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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 것인가
유시민 지음 / 아포리아

"지식소매상에서 인생의 선배로, 투쟁하는 동료에서 중년의 친구로"
“너무 늦어버리기 전에, 내가 원하는 삶을 찾고 싶어서 '직업으로서의 정치'를 떠납니다.” 140자 트윗에 담긴 유시민의 정계은퇴 선언에 많은 이가 놀랐다. 지난 10년 정치인 유시민에 익숙해져서인지, 정치인 아닌 유시민이 쉽게 그려지지 않았다.

신작 <어떻게 살 것인가>에는 짧은 문장에 담을 수 없었던, 그가 ‘원하는 삶’의 그림이 담겨 있다. 그는 앞으로의 삶을 계획하기 위해 지난 삶을 돌아보고, 삶의 지평에서 인간이 마주할 수밖에 없는 죽음에 대해 탐구한다. ‘나답게 살자’는 결론, ‘놀고 일하고 사랑하고 연대하라’는 방법론보다는, 삶과 죽음, 개인과 사회, 진보와 보수, 열정과 재능 등 생각과 행동을 결정하는 여러 요소를 분석하고 이해하고 느끼는 과정이 눈길을 끄는데, 전경에는 삶의 이력이 차례로 펼쳐지고 후경에는 인간 존재에 대한 통찰과 사회에 대한 식견이 두텁게 묻어난다.

유시민의 인간적 매력에 끌리는 사람이건 그의 정치적 견해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건, 문필가로서의 재주와 지식인으로서의 태도가 한데 어울린 글을 재미나게 읽어갈 수 있다. 지식소매상으로 그를 만난 이에게는 인생의 선배로, 투쟁하는 동료로 기억하는 이에게는 중년의 친구로, 까다로운 후배로 여기는 이에게는 의젓한 인생으로 여겨질 법한 진솔한 이야기에서, 유시민이란 사람보다는 그와 동시대를 사는 당신을 새롭게 발견하기 바란다.
  
- 인문 MD 박태근

책 속에서:  나는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고 어떻게 죽는 것이 좋은가? 의미 있는 삶, 성공하는 인생의 비결은 무엇인가? 품격 있는 인생, 행복한 삶에는 어떤 것이 필요한가? 이것은 독립한 인격체로서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들뿐만 아니라 인생의 마지막 페이지를 이미 예감한 중년들도 피해갈 수 없는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여기에 내 나름대로 찾은 대답을 이야기했다. 삶의 기쁨, 존재의 의미, 인생의 품격을 찾으려고 고민하는 모든 분들의 건투를 빈다.(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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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있어, 곁이니까
김경주 지음 / 난다

"시인 김경주 산문집, 남자에서 아비가 되어가는 40주의 기록"
‘아이를 갖기 시작한 한 사내의 소심한 시심’이란 부제의 <자고 있어, 곁이니까>를 받아드는 순간, 이 책은 김경주 시인이 써온 이전 작품들과는 전혀 다른 세계를 보여줄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 예감은 적중했고, 생명의 숭고함과 경이로움을 아름다운 문장으로 마주하는 순간순간마다 경탄했다. 아이를 낳았든, 낳지 않았든 상관 없다. 일단 읽어보면 마음에만 새기기 아쉬워 밑줄을 긋고 또 긋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 책은 김경주 시인이 자신의 아이를 갖게 된 날부터 세상에 태어나 만나는 순간까지, 40주간 동안 관찰하고, 느끼고, 체험한 모든 것에 관한 기록이다. 그 안에는 아이를 통해 시인 자신과 아내가 어떻게 변해가는지, 시와 편지, 에세이의 경계를 넘나들며 그려진다. 혹자는 남편이 쓴 출산 일기로 치부해버릴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은 한 생명의 탄생이 얼마나 귀하고 아름답고 운명적인 일인지 시인의 언어로 한 문장 한 문장 적어 내려가며 독자들에게 그 감동을 고스란히 전하는, 기쁨의 선물과도 같은 책이다.
- 에세이 MD 송진경


추천사 : 
 내게는 아내도 아이도 없다. 이런 내용의 책에 대해 뭔가를 말할 만한 사람이 못 된다. 자신이 없었던 터라 원고를 받아드는 마음이 흔쾌하지 않았다. 무뚝뚝한 마음으로 첫 페이지를 열었다. 그런데 조금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200쪽이 넘는 이 책을 나는 앉은자리에서 끝까지 읽어버렸다. 그리고 얼떨떨한 상태로 담당편집자인 김민정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이것은 몹시 아름다운 책이라고. _ 신형철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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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영화의 역사
남무성, 황희연 지음 / 오픈하우스

"이보다 재미있는 영화사 책은 없습니다’"
시리즈나 을 읽어 본 독자들이라면 예술의 역사를 특유의 개그 코드로 풀어내는 남무성의 재능을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독특한 발상으로 눙치는 대사들이 인상적인 남무성의 개그 감각은 확실히 독보적인 데가 있으며, 20세기의 지나간 황금기를 돌아보는 회고의 자리에 잘 들어맞는다. 전반적인 분위기를 억지로 띄울 필요가 없어서 진지한 순간과 웃기는 순간의 전환을 빠른 속도로 이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정보를 웃음과 함께 전달하고, 비극적인 장면 앞에서는 무게가 잡힌다.

책이 담은 정보의 양이라는 측면에서 <만화로 보는 영화의 역사>는 또한 ‘교양’용으로 적절한 수준이다. 당연히 두꺼운 영화사 책에는 비할 수 없지만, 영화사의 중요한 인물들(특히 유명하다는 측면에서)의 일대기와 필모그래피를 다루면서 이 정도의 내용을 담고 있다면 역시 만족할 만하다. 여기저기 써먹기 좋은 영화사 상식들을 이 정도로 재미있게 만들었으니 당연히 추천 드린다. Two thumbs up.
 
소설 MD 최원호

책 속에서 : 죽기 전 그(오손 웰스)는 말했다.
“저는 영화라는, 사랑해선 안 될 사람을 깊이 사랑한 것 같습니다. 다시 태어나면 꼭 다른 것을 하고 싶습니다.”
 
-p.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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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
함민복 지음 / 창비

"함민복의 선한 시, “눈물은 왜 짠가”"
투가리를 부딪치던 가난한 시인과 어머니가 나직이 읊조리던 말이 생각난다. “눈물은 왜 짠가.” 선한 눈물의 힘을 역설했던 함민복 시인이 8년 만에 시집을 엮었다. 일상에서 만날 법한 풍경들, 좌판의 생선대가리나 전 대통령의 부고나 외바퀴 휠체어 그림이나 어머니 같은. 가난한 이들의 풍경 속, 눈물은 힘이 된다.
 
꼭 우리처럼, 위대함을 말하지 않는 심상한 시어들이 정겹다. “죽는 한이 있어도 행적대로 당당한 모깃소리 새겨들어보면 크다”고 말하는 목소리는 착하고 순하나 곧다. “그래도 세계는 눈물을 자라는 눈꺼풀처럼 단호하고 깊고 뜨겁게 나를 낳아주고 있으니”라고 말하는 단호함은 어떠한가. 이문재 시인의 평대로, “함민복의 상상력은 우리가 기꺼이 공유해야 할 사회적 자본”임을 느낄 수 있는, 70편의 시가 담겼다.
- 소설 MD 김효선

 
책 속에서 :  
보라색 꽃잎에 들어갔다가
금방 흰 꽃잎에 들어가는 벌
어지럽지 않을까 걱정도 되었고요
 
세상에서 가장 환하고 아름다운
식탁을, 직장을 가진 벌들이 부럽기도 했지요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던 도라지들
세상에, 벌이 꽃에 앉으면
무게중심 착 잡으며 흔들리지 않는 거 있죠
지두 절정의 순간이라 어쩔 수 없는지
하얗게 아리게 질린 낯빛인데요
 
옛날에 장독대에서 각진 꽃봉오리 터뜨리던
폭폭 소리 사방에서 들려오는 거 있지요 (도라지밭에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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