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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독서뿐
정민 지음 / 김영사

"삶을 구원할 방법은 ‘오직 독서뿐"
옛 글을 정갈하게 옮긴 번역서와 옛 사람의 삶을 되살린 이야기부터 연구 성과를 정리한 학술서와 내면의 풍경을 담아낸 에세이까지. 고전문학의 바다를 자유로이 유영하며 옛 글의 맛과 멋을 전해준 정민 교수가 그 자신의 바탕이 된 독서법과 공부론을 정리했다. 물론 그답게, 허균, 이익, 홍대용, 박지원, 이덕무 등 조선의 지식인들이 남긴 글을 갈무리하고 자신의 뜻을 덧붙이는 방식이다. 책을 고르는 방법, 읽기 전 마음의 준비, 올바르게 읽는 태도, 읽고 난 후에 해야 할 일 등 책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 삶을 바꾸는 방법이 촘촘하게 그려지는데, 이들과 정민 교수가 한목소리로 외치는 건 독서의 '합목적성'이다. 이제 왜 이 책의 제목이 ‘오직 독서뿐’인지, 이들이 왜 책 아니면 아무 일도 안 될 것처럼 이야기하는지 알 만하다.

오직 독서라 외치니, 당연히 본문에는 고개를 끄덕일 이야기와 갸웃거릴 이야기가 함께 있고, 그들이 강조하듯 이 책 역시 의심의 대상이기도 하다. 다만 몇몇 구절만 가지고 독서의 아포리즘처럼 이야기한다거나, 몇몇 해석만 가지고 시대와 맞지 않는 옛날 생각이라고 폄하하지 말길 바란다. 이 책의 마지막 꼭지 ‘부분과 전체’는 전체를 놓치고 부분에만 집착하다 겨우 에피소드 몇 개 건지는 독서의 참혹한 결과를 경계하라고 말한다. 이쯤 되면 ‘무서운 독서’라고 해야 할까. 돌아보니 더위를 잊게 만드는 문장 하나가 기억에 남는다. “괜찮다 싶을 때 더 책을 읽어라. 이만하면 됐다 싶을 때가 책을 더 열심히 읽어야 할 때다.”.
- 인문 MD 박태근

책 속에서 :

군자의 말에도 실수는 있다. 행실이 착한 사람도 때로 잘못을 범한다. 독서만은 그렇지가 않다. 1년 내내 계속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 한 책을 1백 사람이 동시에 읽어도 효과는 똑같다. 명분과 법이 중요하고 고기의 맛이 훌륭해도, 오래되면 바꿔야 하고 많이 먹으면 탈이 난다. 책은 많이 읽을수록 좋고, 오래될수록 근사해진다. 사람들은 이 좋은 독서를 멀리하고 맛있는 음식으로 배불릴 궁리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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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일기Z
마넬 로우레이로 지음, 김순희 옮김 / 황금가지

"여러분이 평소에 기대하시던 좀비 소설"
아마도 현 시점에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좀비 소설은 맥스 브룩스의 <세계대전 Z>일 것이다. 그러나 <세계대전 Z>는 기존의 좀비 소설들과는 궤를 달리 한다. 거시적인 시점에서 세계 정치의 역학관계가 조정되는 모습을 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세계대전 Z>는 뛰어난 설정을 갖춘 수작이었지만, 보통의 좀비 어포칼립스 소설을 기대했던 독자들이 종종 실망의 목소리를 낸 것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좀비 위기 상황에서 탈출하고 모험을 펼치는 '서바이벌' 느낌의 좀비 소설이야말로 이 장르의 진수라고 해야 할 것이다. <종말일기Z>는 바로 그런 내용의 소설이며, 또한 이 분야에서 최근 가장 주목받은 소설이다.

1인칭 시점의 일기 쓰기 형식으로 전개되는 <종말일기Z>는 특별한 성찰을 제공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계속해서 이어지는 에피소드와 중간중간에 잘 삽입된 하이라이트들은 기존에 팬들이 원하던 모든 것인지도 모른다. 전개가 속도감 넘치지는 않고 다소 천천히 이뤄지지만, 이쪽이 아무래도 더 '리얼'하게 느껴진다는 것만큼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더운 하룻밤을 날리기에 모자람 없는 선택이다. 상비해 두시기 바란다. -
소설 MD 최원호

책 속에서 : 
"무슨 일이 일어난 게 아니라 일어나야 했다고 해야 맞는 말이야. 그 괴물들이 항구를 습격했어." "도대체 어떻게요?" 선장이 내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어떻게냐고? 그게 무슨 차이가 있지? 중요한 건 그것들이 들어왔다는 거야. 문제는 바로 그거라고. 방법이야 여러 가지지. 아마도 보안선 밖으로 임무를 수행하러 간 민간인들이 감염되었을 수도 있고, 용기가 없거나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해서 너무 늦게 보고했겠지. 그것들이 보안선 안에서 갈라진 틈을 발견했을 수도 있어. 아니면 어느날 밤 누군가가 문 잠그는 것을 잊었을 수도 있고, 맹꽁이자물쇠를 재확인하지 않았을 수도 있지." 선장은 팔을 뻗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그것들이 들어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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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테이블
마이클 온다체 지음, 한유주 옮김 / 다산책방

"좁은 공간의 짧은 빛"
마이클 온다체의 <잉글리시 페이션트>는 모래바람이 이는 사막처럼 불투명하고 신비로운 소설이었다. 숭숭 구멍이 뚤린 듯한 내면 묘사는 어느새 황량한 풍경과 이어져 존재하지 않는 광경을 불러일으키곤 했다. 소설만이 해낼 수 있는 과업이었다. 따로 환상을 만들어내지 않아도 기억과 생각이 뒤얽혀 내려앉은 사막은 이미 현실과 현실 아닌 것의 사이에 펼쳐졌다. 최승자 시인의 말을 빌면 '의식의 박명지대' 같았다. 그곳에서 시간의 타래는 풀어져 풍경 속으로 녹아들고, 그 사막은 영원히 현재에 머물 듯했다. 두렵고도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마이클 온다체의 신작 <고양이 테이블>은 <잉글리시 페이션트>에 비하면 좀더 보통의 '이야기'에 가깝다. 커다란 여객선의 가장 싸구려 선실에 머무는 소년의 눈에 들어온 세계의 이야기다. 다소 혼란스러울 수 있는 시점 변경 등의 장치는 <고양이 테이블>에서는 많이 줄어들었다. 대신에 보다 전통적인 성장기가 그 자리를 차지한다. 끝없이 펼쳐진 바다 위에 떠 있는 거대한 배는 마치 이 세계에 대한 비유 같지만, 배는 배 바깥의 세계보다 더 너그럽고 더 신비롭다. 소년은 이 배에서 내려 지상의 현실로 돌아가기 전까지 (비록 배에서도 가난하긴 마찬가지지만) 지상의 현실이 보여주지 못하는 귀중한 것들을 발견할 것이다. <잉글리시 페이션트>가 빛의 기억 속에서 살아가는 초현실적인 풍경을 보여 주었다면, <고양이 테이블>은 빛이 쏟아지던 바로 그 순간을 향한다. 그리고 그 둘 모두 아름답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사 : 
인생의 한순간을 진정으로 포착한다는 것은 예술적인 성취다. 이 작품은 특별하고 달콤한 향기를 풍긴다 -뉴욕 리뷰 오브 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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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를 위한 다섯 가지 선물
에란 카츠 지음, 김현정 옮김 / 민음인

"기네스에 오른 천재, 에란 카츠의 신작"
<천재가 된 제롬>, <슈퍼 기억력의 비밀>로 한국에도 잘 알려진 에란 카츠의 신작. 전작에서 유태인의 뛰어난 두뇌 비결을 소개해 뜨거운 호응을 얻었던 그가 이번에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에서 지혜를 찾아 뇌와 마음을 위한 다섯 가지 자기 계발 비결을 한 편의 소설 같은 이야기 속에 녹여냈다. 사람들이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지만 미처 깨닫지 못하는 잠재력을 깨워야 한다고 조언하며, 원치 않는 기억과 불필요한 정보를 삭제하고 좋은 기억을 채워 넣는 법, 치명적인 실수를 예방하고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법, 충동과 욕망을 통제하는 법, 상대를 효과적으로 설득하는 비즈니스 기술 등 뇌와 마음을 위한 실용적인 지침들이 펼쳐진다.- 자기계발 MD 채선욱

책 속에서 : 
"인간의 두뇌는 범주나 원형을 기준으로 정보를 흡수합니다. 정보를 저장할 때도 마찬가집니다. 체스 챔피언들의 머릿속에도 엄청난 양의 게임 패턴이 들어 있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체스 경기를 했으니까요. 체스 챔피언들의 두뇌는 입력된 정보와 자신이 이미 갖고 있던 지식을 맞춥니다. 그래서 머릿속에 저장된 것과 일치하는 패턴을 봤을 때는 즉시 알아차렸지만 체스 판 위에 말이 엉망진창으로 흩어져 있는 그림을 봤을 때는 그 어떤 패턴이나 근거도 찾지 못한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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