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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브 - 영국식 잉여 유발 사건 오언 존스 지음, 이세영, 안병률 옮김 / 북인더갭
"누가, 왜 노동계급을 모욕하는가" 제목 ‘차브’는 ‘아이’를 의미하는 집시 말 ‘차비’에서 유래한 말인데, 오늘날 영국에서는 ‘급증하는 무식쟁이 하층계급’을 뜻한다. 언론과 미디어에서는 더러운 공영주택에 살면서 정부의 복지예산을 축내는 모습으로 그들을 그리며 ‘차브 혐오’를 퍼트린다. 20대 후반에 이 책을 쓴 오언 존스는 이러한 “차브 혐오가 절대 우연한 현상이 아님을 증거할 것이며 다른 한편 이러한 현상이 이 사회의 뿌리깊은 불평등의 산물임도 보여줄 것”이라 말하며 일약 좌파 진영의 스타로 떠올랐다. 앞서 말했듯 차브는 게으르고 열망도 없는 갱생 불가능한 이들, 사회에 어떠한 기여도 하지 않으면서도 혜택은 받아먹으려 하는 이들로 그려지며 경멸당한다. 이 책은 이들이 실제 그러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그들이 그렇게 보여지고 인식되게 만드는 언론과 정치의 전략을 파헤친다. 또한 지역사회의 일원이자 안정된 소비층으로 자리 잡은 노동계급이 대처 이후 어떻게 몰락해 오늘에 이르렀는지를 속속들이 드러낸다. 읽다 보면 오늘 한국 사회를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복지삭감, 무한경쟁, 노동억압이 노동계급을 어떻게 모욕했는지, 이러한 계급혐오와 불평등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지 못한다면, 차브의 정치학은 멀지 않은 때에 이 땅에서도 실현될 게 분명해보인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이 책의 목적은 노동계급의 악마화를 폭로하는 것이다. 그러나 중간계급을 악마화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우리 모두는 이미 계급의 감옥에 갇힌 몸인데 계급편견의 감옥에 이중으로 갇힐 필요까지는 없다. 마찬가지로, 이 책은 노동계급을 찬미하거나 우상화하려고 하지도 않을 것이다. 이 책이 목표하는 바는 ‘차브’ 풍자가 만연하는 가운데 그 존재가 지워져버린 다수 노동계급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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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장자를 만났다 강상구 지음 / 흐름출판
"사는 법이 다를 뿐, 틀린 인생은 없다" 베스트셀러 <마흔에 읽는 손자병법> 강상구 저자의 신작이다. 승자의 철학이라 불리는 <손자병법>에서 '비겁'의 키워드를 뽑아 읽어 냈다면 이번 <장자>를 통해서는 '공존'을 말한다. 다른 동양 고전과 달리 <장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로만 되어 있다. 그 상징과 메시지 때문에 철학, 문학, 예술 등 분야를 막론하고 가장 다양하게 연구되는 텍스트다. 또한 그 때문에 원문만으로는 뜻을 헤아리기가 녹록치 않은 고전이기도 하다. 전작이 그러했듯 이번 역시 저자는 평범한 직장인의 눈으로 본 장자를 풀어낸다. 호들갑 떨 필요도, 지레 겁먹을 필요도 없이 담담하게 사실을 인지하고 상황을 인정하는 자세, 주변을 인정하고 그 다음으로 나아가는 힘을 이야기한다. 특이하게 이번 책에서는 <장자>의 메시지와 시사점을 설명하는 도구로써 서양 고전을 활용했다는 점이 눈여겨 볼만 하다. '몸은 치열한 세상 속에 두되, 마음은 유유히 천하를 날아다니는' 장자의, 자신을 잃지 않는 지혜를 배워 볼 수 있을 것이다. - 경영 MD 채선욱
책속에서 : 우여곡절 끝에 나는 복직했고, 주로 정치부에서 일하게 됐다. ...남 얘기할 것 없다. 나는 선배 간부들의 이런저런 잔소리를 퍽이나 귀찮아 했다. 솔직히 말하면 선배들을 무시했다는 편이 더 정확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굽실거리고 살 거면 뭐하러 기자 하냐'고 선배를 한심하게 여겼다. ...나이가 들어 반장이 되고부터는 내 마음처럼 움직여주지 않는 후배를 다그치는 게 내 일이었다. 내가 찾은 정답을 후배에게 강요했다. ...가뜩이나 과중한 업무에 힘겨워 하던 후배를 게으른 놈 취급하고, 갓 입사해 갈피를 못 잡는 후배를 감 없는 놈으로 규정하고, 입바른 소리하는 후배를 싸가지 없는 놈으로 몰아붙인 것도 편견이었다. ...그때, <장자>를 만났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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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 전쟁 레이쓰하이 지음 / 부키
"2015-2016 슈퍼 달러의 대반격" 향후 가까운 미래의 G2, 미국과 중국의 금융 전쟁 전망서다. 둘의 대결 양상을 예측해 풀어내면서 통화 패권의 본질과 달러 자본의 속성을 과감하고 심도 있게 분석했다. 저자는 미국이 과거에도 '달러 약세 10년, 강세 5년'의 주기를 이용해 두 차례의 금융 전쟁을 수행했으며, 이번이 그 세 번째 주기로, 그 주 타깃은 중국과 위안화가 될 수밖에 없음을 설득력 있게 주장한다. 달러가 세계 통화 패권을 차지하는 과정, 유로달러와 CDS(신용 부도 스와프)라는 금융 무기의 위력, 미국이 환율을 이용해 어떻게 세계적인 부의 재편을 달성했는지를 리드미컬하게 이야기하면서 현대 통화 전쟁의 거시적 흐름을 지루하지 않으면서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해준다. 세계의 부가 움직이는 원리와 기제를 비교적 명료하게 묘사하고 있어, 통화나 금융 용어에 익숙하지 않아도 큰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책이다. - 경영 MD 채선욱
책속에서 : 지난 100여 년 동안 중국 부흥의 길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곧 다가올 금융 대격돌은 중국 경제가 수많은 산을 넘어 당당하게 마을 앞으로 흘러가기 위해 지나가야 할 커다란 웅덩이다. 원하든 원치 않든 중국은 세계 자본에 의해 금융 대격돌의 소용돌이로 떠밀려 들어갈 수밖에 없다. 중국의 자산이 안전한지, 투자가 축소될 것인지, 복지 수준이 향상될 것인지는 전적으로 곧 닥칠 금융 전쟁에서 중국이 살아남는지의 여부에 달려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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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 1 미겔 데 세르반테스 사아베드라 지음 / 열린책들
"위대한 소설, 좋은 만듦새, 놀라운 가격. 이상입니다" <돈키호테>가 인류 역사에 남을 위대한 소설임에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 이 작품의 유머와 풍자는 지금도 위력을 발휘한다. 뿐만 아니라 현실과 환상 사이를 오가는 돈키호테의 작품 내 시점이나 그의 말을 듣는 '청중'의 시점, 사방으로 떠돌아다니는 것처럼 보이는 이야기 구조 등을 보고 있으면 <돈키호테>는 근현대 소설들의 작법을 예견한 선지자의 예언서로 보일 정도다. <돈키호테>의 이러한 위대함에 대해서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말했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는 딱 한 마디만 더 보태야겠다. 너무 두려워하지 마시길 바란다. 위대한 작품이라고 해서 모두 어렵거나 지루하지는 않다. <돈키호테>는 부조리한 사회상과 존재 자체의 부조리함을 모두 떠안은 와중에도 기품있고 당당하게 '웃긴다'. 아마도 생의 쓴맛을 어느정도 느낀 뒤라면 이 위대한 작품을 더욱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열린책들 판본에 대해 따로 언급을 드린다. 우선 번역이나 편집에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해 그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게다가 섬세하고 어두우면서 유머까지 갖춘, 본문과 잘 어울리는 귀스타브 도레의 삽화 100여 점이 들어가 있다. 만듦새가 무척 좋다. 그런데 도합 1,7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두 권의 구입 가격은 3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이 이상은 드릴 말씀이 없다. 위대한 작품을 좋은 만듦새로 저렴하게 만나는 것보다 좋은 책 프로모션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저 마음을 다해 권해드릴 뿐이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사 : <돈키호테> 이후에 쓰인 소설은 <돈키호테>를 다시 쓴 것이나 그 일부를 쓴 것이다. - 르네 지라르 전 세계를 뒤집어 봐도 <돈키호테>보다 더 숭고하고 박진감 넘치는 픽션은 없다. - 표도르 도스또예프스키 에스파냐의 펠리페 3세가 한번은 한 젊은이가 포복절도하는 것을 보고서 말했다. "저 친구는 이성을 상실했거나 아니면 <돈키호테>를 읽고 있는 게로군." -크리스티아네 취른트, <사람이 읽어야 할 모든 것 -책>에서지의 여부에 달려 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