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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하는 삶
이창래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

"극복할 수도 용서할 수도 지나칠 수도 모른 척 할 수도 없는 것"
태평양전쟁 때 일본군의 군의관으로 조선인 위안부들을 관리했던 구로하타 지로는 종전 후 미국으로 이민해 프랭클린 하타로 이름을 바꾸고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았다. 그는 딸을 한 명 입양했는데 그 아이는 한국에서 수출된 고아였다.

운명은 이런 식으로 선악 따위의 편 가르기를, 판단의 둑을 무너뜨리면서 느긋한 해일처럼 밀려온다. 물론 미국에서 후반생을 살아가는 프랭클린 하타에게 뭔가 대단한 일이 생기지는 않는다. 적어도 그가 전쟁터에서 보았던 광경들만큼 엄청난 일은 없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어째서인지 참혹하지 않은 삶도 힘겹기는 마찬가지다. 전쟁이 그를 망가뜨려서일까? 어느 정도는 그렇다. 하타는 자신의 젊음을 잡아먹은 전쟁이 남긴 상처를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나 그보다 더 커다란 무언가가 느린 해일처럼 다가와 별 일 없이 사위어가는 인생들 모두를 감싸 휩쓸어 버린다.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보편적인 회한은 어디에서 왔고 어디에 머물고 있을까. 작가는 역사의 아픔을 불러오지만 <척하는 삶>은 그 비극을 고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충격적인 삶과 안온한 삶을 모두 보여주는 이 소설은 결국 그 모두를 포괄하는, 낱낱의 구별을 거부하는 보편적인 인생 그 자체의 허무를 발견하고 또 맞서려 한다. 가슴이 아픈 이야기지만 눈물을 구하지는 않는다. 넘어설 수도 피할 수도 없는 삶이 쌓여가는 슬픔은 오히려 눈물을 마르게 하는 쪽이기 때문이다. 이창래는 침착하고 검소하며 목적이 분명한 문장들을 통해 그 노곤하고도 긴 여정을 성공적으로 표현한다. 아무도 그렇게 살기를 원하지 않았던 출발부터 그 끝에서 기다리고 있는 투명한 최후에 이르기까지.
- 소설 MD 최원호

추천사 :
프랭클린 하타는 우리가 기억할 만한 주인공이다. 그는 마치 미지의 생물처럼 그 삶을 살아냈다. - 보그

잔잔하고, 아름답다. 우아한 이야기 전개 속에서 이창래는 프랭클린 하타의 뒤틀리고 번민 가득한 ‘실제의 삶’을 그려낸다. 간결하지만 자로 잰 듯 정확한 문장 속에서 독자들이 하타의 자기고백을 듣게 되고, 강렬한 서스펜스의 물결과 함께 두 번의 숨 막히는 클라이맥스가 독자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할 것이다. 이 작품은 지혜롭고, 인도적이며, 풍부한 서사로 가득하다. 깊으면서도 감성이 충만하고, 인간관계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이 담겨 있다. 이창래는 이 작품으로 다시 한 번 미 문단의 빛나는 한 지점을 차지했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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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왔어 우리 딸
서효인 지음 / 난다

"딸바보 시인 서효인과 다운 소녀 은재"
김경주 시인이 자신의 아이를 갖게 된 날부터 세상에 태어나 만나는 순간까지, 40주간 동안 관찰하고, 느끼고, 체험한 모든 것에 관해 기록한 책 <자고 있어, 곁이니까>에 이어 난다 ‘어부바’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이 출간되었다. 이번 책은 김수영문학상 수상 시인이자, 산문집 <이게 다 야구 때문이다>를 펴낸 서효인이 딸 은재에게 보내는 러브레터다.

서효인 시인의 딸 은재는 스물한 번째 염색체가 보통 사람들보다 많은 다운 소녀다. 시인은 이 책에서 연애와 결혼, 출산의 일련의 과정과 더불어, 보통 사람보다 조금 다를 뿐인 은재를 만나 경험한 모든 것들에 대해 진심을 다해 들려준다. 사실 그 이야기들은 슬프지만, 시인은 위트와 유머를 발휘해 어느 대목에서는 키들키들 웃게도 만든다. 은재 아빠가 된 그는 비로소 자신을 키워낸 부모를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깊이 이해함으로써 이제 진짜 아빠, 남편, 남자가 되었다. 슬프면서도 결국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는 이 책은 아이가 있든 없든, 결혼을 했든 안 했든 누구에게나 권하고 싶은 책이다.
- 에세이 MD 송진경

추천사 :
시인 아빠 효인이가 다운 소녀 은재를 얻고 기록한 이 책을 읽는 내내 참 짠했다. 앉은자리에서 다 읽어내며 아, 삶은 이렇게 기이하고도 슬프다가 결국은 아름다워질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_ 허수경 (시인)

아이가 생긴다고 해서 모두 부모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 아이를 어떻게든 키우겠다고 다짐하며 매일을 살기로 작정하는 이들만이 부모가 되는 것이다. 이런저런 이유와 고민으로 아들과 딸에게 “잘 왔어!”라고 말해주지 못한 이들에게 이 책은 위로와 용기를 주는 삶의 지침서가 될 것이다. _ 정용준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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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한 사람
이승우 지음 / 문학과지성사

"삶의 불안 앞에 놓인 이승우라는 거울"
부조리는 도처에 널려있다. 문제는 그 부조리 앞에 놓인 인물이 취하는 제스처이다. 이승우의 소설 속 인물이 부조리에 직면했을 때, 그 인물들은 각자의 삶의 방식 대로 개연성 있는 태도를 취한다. 취업 강좌 일자리 때문에 지방의 여관에서 일주일을 보내야 하는 시간강사가 다섯 시 마다 자동으로 켜지는 티브이를 멈추게 할 리모컨을 찾을 수 없을 때. (리모컨이 필요해 中) 사랑하는 여자에게도, 아버지에게도, 세상 어디에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한 남자가 칼을 배달하며 '칼을 수집하는 사람들'을 마주했을 때. (칼 中) '치밀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신중한 편'인 Y가 평생을 꿈꿔온 경기도 양평의 공들여 지은 집을 별안간 부조리하게 빼앗길 위기에 처했을 때. (신중한 사람 中) 인물들이 겪는 고초도, 그들이 취하는 태도도 논리적이다. 적재적소에 배치된 문장은 하나 같이 '신중'하고, 납득할 수 없는 구석이 없다. 그가 그려내는 부조리가 합리적으로, 우리 삶의 필연으로 보이는 이유다.

대산문학상, 현대문학상, 동인문학상 등을 수상했고 프랑스 문단이 사랑하는 소설가로 손꼽히며 한국 작가 가운데 노벨문학상에 가장 근접한 작가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 작가 이승우의 아홉번째 소설집.  황순원문학상 수상작인 <칼>을 비롯한 여덟 편의 소설이 실렸다. ​"가끔 세상이 기우뚱했지만 그럴 때면 몸을 반대로 약간 기울여서 중심을 잡았다"라고 말하는 안쓰럽고 신중한 이들. 이승우적인 인간들이 분투하는 ​거울 같은 소설.
- 소설 MD 김효선

책속에서 : 치솟는 울화를 신중한 성격의 Y는 표현하지 않았다. 신중한 자는 저지르거나 부수거나 걷어차지 못한다. 신중한 자는 보수주의자여서가 아니라 신중하기 때문에 현상을 유지하며 산다. 현상이 유지할 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 아니라 현상을 유지하지 않으려 할 때 생길수 있는 시끄러움을 피하기 위해 어쩔수 없이 현상을 받아들이고, 그 때문에 때때로 비겁해진다. 그럴 때면 먹은 것이 얹힌 듯 가슴이 답답해서 가끔 쿵쿵 소리 나게 가슴을 때렸다. 그것이 그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신중했으므로, 그는 완전하고 완벽한 자기 세계에 대한 꿈을 유보하는 편을 택했다. 딸이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잡으면 독립을 시켜도 될 것이다. 그때까지 3년을 참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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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범스 1
R. L. 스타인 지음 / 고릴라박스

"4억2천만 독자가 중독된 어린이 공포소설"
아이가 일상에서 느끼는 두려움을 과감하게 끄집어내 전 세계 독자들을 중독시킨 어린이 공포소설. 크리스와 린디, 쌍둥이 자매 간의 질투와 경쟁이 불러 일으킨 극한의 공포를 체험하게 된다. 마치 감정을 가진 인간처럼 살아 있는 듯한 ‘복화술 인형’의 기습적인 등장이 불안을 고조시키고, 무기력한 주인공들의 불안과 선망, 모든 것을 돌려놓고 싶은 후회의 감정에 몰입하며 이야기에 푹 잠기게 만든다.

'어린이 독자들의 스티븐 킹'으로 불리는 스타 작가 R. L. 스타인의 대표작이다. 1992년 1권을 시작으로 100권이 넘게 출간되어 32개국 4억 2천만 부의 경이로운 판매고를 올렸고, 미국에서 TV 시리즈로 제작되었다. 2001년과 2003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어린이책으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 어린이 MD 이승혜

책속에서 : “무슨 소리가 난다고 그래, 크리스? 안 들리잖아. 너 꿈을 꿨구나.”
 ”아니야! 꿈이 아니었다니까! 나 무서워 죽겠어, 린디. 무서워 죽겠다고!”
크리스는 꽥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갑자기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면서 뜨거운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보다 못한 린디가 일어나서 크리스의 침대로 왔다.
“뭔가 끄, 끔찍한 일이 벌여지고 있어, 린디.”
크리스가 울먹였다.
“누가 그런 짓을 했는지 난 알아.”
린디가 제 동생 어깨를 다독이며 속삭였다.
“누가 그런 짓을 했는지 난 알아. 그게 누군지 난 안다고.”
– 본문 110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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