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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7년의 밤> 정유정 이야기의 힘"
오직 이야기의 힘으로 2011년 최고의 소설로 선정된 <7년의 밤> 작가 정유정이 2년 3개월만에 발표한 장편소설. '불볕'이라는 뜻을 지닌 도시 '화양'에서 의문의 질병이 퍼진다. 병에 걸린 개에 물린 이후 눈이 빨갛게 붓고, 온 몸에서 피를 흘리는 개사육업자. '빨간 눈'은 119 구조대원에게, 응급실 의사에게, 간호사에게, 화양 시민에게 퍼져나간다. 봉쇄된 도시는 무간지옥이 되고, 불길함은 이내 도시를 잠식한다.

이 소설은 불볕 같은 도시에서 28일간 펼쳐지는 생존을 향한 갈망에 관한 이야기이다. 감염자를 처음 발견한 구급대원 기준, 한국인 최초 개썰매 레이스 참가자이자 유기견을 치료하는 수의사인 재형, '스타'가 자신의 짝임을 아는 도망친 개 링고, 재형의 정체를 고발하는 기사를 처음 작성한 기자 윤주, 개를 학대하는 사이코패스 동해, 화양의 간호사 수진까지. 다섯 명의 사람과 한 마리의 개의 시점을 따라 이야기가 달려간다. "독자를 내가 만든 세계에 데려다 놓고 싶다"는 작가의 바람대로, 이야기의 궤적을 쫒다보면 절로 쏟아지는 햇볕 아래, 빨간 눈을 한 사람들에 둘러싸인 것처럼 숨이 벅차다. 지옥 같은 현실에서 네가 아닌 내가 살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과연 우리가 살아남아야 할 이유가 아직 존재할까? 혹독하고 가차없는 리얼리티가 구원의 가능성에 대해 묻는다.
- 소설 MD 김효선

책 속에서 :
인터넷과 SNS에선 수십만 개의 손가락들이 수십만 개의 훈수를 뒀다. 세계보건기구와 손잡고 빠른 시일 내에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둥, 이 전염병에 '빨간 눈' 괴질이 아닌 보다 적절한 이름을 붙여줘야 한다는 둥, 정체 모를 병의 유행으로 대중이 막연한 공포를 느낄 때 정부와 언론은 어떻게 소통을 해야 하고 공중과는 어떤 내용으로 소통할 것인가에 대한 가이드라인과 매뉴얼을 만들어 실행하라는 둥. 더하여 희한한 풍문들이 'RT'를 통해 무한 확산됐다. 빨간 눈은 개와 사람의 바이러스가 합방해 낳은 이종 변이 바이러스라느니, 화양에 내린 이 새빨간 저주는 사악한 세상을 정화시키기 위해 신이 보낸 최후의 불벼락이라느니, 생마늘과 홍삼을 많이 먹으면 빨간 눈에 걸리지 않는다느니...... 당연한 얘기지만 화양 내부는 무간지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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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으로 충분하다
정혜신 지음 / 푸른숲

"한국인의 마음 주치의, 정혜신의 힐링 토크"
<남자 VS 남자>, <사람 VS 사람>으로 심리 분석과 사회 통찰을 함께 보여준 정신과 의사 정혜신. 심리분석연구소를 열어 수많은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다독여준 심리치유 전문가 정혜신. 쌍용차 해고 노동자와 가족을 위한 심리치유센터 ‘와락’의 활동가 정혜신. 이 정도면 가히 한국인의 마음 주치의라 하겠다.

이번 책은 치유자 정혜신의 진면목을 맛볼 수 있는 기회다. 네 명의 30대 여성과 함께 진행한 집단 상담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처음 보는 사람끼리 신뢰를 쌓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을 열어가는 과정 그리고 그 안에서 오가는 위로와 격려는 문제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법을 제시하는 기존의 심리학 책과는 다른 따뜻한 공감을 전한다. 정혜신은 네 명의 내담자가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고 지지와 공감을 받는 과정을 통해, 의사가 환자에게 전하는 일방향 치유가 아니라 치유받은 사람이 또 다른 사람의 치유자가 되는 치유의 선순환을 보여준다. 자기 감정을 모두 드러내고도 이해받고 공감받는 경험을 통해 자기 존재에 대한 ‘근원적 안정감’까지 느낄 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자신의 마음 상태, 자신의 문제들을 자기 언어로 표현하는 방법과 그 소중함을 깨닫는 정도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값진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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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MD 박태근

책 속에서 : 
여러분들이 앞으로 경험을 하겠지만 우리에게는 살아오면서 여러 어려움들이 있었을 겁니다. 상처가 나서 곪은 부분을 의사가 조심조심 메스로 째고 닦아내듯이 마음의 상처도 마찬가집니다. 대화를 통해서 아픈 부위로 조심스럽게 접근해 들어가게 될 거예요. 그래서 그것을 치유하는 과정을 거칠 거예요. 제 말이 지금은 잘 와 닿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부터 제가 여러분 옆에서 잘 도와드릴 거예요. 그 과정을 함께 겪어나갈 겁니다. 그 과정을 거치면, 맹장염을 앓는 사람이 치료받고 나면 통증과 발열로부터 자유로워지듯이 여러분도 마음의 상처로 인한 여러 불편함들이 줄어들 수 있을 거예요. 이제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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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나날
제임스 설터 지음, 박상미 옮김 / 마음산책

"소멸하는 삶과 영영 빛나는 문장 사이"
문학평론가 신형철은 '정확하다'는 단어로 이 소설을 평했다. 그리고 그에 따르면 이 평가는 소설에 바칠 수 있는 최상급의 찬사다. 책을 펼치면 리처드 포드의 기나긴 상찬이 있다. 만약 띠지와 뒷표지를 다 본 뒤에 서문을 이어 읽는다면 좀 피로할 것이다. 물론 대단하겠지. 그런데 이렇게까지 대단하다고 해도 되는가. 거장은 천국에는 얼마든지 있고, 그들의 책 다수는 여전히 지상에서도 만날 수 있는데 말이다.

그러나 <가벼운 나날>은 정말로 '정확함'을 자랑할 만하다. 이를 미국 중산층의 삶에 대한 정확함이라고 말할 수는 있겠다. 적당히 우아하고 장황하지 않으며, 심리를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내면을 표현해낸다. 리처드 예이츠를 떠올릴 수도 있겠다. 이는 취향을 탈 수 있는 방식이지만, 어쨌건 대단한 건 사실이다. 앤 타일러를 비롯한 많은 작가들이 일상적이지 않은 에피소드를 끌어와 일상과 대조시킨 이후에야 전개를 이어갈 수 있음에 비하면, 정확한 표현으로 일상 자체를 직격하는 능력은 확실히 아무나 가질 수 없는 것이다. 물론 여기다가 사실주의를 비난하던 옛 독자들처럼 '그래서 어쩌라는 건가?'라고 물을 수는 있다. 그러나 필연적으로 사그라지는, 소멸해가는 삶을 담은 몇 권의 책이 인생보다 훨씬 오래 남을 것이라는 씁쓸한 아이러니를 목격하는 순간의 감탄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죽어가는 삶을 담은 뛰어난 소설 그 자체가 죽어가는 삶의 대조군이 되는 '문학적'인 모습은 아무때나 구경할 수 없는 진귀한 볼거리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사 : 
...예컨대 한때 내가 가장 사랑한다고 믿은 대상이 이제는 내 삶의 무의미를 극명하게 증명하는 것처럼 보일 때의 그 비감을 설터만큼 잘 그려내는 작가는 많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숨 쉴 틈 없이 페이지가 넘어가는 소설이 아니라 수시로 깊은 숨을 내쉬느라 페이지가 넘어가지 않는 소설이다. 삶을 너무 깊이 알고 있는 작가의 소설을 읽을 때 느끼는 피학적 쾌감 때문에 나는 그만 진이 다 빠져버렸다.
-신형철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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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노후는 당신의 부모와 다르다
강창희 지음 / 쌤앤파커스

"'100세 시대'의 직장인"
대한민국이 늙어가고 있다. 한국의 고령화 속도는 세계적으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빠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년 연장이니 기초노령연금이니 논란은 많지만 어느 것 하나 확실한 것은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대한민국 최고의 노후설계 전문가로 알려진 前 미래에셋 부회장 강창희 소장의 새 책은 이 질문에 대한 가장 적절한 답이다.

30년을 벌어 60년을 먹고 살아야 하는 오늘날, 건강/일/자녀/자산/인플레이션이라는 '100세 시대 5가지 리스크'를 토대로 풍요롭고 가치 있는 후반 인생을 위한 실질적 해법을 담았다. 현역 시절 자산을 관리하는 법에서부터 자신의 직업에 맞추어 노후를 설계하는 법, 퇴직 후 소득공백을 메꾸는 법까지, 막연한 숙제처럼 여겨왔던 노후 대비의 원칙들을 조목조목 짚어준다. 특히 저자는 오늘날의 노후준비가 재무적인 부분에만 편중되어 있다는 지적과 함께 노후자금으로 얼마를 모아야 한다는 식의 준비가 아니라, 돈, 건강, 일 등에 대해 종합적인 인생설계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100세 시대'를 사는 직장인으로서 갖춰야 할 덕목을 제시한다.
- 경제경영 MD 채선욱

책 속에서 : 
직장인이라면 재테크로 돈을 불리기보다, 돈 버는 능력을 지닌 자기 자신도 운용자산의 일부라는 생각을 확고히 해야 한다. ...스스로에게 질문해보자.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를 그만두더라도, 곧바로 같은 직업을 찾아 현재 수준에 못지않은 돈을 벌 수 있는가?" 이 질문에 자신 있게 "그렇다"고 답할 수 있는 사람은 투자에도 성공할 자질이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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