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image.aladin.co.kr/product/1940/18/cover/8936442686_2.jpg)
![자세히 보기](http://www.aladin.co.kr/img/blog2/thisweek/book_go_2.gif) ![장바구니에 담기](http://www.aladin.co.kr/img/blog2/thisweek/basket_go_2.gif) |
우리 동네 전설은 한윤섭 지음, 홍정선 그림 / 창비
"중학생이 되기 전엔 혼자 하교하지 말 것" 제11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 <봉주르, 뚜르>로 데뷔한 후, <해리엇>, <서찰을 전하는 아이>로 주목받아온 작가 한윤섭의 신작 장편동화. 목사인 아버지를 따라 시골 마을 득산리로 전학온 첫날, 하교길을 막아선 것은 전학생 준영이와 한 동네에 산다는 세 명의 아이들. 그리고 반강제로 듣게 된 믿을 수 없는 이야기. 이곳에선 중학생이 되기 전엔 절대로 혼자 하교할 수 없다는, 일명 '득산리의 법칙'이다. 아이의 간을 먹어야 불치병을 고칠 수 있는 할머니, 어린 자식들을 먼저 보내고 정신이 이상해져버린 염장꾼이 학교에서 혼자 돌아오는 아이를 기다리고 있다.
전학왔다고 텃세를 부리는 걸 거야, 아니 정말로 이 전설이 사실이라면 난 무사할 수 있을까? 떨쳐낼 수 없는 의심과 불안, 끝없는 상상 속에서 공포는 극대화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설의 실체를 확인하고야 말겠다는 준영이의 호기심은 주체할 수 없이 커져만 간다. 가을이 시작을 알리는 밤나무밭, 문 닫은 방앗간, 의문의 상여집, 원혼이 떠도는 뱀산, 아이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비통한 죽음들... 외면하고 싶기도, 매혹되고 싶기도 한 신비로운 인물 묘사와 생생한 현장감이 일품이다. 특히 끔찍한 전설의 주인공인 돼지할아버지와 주인공 소년이 대면하는 클라이막스의 완벽한 묘사는 극한의 쾌감을 준다. 단순히 오감을 자극하는 괴담에 그치지 않는 작품이다. 잘 짜인 이야기의 맛을 느끼는 한편, 노인과 죽음, 부모와 자식, 계절과 인간의 순환에 대해 차분히 생각해 볼 수 있다. - 어린이 MD 이승혜
책속에서 : "너희 다 이 얘기를 믿는 거야?" "이건 옛날이야기나 전설이 아니라, 그냥 있었던 사실이야." "내가 전학 왔다고 장난하는 거지?" "그럼 네가 방앗간에 가서 물어봐. 아니면 뱀산에 가서 삼십 분만 앉아 있든지." "아니야, 난 관심 없어. 집에 갈래." 준영은 모두 아이들이 꾸며 낸 얘기라고 생각했다. 산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고, 또 병든 할머니가 아이들의 간을 먹어야 한다는 얘기는 옛날이야기 책에나 나오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게 생각을 해도 작은 아이가 들려준 이야기의 장면들은 머릿속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준영은 빨리 집에 가고 싶어졌다. 더 늦어지면 정말 집에 혼자 갈 수 없을 것 같았다. 준영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러자 이제껏 말이 없던 제일 큰 아이가 입을 열었다. "그럼 선생님이 왜 우리보고 너랑 같이 가라고 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