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삼국지 다음 이야기 1
신동준 지음 / 을유문화사

"소설 <삼국지>는 서문에 불과했다"
<삼국지 다음 이야기>란 제목을 보고서야 <삼국지> 다음을 생각해본 적이 없음을 깨달았다. 소설이든 정사든 <삼국지> 자체가 워낙 오랫동안 읽히며 다양하게 변주되어 하나의 세계를 만들었기에, 중국의 역사, 넓게는 동아시아의 역사 속에서 그 시기가 어떤 의미인지, 그 시기를 둘러싼 앞뒤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에 관심을 기울이지 못한 탓이다. 이 책은 위진남북조 시대를 ‘제2의 전국 시대’라 부르며, 위, 촉, 오, 세 나라가 자웅을 겨루던 백여 년은 이 시대의 서막에 불과하다고 평한다. 삼국 시대 자체로도 재미나고 의미 있는 시대이지만, 그 의미는 위진남북조 전체 시기를 함께 살펴야 제대로 드러난다는 말이다.

고전연구자 신동준은 <자치통감>을 바탕으로 여러 역사서를 참고하여 위진남북조 시대를 풀어내는데, 이 시기를 적극적으로 해석하면 한족 중심의 역사관을 벗어나 새로운 역사관을 그려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위나라 조조는 북방 민족이 중원의 역사에 개입하는 단초를 제공했는데, 위진남북조 시대는 전체적으로 북방 민족이 주도권을 행사하던 때였고, 이후 그 전통이 수, 당까지 이어진다. 이렇듯 위진남북조 시대를 전한, 후한 시대와 수, 당 시대의 가교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면, 중화에 갇힌 중국사가 아니라 동아시아 전체로 확장되는 중국사가 펼쳐진다는 말이다. 그 역사가 조조나 유비가 꿈꾸던 세계와 얼마나 겹칠지, ‘삼국지 다음 이야기’가 이제서야 제대로 시작되는 듯하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소설 <삼국지>를 아무리 많이 읽을지라도 정사 <삼국지>를 한 번 정독하느니만 못하고, 정사 <삼국지>를 여러 번 정독할지라도 남북조 시대의 역사를 곁들여 단 한 번이라도 정독하느니만 못하다. 소설 <삼국지>로 중국을 이해하려 드는 것은 마치 대롱 구멍으로 표범을 관찰하는 이른바 ‘관중규표’와 같다. 아무리 열심히 파악하려 할지라도 표범의 점밖에 볼 수 없다는 얘기다.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앵무새 돌려주기 대작전
임지윤 지음, 조승연 그림 / 창비

"제18회 창비 좋은 어린이 책 고학년 부문 대상 수상작"
완벽하지 않아도, 성공하지 않아도 인생은 재미있다. 심지어는 실패해서 다행인 일마저 있다. 이것은 한 열 세살 소녀의 깨달음이다. 어느 날 집안 거실을 점령한 불청객, 앵무새를 주인에게 돌려보내기 위한 소동이 뜻밖의 해방감을 선사하게 된 것이다. 성공해서 나쁠 건 그리 많지 않겠지만, 성공이라는 명목 하에 아이들에게 하라는 것도 많고 하지 말라는 것도 너무 많은 사회. 아이들이 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낼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응원하는 또 하나의 이야기가 등장했다.

<기호 3번 안석뽕>, <엄마 사용법> 등을 비롯해 자기 만의 색깔을 가진 작품드을 배출해온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의 제18회 고학년 부문 수상작이다. 어린이책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해온 작가 임지윤의 데뷔작으로 “입담 좋은 문장, 리듬을 타듯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서사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시선을 잡아끄는 작품의 도입부도, 선머슴 같지만 속은 여린 주인공도, 작품 전체를 일관하는 유머러스함도 매력적이다”라는 심사평을 받았다. - 어린이 MD 이승혜

책속에서 :
“지금은 안 해요.” “어머, 왜? 축구 잘한다며? 사람은 자기가 잘하는 걸 해야 성공하는 거야.” 엄마가 또 성공 이야기를 꺼냈다. 성공을 위해 태어난 엄마는 성공할 때까지 포기를 모른다. 이번엔 그 상대가 문수혁이다. 솔직히 엄마를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다. 아빠는 승진해야 하고, 문수혁은 승진의 열쇠를 쥔 회장님의 손자요, 사장님의 아들이다. 그러니 문수혁한테까지 잘 보이려는 엄마 마음을 내가 왜 이해 못 하겠는가. – 본문 81쪽에서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파라나
이옥수 지음 / 비룡소

"당신들의 착한 녀석이 아닌 진짜 '나', 이옥수 청소년 소설"
열일곱 정호는 키도 크고 잘생긴 소년이다. 그는 '착한 아들'로 널리 알려져 있다. 두 팔이 뒤틀린 장애를 가진 아버지와 다리 한쪽을 저는 어머니. 착한 아이라는 막연한 선입견들을 마주하며, 정호는 부담스럽기만 하다. 어느날 학교 효행상 수상자로 지목된 정호. "나는 심청이가 아니라고." 그는 '양심을 속이는 것 같아' 이를 거부하기에 이르는데.

<개 같은 날은 없다>, <키싱 마이 라이프>, <어쩌자고 우린 열일곱> 등의 청소년을 위한 소설을 써 온 이옥수 작가가 2년 만에 발표한 소설. 소설은 당신들의 착한 녀석이 아닌, 진짜 '나'를 찾고 싶은 열일곱 청춘을 '파라나'(주 : 마음이 푸르러서 언제나 싱싱한 기운을 느끼게 하는 아이)라고 호명한다. 서투르지만 단단한, 파란 자존감을 응원하는 따사로운 시선이 반갑다. - 청소년 MD 김효선

책속에서 :
 창피했다. 달려가서 어머니의 입을 막아 버리고 싶었다. 사람이 눈치코치가 있어야지, 두 분만 좋으면 다 되냐고! 정호는 그 자리에 꼼짝하지 않고 서서 끝까지 갔다. 지하철에서 내렸어도 계속 속이 끓었다. 누구에겐지 모르게 자꾸 화가 치밀면서 어제 어머니에게 잡혔던 머리통이 더 아파 왔다.
"택시 타고 가자."
지하철 에스컬레이터를 올라오며 아버지가 말했다.
"둘이서 타고 가."
"왜? 왜 그래?"
"아, 난 알아서 갈 테니까 둘이서 가요."
"야, 꽃구경 잘 갔다 와서 왜 그래?"
아, 됐다고요. 그 거미똥구멍 입이나 좀 다무세요. 정호는 어머니가 붙잡는 것을 뿌리치고 휑하니 걸었다. 어쩐지 오늘 꽃구경이 순조롭더라니, 정호는 벚꽃가지를 깡그리 발로 뭉개 버리고 싶었다.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라스트 런어웨이
트레이시 슈발리에 지음 / 아르테

"
최후의 탈출, 자신에게서 뛰쳐나와 세계를 향하여"
<진주 귀고리 소녀>로 인기 작가의 반열에 오른 트레이시 슈발리에의 2013년 최신 장편소설. 작가가 처음으로 모국인 미국의 역사를 소재로 삼아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19세기 미국의 혼란스러운 사회 속을 힘겹게 통과하는 여성 아너 브라이트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소위 '지하철도'라고 불리우는 흑인 노예 탈출 루트를 만들고 그들을 자유의 몸으로 풀어주는 집단에 몸담은 주인공 아너 브라이트의 영웅적인 행위가 우선 눈에 띈다. 그러나 <라스트 런어웨이>는 그 영웅적 행위 속에 숨겨진 또다른 인종적 우월감과 자기 만족을 위한 기만적인 호혜에 대해 접근하며, 이는 아너의 인생을 통해 드러난다. 아너는 '평등과 자유'를 얻기 위해서는 행동에 앞서 타인에 대한 관심이 필요함을 깨닫는다. 상대를 자신과 같은 한 명의 인간으로 생각하는 것, 그 깨달음을 얻는 순간 비로소 자유와 평등이 마음 속에 각인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설의 제목인 <라스트 런어웨이>에서 그 마지막 도망, 탈출이란 곧 아너 자신으로부터 나와 세계를 주시하기 시작한 그녀 내면의 변화일 것이다. 트레이시 슈발리에의 섬세한 심리 묘사는 이 모든 과정을 꼼꼼하게 보여주어 만족스럽다. 소설 MD 최원호

추천사 : 트레이시 슈발리에는 이 소설을 보다 완벽하게 하는 인물과 구성 사이에서 시너지를 창출하면서, 이 모든 것의 중심에 여주인공을 배치시키고 있다. 이야기의 골대는 아너가 바느질하는 퀘이커 교도의 퀼트처럼 빈틈없고 사려 깊다.
-더 타임스 런던

트레이시 슈발리에는 ‘고전’이라 규정할 수 있는 시간을 초월하는 문체를 구사해냈다. 아너 브라이트의 이야기는 의심의 여지 없이 완벽하게 매혹적이다.
-뉴욕 저널 오브 북스

트레이시 슈발리에의 진지하고 서정적인 소설, 『라스트 런어웨이』는 소설 속 어떤 인물들에게도 쉽게 도망치는 것을 허락지 않는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