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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리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지음 / 문학동네

"나보코프 게임"
이미 어떤 대명사로까지 사용되는 유명한 작품. 그러나 오해나 다름없는 ‘외설적인 문제작’이라는 허명을 벗어던지더라도 <롤리타>는 감각적인 문장(역자는 ‘조금만 열어두면 향기가 다 날아갈 듯’하다고 표현했다)에 취해 곯아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난 모습 이면에 커다란 수수께끼가 작품 속에 숨어 있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여러 언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나보코프는 작품 곳곳에서 언어유희와 반어적인 표현을 통해 이 수수께끼들의 단서를 내보인다. 이 수수께끼 게임은 나보코프의 작품들에서 일관되게 이루어졌기 때문에, 보다 넓은 관점에서 나보코프라는 세계를 그려내기 위해서는 이 게임에 참여해야만 한다. 이유는 하나 뿐이다. 나비의 황홀한 자태를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는 그 색채와 더불어 무늬 패턴의 기하학적 구조를 함께 파악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독자들이 이 수수께끼 게임에 참가하기는 어렵다. 작가의 삶과 그의 다른 작품들을 비교분석할 수 있는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불공평한(?) 게임의 난이도 조절을 위해 <롤리타>의 이번 판본은 작가 후기, 작품 해설과 더불어 몇 개의 주석과 스토리 전개를 재구성한 시간표 등을 제공한다. 그러니 도전하시라. ‘나보코프 게임’은 때로 애가 탈 만큼 재미있을 것이다. 이 나비는 당신의 손 안에 없더라도, 그저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머릿속이 반짝거릴 정도로 아름다우니까 말이다.
 
- 소설 MD 최원호

책 속에서: 전 세계의 속독가들이여, 유념하라! <롤리타>는 여러분을 위한 책이 아니다.
–앨프리드 아펠 (문학자, 주해판 롤리타The Annotated Lolita의 주석 및 해설을 담당한 나보코프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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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는 인문학
서동욱 외 지음 / 반비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게 인문학인가"
나는 한때 인문학 책을 만들었고, 지금은 인문학 책을 판다. 인문학스터디란 기획 강좌를 수년 동안 진행했고 관련한 단체와도 여러 기획을 함께한다. 그야말로 인문학에 둘러싸여 살지만, 막상 “요즘 인문서 시장이 어때요?”라든지 “최근에 달라진 인문서 경향이 있나요?”라는 질문에는 늘 같은 대답이다. “글쎄요.” 그래서인지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게 인문학인지 되물으며 한국 인문학을 총 점검하겠다는 이 책은 대번에 눈길을 사로잡았다.
 
팔리는 인문학, 잃어버린 인문학, 싸우는 인문학, 가능성의 인문학이란 네 가지 시선에, 한국 인문학의 다양한 풍경을 세심하게 짚어낸 스물다섯 개의 과감한 질문, 일방적 비난이나 비판이 아닌 자기 성찰에 근거한 진지한 답변을 담아낸 이 책은, 스티브 잡스가 말하는 인문학이 우리가 말하는 인문학과 어떻게 다른지, 여기저기 생겨난 인문학 강의는 과연 인문학의 대중화에 기여했는지, 인문학은 왜 과학에 자리를 내어주게 되었으며 운동으로서의 사회과학은 소멸한 건지 등 흩어져 있던 물음들을 한국 인문학이란 상황 위에 하나의 줄기로 꿰어 뒷담화와 뇌까림이 아닌 성찰과 전망을 가능케 한다. 물론 나는 '팔리는 인문학'을 먼저 읽었다.
 
 - 인문 MD 박태근


책 속에서: 
대략 2010년을 기점으로 ‘인문학으로~’, ‘인문학~’ 등의 제목을 붙인 책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어떤 주제든 ‘인문’ 또는 ‘인문학’이라는 말을 갖다 붙이는 시류가 사뭇 강하다. 광고도 인문학으로 해야 하고, 마흔 살에는 인문학을 만나야 하며, 20~30대에는 인문학으로 스펙을 다져야 하고, 주식 투자에도 인문학이 필요하며, 작고한 잡스는 인문학자 반열에 올랐다. ‘도서 제목 인문 트렌드의 현실과 배경 그리고 문제점’ 정도로 언론대학원 석사 논문을 쓸 수도 있겠다.(6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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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미래는 쉽게 오지 않는다
요르겐 랜더스 지음 / 김태훈 옮김 / 생각연구소

"<성장의 한계> 발간 40주년 기념 로마클럽 공식 보고서"
40년 전 정치·경제·과학·기업 등 각 분야의 저명인사들로 구성된 글로벌 비영리 연구기관인 로마클럽은 '인류의 위기에 대한 연구'라는 프로젝트를 MIT 시스템 역학 그룹에 위임했다. 그리고 2년 후, 그들은 <성장의 한계(Limits to Growth)>라는 작은 보고서를 발표한다. 당시 이 보고서는 브레이크 없는 경제 성장이 지구와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전망해 인류를 충격에 몰아넣었다.

이 책은 <성장의 한계>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공저자 요르겐 랜더스의 새 책이자 <성장의 한계> 발간 40주년을 기념하며 로마클럽에서 채택한 공식 보고서다. 향후 우리의 일상에 영향을 미칠 다섯 가지 요소, 즉 자본주의, 경제성장, 민주주의, 세대 간 불평등, 기후 변화의 양상을 다각도로 분석해 2052년 나와 아이가 살아갈 모습을 포괄적으로 설명한다. 저자는 미래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답게 인류의 근본적인 의문들과 걱정을 포착하여 오랜 연구 경험과 통찰을 바탕으로 근거 있는 답을 제시한다. 더불어 미래 문제에 대한 이해를 넘어 이를 해결할 인류의 행동을 촉구한다. 한 사람, 하나의 보고서가 시스템을 변화시킬 수는 없다고 단언하며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는 것들을 각자가 주의 깊게 살펴보고 이를 사회적 문제로 부각시켜 함께 나설 때, 인류의 지속가능한 행복은 조금 더 다가올 것이라고 말한다.
 경영 MD 채선욱

저자의 맺는 말 : 할 말이 딱 하나 더 있다. 내 예측이 틀리도록 도와주기 바란다. 우리는 함께 훨씬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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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배달
김선영 지음 / 자음과모음

"<시간을 파는 상점> 김선영 후속작"
<시간을 파는 상점>으로 제1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김선영 작가의 청소년 소설. 시간의 문제를 다루었던 전작에 이어, 이 우주 어딘가에 또 하나의 내가 살고있다면? 하는 철학적 문제를 던진다. 열두 살때 집을 나간 엄마와 자신을 방치한 아버지 때문에 자신의 삶을 놓은 아이 태봉, 완벽한 우등생이지만 입양아이기 때문에 자신도 동생처럼 파양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아이 슬아. 두 친구는 오토바이 할리 데이비슨을 타고 웜홀을 통과해 지금의 자신의 운명을 바꾸어보려 한다.
 
자신의 삶을 스스로 바꾸고 선택해보려는 아이들의 용기가 우주를 건넌다. 태봉은 나를 방치한다고만 생각했던 아버지도 스스로가 투명인간이 되어간다는 생각에 괴로워했음을 알게 되고, 슬아는 우주를 건너 그리워했던 엄마의 얼굴을 보면서 지금 내 삶의 모습 역시 나 자신의 선택에서 말미암음을 깨닫게 된다. 선택과 책임, 용기에 관한 이야기, EBS 라디오 연재소설로 방송되어 사랑받기도 했다.
 
- 소설 MD 김효선

 
책 속에서 :  “아까 얘기했던 평행 우주 이론이나 공간 이동이 실제 일어날 수도 있다는 얘기야.”
“뭐? 그건 또 뭐야?”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 말고 똑 같은 우주가 어딘가에 또 있다는 이론이야. 우주는 무한대이기 때문에 확률적으로 따져보면 얼마든지 가능해. 모든 물체는 원자의 결합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똑같은 원자의 결합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얘기야. 그러니까 이 우주 어딘가에 나와 똑 같은 사람이 존재할 수도 있다는 거야. 내가 알지 못하는 어딘가에 내가 또 다른 모습으로 존재한다고 생각해봐. 조금 위로가 되지 않니? 지금의 나와는 다른 선택을 하면서 말이야. 그걸 확인할 수 있는 문이 분명 어딘가에 있을 거야. 이곳이 그 문일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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