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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인문학 강의
윌리엄 앨런 닐슨 지음 / 김영범 옮김 / 유유

"고전이 수십 권이라도 꿰어야 보배"
서울대학교에서 추천하는 고전 100선 목록이 있다. 모두가 인류 문명에 빛을 밝힌 주옥 같은 작품이지만,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이 대부분이라 전문가의 도움 없이 읽어나가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이런 추천 도서 목록의 시작은 100년 전 하버드대학에서 찾아볼 수 있다. 당시 40여 년 동안 총장을 맡아온 찰스 윌리엄 엘리엇은 엄선된 고전을 꾸준히 읽으면 학교에서 정규 교육을 받지 않더라도 충분히 인문 소양을 갖출 수 있다고 믿었고, 이에 부합하는 고전 선집을 50권으로 만들었다. ‘하버드 고전(Hraverd Classics)’이라 불리는 이 총서가 완간되자, 하버드대학에서는 독자들이 고전을 읽는 데 도움을 주고자 각 분야의 전공 교수가 대중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강연을 열었고, 그 내용을 정리한 총서의 51번째 책이 바로 <열린 인문학 강의>다.

문학, 역사, 철학, 시 등 주요 분야로 나누어 진행된 강의는 주요 고전의 핵심과 세상을 바꾼 사상가들의 이야기를 한데 엮어, 해당 학문의 정수를 간결하면서도 이해하기 쉬운 말로 전한다. 특히 각각의 고전을 해설하는 데 집중하기보다는 그 고전이 놓인 시대와 해당 분야의 큰 흐름을 설명하면서 그 책이 어디쯤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살피는 데 집중한다. 그러니까 이 책은 고전을 쉽게 읽는 책이 아니라 고전을 읽기 위한 기초 소양과 태도를 잡기 위한 책이라는 말씀. 올해가 가기 전에 이 책을 읽어야 내년에는 제대로 고전에 도전해볼 수 있지 않겠는가. 신년 계획에 고전 읽기를 적어둔 이라면, 서두르기 바란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이 강의는 고전을 처음 접하는 일반인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기획되었습니다. 살아가면서 이런저런 이유로 교육의 기회를 충분히 얻지 못한 사람이라도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매일 적은 시간이나마 할애하여 엄선된 고전을 읽는다면 일정한 수준의 인문 교양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하버드대학교에서 마련한 강의를 통해 독자들은 수준 높은 고전을 독파하면서 책읽기의 즐거움을 키워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찰스 윌리엄 엘리엇, 전 하버드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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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레이스는 길다
나영석 지음 / 문학동네

"‘1박 2일’ 나영석 PD의 첫 에세이"
국민프로그램 ‘1박 2일’을 만든 나영석 PD의 첫 에세이. ‘1박 2일’과 함께한 시간은 무려 5년, 각종 상을 휩쓸고 두터운 팬층이 형성될 정도로 유명한 PD가 되게 해준 시간이기도 하다. 정신 없이 5년을 흘려 보내는 동안 네 살 된 딸은 집에 잘 들어오지 않는 아빠를 서먹해하고, 아내는 길거리에서 사인 요청을 받는 남편을 창피하다고 모른 체하기 일쑤였다. 서른일곱 살이 되던 해, 프로그램은 갑작스레 끝이 나 있었다. 그리고 그는 모든 걸 떨쳐버리겠다고 과감하게 배낭을 둘러메고 아이슬란드로 떠났다.

이 책은 마흔을 준비하는 한 남자의 여행기이자, ‘1박 2일’ 뒷이야기에 관한 기록이다. 30대의 대부분을 바친 일을 한 순간에 내려놓고, 인생의 큰 결심을 앞두고 떠난 여행인 만큼 곳곳에 예비 중년의 고민과 갈등이 묻어나 있다. 여행이야기 중간 중간에는 지난 5년의 시간들이 고스란히 들어차 있는데, 프로그램이 탄생하게 된 계기부터 비하인드 스토리, 멤버들의 갑작스런 탈퇴로 아찔했던 순간까지 모조리 공개한다. ‘1박 2일’ 팬들은 프로그램을 볼 때와는 사뭇 다른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고, 사표의 열망을 품고 마흔을 준비하는 이들은 인간 나영석의 이야기에 많은 부분 공감할 것이다. - 에세이 MD 송진경

책속에서:
서른일곱이란 그런 나이다. 시속 200킬로미터로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이라도, 조금만 액셀을 더 밟으면 레이스에서 곧 1등을 할 것만 같은 순간이라 할지라도, 잠시 차를 갓길에 멈추고 먼지라도 툭툭 털어줘야 할 것 같은 나이. 달리면서 내가 혹시 다른 사람을 친 것은 아닌지, 멀쩡히 걸어가던 사람에게 본의 아니게 물을 튀긴 건 아닌지, 잠시 고민하는 척이라도 해야 하는 나이. 어차피 레이스는 길다. 앞으로 30년은 더 달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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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지성 시인선 R
이성복.유하.황병승.김경주 지음 / 문학과지성사

"되살아난 시집, 다문다문 언어의 울림"
유독 오래 기억되는 시들이 있다. 파블로 네루다의 시를 읽고 쓴 이성복의 시, 60년대생의 뻔한 삶의 비애를 이야기했던 유하의 시, 2천년대 한국시를 이야기할 때 놓쳐선 안 될 황병승과 김경주의 시, 네 권의 시집이 새 시리즈의 옷을 입고 다시 우리 곁으로 찾아왔다. 오래 묵혀 다시 읽어도 아프거나 찡하거나 싸한 언어의 빛남은 여전하다. 이를테면 이런 문장들.

이성복 : 사랑은 사랑스러운 것을 사랑할 뿐, 사랑은 사랑만을 사랑할 뿐, 아장거리는 애기 청거북의 모가지가 제 어미에게 얼마나 예쁜지를 너는 알지 못한다. (사랑은 사랑만을 사랑할 뿐)
 
유하 : 옆 반 폐품 무더기로 훔치고 부모 몰래 새 책들도 들고 나와 보태고 해서 폐품 수집 전교 일등 반을 만들었어 (새마을에 관한 나의 고백)

김경주 : 사람으로 태어나서 귀신이 되는 생도 있겠으나 귀신으로 태어나 자신이 죽은 줄도 모르고 이 세상을 살다가 어느 날 자신도 모르게 사라져버리는 생들이 있다는 것을 믿는다 (비정성시)
 
황병승 : 나는 당신이 왜 우는지 알아요 세상의 어떤 노래도 당신을 위로하지 못하고 아주아주 똑똑한 아저씨들조차 지구를 멈추진 못해요 더 빨리 지구보다 더 빨리 나도 모르게 늙을래! (키티는 외친다)

진실로 놓치기 아쉬운 말들, 다시 만나게 된 울림에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 소설.시 MD 김효선

기획의 말 실로 한국 현대시 100년을 경과하면서 역사의 무덤 속으로 들어가기를 거절하고 삶의 현장에 현존하고자 하는 시뭉치들이 이곳저곳에서 출몰하는 횟수를 늘려가고 있었으나, 특히 20세기 후반기에 출판되었다가 다양한 사연으로 절판되었거나 출판사가 폐문함으로써 독자에게로 가는 통로를 차단당한 시집들의 사정이 그러하여, 이들이 벌겋게 단 얼굴로 불현듯 우리 앞을 스쳐 지나갈 때마다 우리는 저 시뭉치의 불행과, 저들과 생이별하여 마음의 양식을 잃은 우리의 불운을 한꺼번에 안타까워하는 처지에 몰리게 된다. 그리하여 우리는 ‘문학과지성 시인선’ 내부에 작은 여백을 열고 이 독립 행성들을 우리 항성계 안으로 모시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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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비단길로 간다
이현 지음, 백대승 그림, 전국초등사회교과 모임 감수 / 푸른숲주니어

"길에서 만난 세상과 나, 그리고 내가 만들어나갈 길"
동학 농민군, 숙신 옹주, 삼별초 항쟁, 백제 위례성, 신라의 삼국 통일 등 우리 역사의 다양한 무대와 인물, 사건을 넘나들며 역사 공부와 문학 읽기 즐거움을 동시에 전해온 푸른숲 역사동화 시리즈. 여섯 번째 작품의 무대는 세계와 통하는 무역로였던 해동성국 발해. 흑수 말갈 최고의 궁수인 아버지, 금씨 상단을 이끄는 대상주 금기옥을 어머니로 두었지만 하루 아침에 홀로 남은 열세 살 소녀 '홍라'가 어머니의 상단을 지키기 위한 일생 일대의 여정에 나선다. 발해와 일본, 당나라에 걸친 광대한 교역의 중심지들을 무대로 온갖 세상의 물건들이 들고 나며, 각지에서 모여든 인물들 개개인의 드라마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길에서 사람을 만나고 세상을 만나고 자기 자신을 만드는 이야기이자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만들어나가는 한 용기 있는 소녀의 이야기. - 어린이 MD 이승혜

책속에서 : 
로크산은 어린 네가 그 먼 길을 어찌 가느냐고 걱정했다. 홍라는 이렇게 대답해 주었다. 어리니까 먼 길을 갈 수 있다고. 조금씩 조금씩, 시간을 두려워하지 않고 걸어가면 어디든 갈 수 있다고. 새로운 길. 아무도 가지 않은 길. 홍라는 그런 길을 가고 싶었다. 서역 사라들이 비단을 사러 온다는 그 길고 긴 길을 넘어 세상 끝까지 가는, 나의 비단길. 그것이 자신의 꿈이라는 걸 이제 알았다. 그렇게 첫발을 내딛어 새로운 길이 열린다면, 훗날 사람들은 그 길을 홍라의 길이라고 부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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