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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내 맘을 몰라 재니 호커 지음, 앤서니 브라운 그림, 황세림 옮김 / 푸른숲주니어
"앤서니 브라운 그림의 아름다운 성장동화" 오토바이 경주 대회에 출전하는 아빠를 따라 시골 캠프장에서 주말을 보내게 된 리즈는 그림에 특별한 재능을 가진 소녀다. 하지만 매사 제멋대로인 짓궂은 오빠와, 딸의 기분 따윈 안중에도 없는 아빠 때문에 울고만 싶다. 그러나 한 때 자신이 남자였다고 말하는 아흔한 살 할머니와 우연한 마주치면서, 리즈의 따분한 캠핑은 특별한 사건으로 순식간에 바뀌어버린다. 이야기는 리즈 가족의 캠핑과 샐리 할머니의 비밀스러운 과거를 교차시키며, '온전히 나 자신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쉽지 않은 질문을 던진다.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차별 받던 시대, 자신이 원하는 삶을 위해 남장을 하는 용기 있는 선택을 했던 그러나 늘 두렵고 외로웠던 소녀 샐리와 1990년대의 호기심 많고 감수성 예민한 소녀 리즈. 반세기를 훌쩍 넘는 다른 시대를 살았던 두 소녀를 연결하는 것은, 후일 두 사람이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비밀의 정원이다. 샐리 할머니가 회상하는 정원사 시절의 과거를 리즈는 하나하나 그림으로 그려나가는데, 앤서니 브라운의 붓끝에서 탄생한 이 신비로운 공간은 한없이 바라보고 싶게 만드는 묘한 매력을 발산한다. 영국 휘트브래드 상 수상 작가 재니 호커의 시적인 문장과 섬세하면서도 강렬한 묘사는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과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 어린이 MD 이승혜
책 속에서 : "리디 양에게는 해고를 통보했네. 남은 문제는 하나인데 자네를 어떻게 하면 좋겠나, 벡 군?" (중략) "제가 아닙니다!"샐리가 말했다. "거짓말은 하지 말았으면 하네, 벡 군, 아무짝에도 도움이 안 되거든." 샐리는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나리, 저로서는 불가능한 일이에요." 채드윅 경이 눈살을 찌푸린 채 뒤돌아보았다. "흐음, 어째서?" "왜냐하면..." 샐리가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저의 이름은 잭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제 이름은 샐리예요." "뭐라고?" 채드윅 경은 샐리를 빤히 바라보았다. "나리, 저는 잭이 아닙니다. 샐리예요. 그리고 남자아이가 아니라 여자아이지요." (본문 89~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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