렇게 다섯 개의 주성분을 골라 각각 1번부터 5번까지 순서로 가중치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역자 설명을 보니 카발리-스포르차는 특히 수학적 모델을 능숙하게 다루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고 한다. 덕택에 이 책은 역사책이면서 생물학 책이면서 뭔가 멋져 보이는 수학모델들까지 등장하는 알찬 저술이 됐다. 저자가 서문에서 밝힌 학제간 연구 방식을 직접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 책에 소개된 연구가 실천적으로는 인종차별에 맞서 싸우기 위한 작업임을 명시하고 있다. 이 점에서도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와 일맥상통한다(다이아몬드가 카발리-스포르차의 작업에 워낙 많이 의존하고 있으니 이는 당연한 일이다).


아마도 클로드 레비-스트로스가 “한 인종이 생물학적으로 우월하다는 믿음”이라고 말한 것이 인종주의에 대한 가장 간단하고 적절한 정의일 것이다. 물론 언제나 그렇다고는 할 수 없지만 대체로 자신들이 속한 인종이 생물학적으로 우월한 유전자, 염색체, 또는 DNA를 가지고 있어서 다른 인종들에 비해 월등하다는 믿음이 바로 인종주의다. 현재의 미국 상황이 바로 인종주의적이다. 외국에서 미국으로 전화를 걸 때 맨 먼저 국가번호 1을 눌러야 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닌 것이다. (p.20)


저자는 인종주의를 이렇게 정의한다. 뭐, 새로울 것은 없다. 뒷부분 미국에 대한 것은 대단히 ‘포괄적인 해석’이며 다분히 시니컬한 풍자의 냄새를 풍기지만 말이다. 저자는 "인종주의를 부추기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자신의 불행을 다른 사람에게 투사하려는 욕망"(p.22)이라고 지적한다.

적어도 서구에서, 최근에는 인종주의를 드러내놓고 말하는 것이 금기시돼 있다. 문득, 어쩌면 지금은 ‘종교’가 이런 ‘불만 떠넘기기’의 도구로 작동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에서야 아직까지도 ‘근거 없는 인종주의’가 판을 치고 있지만 근래에는 미국 따라하기가 지나치다 못해 ‘이슬람 미워하기’까지 따라하는 듯하다. 모든 분란의 원인을 특정 종교로 몰아붙이는 행태는 신(新)인종주의 내지는 ‘문명충돌주의’로 명명해야 하지 않을까. 물론 구조적인 무지 -대한민국의 서구 추종적 교육에서 유래된-에서 나온 단순한 인종주의도 있지만 말이다.

여담이지만 몇 달 전 아프리카에 다녀오면서 “흑인들은 유전적으로 머리가 나쁘지 않으냐”라는 말을 듣고 기겁을 한 적이 있었다. 그것이 생각나서 하는 얘기다. ‘배울 만큼 배운 분이 왜 이러시나’ 싶었지만 대화를 계속하고 싶지 않았던지라 긴 설명은 하지 않았다. 그 말을 했던 분이 우리나라의 ‘배울 만큼 배운 사람들’을 대표한다고는 볼 수 없겠지만 아무튼 그것이 ‘인종에 무지해 인종주의에 넘어가버린’ 대한민국 사람들의 현실의 일단임은 분명하다.


인류는 기나긴 시간 동안 생물학적, 문화적 변이를 거쳐 왔다. 많은 이들이 문화적 변이와 생물학적 변이를 혼동한다. 아프리카의 대학생 숫자가 상대적으로 적다고 해서 미국인들(유전적으로는 참 의미 없는 기준이다)보다 머리가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이 딱 그런 태도다. 인종주의의 첫 번째 징표는 '이러한 우세함이 생물학적으로 결정된다고 믿는 것’(p.21)이다. 카발리-스포르차는 생물학적 변이 중에도 ‘눈에 보이는 변이와 보이지 않는 변이’가 있다고 말한다. 이를 보는 사람들의 시각에도 여러 가지 함정들이 존재한다. 지구는 둥글다. 유전적 변이는 불연속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세상에는 얼굴이 검은 사람/흰 사람/노란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다. 중간 정도로 갈색인 사람, 많이 검은 사람, 옅은 갈색인 사람 등등 채도 단계별 색상표처럼 여러 가지 얼굴빛을 한 사람들이 지구를 덮고 있다. 수많은 중간단계들이 이어져 있는데 사람들은 그걸 무시하고 단순화의 덫에 걸린다.

더욱이 인종주의의 가장 강력한 기준이 되는 피부색과 몸의 크기는 인간 진화 전체에선 아마도 최근에야 진화한 형질로 보인다(p.25)고 저자는 말한다. 그런데 우리는 사람을 볼 때, 기후의 영향으로 변화된 ‘몸 표면’ 만을 본다는 것이다.

저자는 '인종적 순수성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또한 인간은 이형 접합 즉 서로 다른 유전자들이 만나 섞일 때에 질병 감염 위험도 줄어들고 더 강해진다. 인간이라는 종의 생물학적 복잡성으로 볼 때 ‘인종적 차이들’이라는 ‘몸 표면’의 형질에 관여하는 유전자 수는 상대적으로 아주 적다. 저자의 말마따나, 오늘날 인류는 인공적인 기후를 만들어가고 있는데 피부색쯤이야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 외국인 노동자들(요새는 이들을 ‘코시안’이라 부른다고 들었다) 차별을 밥 먹듯 하는 이들이야말로, 골치가 좀 아프겠지만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바스크나 베르베르 등에 대한 내용들도 재미있게 읽었다. 바스크라고 하면 아슬레틱 빌바오나 이천수가 뛰었던 소시에다드 같은 축구팀들, 혹은 EPA 폭탄테러 따위 밖에 모르고 있었다. 유전적, 언어학적으로 유럽인들과 그렇게 많이 갈라지는 줄은 미처 몰랐다.


두어군데 앞뒤 표기가 일치하지 않은 것이 나와 ‘쪼가리 번역’을 의심했는데 번역자가 역자 후기에 “학부생들에게 6장 가운데 4장을 애벌번역을 시켰다”고 설명을 해놓았다. 이탈리아 토리노를 영어식으로 ‘튜린’이라 표기한 것을 빼면 대단히 양심적인 번역자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번역자는 유전학자라는데 요사이 언론에서 세포주(Cell Line)라고 하는 것을 ‘세포선’이라고 했다. 유전학자인 저자가 기본적인 용어를 몰랐을 것 같지는 않고, 아마도 ‘세포주’라는 말이 일본어 내려받은 번역인지도 모르겠다.

용어 사용에서는 제목의 Popoli(people)를 ‘사람’이라 옮기고 상세한 설명을 덧붙였는데 타당한 번역이라고 생각한다. 카발리-스포르차가 다루는 내용은 대개 민족이라는 개념이 생기기도 전의 인류에 해당되는 것들인지라 ‘민족’으로 옮기기엔 무리가 있을 것 같다. ethnography를 ‘인족(人族)’이라 한 것도 눈에 띄었다. ‘민속지학’ ‘민족지학’ 등으로 하는 것이 매번 어색했는데 ‘인족’이라는 말이 쓰여도 괜찮을 듯 하다. group을 ‘모둠’이라 하고 슬기사람(호모 사피엔스) 곧선사람(호모 에렉투스) 손쓴사람(호모 하빌리스) 등의 한글 표현을 고집한 것도 칭찬해주고 싶다. (이왕 애쓰는 김에 번역자 註를 맨 뒤에 몰아넣지 말고 해당되는 페이지 말미에 넣었으면 더 편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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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일레스 2006-03-14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딸기님 리뷰는 항상 좋아요 아잉*-_-* 언젠가 저 세 권을 다 몰아서 사리라 결심해 봅니다. -ㅅ-;

딸기 2006-03-15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세 권을 다 몰아서 사셔서 꼭 읽어보셔요 ^^

로즈마리 2006-04-12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끌리는 군요..나중에 맘 먹고 함 봐야 할 듯..ㅋ

딸기 2006-04-13 0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즈마리님 취향에 맞을 것 같아요. :)
 
유전자, 사람, 그리고 언어
루이기 루카 카발리-스포르차 지음, 이정호 옮김 / 지호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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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크인들의 언어>

그들은 다른 어떤 유럽인들의 언어와도 완전히 다른 언어를 사용한다.

...오늘날 바스크족의 언어와 문화는 남서부 프랑스와 북부 스페인, 피레네 산맥 서부에 살아남아 있다. 로마시대의 역사적 정보, 장소 명명법, 유전학 모두는 바스크족이 한때 오늘보다 훨씬 넓은 영토에서 살았다는 것을 확인시켜준다. 바스크어가 아직까지도 사용되는 지역은 급격하게 축소되었다. 특히 프랑스어를 선호하도록 압력을 가했던 프랑스에서는 단지 약 12000명의 사람들만이 바스크어를 사용한다. 스페인에서는 이보다 더 많은 사람들(150만명)이 사용한다. 구석기 시대 동안 바스크인 거주 지역은 고대 동굴벽화가 발견된 거의 전 지역에 걸쳐 있었다... 구석기 동굴의 미술가들이 현대 바스크어의 조상 언어, 곧 최초의 농업 전파 이전의 유럽인들의 언어로 말했을 것으로 보인다.-175.185쪽

<바스크인들의 족내혼>

바스크인들은 독특하면서 어려운 그들의 고유한 언어 덕분에 자신들의 인족 집단 안에서만 결혼하는 부분적 족내혼이 관습화되었고, 이것은 그들이 기원한 곳에서의 유전적 조성을 적어도 부분적으로만 반영하는 주변의 인간 집단들과는 다른 유전적 독특성을 유지할 수 있게 했다.

바스크인이 이웃집단들, 특히 5천여 년 전에 도래해온 농업인들로부터의 유전자 유동에 노출된 시간의 길이를 감안한다면, 시간 단위당 유전적 유입은 작다. 아마도 한 세대에 천 쌍이 결혼했다면 그중 한두 쌍만이 이웃과의 혼합 결혼이었을 것이다.-176. 233쪽

<바스크인의 유전자>

...(카발리-스포르차 팀 연구는) 바스크인들이 구석기인들과 뒤이어 프랑스 남서부와 스페인 북부에서 살던 중석기인들로부터 직접적 계통으로 내려왔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것을 시사했다.

... 전지구적으로 RH+가 대다수인 반면에 RH-는 유럽인들에게서만 주목할만한 높은 빈도로 나타나고, 스페인과 프랑스 접경 지역의 바스크족에서 최대의 빈도가 나타난다. 이것은 RH-가 서부 유럽의 RH+ 대립인자에서 돌연변이로 나타나고, 그 이유는 잘 모르지만 RH+ 유전자의 빈도를 확연하게 감소시키지 않는 방향으로 아시아와 아프리카로 퍼져나갔다는 것을 시사한다.-175. 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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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산 2006-03-13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읽은 어떤 책에서는 바스크인들이 크로마뇽인들의 후손이라고 추측하던데... 그럴 좀더 구체적으로 밝혀주는 내용이네요.
리뷰까지 읽어보니 사야겠네요. 사게 되면 땡스투 하겠습니다. ^^

딸기 2006-03-14 0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로 그 얘기예요.
관심 있으시면 한번 읽어보세요, 재밌어요.
 
유전자, 사람, 그리고 언어
루이기 루카 카발리-스포르차 지음, 이정호 옮김 / 지호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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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베르와 투아레그>

지중해 연안에 더욱 가까이 있는 베르베르인 집단들은 아마도 백인계였을 것이다. 이들이 중동에서 왔다는 것은 거의 의심할 여지가 없다. 베르베르인은 그 지역을 신석기시대나 또는 훨씬 더 일찍부터 차지하고 있었을 것이다....베르베르인은 카나리아 제도로 들어가 주거화했을 것이다. 15세기에 스페인이 이 섬들을 정복했을 때 금발에 파란 눈을 가진 독특한 집단을 발견할 수 있었다. 금발과 파란 눈은 아직도 모로코의 베르베르인 사이에서 약간씩 나타나는 분명한 형질이다.
...대부분의 베르베르인은 서기 7세기 경 아랍인의 압력으로 아프리카 내륙 혹은 산 속으로 피난해야 했다. 투아레그족과 같은 사하라의 우세한 집단도 베르베르 언어를 사용했다. 투아레그 족은 사하라의 동쪽 끝인 수단의 홍해 연안을 따라 살았던 사막 초원민들은 베자 족과 유전적으로 매우 유사하다.-189쪽

<사하라 남부의 인족들>

오늘날 소수의 인간 군락들이 사하라의 산맥들에서 계속 살고 있다. 이들은 베르베르인, 투아레그족, 베자족보다 일반적으로 훨씬 검은 피부를 가지고 있다. 차드의 티베스티 산맥에 테다 족이 살고 있고 엔네디에는 다자 족, 그리고 수단의 코르도판 언덕들에는 누비아족이 살아가고 있다.
...더 검은 피부를 가진 이들 집단이 중동보다 앞서 토기를 만들기 시작한 사하라 도공들의 더 순수한 직계 후손들일 것이다.
... 사하라 지역은 약 3천년 전부터 지금의 모습과 같은 혹독한 사막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이집트에서 들은 '섭사하란'들이 이들을 가리키는 듯.-190쪽

<마니옥과 카사바>

(아프리카의) 남쪽은 더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했다. 북부의 가축화, 작물화된 생물들은 열대지방에서 사육.재배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마니옥과 카사바가 1000년 전 이미 남미에서 작물로 재배...이 뿌리식물들은 18세기 선교사들에 의해 아프리카로 도입된 듯. 아프리카 숲 전체에 즉각적으로 퍼진 이 작물들은 크게 성공. 현재 아프리카 열대지역 매우 넓은 지역에서 주요 영양공급원이자 가장 흔한 식량.

--얌은?-191쪽

<반투팽창>

세네갈 말리 부리키나파소와 특히 나이지리아와 카메룬에서 시작된 팽창들의 가장 강력한 증거는 언어학에 있다...
반투 언어들은 아프리카에서 가장 최근의 언어이지만 아프리카 주요 어족인 니제르-코르도판 어족 중에서 가장 성공적인 언어들. 네덜란드가 남아공에 식민지 건설할 즈음 거의 희망봉에까지 도달.
... 반투족은 나이지리아와 카메룬에서 발원하여 아프리카의 대서양 해변을 따라서 남족으로 이동하였다.
... 아프리카 대륙의 중남부로 이동하는 팽창의 서쪽 흐름과 동쪽 흐름이 결국 남부의 중앙 지역에서 만났다. 반투인은 1650년 경에 네덜란드인이 희망봉에 상륙했을 부렵 아마도 몇백 km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까지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191. 251쪽

<반투인의 팽창>
유전학적으로나 언어학적으로도 연구된 선사시대의 팽창들 중에는 반투족의 팽창이 굉장히 흥미롭다.
... 반투족은 나이지리아와 카메룬에서 발원하여 아프리카의 대서양 해변을 따라서 남족으로 이동하였다.
... 아프리카 대륙의 중남부로 이동하는 팽창의 서쪽 흐름과 동쪽 흐름이 결국 남부의 중앙 지역에서 만났다. 반투인은 1650년 경에 네덜란드인이 희망봉에 상륙했을 부렵 아마도 몇백 km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까지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251쪽

<패션모델같은 흑인들>

...초기 사하라 암석 그림들은 소의 수가 많았음을 보여준다....열대 숲은 체체파리가 인간의 수면병에 해당하는 질병을 소에게 전염시킬 수 있는 곳이었다. 따라서 소떼는 오직 사하라 남쪽의 사바나에서만 키울 수 있었다. 이 소 치는 목축인들은 특징적인 체형을 갖고 있었다. 그들은 큰 키에 마르고 긴 팔을 가지고 있었다.... 프랑스의 인류학자 장 이에르노가 '세장형(elongated)'이라고 부른 이런 체형은 극단적으로 덥고 건조한 환경에서 생활하는데 적응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지역 사람들은 흔히 나일-사하라 어족 혹은 나일어에 속하는 언어들을 사용한다.

패션모델로 먹고살아도 될 정도로 우아한 아프리카인 중에서 피부색이 매우 검은 아프리카인 집단이 있는데(이들은 키가 크고 몸도 길쭉하고 우아한 자태를 가지기 때문에 가끔 '쭉뻗은' 체형으로 불린다), 주로 동아프리카나 주위의 인근 지역에서 살고 있다. 언어학적으로 이들은 나일-사하라 어족에 속하는데 이들의 우점적 주거지역과 기원을 가리키는 이름이다.

-- 앞에선 '세장형'이라 하고 여기서는 '쭉뻗은'이라고 했는데, 나눠서 번역해서 뭉칠 때 이런 정도들 좀 맞춰줬으면 하는 것이 책 읽는 나의 작은 바램?-_-;;-190. 259쪽

<아프리카 어족 구분>

스탠퍼드 대학의 조세프 그린버그는 아프리카 대륙의 언어들을 네 개의 어족으로 구분하는 분류체계를 제안했는데 현재에는 이것이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음.
1. 아프로아시아어족은 모든 셈족 언어와 에티오피아와 북아프리카 대부분에서 사용되는 언어들
2. 나일-사하라 어족은 나일강 상류와 사하라 남부 언어들
3. 니제르-코르도판 어족은 중앙아프리카, 남아프리카, 서아프리카 언어들 대부분, 특히 반투언어들 포함.
4. 코이산 어족은 아프리카 남부 코이코이족과 산족 집단 언어들.-20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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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사람, 그리고 언어
루이기 루카 카발리-스포르차 지음, 이정호 옮김 / 지호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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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진 집단밀도 한 가지로는 아마도 지리적 팽창을 기동하기 시작한 충분한 이유라고 할 수 없지만, 인구밀도 증가는 이주가 일어나게 한다거나 혹은 이주를 촉진하는 문화적 발전에 영향을 준다거나 할 수 있다. 돛단배 항해는 비록 원시적이었더라도 아프리카로부터 시작된 최초의 팽창들 일부에 상당한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한편으로 나는 인간의 이주에 중요한 역할을 한 다른 요인이 있었다고 확신한다. 언어의 발달이야말로 구석기 후기에 아프리카 밖으로의 인류 팽창에 엄청나게 큰 도움을 주었다는 것이다.-148~150쪽

유럽인 유전적 경관에서의 주성분들
1. 중동으로부터의 농업 전파와 팽창
2. 북유럽으로부터의 팽창+남서부로부터의 팽창
3. 초원 유목지대(흑해 북부)로부터의 팽창
4. 그리스로부터 이탈리아 남부로의 팽창
5. 바스크어를 쓰는 이들의 지역-17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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