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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구할 것인가
토머스 캐스카트 지음 / 문학동네

"<정의란 무엇인가>의 첫 토론 주제"
‘브레이크가 듣지 않는 전차 앞에 다섯 명이 서 있다. 기관사는 선로를 유지하여 다섯 명을 치어 죽일 수도 있고, 다른 선로로 틀어 한 사람만 치어 숨지게 할 수도 있다. 기관사는 사람이 적은 선로로 방향을 틀어 다섯 사람 대신 한 사람을 죽여야 할까?’ <정의란 무엇인가>의 첫 토론 주제로 더욱 유명해졌지만, 이 사고 실험은 윤리학 수업 첫 시간에 자주 등장하는 물음으로, 탄생 50여 년 만에 철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딜레마가 되었다.

사고 실험 자체로도 각자의 직관이 무엇에 근거하는지, 그 근거가 얼마나 탄탄한 설득력을 갖고있는지, 나와 다른 생각은 어떻게 구성되는지 살펴보는 재미가 충분하지만, 이런 일이 실제로 벌어진다면, 그래서 법정에서 행위자의 유, 무죄를 가려야 한다면 문제는 자못 심각해진다. 이 책은 행위자가 기소되어 검사와 변호사가 법정 공방을 벌이고, 각계 전문가가 입장을 표명하고, 시민이 공개 토론에 참여하여 배심원단이 판정을 내리는 과정 속에 칸트, 니체, 벤담, 피터 싱어 등 도덕철학자의 이론을 녹여낸다. 짧은 분량에 재판 전개와 철학 이론을 속도감 있게 풀어내는 솜씨가 발군이고, 무엇보다 ‘생각’이 왜 중요한지 생각해보게 한다는 점에서 반가운 책이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우리가 이따금 직관을 합리화하기 위해 도덕적 추론을 이용하느냐고? 물론이다. 하지만 이따금 엄밀한 도덕적 추론이 행위의 옳고 그름에 대한 직관을 바꾸지 않느냐고? 그것도 맞는 말이다. 노예제도가 폐지된 한 가지 이유는 어떤 직관을 가진 사람들이 다른 직관을 가진 사람들보다 논리적으로 뛰어났기 때문이다. 의회에서, 법정에서, 저녁 밥상에서 평등과 공정에 토대한 도덕 논증이 펼쳐짐에 따라 결혼에 대한 직관의 변화가 우리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여러분이 탄 전차가 갈림길에 서면 ‘주저하지 말고 선택하라’. 아울러 왜 그 길을 선택했는지 말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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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조선미술 순례
서경식 지음 / 반비

"서경식, 드디어 한국의 미술에 대해 말하다"
<나의 서양미술 순례>의 저자 서경식이 ‘조선 민족’ 미술가들과의 만남과 대화를 토대로 묶은 미술 순례의 기록이다. 저자는 55세가 되었던 2006년부터 2년 동안, 연구를 위해 한국에 체재하게 되었고, 너무 늦어 때를 놓친 감이 없지 않았지만 이참에 같은 민족의 언어, 습관뿐만 아니라 문화, 특히 미술에 대해 가능한 많이 알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 그 바람을 조금씩 이루어나갔다. 조국의 민주화를 갈구하며 머나먼 이국에서 미술관들을 순례한 지 20년, 서경식은 먼 길을 돌아 마침내 ‘조선’의 미술, 미술가들과 만났다.

저자는 이제 60대가 되어 유럽의 미술관이 아닌 한국의 미술관들을 순례한다. 30대의 재일조선인 청년이 집착했던 주제들, 죽음, 섹슈얼리티, 가족, 민족… 같은 것들이 여전히 60대 재일조선인 노교수의 눈과 귀와 온갖 감각들을 사로잡고 놀라운 통찰들을 이끌어낸다. 하지만 시간과 공간과 삶의 변화를 따라 미묘하게 달라진 지점들 역시 드러난다.
- 예술 MD 최원호

옮긴이의 말 중에서 :
 이번 순례 길에선 서경식은 스산한 거리를 고독하게 걷지 않아도, 호텔방에서 홀로 앓다 일어나 계란에 목 메지 않아도 되었다. 저자가 "하나로 이어진 가족의 이야기"라고도 표현하기도 했지만 윤석남, 신경호, 미희, 정연두, 이정명 작가와 나눈 대화는 핏줄에 의한 가족이 아니라, 얼마든지 확장되고 넘나들 수 있는 '우리'가 벌이는 가족회의와도 같은 풍경이었다... 자신과 가족 앞에 펼쳐진 운명을 겪으며 "희망이라는 것의 공허함을 배웠다."던 그는 "뒤집어 생각하면 그것이 도리어 쉽게 절망하는 것의 어리석음이라고도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서양미술 순례 길을 "그 희망과 절망의 틈바구니에서, 역사 앞에서 자신에게 부과된 책무를 이행할 뿐"이라며 맺는다. 책무를 이행하며 살아온 자가 저렇게나마 웃을 수 있는 것이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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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의 재발견
스티븐 기즈 지음 / 비즈니스북스

"작게, 사소하게, 가볍게 시작하라!"
많은 이들이 한 해, 한 주가 시작될 때마다 저마다의 목표와 계획을 세운다. 누구나 한 번쯤 세워봤을 영어 공부하기, 한 달에 2권 이상 독서하기, 하루 한 시간 운동하기... 그러나 현재, 지금, 나는 과연 어떠한가.

미국의 떠오르는 스타 파워블로거 스티븐 기즈는 이 모든 문제는 습관 전략에 있다고 말한다. 널리 알려져 있는 자기계발에 관한 '열정'들을 거부하며 정신없이 바쁘고 피곤에 찌든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알맞는, 무조건 실천 가능한 전략으로 '작은 습관 프로젝트'를 제시한다. 실제로 저자는 늘 불만족스러웠던 자신의 몸매 개선을 위한 '매일 30분 운동하기'조차 현실적으로는 굉장히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문득 '팔굽혀펴기를 딱 1번만 매일 하는 건 어떨까'라는 생각에 이르고, 아주 '사소한' 그 목표와 함께 스스로도 어이없을 정도로 '우스운' 실행을 거듭했다. 그 이후 그는 우리가 늘 바라기만 하는 '변화'를 실제로 얻었다. 그가 이런 아주 작은 다짐들과 실제의 변화들을 쌓은 자신만의 경험을 엮어 '습관'과 '의지력'에 관한 노하우를 정리한 책이다. 거창한 목표 아래 늘 받아 보는 보잘것없는 결과와 반복되는 좌절이 지겨운 이들에게, 다시 한번 자신을 믿을 수 있도록 힘을 보탤 책이다.
- 경영 MD 채선욱

책속에서 : '어쩌면 이렇게 한심할 수가! 팔굽혀펴기 한 번으로 무슨 효과가 있담? 그보단 훨씬 더 많이 해야 한다고!' ...고작 30분 운동하는 것도 질리도록 실패했으니 이제는 밑져야 본전이었다. ...손을 털고 일어서면서 '그래도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보다는 백배 낫지'라고 생각했다. 여기서 한 가지 말해 둘 게 있다. 그 시점에서도 여전히 나는 운동을 집어치우고 싶었다. 하지만 그때 문득 턱걸이도 딱 한 개만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단념하기에는 너무 쉬운 일처럼 보였다. ...'흥미롭군. 힘들긴 해. 하지만 생각한 것보단 나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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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웜
로버트 갤브레이스 지음 / 문학수첩

"조앤 롤링의 액션 스릴러 두 번째 이야기"

J.K. 롤링이 '로버트 갤브레이스'라는 가명으로 추리소설을 발표하며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해리포터 작가'라는 명성에서 벗어나 순수하게 작품으로 평가받고 싶다는 이유였다. 사설탐정 코모란 스트라이크라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내세운 이 소설 시리즈는 자신의 후광에서 멀어지고 싶었던 '유명 작가'의 새로운 시도였다. 비록 석연치 않은 이유로 로버트 갤브레이스의 정체가 금방 알려져 버리긴 했지만, 이 시리즈의 1권을 집필하던 당시의 롤링은 어쨌건 순수한 승부를 해 보고 싶다는 두려움 어린 야심만으로 가득 차 있었을 것이다. 나쁘지 않은 데뷔작(?)이었다. 그걸로 충분한지 아닌지는 독자들마다 생각이 달랐겠지만.

그리고 코모란 스트라이크(와 로버트 갤브레이스)가 돌아왔다. <실크웜>은 전작에 비해 사건이 진행되는 속도가 빨라져서 좀더 순수한 스릴러에 가까워졌다. 여전히 감상적인 부분들이 존재하지만 이는 약점이라기보다는 개성에 가까우며, 이로 인해 완전히 남성적인 마초가 아니라 다소 복합적인 캐릭터를 갖게 된 주인공에게 매력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실크웜>은 스릴러 팬 모두를 만족시킬 만한 보편적인 걸작은 아니겠지만 자기만의 방식을 분명히 고수하는 것만큼은 확실히 좋은 선택이다. 앞으로도 코모란 스트라이크를 좀 더 만나보고 싶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의 글 : 빠르게 내닫는 속도감, 서스펜스 만점의 미스터리… 로버트 갤브레이스는 자신이 미스터리 스릴러의 새로운 강자로 등장했음을 선언했다. 하드보일드에 풍자적이며, 가슴 아프고 낭만적인 소설. -월스트리트 저널

이야기가 독자를 매혹하는 건 반전과 복선만이 아니다. 탐정 코모란과 그의 조수 로빈의 팀워크가 독자를 마음을 완벽히 사로잡는다. -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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