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월 출근하다 내가 탄 택시가 신호대기하고 있던 버스를 그대로 들이박아서 한 열흘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었다. 택시 기사님이 졸았는지 딴 생각을 했는지 좀 세게 들이 박아서 기사님은 정신을 잃고 나도 난생처음 119 구급차를 타 보았다.
그 때의 충격이 뇌의 기억에는 아직도 남아 있는지 지금도 택시를 타고 가다 기사님이 조금이라도 브레이크를 늦게 밟으면 그야말로 내 간은 콩알만하게 졸아든다.... (나중에 알았는데 외상증후군인가 뭔가 그런거라고 하더구만...)
오늘 아침도 어제 마신 술때문에 조금 늦게 일어나 택시를 타고 출근을 했는데 내가 탄 택시가 신호대기하고 있던 앞에 차를 추돌하고 말았다...다행히 이번에는 약하게 박아서 크게 다치지는 않았는데 대신 내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쩝
작년 사고도 그랬고 이번 사고의 택시 기사님도 나이가 꽤 많았던 것 같다. 사고 수습후 다시 택시로 돌아온 기사님께 연세를 물어보니 올해 66살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이 나이가 들어서 쉬엄 쉬엄 하는 탓에 한 달에 7-80만원 밖에 못 버는데 이번 사고 처리 할려면 못해도 5-60만원 들거라면서 한 숨이다.
힘든데 딴 걸 알아보시라고 했더니 나이 들어서 뭐 딱히 할 만한게 택시운전 말고는 없다고 하신다.
직장에 다 왔을때쯤 기사님이 담배 한대를 꺼내며 "노인일자리 박람회가 있다는데..."라며 말 끝을 흐리시는게 나도 괜시리 마음이 아프다.
사고때문에 평소보다 많이 나온 요금...잔 돈도 못받고 "힘드시니까 다른 일자리 꼭 찾으세요" 라고 말씀드리고 내렸다....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