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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정복자
에드워드 오스본 윌슨 지음, 이한음 옮김, 최재천 감수 / 사이언스북스

"가장 큰 물음에 대한 가장 분명한 대답"
에드워드 윌슨은 사회생물학의 기틀을 세운 학자이자 <통섭>이라는 저작으로 잘 알려진 생물학계의 거장이다. 80대 중반, 학문의 황혼기에 그가 내놓은 저작 <지구의 정복자>는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란 물음으로 시작한다. 어쩌면 모든 인간의 삶이 끊임없이 묻고 답해온 '가장 큰 물음'에, 평생 '인간 조건'과 사회성, 진화를 연구해온 동시대 최고의 학자가 드디어 답을 펼쳐보인다. 물음은 다시 두 가지로 정리된다. 인간이 이룩한 고도의 사회성은 왜 존재하며, 이런 고도의 사회성을 존재하게 한 원동력의 정채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그는 개미, 꿀벌, 말벌 등 인간과 비슷한 수준의 사회를 만들어낸 생물과의 비교를 통해 앞선 질문에 답하려 한다.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에 대해서는 사회성 진화로, 우리는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문화, 종교, 예술, 도덕의 기원으로 설명하는데, 모두가 궁금해할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란 물음에 답하는 과정에서 학계에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 새로운 이론을 제시한다, 혈연의 생존을 위한 이기적 본능이 아니라 공동체를 위한 이타적 집단 선택이 오늘 인간 사회를 이룬 이유이자 방향이라는 말이다. 도킨스를 비롯한 여러 학자가 논쟁에 참여했지만, 결과는 아직 모른다. 이기적 유전자의 시대는 정말 끝난 걸까? 우리는 정말 '지구의 정복자'일까? 윌슨의 분명한 대답에도 물음은 끝나지 않는다. 어쩌면 이런 과정 역시 또 하나의 대답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 과학 MD 박태근

추천사 : 
인간 조건의 생물학적 기원에 대한 기념비적인 탐구.(제임스 왓슨,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

거대하지만 간명한 잘문, 힘 있는 설명, 자연 과학과 인문학의 융합, 그리고 아름다운 문장.(재러드 다이아몬드, <총균쇠>)

언어, 종교, 예술, 그리고 모든 인류 문화의 기원이라는 수수께끼에 도전하는 생물학과 인문학의 지헤로운 융합.(올리버 색스,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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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라이프
앨리스 먼로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그저 짧은 빛들"
인생에 뭐 대단한 순간이 있을까. 대부분은 패턴의 반복이다. 등하교나 출퇴근 같은 매일매일의 짧은 패턴부터 몇 달 몇 년 사이로 이루어지는 만남과 헤어짐의 패턴, 또는 결혼과 출산, 취직과 퇴직... 태어남과 죽음을 제외하면 인간의 삶은 서로 속도가 다른 톱니바퀴들로 이루어진 거대한 기계(아마도 시계)같다. 이 굴레를 벗어나고 싶어하는 사람들 중 일부는 소설을 읽는다. 현실을 탈출하는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다른 세계를 함께 꿈꾸기 위해서다. 이는 소설의 아주 오래된 기능이다.

그러나 어떤 소설들은 독자들을 돌려세우고 지나온 삶의 풍경들을 되돌아보도록 한다. 가까울수록 선명하고 저 멀리는 몰아치는 바람과 구름으로 인해 흐려진 풍경이다. 독자를 이렇게 돌려세우는 가장 내밀한 방식은 소설의 전체 또는 특정 부분이 특정 독자의 삶을 대단히 흡사하게 재현하는 경우다. 그러나 이런 매우 드문 경우를 제외하면 무척 어려운 길밖에 남지 않는다. 작가는 특별할 것 없는 배경과 사건을 가지고 삶의 놀라움을 선보여야 한다. 특히 단편에서 삶의 놀라움은 찰나의 빛처럼 스쳐 지나가야만 한다. 인생에 기적이나 깨달음이 길게 서광을 비추는 일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보다 길어지면 드라마가 되어버린다. 그물처럼 서로 얽혀 에너지를 주고 받는 드라마의 서사는 최면처럼 독자를 홀려 끌어들인다. 독자를 뒤돌아보게 만드려면 빠져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한 장의 사진처럼 어떤 단편의 앞뒤가 영영 공백으로 남겨지고, 독자는 외부에서 그 공백을 주시하다가 결국 자신의 삶을 대입하게 될 것이다. 독자를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지 않도록 하되 계속 읽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고, 완결된 서사를 피하면서도 구조를 유지한 채 '찰나의 빛'을 보여줄 수 있을까? 이 어려운 과제를 해낸 작가들이 있었고, 노벨문학상 덕분에 비로소 국내에 알려진 앨리스 먼로도 이제 그중 한 명으로 추가해야 할 때가 왔다. <디어 라이프>가 그 자격을 충분히 갖추었기 때문이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사 :
은밀히 고조된 극적인 순간들이 미처 알아채기도 전에 스르르 빠져나간다. 묘사는 정확하고 간결하다. 분노와 슬픔의 감정은 날것 그대로가 아닌 절제된 형태로 나타난다. -뉴욕 타임스

경이로운 작가. -조이스 캐롤 오츠

진정한 형식의 대가. -살만 루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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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러 Simpler
카스 R. 선스타인 지음, 장경덕 옮김 / 21세기북스(북이십일)

"현명한 선택을 이끄는 부드러운 개입"
전 세계적 베스트셀러 <넛지>의 저자, 캐스 선스타인 하버드대 교수의 새 책이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오바마 행정부에서 정책을 추진해온 저자가 사회적 제도나 경제활동, 국가를 이끄는 정책에 '넛지'가 어떤 방식으로 적용될 수 있는지 그 결과와 효율은 어떻게 나타나는지 등을 다양한 사례와 함께 구체적으로 다룬다.

미래의 정부에 관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기획된 이 책은 다음과 같은 물음에 가장 적절한 답이 될 수 있는 책이다. 정부는 우리를 현명한 길로 안내해줄 수 있는가? 어떤 길이 현명한 길인지 누가 판단할 것인가? 현명한 길이 분명히 보인다면 정부는 강제로 우리를 그 길로 이끌어가도 좋은가? <넛지>를 통해 우리의 선택과 행동에 대한 이해와 통찰을 얻었다면, 더 나은 삶을 위한 '넛지'란 무엇인지 이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 자기계발 MD 채선욱

추천사 : 
어떻게 하면 복잡한 시스템을 간소화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일이 왜 중요한지, 우리 모두의 안녕을 위해 그 일이 왜 필요한지를 깨닫게 해준다. - 댄 애리얼리(<상식 밖의 경제학> 저자)

효율적이면서 동시에 인간적인 정부에 대한 관점을 흥미진진하고 거침없이 드러낸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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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끝의 남자
백민석 지음 / 문학과지성사

"10년의 침묵, 백민석의 출사표"
<16 믿거나말거나박물지>, <목화밭 엽기전> 같은 작품을 발표하며 '욕망'과 '분노'라는 한 스타일을 형성했던 작가 백민석은 어느날 갑자기 소설을 떠났다. 그가 침묵한 동안 많은 백민석들이 나타나고 사라졌다. 그리고 10년, 백민석이 돌아왔다. "당시 나는, 작가로서의 나를 죽였던 것이다. 그렇게 해서 나의 나머지를 살게 했던 것이었다. 나를 계속 살게 했던 것이다." (사랑과 증오의 이모티콘 中) 소설과 전혀 상관없는 삶을 살았던 지난 10년 간의 사랑과 증오를 이렇게 정리하며.

두 편의 신작과 일곱 편의 기발표작을 새로 고쳐 총 아홉 편의 소설을 묶어냈다. "전에 뾰족뾰족했던 부분은 모두 구부러졌다"고 스스로 표현하지만, 진짜 백민석이 선보이는 진짜배기 문장은 여전하다. 백민석의 문장은 인간들이 비참을 견뎌내는 방식을 향해 치열하게 다가간다. 한때는 "오히려 그런 변화의 일부가 되기를 원하고 있다."(폭력의 기원 中)고 말하던 한 소설가가 오랜 시간을 건너와 던지는 출사표. "신이라면 나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내 혀끝이 종교의 발상지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의 종교는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니 이제 모든 것은 다시 씌어져야 한다." (혀끝의 남자 中) 그 말대로 이제 백민석을 읽어야 한다.
소설 MD 김효선

책 속에서 : 꼭 그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의료기관의 도움 없이 자신의 질병과 싸우는 사람들은 어떻게든지 책을 읽지 않을 수가 없게 된다. 병원을 찾는 대신 자기 치료의 길을 선택한 사람들 말이다. 특히 마음의 문제로 정신분석학 분야에서 도움이 될 만한 임상 치료의 사례를 찾는 이들이라면 예상을 훨씬 넘어서는 양의 책을 사들이게 된다. 왜냐하면 그 어느 책도 충분할 만큼의 임상 치료 사례를 싣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곧 발견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십 년이라는 긴 세월이 지났어도 내 표정은 아직 기본형 '.'이다. 그리고 여전히 내 삶과 세계의 많은 것들이 의미없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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