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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
한강 지음/창비

"5월 18일, 그곳에 소년이 있었다"
소설가 한강이 5월 18일 광주 이야기를 썼다. 참혹한 생채기를 응시하던 작가의 고요한 방식을 떠올리면 쉽게 읽을 수 없으리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죽은 자를 보는 정결한 눈, 예를 들면 "발톱에 투명한 매니큐어를 바른 발가락들은 외상이 없어 깨끗했지만 시간이 흐르며 생강 덩어리들처럼 굵고 거무스레해졌다."와 같은 묘사를 보면 질끈 눈을 감고 싶다. 그러나 돌아오지 못한 죽음들에 관해 쓴 이 이야기를 읽으며 어떻게 감히 그럴 수 있을까.

중간고사를 보고, 늦잠을 자고, 배드민턴을 칠 수도 있었던 일요일. 도시는 점령당했고, 중학교 3학년 소년 동호는 친구 정대의 죽음을 목격한다. 도청으로 들어오는 시신을 수습하며, 초를 밝히고 혼을 붙잡는 소년의 열흘을 작가는 소설로 기록했다. 아버지가 가르치던 학생의 이야기, "왜 그 학생의 이름을 말하기 직전에는 알 수 없는 망설임이 끼어드는가?" 의문에서 소설이 시작된다. 작가 스스로 "이 소설을 통과하지 않고는 어디로도 갈 수 없다고 느꼈다"고 말하는, "한강을 뛰어넘은 한강의 소설"(문학평론가 신형철).
- 소설 MD 김효선

책 속에서 :

네가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다. 네가 방수 모포에 싸여 청소차에 실려간 뒤에. 용서할 수 없는 물줄기가 번쩍이며 분수대에서 뿜어져나온 뒤에. 어디서나 사원의 불빛이 타고 있었다. 봄에 피는 꽃들 속에, 눈송이들 속에, 날마다 찾아오는 저녁들 속에. 다 쓴 음료수 병에 네가 꽂은 양초 불꽃들이.

뜨거운 고름 같은 눈물을 닦지 않은 채 그녀는 눈을 부릅뜬다. 소리 없이 입술을 움직이는 소년의 얼굴을 뚫어지게 응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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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해도 되나요?
이정아 지음, 윤지회 그림/문학동네어린이

"제14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
“선생님, 밖에 경찰차 왔어요!” 초등학교 2학년 학생이 벌레 먹은 불량식품을 경찰에 신고하면서 예측불허의 소동이 한바탕 벌어졌다. 어른들이 무의식적으로 보이는 모순과 이기심은 종종 아이들을 헷갈리게 한다. 옳고 그름을 어떻게 판단하고 대처할 것인지 가르치는 일, 우리 사회는 제대로 하고 있을까? 잘못된 일을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아이들에게 반성문이나 쓰게 하는 어른들에게 맡겨도 되는 것일까?

작가는 돌려 말하지 않고 정확하게 꼬집는다. 용감하게 말할 줄 알아야 한다고. 그래야 세상이 좋아진다고. '이 책은 독자들에게 통쾌함이나 웃음 너머의 씁쓸함을 느끼게 해 준다는 점에서 완성도가 남다른 서사다. 우리는 책을 덮으면서 생각한다. 무엇을 신고할 것인가, 누가 신고당해야 하는가. 헌재의 억울함은 우리 가슴에도 오래도록 남는다.'는 심사평과 함께 제14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 어린이 MD 이승혜

책 속에서 :
“왜 그랬니?” 마침내 무겁고 어두운 말소리가 새어 나왔습니다. “네에?” “왜 신고했냐고?” “불, 불량에서 벌레가……” “그러니까, 불량에서 벌레가 나왔는데 왜 경찰에 신고했냐고?” (중략) “너 하나 때문에 학교가 발칵 뒤집혔어. 다른 반도 다 수업 못 하고 소란해지고, 교장 선생님이나 너희 담임 선생님 입장이 아주 곤란해졌단 말이다. 또, 이 일이 밖에 알려지면 사람들이 우리 학교를 뭐라고 그러겠냐?” (중략) “그리고 선생님이 불량 사 먹지 말라고 했어, 안 했어?” “……했어요.” “그런데 왜 말 안 듣고 사 먹어 놓고 학교를 시끄럽게 만들어?” – 본문 79~80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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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두근거리는 중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예담

"마스다 미리, 이번엔 연애다!"
베스트셀러 '수짱' 시리즈, <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 등의 만화, 에세이를 통해 국내 두터운 독자층을 확보한 여자공감만화가, 여자공감에세이스트 마스다 미리의 신작 에세이. 일상의 소소한 고민과 갈등을 섬세하게 포착해 여성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마스다 미리가 이번 새 책에서는 나이를 먹어가면서 느낀 연애 감정, 설레임, 체념과 깨달음에 대해 솔직하면서도 담백하게 풀어낸다.

못 해본 것투성인 청춘 시절을 회상하며 투덜거릴 때는 귀여운 소녀의 모습을 보여주다가도 ‘분명 인생에 완성형이란 건 없을 테니까 일단 지금은 이걸로 충분하지 않을까?’라고 말하면서 담담하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해낸다. 그래서 읽다 보면 절로 웃음 짓게 되고, 공감하게 된다. 마스다 미리다운 글에 매료된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산문 읽는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에세이와 짧은 만화 두 가지 스타일로 구성하여 보는 재미를 더한다.

- 에세이 MD 송진경

함께 읽으면 좋은 책 :

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
엄마라는 여자 + 아빠라는 남자 세트 - 전2권
[세트] 마스다 미리 여자공감만화 3종 (묶음)
[세트] 마스다 미리 여자공감만화 시즌2 3종 (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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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가
존 네핑저.매튜 코헛 지음, 박수성 옮김/토네이도

"세계 최고들의 소통력"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대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무슨 이야기를 하든지 호응을 이끌어내는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상당수다. 그러나 하버드대 최고의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손꼽히는 이 책의 저자 존 네핑저와 매튜 코헛은 이러한 자질이 결코 선천적인 것이 아니며 학습으로 얻을 수 있는 능력이라고 이야기한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필독서이자, 글로벌 리더들과 언론, 젊은 비즈니스맨들 사이에서 '하버드 웨이(Harvard Way)' 신드롬을 일으켰던 책이다. 지난 10여 년에 걸쳐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성공을 일군 사람들의 소통력, 공감력, 설득력, 자기 표현력 등을 연구해온 저자들은 오프라 윈프리,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 등의 세계적인 리더들에서부터 크고 작은 모임에서 군계일학처럼 돋보이는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성공적인 커뮤니케이션과 인간관계'를 창출하는 조건을 분석해 집대성했다. 우리가 일상에서 보이는 여러 신호들, 이를 테면 몸짓이나 목소리, 자세, 심지어 헤어스타일이나 옷 입는 방식에서조차 그 사람의 공감력, 소통력, 표현력이 나타난다고 말하며, 상대에게 보내는 신호를 조절하는 방법을 비롯해 인간관계와 성공에 관한 흥미로운 조언을 던진다.
 
- 자기계발 MD 채선욱

책 속에서 :
강인함과 따뜻함에 관련하여 우리가 다른 사람의 성향을 판단하는 방식에는 아주 중요한 차이점이 하나 있다. 따뜻함은 '토마토 규칙'의 영향을 받는다. 지독히 추운 하룻밤 사이에 토마토로 가득 찬 밭 전체가 망가질 수 있듯이, 다른 사람의 관심거리나 감정을 무시하는 듯한 차가운 모습을 단 한 번만 보여도 향후 따뜻한 이미지를 재형성하기가 무척 어려워진다. 강인함은 정반대로 작용한다. 긍정적인 방식으로 강인한 모습을 한 번만 보여주면 당신을 강인한 사람으로 인식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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