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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99%다
박순찬 지음 / 비아북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은 1% 공화국"
종이 신문의 영향력 감소에 더불어 시사만화의 파급력도 조금씩 약해져온 지난 십여 년, 꾸준하게 시대를 기록하며 네 컷 만화의 역사를 이어온 주인공이 있으니, 그 이름도 유명한 '장도리'다. 이 책은 지난 2010년 1월부터 2012년 6월까지의 기록인데, 제목 <나는 99%다>에서 알 수 있듯 보통 사람의 눈높이에서 바라본 세상 읽기다. 세상을 움직이는 원동력임에도 한 번도 주인공으로 나서지 못한 99%의 삶이 그러하듯, 우리의 주인공 장도리도 좀처럼 만화에 등장하기가 어렵다. 1%에 계신 정치인과 재벌, 권력자 들이 매일처럼 지면을 장식할 이야기를 만들어주시기 때문이다. 작가 스스로는 획기적 상상력이나 뛰어난 문학적 소양이 아닌 단지 매일 벌어지는 일들을 사실 그대로 전달할 뿐이라고 말하지만, 1995년부터 시작해 거의 20년에 달하는 세월동안 기록한 매일의 사실은 그 자체로 역사라 할 만하다. 또한 겸손하게 단지 포장이 있다면 그 포장을 벗겨내는 역할 뿐이라 말하지만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그리고 중요한 일인지 아는 이라면, 생활에 지쳐 세상을 돌아볼 잠깐의 여유도 갖기 어려운 99%에게 '장도리'가 얼마나 유쾌하고 통쾌한 재미와 의미를 전하는지 공감할 거라 믿는다.

혹여 아직 '장도리'의 위용을 맛보지 못한 독자라면, 멀리 갈 일도 없이 이 책의 표지에 주목해주시기 바란다. 누가 누군지, 그들이 왜 표지에 등장했는지 단박에 알아채는 분이라면 이 책의 재미를 두 배로 느낄 수 있을 테고, 도무지 무슨 그림인지 모르겠다는 분이라면 이 책을 통해 비로소 세상 읽는 눈을 얻을 수 있을 게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 장도리의 네 컷 속에 들어 있는 건 대한민국이다. 시대의 자화상을 기록하는 박순찬은 우리 시대의 김홍도, 신윤복이다.(박시백,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저자)

"살아 있네!" 매일 아침 장도리를 만나며 중얼거린다. 촌철살인의 풍자와 유머로 이 시대와 당당히 맞짱 뜨는 장도리! 작가의 안전이 걱정된다는 독자들의 댓글이 장도리의 정신을 말해준다.(주호민, <신과 함께> 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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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증인 재일 조선인
서경식 지음, 형진의 옮김 / 반비

"재일조선인 서경식, 비로소 재일조선인을 말하다"
고통과 기억의 연대, 머조리티와 마이너리티 그리고 디아스포라. 서경식 하면 떠오르는 메시지와 단어 들이다. 그는 경계를 넘나드는 감수성과 그 위에서 펼쳐지는 도전적 사유로 한국과 일본 사회의 경직성을 깨뜨리고 우리들의 뻔뻔함을 드러냈다. 돌아보면 아무도 하지 않은 일이고 아무도 하지 못한 일이다. 그에게 이런 일이 가능했던 까닭은 '재일조선인'이란 역사적 존재, 사회적 지위 때문이다. 물론 이를 힘겨운 굴레나 벗어나고 싶은 오명으로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적극적인 존재의 발견을 통한 새로운 통찰의 가능성으로 바꿔낸 그의 오랜 고뇌와 실천 덕분이기도 하다.

이런 연유로 그가 '재일조선인'에 대해 본격적으로(사실 늘 그래왔지만) 말해주기를, 무엇이 문제이고 현실은 어떻고 해결은 가능한지 총체적으로 짚어주기를 바라온 게 사실이다. 마침 광복절을 앞두고 나온 이번 책 <역사의 증인 재일조선인>이 더욱 반가운 이유다. 이 책은 그가 일본 학생들에게 '인권과 마이너리티'란 제목으로 20여 년 동안 강의한 기록으로, 재일조선인의 정의에서 시작해 그들이 왜 일본에 있는지, 전후 재일조선인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재일조선인의 삶과 일본인의 삶은 어떻게 다른지까지 재일조선인의 역사적 맥락과 이들을 둘러싼 현실의 오해와 문제를 차근차근 짚어가며 설명한다. 역사의 기억을 함께하면서도 재일조선인을 경험할 기회가 일본보다도 적은, 그래서 그들만큼의 지식과 문제의식도 형성되지 않은 한국 사회에 꼭 필요한 책일 뿐 아니라, 국민이라는 다수의 횡포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일본의 재일조선인'의 자리에 '한국의 이주 노동자와 연변 조선족'을 넣어 생각해볼 기회를 전해주는 귀한 책이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존재, 그것이 재일조선인이다. 머조리티에게는 그런 고민이 없다. 그러나 마이너리티의 고민에는 귀중한 의미가 있다. 그것은 국가라는 것을 뛰어넘어 다음 시대를 통찰하는 인간이 갖는 고민이기 때문이다. 재일조선인이란 국가나 머조리티의 횡포에 복종하지 않는 인간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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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주
미야베 미유키 지음 / 북스피어

"미미 여사님의 훈훈한 쉼터"
미야베 미유키의 1기라고 할 수 있는 사회파 미스터리 시기는 어둠이 장악하고 있었다. 등장인물들은 그 어둠을 직시하고 싶어했지만 누구도 감히 그 크기를 가늠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어둠은 현대 사회 그 자체였고, 사회가 아닌 시스템을 기소하거나 처벌할 수는 없었다. 깨어있는 자들이 끝없이 패배하고 분노하거나 슬퍼하는 순간들이 계속되었다. 탈출구는 없었다. 사회파 미스터리로는 출구를 발견할 수 없었다(발견하지 못해야만 한다).

그래서 미미 여사는 궤도를 수정했다. 중기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모방범>에 이르면 확실한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그 변화는 바로 인간성에 대한 긍정이다. 인간다움을 믿고 그 긍정을 아군 삼아 불의에 맞서는 것이다. ‘뭐 그런 유치한 걸 써먹을 수밖에 없는가?’ 그러나 미미여사는 ‘괜찮습니다, 살아갑시다’라고 말하기 위해서 겨우 여기까지 다다른 것이다. 본작 <안주>가 포함된 미시야마 변조괴담 시리즈는 그 지난한 탐색 과정의 중간에 있는 쉼터다. 탐욕에 눈먼 자들조차 괴담 이야기 속에서 한 명의 인간으로 탈바꿈한다. 미미 여사에게 이 시리즈는 최후에 도달하고자 하는 이상향처럼 보인다. “에도 시대는 사람의 목숨을 간단히 뺏을 수 있는 시기였기 때문에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연대감이 매우 강했습니다.”라고 쓴 작가의 말은 자기 자신과 기존의 독자들에게 던진 화두다. ‘그렇다면 왜 지금은, 이 사회는 그렇지 못한가?’ 미스터리 팬 여러분, 바로 이곳, 미시야마의 ‘흑백의 방’에 모두 모이자. 이 훈훈한 베이스캠프에서 질문은 다시 시작되어야 한다. - 소설 MD 최원호

미야베 미유키의 에도 시대 이야기들 : 
<외딴 집>, <괴이>, <미인>, <흑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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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이 드립니다
문재인 지음 / 리더스북

"인간 문재인이 청춘들에게 보내는 희망 편지"
막노동을 하는 아버지와 계란행상을 하는 어머니 밑에서 자란 문재인. 그는 ‘나를 키운 것은 8할이 가난이었다’고 말한다. 원칙주의자로 알려진 문재인은 학창시절 보기와 다르게 문제아였다. 고등학교 때 학교 뒷산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 정학을 당하기도 했고, 대학생 때는 시위로 제적도 당했고, 통행금지를 어겨 구류를 살기도 했다. 그는 <문재인이 드립니다>에서 인간 문재인에 관한 이야기를 진솔하게 털어놓는다. 

그 누구보다 치열한 삶을 살아온 문재인이 인생 선배로서, 인간 문재인으로서 청춘들에게 따뜻한 조언과 쓴소리를 건넨다. 방황, 일탈은 젊은 시절 누구나 한 번쯤 겪는 일이라고, 문제는 방황과 일탈이 아니라 방황과 일탈을 절망과 포기로 연결시키는 것이라고 말한다. 아픈 청춘과 마주앉아 위로해 주고 싶은 간절함과 진심을 담아, 시련 앞에서 당당해지는 법, 우리가 꿈꾸는 세상으로 다가가는 법, 사람과 사람이 만나 함께 행복해지는 법을 이야기한다. - 에세이 MD 송진경

책속에서 : 
청춘과 마주앉고 싶었습니다. 위로해 주고 싶었습니다. 어깨도 한번 툭 쳐주고 싶었습니다. 아픈 청춘이지만 그래도 지금 들고 있는 것이 얼마나 값진 보물인지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쓴소리도 해주고 싶었습니다. 희망도 쥐어주고 싶었습니다. 제 경험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인생길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었습니다. 제가 청춘이었을 때 하지 못했던 일을 대신 해달라고 부탁하고도 싶었습니다. 이런 마음들을 담아 이 작은 책을 냅니다. 스무 살의 문재인에게 편지를 쓴다는 마음으로 글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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