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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일상에서 길어올린 신경숙 짧은 소설"
“달에게 먼저 전해진 이 이야기들이 가능하면 당신을 한번쯤 환하게 웃게 해주었으면 좋겠다. 당신의 한순간에 달빛처럼 스며들어 반짝여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신경숙이 길어올린 스물여섯 개의 짧은 이야기. 능청맞게, 다정하게, 섬세하게 풀어놓는 이야기가 때론 웃음짓게 하고 때론 읽기를 멈추고 곱씹게 만든다.
 
주인의 무관심 속에서도 제 할 일을 끝낸 물옥잠이 내는 성실한 삶의 빛, 마흔 세 마리의 길고양이를 돌보던 고양이 남자에게 마흔 네 마리째의 고양이가 다가오는 순간을 목도하는 뜨거움, “우리는 죽을 때까지 사는 법을 새로 배워야한다”라고 말하는 이의 깨달음 같은. 소소한 이야기가 달에게, 당신에게 다가와 빛이 될 것이다.
 
- 소설 MD 김효선

책 속에서 : 세월이 흘러가고 나도 이 도시에 나의 삶을 갖기 시작했죠. 나의 삶이 새로 생긴 나의 가족을 중심으로 돌아가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어머니가 계시는 그곳과는 몸도 마음도 멀어졌지요. 처음 어머니 곁을 떠나오던 그때처럼 시간만 나면 어머니가 계시던 곳으로 향하던 마음도 옛일이 되었지요. 그러다가 오늘 아침, 브레히트의 시를 읽는 순간에 그때 어머니가 어떻게 집에 돌아갔는지 처음으로 생각하게 됐던 것입니다. 어떻게 그동안 단 한 번도 어머니가 그 밤길을 어떻게 돌아갔을지를 생각해본 적이 없었을까요. 내가 그런 사람이었다는 새삼스런 깨달음과 어머니를 향한 뒤늦은 후회가 남아 이렇게 모르는 당신께 메일을 쓰고 있습니다.
정말 그녀가 이처럼 가볍게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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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소리 내 울지 않는다
송호근 지음 / 이와우

"서울대 송호근 교수, 아픈 50대를 위로하다"
 ‘아프니까 청춘’이라지만, 아픈 청춘은 그래도 행복하다. 아파할 수도, 소리 내 울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우리 시대의 50대는 아파할 수조차 없다. 그들은 자식과 노모의 부양을 책임져야 하고, 더욱이 교육, 주택, 생활비, 노후 문제에 대한 부담까지 짊어져야 한다. 한국의 대표적인 사회학자, 서울대 송호근 교수가 베이비부머들의 삶에 포커스를 맞춰 자전적 에세이를 펴냈다.

베이비부머들은 1955~63년 사이에 태어난 전후 세대로서 전국에 약 715만 명이 존재한다. 저자는 농업세대와 IT 세대, 근대와 현대 사이에 다리를 놓았다는 의미에서 그들을 ‘가교 세대’라고 부른다. 이 책에서 저자는 ‘가교 세대’인 베이비부머들의 경험, 가치관, 가족 책임, 행동양식과 사고방식 등을 실제 인터뷰를 통해 생생하게 그려낸다. 더 나아가, 그들이 처한 서글픈 현실 문제들을 저자 자신의 솔직한 경험과 함께 풀어내며 아픈 50대들에게 깊은 위로를 건넨다.  
- 에세이 MD 송진경

책 속에서 : 
쑥스럽기 짝이 없지만, 나를 이렇게 환히 드러낸 최초의 책을 쓰게 된 것도 ‘세상을 향한 30년 여행’을 중간결산 해야 할 시점이 되었음을 느꼈기 때문이다. 더불어 ‘나를 향한 여행’이 시작되어야 함을 자신에게 알려주기 위해서이다. 30년 만에 나를 향해 돌아오는 나는 후회와 아쉬움으로 풀이 죽어 있을 것이다. ‘어느 날 귀로’에서 베이비부머들이 그렇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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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을 위한 그림 동화 심리 읽기
오이겐 드레버만 지음, 김태희 옮김 / 교양인

"동화는 너무 생생하고 삶은 너무 환상적이다"
동화를 분석하고 비평하는 책은 많다. 동화가 다루는 시대를 역사의 관점에서 살펴보기도 하고, 인물이 놓인 상황을 사회학의 방식으로 구조화하기도 한다. 물론 동화가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따져 묻는 게 가장 오래되고 강력한 방법이다. 심층심리학이란 방법론으로 그림 형제의 동화를 들여다보는 이 책은, 동화에서 이야기되는 것이 등장인물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리고 등장인물의 마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집중한다.
 
조금 더 설명해보면 이렇다. 저자는 살아 있는 사람의 인생 이야기인 것처럼 동화를 읽고, 소설이나 동화를 듣는 것처럼 살아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새겨들을 때에야 참된 의미가 밝혀진다고 말한다. 심리학자로서 숱한 임상 경험을 통해 현실 속의 ‘재투성이’와 ‘라푼첼’을 만나본 경험이 삶과 문학 사이의 차이를 서서히 좁혀 “동화는 너무 생생하고 삶은 너무 환상적”이라는 깨달음으로 이끈 게 아닐까. 네 편의 동화를 읽고(각 동화의 전문을 책에 실었다.) 각각 100여 쪽이 훨씬 넘는 섬세하고 치밀한 심리 분석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억압이나 불안 같은 정신분석의 개념이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쓸모 있는 도구라는 걸 깨닫게 된다. 혹시라도 이 과정에서 내 안의 ‘가시장미 공주’나 주변의 ‘영리한 엘제’를 찾게 된다면, 당신은 한 편의 동화와 한 사람의 삶을 동시에 바라보는 생생하고 환상적인 경지에 이른 것이다. 미리 축하의 말을 전한다.
인문 MD 박태근

추천사 : 사랑이 불안보다, 인간성이 상황과 규범의 속박보다 강하다는 것이 언제나 동화에서만 참일까? 한 편의 동화를 이해하려면 삶 자체가 동화적일 수 있음을 최소한 어느 정도는 믿어야 한다. 그 모든 실망과 낙담, 의심에도 불구하고 동화에서 형상화하는 꿈은 뿌리 뽑히지 않는다. 우리가 동화를 주로 아이들에게 읽어주는 것은 이 세상에 나오는 아이는 누구나 행복할 권리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동화가 꿈같이 행복한 사랑을 꿈꾸는 것과 같이.(3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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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브레스트
요 네스뵈 지음 / 비채

"잔혹함 대신에 비애와 맞선 해리 홀레"
시리즈 순서상 <레드브레스트>의 이후 이야기인 <스노우맨>과 <레오파드>가 국내에 출간되었을 때, 독자들은 기존의 북유럽 스릴러들과 다른 (사실상 영미 스릴러에 가까운) 정서를 가진 해리 홀레 시리즈를 독특한 느낌으로 받아들였다. 빠른 템포와 연이은 반전, 싸이코패스 살인마의 잔혹한 범죄 행각,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고독한 형사와 같은 요소들은 해리 홀레를 미국식 스릴러에 익숙한 한국 독자들에게 좀더 편안하게 다가설 수 있게끔 만들었다.

반면에 해리 홀레 시리즈가 헤닝 만켈과 같은 북유럽 특유의 애수를 보여주기를 기대했던 독자들이 다소 실망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레드브레스트>는 그런 정서를 품고 있다. <레드브레스트>에서 해리 홀레는 잔혹한 절대악에 맞서는 대신에 노르웨이가 풀지 못한 역사적인 숙제와 마주친다. 2차 세계대전 때 나치와 반나치 세력으로 나뉘어진 노르웨이의 근대사가 드리운 그림자는 21세기에도 신나치의 형식으로 살아 움직이고 있었고, 해리 홀레는 평범한 사람들이 남몰래 쌓아 온 어둠과 싸워야 한다. 자신이 몸담은 세계를 상대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슬픔을 동반한다. 때문에 <레드브레스트>는 기존에 출시된 시리즈에 비해서 좀더 느리고 신중하다. 말하자면 최근의 해리 홀레 시리즈와 기존의 ‘북유럽 스릴러 정서’의 중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더 빠르고 강렬한 작품을 원한 분들은 이 초기작이 다소 만족스럽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요 네스뵈라는 좋은 작가가 세계 시장을 무대로 보편적인 스릴러를 쓰기 전, 북구의 쓸쓸함을 품고 있던 시절의 작품을 기대했던 독자들은 비로소 만족할 만한 소설을 만난 셈이다. 싸이코 악당들을 상대하느라 바쁜 해리 홀레가 언젠가 다시 이 세계로 돌아오기를 바란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사 : 
반전을 거듭할수록 우아해지고 더욱 아름다워진다.
-뉴욕 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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