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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이래 줄곧 집권하고 있는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이 대선 재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장미혁명'으로 민주화의 길을 걷는 듯했던 그루지야는 반정부 시위와 비상사태 등으로 혼란에 빠졌습니다. 타지키스탄 대통령은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권력을 측근에 물려줄 것이란 추측이 돌고 있고요. 독립한지 십수년이 지났지만, 옛소련권 국가들에 민주주의가 정착하기까지는 요원해보입니다.


헌법 무시 "대선 출마"

AP통신은 8일 우즈베키스탄의 이슬람 카리모프(69) 대통령이 다음달 23일 치러지는 대선에 집권 자유민주당 후보로 출마하기로 하고 전당대회에서 후보 지명 수락연설을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카리모프는 1991년 우즈베크 자치공화국 과도정부 대통령으로 출발해 이듬해 독립을 거쳐 지금까지 집권하고 있습니다. 당국은 대선을 앞두고 야당인사들의 후보등록을 거부했고, 친 카리모프 성향의 `들러리 후보' 4명만 입후보하게 했다 합니다.

지난 여름 우즈베크 갔을 때 언론, 호텔, 유통업 등을 장악하고 있는 카리모프 둘째딸 굴노라(35)가 권력을 세습할 것이란 소문이 돌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큰 호텔 쳐다보면 "굴노라 소유다" 하고, 제법 그럴싸한 레스토랑에 가면 "굴노라 것이다"라고 해서, 제가 "대체 대통령 딸이 뭘 그렇게 많이 하느냐"고 물어봤었어요. 우즈베크는 목화 생산량이 많고 면실유(목화씨기름)을 많이 쓰고 또 수출도 많이 하는데, 그것도 굴노라가 장악하고 있다지요.

암튼 굴노라 세습은 아직은 아닌듯, 카리모프가 재집권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입니다. 현행 헌법은 대통령의 3연임을 금하고 있지만 3선에 도전하는 카리모프와 정부ㆍ여당은 헌법에 대해선 입도 벙긋하지 않고 있습니다.
카리모프 정부는 2005년 동부 안디잔에서 반정부 시위대를 `이슬람 테러집단'으로 몰아붙여 700명 이상을 학살, 국제사회의 지탄과 제재를 받고 있습니다(당시 노무현은 우즈베크에 가서 저 대통령과 악수 나누고... 국제적 개망신이었죠).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는 7일 유엔 고문방지위원회에 "우즈베크 교도소에서 수감자 고문과 가혹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90쪽 짜리 보고서를 냈습니다. 두달 전 우즈베크와 이웃한 키르기스스탄에서 카리모프 정권을 비판해온 젊은 언론인이 살해됐는데, 인권단체들은 카리모프 측에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루지야 수도 트빌리시에 8일 군인들이 배치돼 있다


그루지야의 `시들어진 장미'

야당들의 퇴진 요구와 국민적 항의시위에 부딪친 미하일 사카쉬빌리(39) 대통령은 8일 "수도 트빌리시에 선포된 비상사태를 조만간 해제하고 내년 1월5일 대선을 치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친미ㆍ친서방 정치인인 사카쉬빌리는 2003년 `장미혁명'을 주도했고 이듬해 1월 대선을 통해 집권했습니다. 민주주의의 영웅으로 떠올라 집권을 했지만 취임 뒤 자본주의적 급진 개혁과 반대세력 탄압ㆍ독재 강화 조치들을 취해 국민 반발을 샀지요.
이달들어 반대시위가 계속되자 사카쉬빌리는 7일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수도에 군대를 깔았습니다. 민영 TV방송 송출을 중단하고 시위와 집회를 모두 금지시키는 사실상의 계엄령을 내렸지요.
야당은 일단 조기 대선 약속을 환영했지만, 사카쉬빌리는 비상사태를 언제 철회할지는 못박지 않았습니다. 사카쉬빌리는 자신에 반대하는 세력은 모두 `러시아의 스파이'로 몰아붙이며 대화를 거부해왔었습니다.

세계적인 `부패지역'

타지키스탄 국민들은 14년째 집권하고 있는 이모말리 라흐몬(55) 대통령을 `아빠(papa)', `왕'이라 부른다고 합니다. 올해 말 임기가 끝나면 라흐몬이 최측근인 처남에게 권력을 물려줄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는군요.
우즈베크의 카리모프와 마찬가지로 1991년 이래 장기집권하고 있는 카자흐스탄의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67) 대통령은 최근 의회에서 "일당 체제는 개발의 필수조건이자 다양성의 산실"이라는 궤변을 늘어놨습니다.

지난달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국가청렴지수 조사에서 우즈베크는 180개국중 175위, 투르크메니스탄은 162위, 카자흐ㆍ키르기스스탄ㆍ타지키스탄은 공동 150위를 기록했습니다. 옛소련에서 떨어져나와 독립을 하긴 했지만 이들 나라들은 시민사회와 중산층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정치적 발전이 더딘 편입니다.
카자흐와 우즈베크 등의 에너지 개발 바람은 민주화를 촉발하기보다는 아직은 독재정권의 생명을 늘려주는 수단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때문에 독재의 대안으로 이슬람주의가 확산되는 조짐도 일고 있고요. 또하나의 '화약고'가 생겨나는 것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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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 2007-11-09 2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사는 낮에 지면으로 읽었는데, "에너지 개발 바람은 민주화를 촉발하기보다는 아직은 독재정권의 생명을 늘려주는 수단"이라는 현실이 좀 씁쓸하네요...

딸기 2007-11-10 00:05   좋아요 0 | URL
지난번에 우즈베키스탄도 그렇고 카자흐스탄도 그렇고... 안타까운 일이죠.

그래도 경제가 발전하고, 민주주의를 찾게 될 '때'가 오겠지요?
 

오일달러에 세계가 울고 웃는군요.
(기름값에 둔감한채 더 내리라고 주장하는 한국만 빼고 -_-)

고유가 시대를 맞아 세계의 지정학 지도에 변화가 오고 있습니다. 세계의 석유창고 중동이 정치적 격변을 겪고 석유고갈론이 힘을 얻으면서, 작은 충격에도 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는데요. 눈길을 끄는 것은, 30여년전 오일쇼크 때와 달리 국제정세가 `산유국은 강자, 수입국은 패자'라는 단순한 구도로는 가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러시아, 수단, 베네수엘라 등이 석유정치학을 활용해 신흥 에너지강국으로 부상한 반면 중동권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정치적 영향력이 오히려 떨어졌습니다. 석유와 바이오에탄올을 양손에 쥔 브라질도 고유가 시대의 승자로 꼽힙니다.

연일 최고치 국제유가

7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는 서부텍사스유(WTI) 12월 인도분 전자거래 가격이 배럴당 98.62달러까지 올라갔다가 96.37달러로 거래가 마감됐습니다. 멕시코 산유시설 폭풍피해와 이라크ㆍ아프가니스탄 정정불안 등으로 인해 유가는 연일 최고기록을 세우고 있는데요.

Traders work in the pits at the The New York Mercantile Exchange, November 7, 2007.


2003년 이라크전쟁 이래 기름값이 치솟으면서, 국제경제의 지정학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배럴당 100달러 시대'를 앞두고 세계의 정치, 경제 지도가 바뀌면서 새로운 승자와 패자를 만들어내고 있는 거지요.
최대 승자는 러시아입니다. 옛소련이 무너진 뒤 파산상태로 몰려 1998년 채불의무이행중지(모라토리엄)를 선언했던 러시아는 고유가 덕을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지난해와 올해 초 러시아는 서방과 국제기구에 진 빚을 일정보다도 조기상환했습니다. 돈 뿐 아니라 정치적 위상도 달라졌지요. 서양 눈치를 봤던 보리스 옐친 전대통령과 달리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미국과 유럽에 맞서 큰소리를 칠수 있는 것은 에너지 때문입니다. 2년전 겨울과 지난 겨울 크렘린이 우크라이나를 거쳐 유럽으로 가는 파이프라인을 잠그자 유럽은 추위에 떨었습니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유치도 오일달러의 힘으로 보는 시선이 많습니다.

신흥 산유국의 부상

서방이 인권탄압국으로 손꼽는 수단은 아프리카 중남부 앙골라와 함께 올해 석유수출국기구(OPEC) 가입국이 됐습니다. 수단이 다르푸르 사태 때문에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으면서도 아랑곳 않는 것은 석유 덕분이지요. 지난해 뉴욕타임스는 `야외에 에어컨을 틀어놓고 사는' 수단 신흥 부자들의 모습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앙골라는 부패 때문에 에너지자원의 혜택이 고르게 돌아가지 않고 있지만, 그래도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16.1%를 기록했습니다. 올해엔 24%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습니다.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은 엑손모빌, BP 등 다국적기업에 넘어갔던 유전개발권을 환수해 서방의 반발을 샀지만, 석유수입을 공공지출로 전환해 상당수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미국의 압력 속에서도 쿠바, 니카라과, 볼리비아 등 주변 `좌파 국가'들에 에너지를 대주면서 남미의 새로운 카리스마로 떠올랐고요(베네수엘라에서 요새 반 차베스 시위 엄청 늘고있는 것을 보니 과연 내실 있는 카리스마인지는 좀 의심스럽습니다만). 브라질은 산유국이면서도 바이오에탄올 투자에 나서 차세대 바이오에너지 시장의 주도권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고민 많은 수입국들

중동산유국들은 석유경제의 영원한 강자라고 하지만 국가별로 부침이 없지 않습니다.
사우디는 압도적인 매장량을 갖고 있지만 물리적 한계 때문에 증산을 힘겨워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사우디가 주도하는 OPEC의 유가 조절 능력이 떨어지면서 과거보다 위상이 오히려 낮아진 것 같습니다. 급변하는 중동 정세 속에서 아랍권 맏형으로서의 발언권을 잃은 것도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사우디가 개혁에 실패해 오일달러를 경제성장의 원동력으로 삼지 못하고 있는 것과 달리, 이웃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두바이와 아부다비, 도시국가인 카타르 등은 석유수입을 인프라 투자에 쏟아부어 번영을 구가하고 있지요.

석유 수입국들은 갈수록 고통이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석유소비의 절반을 수입하는 중국은 정부가 가격을 통제해 애써 기름값 상승을 누르고 있지만, 이 때문에 오히려 유통 차질이 빚어져 석유난을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석유를 수입하면서 오히려 혜택을 보는 나라도 있다는군요. 뉴욕타임스는 "독일의 경우 석유를 전량 수입하지만 러시아, 중동과의 교역이 늘어 득을 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고유가로 인한 새로운 질서에 적응하는 것이 관건인데... 우리는 얼마나 똑똑하게 해나가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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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7-11-08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덜란드가 6위에요? 쬐끄만 나라가 많이 쓰네.. ㅡ..ㅡ;

딸기 2007-11-09 08:08   좋아요 0 | URL
다른 나라들은 우리 보고 그럴걸요 ^^
1인당 석유소비량은 한국이 세계 1위랍니다.

사람들이 그걸 잘 몰라요. 왜냐? 보통 신문엔 '1인당 에너지 소비량'으로 나오기 때문에.
1인당 에너지 소비량은 미국이 단연 1위이지요.
하지만 울나라는 에너지의 석유의존도가 높아서, 석유로만 치면 1등이예요.
참 잘났지요, 석유 한 방울 안 나는 나라에서.
 

중국 국영 석유ㆍ천연가스 업체인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CNPC)의 자회사인 페트로차이나(중국석유)가 미국 에너지회사 엑손모빌을 제치고 시가총액 기준 세계 최대 기업으로 떠오를 전망입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은 5일 증권 분석가들을 인용, 이날 상하이(上海) 증권거래소에 상장되는 페트로차이나가 엑손모빌을 제치고 세계 최대 기업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현재 미국 뉴욕과 홍콩 증시에서 주식이 거래되고 있는 페트로차이나 시가 총액은 지난 2일 종가 기준 4600억달러로 엑손모빌에 260억달러 가량 뒤졌지만 상장과 함께 단번에 엑손모빌을 추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달 페트로차이나 공모주(A주식) 청약 가격은 주당 16.70위안이었지만 대부분의 분석가들은 상장 첫날에 30~50위안에서 거래가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시가총액이 아닌 순익에서는 엑손모빌에 훨씬 뒤쳐질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엑손모빌을 제치는 회사가 중국에서 나오는군요. 어머머... 라고 해야하나, 드디어...라고 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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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7-11-05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란 말이 튀어나왔어요...

딸기 2007-11-06 07:02   좋아요 0 | URL
세상에... ^^
 

개헌이냐, `수렴청정'이냐. 국가 위상을 높이고 경제를 살려내 승승장구하고 있는 대통령들에게, 집권을 연장하고 싶은 유혹은 클 수 밖에 없는 모양입니다. 더욱이 언제 대선이 치러지든 압승할 자신이 있는 대통령이라면 헌법을 고쳐서라도 재출마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없을리 없겠지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브라질의 루이스 이냐시우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이 지금 이런 고민에 빠져있는 것 같습니다. 국민 지지율은 절반을 훨씬 웃돌고, 자신의 아성을 넘어설 경쟁자는 보이지 않고... 서방을 상대로한 `큰소리 외교'로 국가 위상은 한껏 높아진데다 경제도 어쨌든 겉보기엔 잘 나가죠.
문제는 헌법. 두 나라 모두 미국과 마찬가지로 대통령 임기는 4년이고, 중임은 3번까지 가능하지만 `3연속 집권'은 금지돼 있습니다. 하지만 각기 집권 2기를 보내고 있는 두 대통령이 헌법을 고쳐 3선에 도전하려 한다면, 두 나라 정치구조상 못할 것도 없는 상황입니다.



인기 전선 이상없다

푸틴대통령은 옛소련 붕괴 뒤 국가경제를 좀먹던 올리가르흐(신흥재벌)들을 내쫓아 대기업들을 재국유화하고, 오일달러로 국가부채를 조기상환하는 등 경제를 살려냈습니다. 미국에 맞서며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 `강한 러시아'라는 국민적 자존심을 높여줬고요. 그 덕에 국민 지지도는 항상 80%를 웃돕니다.

지난번 대선 때 푸틴대통령이 "지지율 80% 안되면 나 재선 안한다"는 식으로 국민들에게 '협박'(?)을 하는 걸 보고 참 희한하다 생각했는데, 남들이 뭐래거나 말거나 아무튼 러시아에서 인기가 있는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인 것 같습니다.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은 좌우를 망라한 경제개혁 정책으로 서방 투자가들의 신임을 얻고 민심도 붙잡았습니다. 기후변화라는 글로벌 이슈를 선점, 사탕수수를 원료로 만든 바이오에탄올 붐을 일으키며 `바이오에너지 이니셔티브(주도권)'를 장악했습니다(바이오에탄올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은데, 과연 바람직한지 아닌지는 조만간 평가가 나오겠지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자리를 노리며 제3세계를 누리는 `남(南)-남 외교'에도 열심입니다. 러시아가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한 것처럼, 브라질이 2014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개최권을 따낸 것은 룰라 대통령의 최대 외교적 성과라고 할 수 있겠죠. 어쨌든 룰라 집권 기간 브라질은 남미의 맹주 자리를 넘어 제3세계의 대변자로 위상이 높아졌습니다. 미국 달러 약세와 고유가로 세계가 몸살을 앓는 와중에도 브라질 정부는 올해 수출목표를 1550억달러에서 1570억달러로 상향조정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1일 보도했습니다.

선거 앞둔 두 나라, `연임설' 솔솔

러시아는 다음달 국가두마(하원) 총선을, 내년 3월 대선을 치릅니다. 총선이든 대선이든 그 결과는 푸틴대통령의 심중에 달려있다는 데에 이견이 없습니다.
최대 관심사는 푸틴 대통령이 헌법을 고쳐 3선에 도전할 것이냐 하는 것. 푸틴대통령은 자신의 거취에 대해 확언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내년 대선에는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해왔지만 그의 발언을 액면대로 믿는 사람은 없습니다.
러시아의 여론조사기관인 레바다센터는 최근 조사에서 푸틴대통령의 3연임에 찬성하는 유권자가 절반 이상인 53%로 나타났다고 발표했습니다. 러시아의 현 국가두마는 집권 통합러시아당과 그 아류 격인 `친 푸틴 야당'들이 장악하고 있고 오는 총선에서도 여당 압승이 예상됩니다.
미국과 유럽은 크렘린이 비판적 언론을 탄압하면서 민주주의를 해치고 있다고 비난해왔습니다. 푸틴대통령이 3연임을 시도한다면 서방의 의구심은 더 커질 것이 뻔하지요. 러시아 정부는 지난달말 이번 총선 국제선거감시단원 수를 2003년 총선의 3분의2인 400명으로 줄였는데, 특히 유럽측 감시단 입국을 제한하기로 결정해 서방의 우려를 부추겼습니다.
브라질에서도 내후년 대선을 앞두고 룰라 대통령 3연임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룰라 대통령은 그동안 3연임설을 일축해왔지만, 집권 노동자당(PT) 일각에서는 `대안 부재론'을 들어 개헌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개헌'이냐 `징검다리'냐

푸틴 대통령과 룰라 대통령 모두 인기를 구가하고 있지만 개헌을 해서까지 3연임을 시도하면 `장기집권 독재'라는 비난을 피해가기는 힘들겠지요.

가능한 시나리오는 ▲무리수를 둬서라도 개헌을 하는 것 ▲한 차례 임기를 건너뛴 뒤 4년후 재출마하는 것 ▲`허수아비 대통령'을 내세운 후 자신은 총리가 돼 당ㆍ정을 장악하고 권력을 계속 행사하는 것 등으로 갈리고 있습니다.
푸틴대통령은 지난달 자신이 총리가 될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쳐 눈길을 끌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푸틴 대통령이 8년 임기를 마친 뒤 총선 출마를 거쳐 총리직을 맡을 의사를 내비친 것처럼 룰라 대통령도 비슷한 선례를 따를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었는데요.
룰라대통령의 경우 차기 대선을 건너뛰고 월드컵 개최연도인 2014년 차차기 대선을 다시 노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브라질 야당들이 룰라 3연임 시나리오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에, 일단 한번 쉬고 `징검다리 집권'을 도모할 가능성이 현재로선 높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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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 2007-11-02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막은 누구 솜씬가요?^^

딸기 2007-11-02 18:55   좋아요 0 | URL
자막은 물론 저의 짓이지요 ^^
룰라에겐 좀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마노아 2007-11-02 1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문에도 이렇게 실렸나요? 차분하고 친근하고 귀에 잘 들어와요. ^^

딸기 2007-11-03 00:36   좋아요 0 | URL
신문엔 훨씬 짧게 들어가니깐 아무래도 이렇게는 안 되지. :)
 


어린이를 노린 수면제, 납 페인트 장난감, 미네랄 없는 미네랄 워터...

세계적인 소비자 단체인 국제소비자기구(CI)가 30일 홈페이지를 통해 올해 세계 곳곳의 소비자들을 격분하게 만든 `나쁜 상품' 목록을 발표했다. 올해엔 특히 제품의 질과 유통 방식에서 어린이들을 현혹시키거나 어린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제품들이 나쁜 상품들로 선정됐다. 1960년 창설된 CI는 세계 115개국에 220여개 회원단체를 거느린 권위있는 소비자 기구로, 회원단체들의 추천을 받아 매년 `소비자들이 뽑은 좋은 상품'을 선정해 시상하면서 나쁜 상품도 별도로 뽑고 있다.

최악의 불명예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광고를 내보낸 일본 다케다(武田)약품공업의 수면제 로제럼이 차지했다. 다케다 측은 미국 시장에 로제럼을 팔면서 어린이들을 주요 타겟으로 설정, 새 학기가 시작되는 시기에 맞춰 통학차량 등에 대대적인 광고를 내보냈다. 이 회사는 어린이들과 칠판, 학교 사진들을 내세운 광고에서 "새 학기를 맞아 학교로 돌아가는데에 도움을 주는 로제럼"이라고 선전, 불면증 치료제인 이 약이 마치 어린이들의 집중력을 키워주는 약인 듯 왜곡된 이미지를 퍼뜨린 것(참 끔찍한 일이다)으로 지적됐다.

전세계에서 리콜 파문을 일으켰던 미국 거대 완구제조회사 마텔사의 장난감들은 `나쁜 장난감' 상을 받았다. 마텔은 납 성분이 들어있는 페인트가 칠해진 `토마스' 기차 장난감을 비롯해 중국산 불량 장난감들을 유통시켰다가 들통나 대량 리콜 사태를 일으켰다. 이 회사가 판매한 제품 2100만개가 회수됐지만, 마텔은 중국 하청업체들 쪽에 책임을 떠넘기는데 급급했다. CI는 이런 행태에 대해 "글로벌화된 경제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책임 회피 사례"라고 지적했다.

코카콜라의 먹는샘물 `다사니(Dasani)'는 미네랄워터인 듯 광고가 되고 있지만 실제론 어떤 미네랄도 없는 맹물로 드러나 `나쁜음료'로 지목됐다. 코카콜라는 탄산음료를 대표적인 상품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흔히 `생수'로 불리는 병에 든 식수를 팔아 세계 곳곳에서 막대한 이득을 챙기고 있다. 이 회사는 다사니가 마치 인체에 유익한 미네랄워터인 듯 선전했지만 실제론 맹물인 것으로 드러나 2004년 유럽 시장에서 큰 비난을 받았었다. 그런데도 이후 미국과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멕시코 같은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에서 소비자를 현혹하는 광고를 계속 내보냈다.

`나쁜식품' 상은 미국 식품회사 켈로그가 받았다. 만화나 영화 캐릭터들을 동원한 광고로 어린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시리얼 제품들은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만 109억달러의 순익을 이 회사에 안겨줬다. 그러나 `코코팝스', `프로스티스' 같은 켈로그의 시리얼 제품들은 소금과 설탕이 너무 많이 들어있어 어린이 건강에 좋지 않다고 CI는 지적했다. `코코팝스'는 올들어 영국에서 알러지 유발 문제로 리콜되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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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에 2007-11-01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음.. 켈로그 조심해야겠군요. 가끔 귀엽고 달달해보이는 걸로 사다먹는데..

딸기 2007-11-01 06:48   좋아요 0 | URL
저도 아이한테 가끔 사주는데, 너무 달아요.
그렇다고 설탕 안 들어간 걸 사면 너무 맛이 없고... 그래서 두 개를 섞어먹인답니다.
안 먹으면 제일 좋겠지만...

전자인간 2007-11-01 17:09   좋아요 0 | URL
저는 씨리얼은 설탕도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유전자 조작 옥수수로 만들지 않았을까가 제일 걱정입니다.

딸기 2007-11-02 07:03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그런데 전자인간님, 유전자조작 식품, 정말로 그렇게 위험한가요?
어느 정도나 위험한지 감이 안 와서요... 어쩐지 전자인간님은 잘 아실 것 같아요.

전자인간 2007-11-02 21:27   좋아요 0 | URL
유전자 식품의 유해성에 대해서는 저도 <희망의 밥상>이나 몇몇 다큐멘타리에서 본 지식이 전부입니다만, 지식이 아무리 짧아도 살충제 성분이 들어 있는 식물을 먹고 싶지는 않더군요. 아무튼, 미국에서 유전자 조작 식물로 가장 많이 재배되는 것이 옥수수죠. 그렇게 많이 재배해서는 대부분 사료로 주겠지만, 또 하나의 든든한 판매처로도 흘러가지 않겠어요?

딸기 2007-11-03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옥수수하고 대두는, 유전자조작 작물이 전세계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대부분'이 정확히 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벌써 6~7년 전에 50% 이상을 넘어섰다는 기사를 본 기억이 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