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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100년
법륜.오연호 지음 / 오마이북

"누가 언제 새로운 100년을 만들어낼 것인가"
오마이뉴스 대표 기자 오연호가 평화재단 이사장 법륜 스님을 만났다. 오연호 기자 쪽에서 보면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와 <진보집권플랜>을 잇는 현실 속 비전 제시이고, 법륜 스님 쪽에서 보면 <스님의 주례사>와 <엄마 수업> 등에 가려진 평화 통일 운동의 가치를 제대로 알리는 작업이니, 양쪽의 바람이 한데 모여 뿜어낸 에너지가 책을 가득 채운다.
 
제목 <새로운 100년>과 부제 ‘가슴을 뛰게 하는 통일 이야기’에서 알 수 있듯 법륜 스님은 한국 사회의 백년지대계로 통일을 꼽는다. 100년이라는 긴 시간의 비전을 품게 된 법륜 스님의 어린 시절에서 시작하는 대화는 동학운동과 독립운동에서 시대와 역사 의식을 발견하고 1000년이 넘는 삼국시대로 훌쩍 건너가 오늘에 되새길 교훈을 찾는다. 이렇게 긴 안목을 확보한 후에는 남북 관계를 내밀한 시선으로 살펴보며 나눔과 포용이라는 가치, ‘통일이 밥 먹여준다’는 현실의 힘을 동시에 강조한다. 한 마디로 정리하면, 통일은 우리의 독립, 성장, 민주화를 완성해주는 시대적 과제이자 뒤틀린 한국 근현대사 100년을 정리하고 미래의 100년을 준비하는 일이라는 말이다.
 
국민학교 때 매년 반공 포스터, 표어, 글짓기 대회를 했다. 그런데 어느샌가 반공이란 말이 사라지고 통일 포스터, 표어, 글짓기 대회로 바뀌어 한동안 혼란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법륜 스님이 지적하듯 최근 5년 사이에도 이에 필적하는 변화가 있었다. 올해 말 새롭게 만들어낼 정권은 앞으로 5년이 아니라 새로운 100년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남북을 아우르며 '부족한 그대로 껴안을 수 있는' 인물을 선택해야겠다. 100년은 긴 시간이지만, 잘못된 방향이라면 1000년을 가도 소용 없지 않은가.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이번에는 법륜 스님이다. 그는 정토회에서 일과 수행이 하나 되는 운동을 벌이고, ‘좋은벗들’을 통해 북한 동포와 탈북자 돕기, 북한 인권을 개선하기 위한 운동을 펼치고, 평화재단을 이끌며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아래로부터 추구한다. 우리가 사는 이 땅에 정토를 실현하려는 그의 뜻은 높고 눈은 밝고 가슴은 뜨겁다. 이 책을 읽으며 통일의 당위성과 필요성, 북한을 바라보는 올바른 관점을 배울 수 있어 기쁘다.(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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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의 어머니
김용택 지음, 황헌만 사진 / 문학동네

"시인 김용택, 어머니의 사계절을 그리다"
어버이날마다 길거리엔 익숙한 풍경이 펼쳐진다. 올해도 작년과 다를 바 없이 카네이션을 준비하는 이들이 즐비하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가족을 생각나게 하는 책들도 다종 출간되었다. 최근 가장 화제로 떠오른 책은 섬진강 시인 김용택의 신작 산문집. 김용택 시인은 자기 시의 원 주인이자 시원(始原)은 어머니, 라고 고백한 바 있다. 김용택의 어머니 ‘양글이 양반’은 이미 문단 안팎에서 입심 좋고, 삶과 생명에 대한 혜안을 지닌 ‘문맹의 시인’으로 알려져 있다. 김용택은 처음으로 책 한 권에 온전히 어머니 이야기를 담았다.
 
열여덟 살 때 순창에서 시집오셔서 지금까지 63년간 진메마을에서 사신 83세의 노모, 박덕성 여사가 이 책의 주인공이다. 김용택은 노모의 인생을 처음부터 고스란히 복원해보고 싶다는 간절한 생각을 담아 한 권에 어머니의 입담, 삶의 흔적과 함께 어머니에 관한 시, 일기문까지 담았다. 유년 시절 손이 터서 쓰릴 때마다, 눈이 아플 때마다 어머니의 젖으로 낫곤 했던 일, 닭 판 돈 전부를 학교 회비와 차비로 내어주고 정작 어머니는 점심을 굶고 걸어서 집으로 돌아갔던 일, 스무 살 무렵 오리 300마리를 키우다 말아먹으면서 어머니를 지독히도 고생시켰던 일 등등 마음을 짠하게 만드는 다양한 일화들을 통해 어머니의 흔적들을 하나씩 꺼내놓는다. 이 책은 꽃다운 처녀가 시집와서 자녀를 낳고, 마른나무처럼 늙어가는 일생의 여정을 사계절에 비유하여, 계절의 흐름에 따라 어머니의 일상과 인생을 가만가만 풀어낸다 - 에세이 MD 송진경

책속에서 : 나는 차를 탔다. 내가 차에 오르자 어머니는 돌아보지도 않고 집으로 가는 신작로로 들어섰다. 나는 돈을 꼭 쥐고 있었다. 한참 후에 차가 움직였다. 차가 차부를 벗어나 조금 가니, 저기 조그마한 어머니가 뙤약볕 속을 부지런히 걷고 있었다. 내가 탄 차가 지나가자 어머니가 고개를 들어 차를 올려다보았다. 나는 돈을 꼭 쥔 주먹을 흔들었다. 어머니가 나를 바라보았다. 눈물이 앞을 가렸다. 먼지 낀 유리창이 더 흐려 보였다. 앞의자 뒤에 얼굴을 묻고 어깨를 들먹이며 나는 울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보리만 베던 아버지 모습이 눈물 속에 어른거렸다. 눈물을 훔치고 고개를 들어 차 뒤꽁무니를 바라보았다. 어머니가 뽀얀 먼지 속에서 자갈을 잘못 디뎠는지 몸이 비틀거렸다. 아! 어머니. 나는 돈을 꼭 쥐었다. 점심을 굶은 어머니는 뙤약볕이 내리쬐는 시오리 신작로를 또 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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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검은 안개 - 상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김경남 옮김 / 모비딕

"마쓰모토 세이초, 실제 미스터리 사건에 도전하다"
광복 후의 한반도 정세가 그랬듯이, 전후 미군정 시기를 전후한 일본 역시 모략의 시대를 보냈다. 정치 세력들은 서로를 견제하기 위해 마치 장기 두듯이 말을 움직였고, 말들은 서로를 잡아먹었다. 미결 또는 미심쩍게 결말지어진 사건은 이런 때 발생한다. 말들의 움직임만 보아서는 사건을 이해할 수 없다. 그 말을 누가 움직였는가, 장기를 두는 자가 누구인가를 추적해야만 사건은 비로소 형체를 갖추게 된다. 안개를 헤치고 부조리의 몸통을 찾아가는 작업이 필요하다. 마쓰모토 세이초가 선택한 작업 방식은 정면돌파였다. 일본을 쥐고 있던 권력의 실체와 그 어두운 속성을 추적해 왔던 그는 <일본의 검은 안개>에 이르러 문학적 비유 대신에 사건 추적 형식의 논픽션을 선택했다. 모두 실제 사건이며 모든 취재와 기록 역시 실존한다.
 
이렇게 얘기하면 기존의 ‘미스터리 소설가 마쓰모토 세이초’를 기대하셨던 분들은 걱정할 수도 있다. 너무 본격 역사서 같지 않을까? 딱딱하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 예를 들면 이런 사건이 있다. 도청에서 왔다고 주장한 남자가 은행을 방문해 직원들에게 이질 예방약을 나눠주고 복용을 권했다. 그런데 그 약은 독극물이었고, 복용한 수 명이 사망하고 나머지는 중태에 빠진다. 은행강도 치고는 전무후무한 괴 수법이었으며, 범인으로 잡힌 사람은 진술의 신빙성이 약했다. 진범은 누구인가? ‘그것이 알고 싶다’나 ‘사건과 실화’에나 나올 법한 이 미스터리 실화들이 <일본의 검은 안개>를 구성한다. 해결되지 못한 괴사건을 추적하는 세이초의 눈길이 ‘누가 장기를 두는가’로 넘어가는 순간, 비로소 미스터리 사건은 일본 현대사의 비극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여기에 세이초 특유의 군더더기 없는 문체, 냉소적인 유머가 더해지면 이 논픽션 고발 문학은 하드보일드 소설의 사전적 의미를 거의 완벽히 재현해내기에 이른다.
 
마지막으로 <일본의 검은 안개>가 주는 미덕은 지금의 우리 자신에 관한 것이다. 의심을 멈추지 말고 부조리를 잊지 말자는 얘기다. 예를 들면, 서울 시장 선거일에 벌어진 선관위 디도스 공격의 진실은 무엇인가? 통합진보당 경선 과정에서 부정을 저지른 ‘장기 두는 자’는 누구인가? <일본의 검은 안개>는 모략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자고로 모략이란, 그 모습을 완전히 감춘 채로 활동하고, 목적을 달성하면 아무도 모르게 그곳에서 사라지는 것을 말한다.” ‘놈들’이 원하는 대로 순순히 사라지게 할 수는 없지 않을까? ‘심지어 재미있는’ 일본 현대사 미스터리 활극을 읽고 나서 고개를 들면, 지금 이 땅 역시 검은 안개로 가득 차 있음을 새삼 확인할 수 있다. 이 암흑천지가 우리가 다시 시작해야 할 지점이다. 아니, 진실을 알고 싶은 사람이 늘 기거해야 할 열린 밀실이다.   - 소설 MD 최원호

책속에서 : 처음 이것을 발표할 때, 나는 소설가라는 자신의 입장을 생각해 ‘소설’로 쓸 생각이었다. 그러나 소설로 쓰자면 거기에는 다소의 허구를 가미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게 되면 독자는 실제의 자료와 허구를 구별하지 못하게 된다. (중략) 그것보다는 조사한 자료를 있는 그대로 제시하고 그 자료 위에 서서 나의 생각을 말하는 편이, 소설의 형식보다 독자들에게 훨씬 직접적인 인상을 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단순한 보고나 평론도 아닌’ 이런 특이한 양식이 완성된 것이다. (중략) 작가가 자기 생각을 가장 효과적으로 독자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문학의 형식 같은 것은 중요하지 않다. 나는 이런 생각으로 계속 써나갔다. - 저자 후기 ‘나는 왜 <일본의 검은 안개>를 썼는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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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신부
이민아 지음 / 두란노

"故 이민아 목사가 남긴 마지막 메시지"
지난 3월 15일 소천한 이민아 목사의 마지막 메시지를 담은 책이 출간됐다. 생전에 출간한 <땅끝의 아이들>, <땅에서 하늘처럼>에서 자신이 겪은 인생의 시련과 역경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하나님을 만나 어떻게 치유 받고 신앙을 굳건히 지켜왔는지 열정적으로 간증했다. 위암 4기에 난소, 신장, 등뼈까지 전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절망에 놓인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기 위해 간증 집회에 참석했다. 복수에 통증이 오면 한 걸음 내딛는데 수십 분이 걸리기도 했고, 복수가 찬 몸에 복대를 하고 강단에 오르기도 했다. 혼신의 힘을 다해 상처 받은 이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모두 나눠주고, 자신은 육체의 병을 끝내 이기지 못하고 생을 마감했다.
 
이 책은 ‘하늘의 신부’가 된 딸에게 바치는 이어령의 가슴뭉클한 글을 시작으로, 2011년 7월부터 2012년 2월까지 각종 집회에서 이민아 목사가 아픈 몸을 일으켜 전한 말씀을 담은 것이다. 이 책에서 누구보다 하나님을 사랑한 진정한 예배자로, 완전한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온전한 회복을 경험한 치유자로, 뜨겁게 말씀을 증거하고 헌신한 전도자로서의 이민아를 모두 만날 수 있다. 이민아 목사의 마지막 메시지는 크리스천 독자들에게 하나님의 깊은 사랑을 느끼게 해줄 것이다. -  종교 MD 송진경

책속에서 :

네가 남기고 간 말과 말 사이
숨과 그 숨 사이에
이 땅에서 우리와 함께 숨 쉬던
너의 호흡이 있다.

하늘의 신부가 되려고
벗어 놓고 간 너의 의상
이 책 속에서 지금도 너는 숨을 쉰다.
- 이어령 (프롤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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