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피가 화나면- 정말, 정말 화나면...
몰리 뱅 글.그림, 이은화 옮김 / 케이유니버스 / 200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최근 읽은 아이 그림책 중에 가장 맘에 드는 책. 이건 아이가 아니라 나를 위한 책이다. '제 분에 못이겨 아이에게 화내는 엄마'를 위한 책.
그림이 처음엔 좀 낯설었다. 굵은 테두리가 있는 그림책은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면과 면을 굵은 선으로 구분해놓는 것이 아이의 정서발달엔 좋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어디서 주워들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때문이다. 그런고로 나는 피카추 따위의 그림을 몹시 안 좋아한다. 헌데 이 책은 바로 그 테두리로 넘쳐난다. 사람도, 인형도, 색색깔 테두리로 둘러쳐져 있다. 하지만 테두리색이 검정이 아니라 빨강 노랑 초록 다양한 색깔들로 되어있어서 테두리는 용서해주기로 했다.
내용은... 멋지다. 아그들아, 친구들이랑 형제자매랑 사이좋게 놀아라, 화내지 말어라, 친구가 장난감 같이 갖고놀자 하면 같이 갖고 놀고, (한술 더떠) 양보하거라... 라고 말하는 어른(=나) 같이 한심한 건 없다. 내 어릴적을 돌이켜봐도 가장 싫은 것이 '양보하라'는 말이었고, 양보 안한다고 혼내는 어른들이 제일 미웠다. 아이도 화가 날 수 있다는 걸 인정치 않는 어른들, 아이가 화를 낸다는 이유로 수십배 더 화내는 어른들(=나), 화를 다스리는 법은 가르쳐주지 않으면서 공염불만 외우는 어른들. 어린 쏘피만도 못한 어른, 그게 바로 나다.

화나면, 정말 정말 화나면, 쏘피처럼 하거라, 앞으론 아이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어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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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오 2005-05-22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윽~ 리뷰와 별 관계없는 이야기지만, '슉슉'이 누군지 알아내느라 고민했습니다.. --;

chika 2005-05-22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클리오님과 동감. 왠 난데없이 슉슉이 됐어요?

딸기 2005-05-22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

미설 2005-05-22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 알도는 이거 무서워서 못봅니다. 그 강렬한 느낌에 기가 죽는지.. 암튼 앞으로 어찌 키워야할지 무척 고민되는 녀석입니다. 저도 이 책 참 맘에 들던걸요. 아이들도 아니 어른들도 화를 다스리는 방법을 하나쯤은 가지고 있어야 겠죠...소피처럼요...

서연사랑 2005-05-23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분에 못이겨 아이에게 화내는 엄마'는 바로 전데요. 그렇담 꼭 읽어봐야 겠군요. 어제도 제 성질에 못 이겨 아이를 잡았다는....ㅠ.ㅠ.

반딧불,, 2005-05-23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이것 참..제가 쓴 글인가 했다지요..
독특하죠?? 아이들이 생각보다 쉽게 받아들이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