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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거리에서
오쿠다 히데오 지음 / 민음사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 다만 할 수 있는 자만이."
장 뤽 고다르의 영화 제목으로 더 유명한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는 본래는 배를 버리고 바다로 대피하라는 이함 명령을 뜻한다. 침몰하는 배에서 당연히 탈출하는 게 맞는 말이지만, 배는 그 승무원들에게 있어서 단순히 탈것이 아니라 일종의 자긍심이며 본인이 재직하는 시스템에의 신뢰다. 이함 명령은 이 시스템이 결국 멸망했음을 뜻한다. 따라서 다른 모든 가능성이 실패한 후에 배를 버리고 각자 최선을 다해 살아남으라는 이 문구는 더 이상 구성원들을 보듬어줄 수 있는 체계가 존재할 수 없다는 고백이기도 하다.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는 그래서 명령이 아니라 탄원이다. 이제는 누구도 당신을 도와줄 수 없다는 고백이다.

왕따와 자살 문제를 통해 학교 문화를 고발하는 <침묵의 거리에서>는 도처에서 울려대는 이함 신호로 가득하다. 특정 세력의 문제를 지적하고 손쉽게 악역을 떠맡겼다면 이렇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침묵의 거리에서>는 거의 모든 아이들이 이함 신호를 복창하고 있다. 승자는 없는데 누군가는 죽는다. 오쿠다 히데오는 이 비극 속으로 모든 아이들을 쏟아부은 다음에, 소모시키고 발가벗기고 두려움을 안겨준 다음에 결국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애초에 이 배에 선장은 존재했을까?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여기, 이 배, 자기 위에 탄 인간을 쏟아부음으로써 가까스로 가라앉지 않는 배에 말이다. - 소설 MD 최원호

책속에서 :
 "...혼자라는 선택지가 없어. 중학생이란 생물은 연못 속의 물고기 같은 존재라, 모두 같은 물을 마실 수밖에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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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대니얼 골먼 지음 / 리더스북

"<EQ 감성지능> 대니얼 골먼 신작"
세계적 베스트셀러 <EQ 감성지능>의 대니얼 골먼 새 책이다. 감성지능 외에도 자기기만, 창조성, 투명성 등 늘 새롭고 혁신적인 주제를 가지고 연구해온 그가 이번엔 신경학과 심리학이 다양한 형태의 '주의력'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파헤친다.

오늘날 디지털 세상의 무수한 정보가 넘쳐나고 셀 수 없이 다양한 매체와 기기를 통해 우리는 네트워크화되어 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무엇이 진정 의미 있는 정보인지 판별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고립감을 느낀다. 저자는 우리가 알기엔 세상이 너무 크고 복잡해졌다고 말하며, 정말 중요한 것에 주의를 '집중'하는 힘을 훈련해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스포츠, 교육, 예술, 비즈니스 등 다양한 현장의 풍부한 사례 연구들을 제시하면서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 주의를 집중하는 게 왜 중요한지,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어떤 훈련이 필요한지, 주의력이 성과 창출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상관 관계를 밝힌다. - 경영 MD 채선욱

책속에서 : 
멀티태스킹 작업을 할 때, 우리의 주의가 '분할'된다는 주장이 있다. 그러나 인지 과학자들은 그러한 이야기를 그냥 소설에 불과하다고 일축한다. 주의는 신축성 있는 풍선을 동시에 여러 개 배열할 수 있는 그런 형태가 아니라, 바꾸어 낄 수 있는 좁다란 파이프와 같은 모습니다. 주의는 분할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신속하게 교체하는 것이다. 그리고 계속된 교체는 우리의 완전하게 집중된 주의력의 수준을 약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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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란 무엇인가?
이원석 지음 / 책담

"행복하기 위해서는 공부해야 한다
수많은 현자가 공부를 말했다. 아마 우리가 공부의 목적과 방법에 대해 할 수 있는 말은 이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실천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그들의 말은 대체로 옳다. 그렇다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공부의 뜻과 현실이 어떻게 다른지 파악하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 필요한 공부의 우선 순위를 살펴, 이미 알고 있으나 실천하지 못했던, 그리하여 공부였으나 공부가 아니었던 공부를 공부로 바로 세우는 일 아닐까. 이 책은 첫 번째 공부를 되묻고, 두 번째 공부의 이유를 찾고, 세 번째 공부의 현실을 분석하여, 네 번째 공부의 방법과 효용을 제시하는 시도다. 이 정도 창대한 목적이라면 굳이 다시 공부를 꺼내든 이유로 충분하지 않을까.

저자 이원석은 지난해 출간한 <거대한 사기극>에서 자기계발 이데올로기를 비판하며, 스스로 돕는 자조를 사회에서 서로 돕는 공조로 바꿔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책은 그 방법으로 공부를 제시하는데, 우선 사회적 보상의 수단으로 변질된 공부의 현실을 되묻고, 이를 확대재생산하는 사회구조를 드러낸다. 잘못을 알았으면 반성과 변화가 있어야 할 터, 동아시아, 고대 그리스, 중세 가톨릭의 전통적인 공부를 차례로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오늘에 되살려 새로운 방법으로 삼아야 할 공부를 제시한다. 독서에 토대한 암송, 사유에 토대한 묵상, 우정에 토대한 대화가 그것인데, 이 세 가지가 연속하여 만들어낼 공부하는 사회, 공부하는 개인은, 공부에 묶이는 삶이 아니라 진정 자유로운 삶을 지향한다. 행복을 가장한 교환 가치를 얻기 위한 공부가 아니라, 그 자체로 행복이 되는 공부를 하자는 말이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 '행복은 공부 순'인 것처럼.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단언컨대 자기 자신과 우리 사회의 밝은 미래를 위해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공부의 의미를 바르게 회복하는 것이다. 그러한 회복은 바로 욕망의 변혁에서부터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이를 통해 행복의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 그러므로 이제 행복은 공부 순이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행복이 앎의 분량을 늘리고 앎과 삶의 간격을 좁히는 데 있다면, 충분히 가능하리라고 본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공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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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cm 첫 번째 이야기
김은주 글, 김재연 그림 / 허밍버드

"
완성도를 높여 새롭게 선보인 <1cm>"
2008년에 처음 출간되어 수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았던 <1cm>. 오랫동안 절판 상태를 유지해온 그 책을 <1cm 첫 번째 이야기>란 제목으로 완성도를 더해 새롭게 선보였다. 지난 해 KBS '인간의 조건'에 소개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속편 <1cm+>를 먼저 접한 독자라면 본편의 재출간 소식이 더욱 반가울 것이다. 신선한 발상과 관찰력이 돋보이는 카피라이터 김은주의 글과, 밝고 개성 넘치는 일러스트레이터 김재연의 일러스트가 멋진 조화를 이뤄내며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는 <1cm 첫 번째 이야기>. <1cm+>와는 또 다른 톡톡 튀는 위트와 재미로 일상에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에세이 MD 송진경

책속에서 : 이 책은 두 가지 생각으로부터 출발했습니다. 첫 번째는 ‘백지 위에 어떤 것을 해도 된다. 단, 그것이 재미있는 것이어야 한다’는 생각. 그래서 이 책 곳곳에 페이지를 접고, 그림을 그리고, 뒤집어 보는 재미를 숨겨두었습니다. 영화관이나 놀이공원이 줄 수 없는, 책이기에 가능한 상상력의 경험입니다. 두 번째는 ‘인생이 긴 자라면 우리에게 1cm만큼의 무엇이 더 필요할까?’라는 의문. 그 1cm는 책을 읽는 사람에 따라 웃음이 될 수도, 여유가 될 수도, 사랑이 될 수도, 혹은 다른 어떤 것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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