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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박범신 지음 / 한겨레출판

"등단 40년, 박범신과 아버지들 "
나는 시우를 배롱나무가 있는 폐교에서 처음 만났다. 그녀는 가족을 떠난 아버지를 찾아 다니는 중이었다. 강경 젓갈집에서는 청동조각 김이라는 기이한 사내를 만났다. 한대수의 노래를 좋아하는 옥녀봉 꼭대기 소금집의 사내. 나는 곧 그가 눈 오는 날 ‘길에 뭔가를 빠트린 것처럼, 절름절름하면서’ 가족에게서 도망친 시우의 아버지임을 알게 된다. 이어지는 어느 아버지의 인생 이야기. 염전을 하던 아버지를 돕기 위해 150리를 걸었던 시절, 쓰러진 나를 구해준 첫사랑 세희누나의 추억, 추억을 잊고 돈 버는 기계가 된 고급 빌라의 아버지까지, 짜고 시고 달고 쓰고 매웠던, 그의 소금 같은 인생 이야기가 관능적이다.

배호와 야구를 사랑한 나의 아버지가 어떻게 아직도 인생에서 도망치지 않았는지를 생각하면 문득 아득해질 때가 있다. 박범신의 아버지는 가출하고, 갈등하고, 끝내 돌아오지 않지만, 익명의 아버지들은 굴종하고 인내하며 자신의 인생을 붙들고 있을 것이다. 등단 40주년을 맞은 소설가 박범신의 40번째 장편소설. 자본의 맷돌과 함께 자전해야 했던 모든 아버지들의 낭만에 관한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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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MD 김효선

책 속에서 : 
"꼭 대학까지 다녀야겠냐?”라고 묻던 아버지의 목소리가 귓가에 남아 있었다. 치사하고 치사했다. 어디 나뿐이겠는가. 어둠 속에 귀를 열어놓고 있으면 밤낮없이 사람들이 아우성, 아우성치는 거대한 소음이 이 고요한 호숫가에까지 들리는 듯했었는데, 그 역시 세계의 모든 아버지들이 중얼거리는 “치사해, 치사해, 치사해!”의 장대한 합창이었던가 보았다. 애비들이 치사하면 세상이 모두 치사해진다는 아버지의 말은 하나도 그른 데가 없었다. 치사한 아버지들과 치사함을 견뎌내는 아버지들에겐 모두 ‘새끼’들이 딸려 있었고, 아버지들의 소망과 달리, 그 새끼들 역시 치사하게 살아가며 “치사해, 치사해, 치사해!”를 대물림받는 중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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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을 위한 나라는 없다
한윤형 지음 / 어크로스

"자꾸 흔들지 마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당사자들을 포함해서, 20대에 관심이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청춘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좀 찝찝한 경험이 될 것이다. 잉여-루저-청년을 설명하려 드는 손쉬운 시나리오들(20대 개XX론, 386 개XX론, 20대 무능력론, ‘원래 청춘이 그래’론 등등)을 한윤형이 친절하게 파괴해 버리기 때문이다. 타인에게 적의를 드러냄으로써 그들에게 자신의 스트레스를 떠넘기기 위한 선결조건이 ‘명쾌한 주적 설정’임을 상기해 볼 때, 열렬히 분노하기 위해 <청춘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읽는 것은 그다지 좋은 선택이 아니다. 다르게 표현하면, 지금 청춘이 그럴 계제가 아니다. 수많은 청춘론들이 낙마(또는 의도적으로 오용)한 지점이 바로 여기다. 혹자는 청춘들에게 더 분노하라고, 혹자는 더 마음을 열어 답답한 현실을 받아들이라고 했지만 그 목표 지점들 모두가 청춘들의 현실 바깥에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자꾸 흔들지 말라. 청년 세대의 진정한 적은 나 자신(자기계발의 신화)도 아니고 특정 괴물(당신이 생각하는 누구건)도 아니다. 굳이 이름을 대라면 불패의 강철 유령 대오인 (후기) 자본주의라고 해 두자. 아니 무슨… 어쩌자는 건가, 그 놈들은 패배한 적이 없다!

그렇다. 말도 안 되는 싸움이다. 그래서 <청춘을 위한 나라는 없다>가 취한 태도는 적절하다. 한윤형은 각종 시나리오들을 분쇄하고 특정 심리적 파벌에 가담한 사람들을 무장해제시키는 와중에도 어떤 ‘해방구’를 선물하지 않는다. 이 책은 청춘들로 하여금 지금 우리가 누구인가를 암중모색하게 만들 뿐이다. 보라. 모름지기 달려 나가려면 지금 딛고 선 땅이 어디인가부터 파악해야 한다. 그곳이 비록 좁고 질척거릴지라도, 아니 그렇기 때문에 더욱 잘 알아두어야 한다. 그러니 섣불리 흔들리거나 떠들기 전에 다시 여기를 둘러보는 데서 시작하자. 이곳은 필패의 그라운드, 그러나 게임은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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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MD 업무대행) 소설 MD 최원호

TIP : 
한윤형을 알아가고 싶으신 분들은 1장부터 읽습니다.
스트레이트하게 본문 들어 가시려면 2장부터 읽으신 뒤, 한윤형이 궁금해지면 다시 1장을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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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인의 협동의 경제학
정태인, 이수연 지음 / 레디앙

"이제 300년 묵은 신앙에서 벗어날 때"
이른바 주류경제학은 이렇게 주장해 왔다. 인간은 이기적이고 시장은 효율적이며, 모든 경제 문제는 시장이 '보이지 않는 손'을 통해 해결해줄 것이라고. 그러나 세계는 아직까지 '위기' 상황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5년째 뚜렷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의 정태인 원장은 이번 새 책에서 때문에, '기존의 경제학은 죽었다'고 먼저 선언한다. 시장은 물론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곳이다. 그리고 동시에 정치와 경제가 만나는 곳이기도 하다. 때문에 저자는 시장경제의 원리만으로 사회를 일원화 시키는 경제학의 한계를 지적하며 이제 우리에겐 시장경제와 함께 사회적 경제, 공공경제, 생태경제 네 바퀴가 맞물린 '4박자 경제학'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인간과 사회를 읽지 못하는 책상 위 경제학에서 벗어나 여러 가치가 공존하는 경제학, 신뢰와 협동의 경제학에 기반한 새로운 사회를 여는 방식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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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 MD 채선욱

책 속에서 : 
서울시 공무원을 비롯한 정책 입안자들, 오늘도 여기저기서 협동조합의 들불을 지피고 있는 사회 혁신가들, 그리고 사회 구성의 원리를 고민하는 학자들, 또 우리가 맞닥뜨린 생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운동가들, 무엇보다도 올바른 사회를 만들기 위해 내가 해야 할 일이 뭔가를 고민하는 일반 시민들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 박원순 (서울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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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르와 함께한 인생여행
미치 앨봄 지음, 윤정숙 옮김 / 21세기북스

"당신의 시간은 당신의 것입니까?"
전 세계 41개국 42개 언어로 번역돼 수천만 부가 팔린 미치 앨봄의 일곱 번째 책이자 세 번째 소설이다. 그는 이 소설에서 '시간의 아버지'를 현대 뉴욕의 한복판에 등장시켜 그에 관한 신화와 전설을 새롭게 해석한다. 작가는 인류 최초로 시간을 측정한 시간의 아버지 도르의 모습을 통해 세상의 기원을 탐색한다. 도르는 인류 최초로 시간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는 시계를 만들었다는 죄로 영원히 동굴에 갇힌 채 시간을 더 달라는 인류의 절규를 듣는 천벌에 처해진다. 그가 이 형벌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단 하나, 딱 두 사람에게만이라도 시간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하는 것이다. 도르는 좀더 많은 수명을 원하는 노인과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버리려는 소녀에게 시간과 인생에 대한 설득을 벌인다.
 
<도르와 함께한 인생여행>은 쉽게 읽히면서 선명한 메시지를 전한다. 정말로 우리는 시간을 이해하고 그것을 잘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가? 아니면 그저 공기처럼, 늘 주어져 있기 때문에 소중함을 인식하지 못하고 아무렇게나 날려 버리고 있지는 않은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포기하려는 사람과 좀더 많은 시간을 탐욕스럽게 바라는 사람. 이 두 인물의 대조는 간단하면서도 중요한 문제를 독자들에게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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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MD 최원호

추천사 : 
우리의 삶에 의미가 있다는 미치 앨봄의 투철한 믿음에는 뭔가 편안함이 있다. –피플
미치 앨봄은 복잡다단한 개념을 단순 명료하게 구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다시 한 번 그 능력을 입증했다. –북스앤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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