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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의 방정식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재인

"훌쩍 커 버린 어느 해의 여름에 대하여"
한국에서도 커다란 인기를 얻고 있는 유가와 교수가 등장하는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의 2011년작으로, 이번에 유가와의 콤비로 등장하는 사람은 다름아닌 초등학생 소년이다. 바닷가 휴양지에 있는 고모네로 놀러가던 소년이 기차에서 우연히 유가와 교수를 만나면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일단은 미스터리다. 자살로 보여졌지만 이내 살인으로 재확인된 사건이 있다. 이어 각종 탐욕과 각자의 사정이 얽힌 복잡한 문제가 밝혀진다. 인간의 사정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동정심을 갖고 있는 유가와는 단칼에 범인을 지목하는 대신에 사람들 사이에 펼쳐진 사연들 사이를 거닌다. 그리고 소년은 유가와의 행보를 본다. 사건의 결과에 앞서 사람들의 사연과 마음을 훑는 유가와는 소년에게 어떤 인상을 남긴다. 생을 다루는 태도랄까.

누구나 어떤 해, 어떤 순간에 훌쩍 크는 법이다. 나이테는 고난 앞에서 진하게 형성된다. 외로운 소년은 세상의 어둠을 사건의 형태로 목도하고 말았지만, 유가와는 교훈을 알려줄 수 있는 사람이다. 어떤 일이 일어났느냐에 앞서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나머지 삶의 방향이 달려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은 찾아내고자 하면 찾아낼 수 있다는 것. 소설이 끝났을 때, 소년은 조금 더 큰 것만 같다. - 소설 MD 최원호

책속에서 :
 그 소리를 들은 순간 교헤이는 다리가 후들거리기 시작했다. 무릎이 떨려서 서 있기조차 힘들었다. 간신히 몸을 돌려 복도를 되돌아가기 시작했지만 발소리를 내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느라 빨리 걸을 수가 없었다.
방으로 돌아와 이불을 뒤집어썼다. 엄청난 불안감이 밀려와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자세한 사정은 모른다. 어른들은 늘 그렇다. 아이들에게는 진실을 알려 주지 않는다. 하지만 무슨 일인가 일어나려 한다는 것만은 알 수 있었다. 그건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퍼뜩 정신을 차려 보니 유가와가 말없이 턱을 괴고 관찰하는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었다. 교헤이는 머리를 긁적이며 테이블을 내려다봤다. 펼쳐진 노트에 몇 개의 도형이 그려져 있었다. 제일 나중 것은 9각형인 것 같았다.
"9각형은 몇 개의 삼각형으로 나눌 수 있느냐고 물었는데 네 꼬락서니를 보니 대답할 것 같지 않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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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
마스다 미리 지음 / 이봄

"마스다 미리 여자 공감 에세이"
‘수짱 시리즈’로 국내 두터운 독자층을 확보한 만화가 마스다 미리. 만화 <나의 우주는 아직 멀다>에 이어 에세이도 번역 출간되었다.

30대를 통과하여 이제 40대 중반에 이른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수짱’에서는 보여줄 수 없었던 내밀한 이야기를 하나하나 꺼내놓는다. 입 양쪽에 여덟 팔자로 들어가는 법령선을 몇 살부터 넣어야 할지, 그릴지 말지 등과 같은 작은 고민부터 일상에 관한 소소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어른이 된다는 것, 나이 든다는 것에 대해 자신만의 정의를 내린다. 특별할 것 없는 일상에서도 여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지점들을 잘 찾아내어 몰입하게 만드는 작가의 능력은 에세이에서 유감없이 발휘된다. 여자라면, 특히 3,40대라면 ‘여자 마음’을 톡톡 건드려주는 이번 에세이를 권한다. - 에세이 MD 송진경

추천의 글 : 
마스다 미리는 나에게 마법 같은 사람이다. 만화를 좋아하지 않던 나를 몇 번이나 책상 앞에 앉히고 몇 번이고 뭉클하게 만들었으니까. 그녀가 부리는 이 마법의 근원을 생각해보면 그건 ‘일상’의 힘 그 자체가 아닐까 싶다. 누군가는 쉽게 지나치는 것들에 애정이란 이름의 반짝이는 가루를 뿌려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문득 그것에 마음을 빼앗기게 만드는 일. 이번 에세이는 지금까지 그녀가 뿌려왔던 그 반짝이는 가루들이 어디로부터 온 것인지 가늠하게 해준다. 단단하게 빛나는 커다란 원석을 보는 느낌이라고 하면 설명이 되려나. _곽정은 (<코스모폴리탄> 피처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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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의 끝에 서라
강신장, 황인원 지음 / 21세기북스

"최고의 상상력 강의를 한 권으로 만나다"
최근 많은 기업인과 직장인들이 필요로 하는 한 가지가 있다면 '상상력'일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운영하는 대한민국 최대의 CEO 커뮤니티, 'SERI CEO'를 기획하고 만들어낸 제작자이자, 베스트셀러 <오리진이 되라>로 잘 알려진 강신장 대표와 시인 황인원 박사가 이 책을 통해 전하는 조언 역시 같은 맥락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며 세상에 말을 걸고 일상적 언어를 특별한 언어로 재탄생 시키는 사람들, 시인의 상상력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풀리지 않는 문제 앞에서 시를 읽었던 스티브 잡스를 이야기하며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 미래에 대한 해답은 '창조적 질문 하나'로부터 비롯되며 이 결정적 질문을 '시인의 창조법'을 통해 얻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그간 이 '시인의 창조법'을 아이디어 개발법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강의를 진행해왔고, 실제로 이 강의를 수강한 기업인의 94% 이상이 기업 경영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이 책은 그들의 이 교육 프로그램을 정리하여 담았다. 강의 형식으로 서술되어 있어 실제 강의를 듣고 있는 듯한 생동감과 함께 풍부한 비즈니스 사례들이 읽는 재미를 더한다. - 경영 MD 채선욱

추천사 :
두려움 반, 호기심 반으로 시작했지만 잠시 잊고 있던 매력적인 친구를 만난 가슴 떨림을 느꼈습니다. 이 책이 다른 분들께도 삶을 통찰하는 강력한 계기가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 이화경 (주)오리온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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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노이의 불평
필립 로스 지음 / 문학동네

"
이것봐, 내 안의 괴물이 이렇게 커졌거든?"
겉보기에는 별 문제 없어 보이는 변호사 포트노이는 더이상 자신의 찌질한 생을 참을 수가 없었다. 포트노이는 진짜 괜찮은 남자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정신과에 찾아가 상담을 시도한다. <포트노이의 불평>은 상담 과정에서 그가 자신의 인생에 대해 처음으로 터뜨린 고백이다. 때로는 비명 같고 때로는 냉소적이며, 날카로운 통찰력이 번뜩이지만 그 회전하는 칼날은 자기자신까지 공평하게 상처입힌다. 그는 이 세계와 자기 자신을 모두 비웃는다. 부당하게 제지당한 욕망, 미쳐 돌아가는 사회, 억압으로 이루어진 일생 모두가 그 자신의 비웃음거리다. 필립 로스는 정신 상담이라는 설정을 통해 정상-이라고 믿고 싶은- 사회와 그 안의 구성원들이 마치 프랙탈 도형처럼, 무한히 작아지면서도 똑같은 패턴을 반복하는 억압 속에 존재한다고 말한다. 그 도형의 끝, 가장 작은 부분은 지금 태어나는 아이들 또는 이 세계의 미래일 것이다.

변호사라 그런지 머리도 좋고 말도 잘 하는 포트노이는 거듭된 냉소와 회의 끝에 이 매트릭스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그는 자유를, 자신감을 얻을 수 있을까? 만만치 않다. 정말로 사람은 쉽게 달라지지 않는다. 자신이 겪어온 일들과 '외부' 세계를 통렬히 비판하던 그가 결국 자신과 직면하게 되었을 때, '세계이자 나'와 부딪히는 순간에는 열렬한 갈등이 형성된다. 결국 한 인간을 빌어 세상을 얘기하려나 싶던 이야기는 이것이 다시 한 인간에 대한 것임을 상기시킨다. 미래는 알 수 없고, 따라서 말할 수도 없는 것이었지만 포트노이는 어느 순간 달리기 시작했다. 오, 신의 축복이 있기를, 포트노이 씨. 나는 진심으로 응원했다. 소설 MD 최원호

책속에서 : 우리 귀여운 자두, 세상의 빛, 네 사촌 헤시 기억하지? 그애가 그 여자애 때문에 그애 자신과 가족에게 준 고통을 기억하지? 그애를 광기에서 구해내려다가 하이미 백부가 어떤 일을 겪어야 했니? 기억하지? 제발. 우리가 더 말 할 필요가 있니? 내 말뜻 알겠지, 앨릭스? 너 자신을 값싸게 내버리지 말거라. 진짜 아무것도 아닌 것 때문에 빛나는 미래를 버리지 말라고... 너는... 아직 아기야, 앨릭스 너는 세상에 퍼져 있는 증오를 몰라. 우리가 더 말할 필요는 없을 거야. 너같이 똑똑한 아이한테는. 다만 조심해가며 인생을 살아야 해! 생지옥에 몸을 던지면 안 돼! 우리가 하는 말을 들어야 해, 얼굴 찌푸리지 말고, 고맙구나, 그리고 똑똑한 척 말대꾸도 하지 말고! 우리는 알아! 우리는 살아봤어! 우리는 봤어! 그렇게는 안 된다, 아들아! 그 사람들은 완전히 다른 부류의 인간들이야! 너를 갈기갈기 찣어버릴 거야! ...무작정 금발 여자애한테 달려들지 마라, 제발! 너한테서 가치 있는 걸 다 빼앗은 다음에 피 흘리는 너를 하수구에 버릴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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