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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이라는 이데올로기
레나타 살레츨 지음 / 후마니타스

"주어지지 않은 선택지를 선택할 권리"
선택에 관한 우화 가운데 한국사회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장면은 바로 ‘인생극장’이다. 선택에 직면한 주인공이 A를 선택할 때와 B를 선택할 때를 각각 가상으로 추적하는 내용인데, 주인공의 선택은 즉각적이고 이후 벌어지는 상황도 우연에 가깝다. 그런데 이렇게 판단하는 우리는 합리적 주체로 최적의 선택을 하고 완벽한 결론에 이르는 걸까? 선택이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상실을 동반하고, 선택에 따른 결과가 자주 예측과 다르다는 걸 잊는다면, 그런 착각에 빠지기 십상이다.

레나타 살레츨은 소비 지상주의로 대표되는 후기 자본주의 사회에서 선택이 왜 중요한 문제인지 따져 묻는다. 저자가 말하는 ‘선택 이데올로기’는, 개인이 삶의 세세한 부분까지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는 궁극적 주인이라는 착각에 빠뜨려,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잘못된 선택에 대한 불안과 죄책감에 휩싸이게 하고, 이를 벗어나기 위해 선택을 대신해주는 전문가를 다시 선택하는 상황을 고발하며, 결국 스스로 선택하는 게 왜 스스로를 불리하게 만드는지 설명한다. 그렇다고 선택을 부정하는 건 아니다. 문제는 자본주의 체제가 선택을 찬양하면서도,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사회를 바꿔나갈 선택, 또는 자본주의 자체를 거부할 선택을 배제한다는 데 있다. 선택이 변화의 시작이라면, 그 시작은 실제로 제공되는 선택지와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는 데 있고, 이 책은 이런 반성적 사고의 출발점이 되어줄 것이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우리는 자신의 선택에 대해서는 불안과 죄책감을 느끼고 있고, 삶에서는 부족함을 경험하고 있다. 그리고 이것들은 오늘날의 소비 이데올로기를 조장하고 또 최종 심급에서는 사회 변화까지 가로막는다. 우리는 너무 많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또 자신을 개인적인 기획의 전적인 주인으로 여기면서 정작 사회를 변화시키는 선택들에 대해서는 잊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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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vs 학부모
SBS 스페셜 부모 vs 학부모 제작팀 지음 / 예담Friend

"부모와 학(虐 : 사나운, 가혹한)부모 사이, 길을 잃은 당신에게"
성적 상위 1%였던 고3 모범생이 어머니를 살해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전교 일등을 하던 한 고교생이 ‘머리가 심장을 갉아 먹는데 더 이상 못 버티겠어’라는 말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부모의 경제력과 정보력이 부모력이라는 신화 속에서 불행한 아이와 불안한 부모는 점점 늘어간다. 서로 어긋나고 고통받는 부모와 자녀의 관계, 자신의 욕망을 자식에 대한 사랑이라고 믿는 착각...

이 책은 한국의 교육현실을 바꿀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주체를 '부모'로 보았다. 대치동 학원가 한복판에서 6개월간 진행한 '기적의 카페' 프로그램을 통해, 진정한 부모와 학부모의 역할을 모색한다. 또 부모와 자녀가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과 미래지향적인 교육에 관한 해법을 제시하였다.
- 좋은부모 MD 강미연

추천사 :
아이들이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는 공간인 가정 안에서 부모와의 관계 회복, 즉 가족력의 회복 없이 아이들의 진정한 성장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여러분의 자녀들이 행복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가길 원한다면, 부모로서 행복하게 자신의 삶과 부모로서의 삶을 동시에 살아가길 원한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바랍니다.​​​  - 고원형 (아름다운배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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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는 삶에 관하여
허지웅 지음 / 문학동네

"‘글쓰는 허지웅’의 신작 산문집"
각종 비평 프로그램과 토크 예능,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방송인 허지웅’ 혹은 ‘연예인 허지웅’으로 유명세를 얻게 되었지만, 허지웅은 ‘글쓰는 허지웅’일 때 가장 그답다. 대한민국에서 보통 사람으로 20대를 버텨낸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대한민국 표류기>, 한국의 60-80년대 공포영화사를 다룬 <망령의 기억>, 그리고 보통 사람들의 생활상과 연애사를 웃기고 애잔하게 그린 <개포동 김갑수씨의 사정>에 이어 새롭게 펴낸 이번 산문집은 ‘글쓰는 허지웅’다운 책이라 말할 수 있다.

<대한민국 표류기>의 글 일부와 여러 매체에 연재했던 칼럼과 개인적인 글을 엮은 이 책에서는 20대의 시절과, 어머니와 가족에 관한 내밀한 이야기들, 그리고 보통 사람으로서 버티고 버티며 써온 글들이 오롯이 담겨 있다.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에 관한 기록이지만, 점점 더 버티기 힘들어지는 세상을 사는 모든 이들이 가슴 깊이 공감할 만한 이야기들이 이어져, 읽는 순간순간마다 함께 울컥하고 함께 울고 웃게 된다. 때로는 신랄하고 적나라한, 때로는 가슴뭉클한 허지웅의 진솔한 이야기들은 가슴 속에 긴 여운을 남긴다.
- 에세이 MD 송진경

책속에서 : 타인의 순수함과 절박함이 나보다 덜할 것이라 생각하지 말고, 절대악과 절대선이 존재하는 세상을 상정하며 어느 한 편에만 서면 명쾌해질 것이라 착각하지 말되, 마음속에는 오래도록 지키고 싶은 문장을 한 가지씩 준비해놓고 끝까지 버팁시다. 우리의 지상 과제는 성공이나 이기는 것이 아닌 끝까지 버텨내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버티고 버텨서 다음 세대에게 후하고 창피하지 않은 우리가 됩시다. 버티고 버텨서 앞선 세대에게 손을 내밀고 관용할 수 있는 우리가 됩시다. 마지막 순간까지 버티고 버텨 남 보기에 엉망진창이 되더라도 나 자신에게는 창피한 사람이 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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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강에 비친 달
정찬주 지음 / 작가정신

"세종과 신미, 조선의 글자를 꿈꾸다"
정찬주 장편소설. 조선 초 최고의 산스크리트 어 전문가이자 학승이었던 신미 대사가 한글 창제의 숨은 주역이었음을 소설의 형식을 빌어 조명한다. 숭유억불을 정책적 이념으로 내세웠던 유교의 나라 조선. 조정 대신들과 세종은 한글을 놓고 팽팽하게 대립하고, 신미는 반대 세력들의 계략 속에 생명의 위협을 당하기도 한다. 그렇게 이야기는 훈민정음 28자, 우리 문자의 꿈을 향해 향해 나아간다.

종교적 색채가 짙은 역사소설을 주로 발표해온 저자는 단정한 문장으로 이야기를 박진감 있게 전개한다. 우리 글자를 향한 도정의 질곡 마디마디에 새겨진 불교적 사유가 구름 같이 떠돌고, 물처럼 흐른다. 소설가 한승원, 조정래, 시인 정호승 추천.
- 소설 MD 김효선

책속에서 : 은부채를 건네받은 신미는 마음속에서 무언가 솟구치는 것을 느꼈다. 은부채는 신미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신미는 세종이 시키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에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기까지 했다.
"앞으로 네 화두는 상감마마를 도와 우리 글자를 만드는 일이다."
"스님, 부족하고 어리석은 제가 할 수 있을까요?"
"그 일도 세수하다가 코를 만지는 것만큼 쉬울 수 있다. 무지렁이 백성들을 위해 우리 글자를 창제하겠다는 일념을 자나 깨나 붙들고산다면 홀연히 글자들의 원리와 이치가 네 눈앞에 나타날 것이다. 그것이 바로 너의 하화중생의 길이다."
함허는 점심 공양 전에 오대산으로 떠났다. 신미는 함허가 산문 밖으로 사라지는 것을 본 뒤 사리전에 들어 가부좌를 틀었다. 함허가 당부한 대로 화두를 '그 어떤 것 하나', 즉 '이 뭣고?'에서 세종과 이심전심으로 통했던 '우리 글자'로 바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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