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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플러스 원 조조 모예스 지음 / 살림
"싱글맘이지만 괜찮아" 괜찮다는게 정말로 고민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영국에서도 싱글맘의 삶은 팍팍하다. 특별히 뛰어난 능력을 가지지 않은 제스는 더욱 그렇다. 열일곱 살 때 낳은 딸이 있고, 별거 중인 현 남편이 전 부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도 제스가 키우고 있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제스는 후회하지는 않는다. 아이들은 정말로 사랑스러워서 어느새 자신의 삶을 지탱해주는 존재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가사도우미와 바텐더로 일하는 제스의 삶은 아이들을 뒷바라지하면서 겨우 먹고 살 수 있을 만큼이지만, 그녀는 그 이상을 바라본 적이 없다. 그러나 첫째 탠지가 수학 영재라는 점이 문제라면 문제다. 탠지의 재능을 알아본 명문학교에서 장학금 입학을 권유하지만 학비 외에도 비용이 많이 드는 명문 사립에 보낼 돈이 없다. 제스는 탠지를 수학 올림피아드에 참가시켜 그 상금으로 아이를 학교에 보내려고 한다. 이제 여정이 시작되고, 온갖 자잘한 사고들과 만남들이 이어질 것이다. 인생에 단 한 번 뿐인 기회에 모든 것을 건 싱글맘의 여정은 자신의 현실을 확인하는 고통이면서,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는 자신의 독특한 긍정성을 다시금 발견하게 만드는 기회가 될 것이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힘든 삶이지만 포기하지 않는다.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나아가려고 한다. 즐겁게 읽을 수 있으면서 따뜻한 격려도 얻을 수 있는 드라마로, 어쩐지 추워진 계절에 읽기에 더욱 좋을 듯하다. 마음부터 따뜻해질 수 있으니까. - 소설 MD 최원호
책속에서 : 청소 일은 그런대로 좋은 직업이었다. 눈치 볼 상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원하는 시간에 일할 수 있으며, 대부분은 고객을 직접 고를 수 있었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이 일의 단점은 형편없는 고객(꼭 한 명씩은 있다)을 만나는 것도, 남의 집 변기를 닦다 보면 인생에서 남들보다 한참이나 뒤처진 기분이 든다는 것도 아니었다. 제스는 다른 집 배수구에서 머리카락 덩어리를 빼내는 일에 거부감이 없었다. 휴가용 별장을 빌리는 사람들이 이곳에서 지내는 한 주 동안에는 돼지처럼 살아야 한다는 강박을 느끼는 듯해도 상관이 없었다. 제스가 이 일을 하며 싫은 점은, 원하지 않아도 다른 사람들의 삶에 관해 시시콜콜 알게 된다는 것이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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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는 길은 어디서라도 멀지 않다 원철 지음 / 불광출판사
"불교계 대표 문장가 원철 스님 산문집" 일간지와 종교계 등 여러 매체에 전문성과 대중성을 갖춘 글을 쓰며 세상과 소통하는 한편, 정확하고 간결한 글 솜씨를 지닌 문장가로 꼽히는 원철 스님. 3년 전, 서울살이의 묵은 둥지를 털고 홀연 산사로 내려가 수행에 전념했다. 산사로 돌아가 처음 펴낸 이번 책에는 스님의 일상과 수행, 단상이 빼곡하게 담겨 있다. 스님은 충고를 하거나, 깨달음을 강요하지 않는다. 소소한 삶의 모습을 간결하고 담박하게 이야기할 뿐이다.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찻물을 끓이고, 자연산 배추로 김장을 담그는 평범한 일상, 그 안에서 스님의 시선으로 포착해낸 소중한 순간들을 오롯이 독자들에게 전한다. 무심한 듯 마음을 두드리는 산문을 통해 온전한 쉼과 삶의 지혜를 얻게 될 것이다. - 에세이 MD 송진경
책속에서 : 눈길을 걸으면서도 뒤에 남는 발자국까지 걱정하지 말라. 사실 그냥 당신 갈 길만 유유히 바르게 가기만 하면 될 일이다. 따를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판단은 뒷사람의 몫이다. 설사 앞사람의 발자국을 똑같이 그대로 따라 간다고 할지라도 그건 같은 길이 아니라 뒷사람이 새로 가는 길일뿐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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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나먼 여행 에런 베커 지음 / 웅진주니어
"2014년 칼데콧 아너상 수상작" 회색빛으로 물든 고요한 도시, 외롭고 심심했던 소녀는 가족들에게 함께 놀자고 조르지만 모두들 바쁘기만 하다. 자신의 방 한구석에서 마법의 펜을 발견한 소녀는 펜으로 문을 그리고, 환상의 세계로 여행을 시작한다. 에런 베커는 첫 그림책으로 2014년 칼데콧 아너상을 수상하고 단숨에 스타 작가가 되었다. 2년간 공들인 그림에는 젊은 시절 전 세계를 누비며 여행했던 작가의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스토리텔링에 맞춘 구도, 끝없이 펼쳐지는 생생한 배경이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본 것 같은 판타지를 전한다. - 유아 MD 강미연
추천사 : 말이 필요 없는 명작이다. -뉴욕 타임스 모리스 센닥의 <괴물들이 사는 나라>에 버금가는 작품이다. - 북리스트 아이들은 자신만의 상상 속 여행을 통해,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기쁨을 맛볼 것이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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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칠드런 장은선 지음 / 비룡소
"태어나고 싶다면, 세계를 파괴해야 해" 지금으로부터 크게 멀지 않은 미래. 사망률이 낮아지고 인구가 증가하자 정부는 '자식세'를 신설한다. '자식세'를 낼 능력이 없는 부모는 정부 몰래 아이를 기르거나 낳자마자 버리게 되고, 그렇게 버려진 아이들은 '학교'라는 기관에서 양육된다. '학교'는 철저하게 아이들을 지배한다. 시험에서 받은 등급으로 숙소는 물론 급식의 수준까지 차별받게 되고, '성인능력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지 못하면 영원히 비성년자로, 결혼 등의 권리 없이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 부모가 있는 '등록아동'이었으나 부모님이 갑자기 돌아가신 후 '학교'에 수용되게 된 '새벽'은 학교의 현실을 접하며 자신이 살고 있는 이 세계가 디스토피아였음을 깨닫게 된다. 싸늘한 학교 안에서 아이들은 스스로 등급을 가르고, 적극적으로 폭력의 세계에 동참한다. 기어코 이 '세계'를 탈출하려는 새벽의 움직임을 응원하게 되는 것은, 이 이야기가 만들어낸 가상현실이 우리의 현실에 대한 은유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긴장감 있는 이야기 전개와 매력적인 캐릭터 설정, 공감을 이끌어 내는 심리묘사' 등의 평가를 받았다. 2014년 제 8회 블루픽션상 수상작. - 청소년 MD 김효선
책속에서 : 오줌으로 젖어 있던 의자가 감은 눈 안으로 새까맣게 떠올랐다. 교실 안을 떠도는, 숨통을 짓누르던 소름 끼치는 공기. 외부인에게 쏟아지는 가시 돋친 시선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발가벗기는 노골적인 적의. 괜찮아. 새벽은 자신에게 재차 말을 건넸다. 이 정도는 진작 각오했어야 했다. 이오가 아니었다면 첫날부터 겪었을 일이다. 하지만 내게는 미래가 있다. 성적으로는 누구도 내 상대가 안 되니까.졸업만 하면, 어엿한 성인으로서 다시 인생을 시작할 수 있다. '녀석들은 어차피 낙오자밖에 될 수 없어.' 이오의 말이 뇌리를 스쳤다. 그렇다, 낙오자다. 이런 건 결국 패배할 놈들의 추한 발버둥에 지나지 않았다. 지금도 앞으로도 영원히 비성년자로서 어둠을 헤맬 망령이다. 졸업 후에는 마주칠 일이 전혀 없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