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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셋 파크
폴 오스터 지음 / 열린책들

"우리, 힐링 없는 세계를 헤쳐 나가자"
세상은 이해할 수 없는 일들로 가득하다. 고통과 행운은 우연이나 운명이라고 이름 붙여진 알 수 없는 힘을 통해 다가온다. 따라서 인간은 무방비 상태에 있다. 마치 눈에 가리개를 씌운 채로 걸어가는 것과 같다. 여기에 ‘왜’라고 물으려면, 즉 맞서려면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질문하지 않고 도망칠 수 있는 길이 주어진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좀더 안락한 생활과 더 많은 수입, 또는 원대한 ‘꿈’으로 눈을 돌리면 삶이라는 압도적인 수수께끼를 잊을 수 있다. 그러나 수수께끼는 사라지지 않는다.

폴 오스터의 신작 <선셋 파크>는 이 삶이라는 수수께끼를 직시하고 그곳을 향해 걸어가는 청춘 군상들을 그린다. 그들은 미래를 계획하는 대신에 현재를 관찰하면서 자신들의 인생을 갑작스레 바꿔 놓은 우연을 화두로 품고 용맹정진한다. 그러는 와중에도 폭탄 같은 우연들이 삶 속으로 연거푸 떨어진다. 점점 더 자욱해지는 굉음과 연기 속을 청춘들이 걸어간다.

그들의 인생은 더 나아졌는가? 모른다. <선셋 파크>는 더 나은 인생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다만 어쩌면 그 ‘달리는’ 일이 중요할 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스펙터클이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웅대한 운명의 자태를 그려오던 폴 오스터가 <선셋 파크>에서 보여주는 이 작은 권유는 어쩌면 몇몇 나이 든 작가들이 보여주는 뻔한 노파심일 수도 있겠다. 물론 나는 이 작품이 취한 그 ‘포즈’가 위무의 손길이라고 생각한다. 굳이 촌스럽게 손 내밀 필요가 있을까? 글쎄. 그랬으면 좋겠다. 필요한 일이었으면 좋겠다. 이 책이 당신에게 힐링을 돌파하고 전장으로 걸어나갈 수 있게 도와줄 수 있으면 좋겠다.
  
- 소설 MD 최원호

책 속에서 : 캘리포니아 에인절스의 구원 투수였던 도니 무어는 1986년 아메리칸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다섯 번째 경기에서 9회에 보스턴 레드 삭스의 승기를 꺾도록 투입되었다. 에인절스는 처음으로 우승기를 손에 넣으려는 순간을 눈앞에 두고 1점차로 앞서 가고 있었지만, 투 아웃에 1루에 주자가 출루한 상황에서 무어가 스포츠 사상 가장 불운한 피칭으로 기록될 투구를 했다. 보스턴 외야수 데이브 헨더슨에게 장외 홈런을 맞은 것이다. 그 홈런으로 경기 흐름이 뒤집혔고 에인절스는 결국 경기에서 졌다. 무어는 그때의 굴욕에서 다시는 일어서지 못했다. 그 인생을 바꾼 투구를 한 3년 후, 야구계를 떠난 그는 금전적으로나 결혼 생활에서나 궁지에 몰려 아마도 제정신이 아니었는지 세 아이들이 있는 자리에서 아내와 부부싸움을 벌였다. 그는 총을 들고 나와 아내에게 세 발을 쏘았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그런 다음 총구를 스스로에게 돌려 자기 머리를 날려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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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만든 먼나라 이웃나라 15 : 에스파냐
이원복 글.그림 / 김영사

"국민 교양만화 먼나라 이웃나라 최종편"
 '국민 교양만화' 먼나라 이웃나라가 2011년 중국 근현대 편, 2012년 시리즈 전면 개정판을 펴낸 데 이어, 열다섯 번째 나라 에스파냐 편을 끝으로 지난 35년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18개월만에 출간된 신작은 오랫동안 기다려온 독자들의 기대에 보답하듯 압도적으로 방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화려한 문화와 열정적인 국민성, 극단으로 흥망성쇄를 거듭해온 역사의 부침에 이르기까지,탁월한 압축과 감각적인 연출의 묘를 발휘하며 한 국가의 기원부터 미래의 향방까지 내다본다. 
 
저자는 '500년 전에 벌어진 에스파냐의 융성'과 몰락이 시사하는 바를 강조하면서, '한국과 닮은 그들의 역사가 국내 독자들에게 특별한 공감을 안겨줄 것'이란 기대를 내비친다. 에스파냐의 뿌리, 국민성에 대한 치밀하고도 입체적인 탐구는 최종편에서도 여전하다. 이보다 더 선명하게 다가올 수 있을까 싶은 생생한 정보들이 쉽게 휘발되지 않는다는 점, 이 또한 먼나라 이웃나라를 애독해온 1,700만 독자가 동의하고 매번 새 책을 펼칠 때마다 기대하는 사실일 것이다.
 - 어린이 MD 이승혜

머리말 중에서 : 
전 세계를 제 짚 앞마당처럼 누비며 호령하던 대제국의 영광은 세계 최정상에 오르는 순간부터 이미 사양길로 접어드는 기묘한 역사적 운명에 봉착했다. 이는 순수한 종교 정신에 얽매어 다른 문화와 종교를 포용하지 못하고, 독선적이고 폐쇄적인 문화를 고집한 데 따른 필연적 결과였다. 글로벌 시대가 열렸음에도 불구하고 문을 걸어 잠근 에스파냐의 역사는 그 후 수백 년간 고난과 수모의 길을 걸었다. 이러한 에스파냐의 역사는 이제 막 다문화 사회, 글로벌 문화에 당면한 우리에게 귀중한 교훈을 던져준다. 때문에 '에스파냐 편'을 꼭 다루고 싶었고, 드디어 독자 여러분에게 선보이게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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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인문학
리 보틴스 지음, 김영선 옮김 / 유유

"인문학으로 우리 아이 키우는 법"
많은 부모가 아이에게 고전을 권한다. 그들은 고전이 훌륭하다고 믿으며 아이가 고전을 읽기를 원한다. 그런데 이런 고전 읽기를 통해 아이가 무엇을 얻기를 바라는 걸까. 혹시 <오만과 편견>이나 <모비딕> 같은 작품에 대해 한두 마디 할 수 있고, 관련한 이야기에 소외감을 느끼지 않기를 바라는 건 아닐까. 이 책은 고전 읽기를 통해 ‘고전의 내용’이 아닌 ‘고전을 읽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이런 고전공부법은 문법, 논리학, 수사학으로 구성되는데, 각각 기본 어휘와 개념을 익히고, 사실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 생각을 비교해서 판단하고, 생각이나 지식을 적절한 말이나 글로 다른 이에게 설명해서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다시 말해 무엇이든 아는 게 아니라 무엇이든 배울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저자는 2500년 동안 이어진 고전공부법을 대안교육 방법론으로 내세우며, 자신의 아이와 함께 나누고 성장한 과정을 풀어낸다. 교육과정뿐 아니라 온전한 인간으로서의 아이를 전문화, 분업화를 통해 분절된 삶으로 유도하는 사회 구조의 문제, 소위 전문가 교육이라 불리는 체제에서 부모가 어떻게 소외되는지 등을 되짚고, 고전공부가 아이의 인생에 어떻게 보탬이 되는지를 수학, 지리, 역사 등 개별 영역부터 읽기, 쓰기, 말하기 등 보편 영역까지 꼼꼼하게 알려준다. 내 아이를 교양 있는 아이로 키우고 싶은 이라면, 더불어 나 역시 교양 있는 부모가 되고 싶은 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인문학으로 우리 아이 키우는 법'이라 하겠다. 
 
인문 MD 박태근

이런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 
- 자기가 가진 학습 잠재력에 못 미치는 아이 때문에 애태우는 부모
- 왜 업무의 기초부터 새로 가르쳐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는 고용주
- 좌천과도 같은 자리 이동에 좌절하여 자신의 능력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성인
- 대리 부모 노릇을 하기보다는 아이를 제대로 교육하고자 하는 교사
- 아이를 유능한 사상가와 지도자로 키우는 법을 알고자 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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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나는 당신이 달다
변종모 지음 / 허밍버드

"여행작가 변종모 신작, 낯선 길 위의 따뜻한 기억들"
<여행도 병이고 사랑도 병이다>, <아무도 그립지 않다는 거짓말>의 저자 변종모 작가가 1년 만에 펴낸 신작 산문집. 친구도, 가족도, 연인도 대신할 수 없는 허전함을 채우기 위해 그는 자주 길을 떠났다. 인도, 파키스탄, 쿠바, 그루지야, 아르헨티나 등 수많은 길을 걸으며 보낸 시간이 10년. 오랜 여행을 하는 동안 낯선 곳에서 허기를 채워야 했고, 그런 만큼 다양한 음식들을 접했다. 길 위에서 처음 만난 이들은 보잘것없는 한 끼라며 내밀었지만, 작가에게는 배고픔을 달래준 음식 이상의 의미였다. 따뜻한 위로, 그리고 현재를 살아가게 해주는 힘.

이 책은 작가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자, 그 사람들 사이에 소박하게 놓였던 음식에 대한 이야기다. 작가 특유의 감성과 섬세함으로 낯선 이들과 나눈 한 끼 식사의 기억들을 하나 둘 꺼내놓는다. 레시피도, 이름도 없는 음식들은 여행지의 풍경과 여행자의 마음과 함께 때로는 쓸쓸하게, 때로는 뭉클하게,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그려진다. 이 한 권에 담겨진 사람과 사람, 사람과 음식의 이야기를 읽는다면, 따뜻한 밥상을 받을 때의 기쁨과 설렘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 에세이 MD 송진경

 
책 속에서 : 무작정 길을 나선 건 내가 알지 못하는 당신들 때문이었다. 길은 내가 떠났지만 나를 묶어놓은 것은 길이 아니라 낯선 당신들이었다. 때로는 내가 선택한 그 공간에서 오히려 더 큰 공허함을 느끼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당신들은 끝내 당신들의 좁은 옆자리를 내게 나누었다. 그리고 처음 보는 당신이 나에게 밥은 먹었느냐고 따뜻하게 물었을 때, 나는 비로소 두고 온 곳의 내 소중한 사람들을 뜨겁게 떠올렸다. 나의 공허가 무엇인지 나의 빈 곳이 어디이지, 내가 알지 못하는 당신들이 알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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