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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블아디의 생일파티
모리스 샌닥 지음 / 시공주니어

"<괴물들이 사는 나라>에서 <범블아디의 생일 파티>까지"
현대 그림책의 효시라 일컬어지는 <괴물들이 사는 나라> 작가 모리스 샌닥의 마지막 작품이자, 그가 30년 만에 글과 그림을 함께 작업한 그림책. 범블아디는 태어나서부터 한 번도 생일 파티를 한 적이 없었다. 고아가 된 범블아디는 애덜라인 고모에게 입양된다. 아홉 살이 되는 범블아디는 난생처음 생일 선물을 받고 파티를 열게 된다.

<괴물들이 사는 나라>에서 장난을 치다 야단을 맞고 방에 갇힌 맥스는 상상 속에서 여행을 떠난다. 모험을 끝내고 지쳐서 집에 돌아왔을 때 식탁에는 따뜻한 저녁 식사가 놓여 있다. <범블아디의 생일 파티>에서 고모 몰래 난장판 파티를 벌이고, 고모의 화를 불러일으키는 범블아디는 결국 용서를 빌고, 아홉 번씩 아홉 번 뽀뽀를 받는다. 아이는 이런 식으로 불안과 공포, 외로움을 해소하고, 불안정하고 어색했던 관계에는 진정한 이해와 사랑이 싹튼다. <괴물들이 사는 나라>에서 <범블아디의 생일 파티>까지, 모리스 샌닥의 그림책에는 진짜 아이들의 모습, 아이들의 감정이 있다. - 유아 MD 강미연

작가의 말: 
어린이의 갈등이나 고통을 전혀 드러내지 않는 허식의 세계를 그린 책은 자신의 어릴 때의 경험을 생각해 낼 수 없는 사람들이 꾸며 내는 것이다. 그렇게 꾸민 이야기는 어린이의 생활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1964년 칼데콧 시상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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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경독서
목수정 지음 / 생각정원

"경계를 넘는 은밀한 정신의 간음"
길든 짧든 깊든 얕든 누구에게나 독서의 역사란 게 있다. 과거의 현장으로 돌아가 책장을 곱씹어본다면 그 맛은 어떨까. 때늦은 후회로 씁쓸하기도, 풋풋한 내음에 활력이 샘솟기도 하겠지만, 아직도 길들지 않고 철들지 않은 나를 발견한다면, 아직 식지 않은 뜨거운 질문 몇 가지를 마주한다면, 추억을 넘어 오늘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다. <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 작가 목수정은 자기 독서의 역사를 ‘월경(越境)독서‘라 부른다. 실제 한국과 프랑스를 오가며 만들어진 삶이기도 하지만, 그는 사람을 길들이려는 구조와 제도를 넘어 자아를 마주하고, 이를 딛고 타인과 세상을 이해하게 되는 독서의 즐거움을 말한다. 그 증거로 여중생 시절에 만난 낯선 삶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부터 스스로 나의 여신이라 부르는 <이사도라 던컨>, 우연히 만나 강렬한 자유의 힘을 전해준 <불꽃의 여자, 시몬느 베이유>까지, 열일곱 권의 책, 삶,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의 말대로 독서가 “시대와 공간, 성을 초월하여 깊숙이 누군가의 영혼에 내 영혼을 접속시키는 은밀한 정신의 간음”이라면, 같은 책이거나 다른 책, 같은 시대이거나 다른 시대, 같은 사람이거나 다른 사람임에도 우리가 여전히 만날 수 있는 이유로 충분하겠지만. 그렇게 지나치기에는 아쉬운 기회다. 그와, 그가 읽은 책과 질퍽한 연애를 나누며 각자의 기록을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 
많이 사랑하고 많이 걸었더니 책이 나왔다는 네루다의 시구를 연상시키는 책이다. 책에 쓰인 것을 믿었기 때문에 책에서 무엇인가를 배웠기 때문에 예전처럼은 살지 못하게 되는 것, 점점 다른 사람이 되어가기를 포기하지 못하게 되는 것, 이것이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라는 것을 보여준다.(정혜윤, CBS 피디)

그녀는 유연하지만 단단하다. 섬세하지만 타협하지 않는다. 온갖 차별의 장벽을 돌파하고 불의의 경계를 뛰어넘으려는 ‘감성좌파’의 의지는 그 단단함에서 온다. 중력에 굴복하지 않는 자의 ‘교본’을 우리도 갖게 됐다.(로쟈 이현우, 서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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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년 1
박흥용 지음 / 김영사on

"0년, 새 세상을 향한 피난이 시작된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차별과 편견을 넘어 진정한 자유를 희구한 인물을 그린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이후 18년, 새롭게 시작된 박흥용 화백의 역사 만화이다. 일제강점기를 지나 해방을 맞이했으나 다시 시작된 전쟁. 그로 인해 역사의 폭력에 휘말린 작은 마을 석전리 사람들이 새 세상을 찾아 떠나는 피난의 과정을 다룬다.

석전리는 잔칫날이면 위아래 동네가 모여 풍년을 기원하며 돌팔매 대결을 벌이는 마을. 강제 징용되었던 ‘마을 바보 형’ 봉석은 아무도 모르는 섬, 동굴에 감춰진 보물에 대해 떠들고 다닌다. 아무도 그의 말을 믿지 않았지만, 봉석은 의문의 총탄에 살해당한다. 그리고 나라는 반으로 쪼개져 전쟁을 시작한다.

포화 속에서 석전리 사람들이 겪어야 하는 비극은 그 책임 소재가 남과 북 어느 한 쪽에 있는 것이 아니다. 남쪽은 보도연맹 관련자를 학살했고, 북한군은 마을에 밀려들어 일가를 몰살시킨다. 돌팔매질이나 하며 놀던 청년들은 이제 완장을 차고 행세를 하며, 이들이 다시 죽창으로 처형당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마을 사람들은 서로의 소속을 묻는다.

반으로 갈라진 세상에 공포를 느낀 경희와 그의 일가, 마을의 돌팔매꾼들을 비롯한 73명의 마을 사람들은 봉석이 남긴 비밀의 장소를 찾아 피난을 시작한다. 그곳은 일본군이 식량고로 쓰려던 미지의 동굴이지만, 어쩌면 이 세상에 없는 낙원일지도 모른다.

이상향을 향한 이들의 여정은 시작부터 방해받는다. 전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고, 동굴의 위치를 독차지하려는 내부의 적이 있다. 또한 그들을 따르는 음흉한 두 무리의 돌팔매 집단도 있다. 그 가운데서 일어나는 약탈과 배반, 결속의 과정이 빠른 속도로 전개된다. 누가 이들에게 이런 짐을 지웠는가? 왜 이 여정은 시작될 수밖에 없었는가? 이러한 물음에서 박흥용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 만화 MD 김재욱

추천사 : 
오랜만에 돌아온 <영년>에서 박흥용은 더욱 깊어졌고, 더욱 부드러워졌다. 우아한 디테일, 그리고 물 흐르는 듯 요동치는 서사 속에서 우리는 역사와 공동체, 그리고 인간에 대한 그의 사유를 만날 수 있다. 그러면서도 미스터리처럼 감아오는 이야기는 이 묵직한 주제들을 머리가 아니라 피부로 느끼게 하면서 계속 페이지를 넘기게 한다. (구본준, 만화칼럼니스트, <한겨레> 대중문화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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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에게 린디합을
손보미 지음 /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대상, 손보미 첫 소설집"
80년대생 소설가 손보미는 <폭우>로 제3회 젊은작가상 대상을 수상했다. <육인용 식탁>과 <여자들의 세상>으로 웹진문지문학상을 수상했고, <과학자의 사랑>으로 다음 해 다시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손보미의 소설을 읽은 많은 이들이 이 소설이 지닌 어떤 '기미'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혼 후 홀로 자라야 했던 아들을 위해 아버지가 구한 어느 몰락한 락밴드의 콘서트 표. 밴드의 음악이 시작하기 전, 아들이 두르고 있던 담요와 파국의 기미. (담요 중) 좁은 거실에 놓인 아름다운 원목 식탁이 함의한 삶의 균열. (육인용 식탁 중) 이렇듯 파국의 찰나는 '불현듯' 찾아온다. 손보미의 소설은 그 찰나를 더 뺄 것이 없는 담백한 문장으로 포착해내는 날렵한 솜씨를 보여준다.

세련된, 영리한, 산뜻한, 매혹적인, 강렬한... 손보미의 소설을 읽으면 이런 형용사들이 떠오른다. 우리의 평온한 삶이 지닌 불행의 기미, 그 스산한 예감을 작가는 개성있는 문체로 상기시킨다. 국적과 장소를 초월한 다채로운 소설이 평행우주에서 린디합을 추듯 관계를 맺는다. 중력을 박차고 날아올라, 소설을 갖고 노는 유쾌한 신인의 등장. 놓치기 아쉬운 아홉 편의 소설이 독자와 춤을 춘다. - 소설 MD 김효선

책속에서 : “그 부부에게 왜 담요를 주었느냐고 아까 물었죠? 사실 내가 순찰차로 돌아오기 직전, 어린 부인이 술에 잔뜩 취한 목소리로 이런 말을 했소. ‘아들과 다른 공연을 보러 가세요. 사람들이 죽지 않는 콘서트요. 사람들이 즐겁게 노래 부르고, 춤추는 그런 콘서트 말이에요. 사람들이 죽지 않고, 살아 있어서 행복한 노래만 흘러나오는 곳이요. 나도 그런 곳에 가고 싶거든요..’ 나는 차 안으로 돌아왔고, 조금 울었소. 그리고 나는 그들에게 되돌아갔소. 그랬더니 그 어린 부인이 나에게 뭐라고 했는지 알아요? 어린 부인은 이렇게 말했소. ‘우린 인간쓰레기예요’라고. 나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소. 다만 그 부부의 머리를 잠시 동안 쓰다듬어보았소. 그 작고, 동그랗고, 차가운 아이들의 머리를 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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