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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토크라트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지음, 박세연 옮김 / 열린책들

"0.1대99.9 사회를 넘어설 수 있을까"
제목 플루토크라트(Plutocrat)는 부를 의미하는 그리스어 plutos와 권력을 의미하는 kratos로 이루어진 합성어로 부와 권력을 다 가진 부유층을 뜻한다. 어려운 말 같지만 20대80의 사회에서 1대99의 사회로, 더 나아가 0.1대99.9로 재편된 사회구조에서 0.1에 해당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이 책은 산업혁명 시기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기술, 산업, 자본의 발전과 흐름을 짚어가며 이런 부, 권력의 집중 현상이 왜 생겨났는지, 플루토크라트는 어떻게 기회를 포착하고 ‘나머지’와 다른 위치에 올랐는지를 세세하게 파헤친다.

물론 플루토크라트에게 성찰과 반성의 기회를 주거나 ‘나머지’에게 부러움과 비판의식을 전하려는 의도는 아니다. 전자는 불가능하고 후자는 내 속만 쓰리기 쉽다(아, 벌써 속이 쓰려 온다.). 어느 시대에나 부자는 있었고 계급 차이도 있었다. 그런데 오늘날 플루토크라트는 경제와 정치를 양손에 쥐고, “자본주의의 개방성과 민주주의의 유동성이라는 가치의 사다리”를 무너뜨린다. 이는 그들이 지금 위치에 오른 기반(자본주의의 개방성)을 무너뜨리는 동시에 ‘나머지’가 품은 ‘보통 삶’에 대한 일말의 가능성(민주주의의 유동성)도 말소시키는 결과를 낳을 게 분명하다. 그래서 이 책은 0.1의 삶이 아니라 0.1끼리 어떻게 관계 맺는지, 0.1과 99.9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에 주목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99.9끼리 관계 맺는 방식을 고민해본다면, 이 끝없는 문제의 실마리가 풀릴 수도 있지 않을까. 이 책은 그 현실 인식의 출발점이라 하겠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사 : 
점증하는 불평등은 우리 시대의 가장 시급한 문제들 가운데 하나다. 크리스티아 프릴랜드는 우리로 하여금 미국 엘리트들의 삶을 엿보게 하면서 그들을 만들어 낸 사회를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조지프 스티글리츠,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어떤 저널리스트도 제대로 포착해 낸 적이 없는 거부들의 초상. 좌파 진영의 몇몇 비평가들과 달리, 프릴랜드는 부자들을 헐뜯지 않는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중립적인 서술 방식은 이 책의 주장을 무시하기 어렵게 한다.(USA 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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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코로스, 어머니 만나러 갑니다
오카노 유이치 지음, 양윤옥 옮김 / 라이팅하우스

"어머니의 치매와 함께 그리운 모든 것이 돌아왔다."
도쿄로 상경했다가 낙향한 편집자가 서서히 치매가 진행되는 어머니와의 일상을 네 컷 만화로 그려 지역 정보지에 싣기 시작한다. 자비를 들여 조촐하게 출간된 이 책은 지역 서점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책이 되고, 출판사와의 정식 계약을 맺어 전국 베스트셀러가 된다. 페이스북을 통해 계속 입소문을 탄 이들의 사연은 NHK의 다큐드라마로 제작되고, 주류 영화사가 아닌 독자들의 펀딩 방식으로 영화화 되기에 이른다.

치매 증상을 보이지만 귀여운 어머니 미쓰에와 그녀를 돌보는 환갑이 넘은 대머리 아들 페코로스(작은 양파의 한 품종을 뜻하는 작가의 필명)의 일상. 어머니의 시간은 자꾸만 과거로 돌아가고, 아들의 시간도 이를 따라 현재와 과거를 뛰어넘는다. 이미 사라진 추억 속 인물들이 되살아나 현재의 그들에게 말을 건넨다. 노인이 노인을 돌봐야 하는 고령화 사회. 결코 즐겁지만은 않을 현실에 피어난 보석 같은 순간을 담았다. 어둡고 답답한 이야기, 교훈 없는 신파를 벗어나 선량한 성찰을 진실되게 전달하는 책이다. - 만화 MD 김재욱

책속에서 :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을 잊어 버렸어도 엄니는 살아 있다. 대지진을 겪은 이 나라에. 다른 살아남은 자들과 마찬가지로 살아 있다. 아니, 아버지도. 아버지도 살아 있다. 누구에게도 빼앗기는 일 없는 가족의 시간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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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맛
하성란 지음 / 문학과지성사

"맛, 유니크한 모종의 느낌, 하성란 소설집"
"그녀는 다시 입을 벌려 복숭아를 한 입 베어물었다. 복숭아가 어찌나 단지 잇몸이 가려웠다. 복숭아에서 흘러내린 과즙이 손바닥의 손금을 타고 흐르다가 꺾인 손목 아래로 뚝뚝 떨어졌다." (여름의 맛) 여행지에서 만난 동행이 준 복숭아 하나의 맛에 홀려, 여자는 여름마다 복숭아의 고장을 찾게 되었다. 몰락한 가계를 이끌어가기 위해 엄마가 삶아야 했던, 세 발 돼지족발의 비린내(알파의 시간)와 다섯이나 되는 노인들의 '오징어를 말리는 듯한' 늙음과 죽음, 가난의 냄새를 가리고자 한 진한 카레의 향(카레 온 더 보더). 이렇듯 기억은 감각과 함께 모종의 느낌으로 우리의 삶 속에 자리잡곤 한다.

네번째 소설집 <웨하스> 이후 7년, 장편소설 이후 3년 만에 만나는 하성란 소설집. <알파의 시간>(현대문학상), <그 여름의 수사>(오영수문학상), <카레 온 더 보더> (황순원문학상) 등 작품성을 인정받은 단편들이 고루 실렸다. "지금 내 앞에 서 있는 간판을 볼 수 있기까지 나에게도 나만의 알파의 시간이 흘러갔다는 생각이 든다." (알파의 시간)이라고 지난 시간을 담담히 응시하는 시선이 깊다. 육체가 기억하는 행복의 맛, 고명 같고 양념 같았던 찰나의 기억들이 은은하게 퍼진다.
- 소설 MD 김효선

책속에서 : 
어머니를 묻고 김은 아버지와 산을 내려왔다. 너무 더웠다. 땀이 흐르는 데다 블라우스의 깃이 슬리면서 목덜미가 따가웠다. 목이 탔지만 아버지에게 투정을 부려서는 안 된다는 것쯤은 알 만한 나이였다. 산 입구에는 등산객을 상대로 하는 노점상들이 서 있었다. 촌 여자들이 콩국을 팔았다. 고무로 된 커다란 젓갈통이었다. 그 안에 콩국이 가득했다. 커다란 얼음덩어리가 서서히 녹고 있었다. 아버지가 플라스틱 바가지로 콩국을 떠서 김에게 건넸다. 간간했다. 그녀는 허겁지겁 콩국을 마셨다. 순간 국물과 함께 차갑고 미끄러운 것이 목구멍을 타고 넘어갔다. 어린 그녀는 그것이 작은 물고기일 거라고 생각했다. 작은 물고기들이 헤엄친 것처럼 콩국에서는 비린내가 났다. (...) "그때 그걸 먹어볼 수 있을까?" 김은 들릴 듯 말듯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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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 스쿨 1 : 자신감이 필요해
네온비 글, 도도 그림, 천근아 기획 / 고릴라박스(비룡소)

"소아정신과 전문의 천근아 교수의 어린이 인성교육 만화"
영국 국제인명센터(IBC)가 선정한 ‘세계 100대 의학자’, 소아정신과 전문의, 서울시 교육청자문위원, 가정법률상담소 교육위원으로 활동하며 학교 폭력과 왕따 문제의 해결과 예방에 힘써 온 천근아 교수가 기획한 어린이 인성교육 만화. 누군가 큰 소리로 이름을 부르기만 해도 가슴이 뛰는 아이. 내성적인 성격으로 자주 상처받곤 하는 솔이가 새침떼기 짝꿍 유세라, 훈남 전학생 종현이와의 만남을 통해 자신감을 찾게 된다.

책 한 권으로 아이들에게 커다란 변화를 이끌어내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아주 작은 마음가짐의 변화와 조그마한 용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자기 자신에 대한 만족은 물론 타인과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까지, 나와 꼭 닮은 등장인물들을 통해 어렵지 않게 배울 수 있다. 아이들이 인성과 가치관을 정립해나가는 시기에 꼭 필요한 조언을 담은 책, 어렸을 때부터 너무 많은 걱정과 고민을 떠안고 살아가는 오늘의 초등학생들을 자상하게 보듬어 주는 책이다. 과장이나 훈계 없이 아이들의 실제 생활을 그대로 옮겨 놓은 스토리와 재미있는 만화가 공감과 환영을 받을 만하다.
 - 어린이 MD 이승혜

기획자의 말 :요즘 아이들은 경쟁적인 입시와 과도한 사교육에 찌들어 좋은 인성을 기를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없어요.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몸소 인성 덕목을 보여주기에는 부모님들 또한 너무 바쁘지요. 아이들은 부모님의 관심과 가정 교육을 잔소리로 여기고, 귀찮아하기 일쑤예요. 부모님은 이런 아이들에게 좋은 인성을 길러 주고 싶지만, 어떻게 인성 교육을 해야 할지 난감하기만 하지요.

어떻게 하면 부모님들이 아이들에게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인성 교육을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스스로 좋은 인성을 갖게 될까? 소아정신과 의사로서 많은 사람을 상담하면서 곰곰이 생각해 보다가, 평소에 만화를 즐겨 읽는 제 아이의 모습이 떠올랐어요. 그래! 만화다! 아이들에게 친숙한 만화라면 아이들이 직접 찾아 읽고 여러 현실 문제에 대해 생각하며 스스로 인성을 키우고, 부모님들의 인성 교육 걱정도 덜 수 있다고 생각했지요. - 천근아(연세대 의대 소아정신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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