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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을 위하여
강신주 지음 / 천년의상상

"강신주가 찾아낸 우리 인문학의 뿌리, 김수영"
우리 시대 가장 뜨거운 인문학자 강신주, 20세기 후반 가장 치열한 시대정신을 보여준 시인 김수영. 강신주의 고백처럼 둘의 만남은 어쩌면 운명이었는지 모르겠다. 강신주는 김수영의 삶과 시를 엮어 자유를 살아내려는 인문정신을 확인하고, 그 인문정신이 마주한, 비루하면서도 강력한 현실 세계의 본질과 허상을 파헤친다. 20여 년 전 김수영을 만난 강신주는 지친 청춘을 위로하던, 자기에게 비친 김수영을 넘어 이제 그의 시와 시대에 비친 김수영을 온전하게 그려낸다. 비로소 오늘날 인문정신의 뿌리를 찾아 줄기를 세우고 잎을 틔우고 꽃을 피우는 과정을 살피는 한편, 이를 방해하는 눈, 비, 바람의 근원을 찾아 속속들이 드러낸다. '진정한 자유'라는 뻔하지만 실현되지 않은 인문정신이 김수영의 시와 강신주의 철학으로 면면히 이어진다. 강신주는 '굿바이, 김수영'이라 말하며 이제 혼자 살아갈 때가 되었노라 말한다. 그렇다. ‘스스로 도는 힘’이야말로 자유의 의지이자 실천일 것이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인가! 우리에게 김수영이란 인문정신이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창피한 일인가! 우리가 아직 50년 전 김수영이 도달한 인문정신 근처에도 다다르지 못했다는 사실이. 권력을 무서워하고 검열에 찌든 정신이 어떻게 자유정신과 민주주의를 감당할 수 있다는 말인가?(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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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온 바다
곽재구 지음 / 창비(창작과비평사)

"사평역 시인, 곽재구의 순천 바다"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외딴 역, 침묵하는 이들의 침묵과 기침소리를 따스하게 감싸주었던 ‘사평역 시인’ 곽재구가 12년 만에 펴낸 시집. ‘떨어진 동백꽃 눈 맞추는 동안 나 역시 저 늙은 동백나무처럼 붉디붉은 사랑의 시 한편 이 지상에 툭 떨굴 날 부끄러이 생각해보는 것입니다’(붉은 시전지)라는 시인의 말, 곽재구의 시는 오래 자리를 비웠다. 시를 읽기 위해 그가 찾은 곳은 순천의 와온 바다. 달빛으로 시를 읽을 수 있다는 곳에서 그는 웅숭깊은 서정의 세계를 길어냈다.

와온에서 두만강 국경지역 마을로, 다시 인도와 네팔로, 사랑의 시를 찾아 시인의 여정은 계속된다. 담백한 언어가 정직한 정서를 그려낸다. 주인 대신 군대를 가고, 주인 대신 밭을 가는 약천리 허상갑씨, 뱃삯을 꽃으로 받는 나룻물 강생원의 삶과 저 이국의 융기한 광대뼈를 지닌 늙은 노동자, 베이징도 빠리도 알지 못하는 맨발의 론디니의 삶은 얼마나 가까운가. 간신히 소리내는 것들을 시인은 사랑과 그리움을 담아 바라본다. 오지 않는 막차를 기다리던 이들의 마른 기침소리를 고요히 들어주던 그 다정함으로. - 시 MD 김효선

책속에서 : 
나무는 춤을 출 때
잎사귀 하나하나
다른 춤의 스텝을 밟는다
인간인 당신이 나뭇잎 속으로 들어와 춤을 출 때
외로움을 느끼지 않도록
그러다가 홀연 당신 또한
온몸에 푸른 실핏줄이 퍼져나간 은빛 이파리가 된다

인간이 아닌 나무가
인간인 내게
시를 읽어주고 싶을 때
나무는 고요히 춤을 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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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힘 1
돈 윈슬로 지음, 김경숙 옮김 / 황금가지

"격렬한 지옥의 빛"
<개의 힘>은 근래 출현한 소설 중에 가장 격렬하고 잔인한 작품이다. 그러나 이 광활한 소설 어디에도 정신질환에 걸린 연쇄살인범이나 징그러울 정도의 잔인한 묘사는 등장하지 않는다. 그런 재미난 장난을 칠 틈이 없다. 1975년부터 2003년까지의 멕시코 마약 전쟁을 한 권의 장편소설 안에 압축시키는 과정에서 쓸모 없는 장식들은 모두 날아갔다. <개의 힘>에는 사건과 인물들이 끊임없이 등장하며, 문장은 그 과정을 그저 전달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가끔 등장인물들의 심리 묘사에 분량을 할애하기도 하지만, 그 늦춰진 템포는 곧이어 고농도로 축약된 사건이 전달될 때의 충격을 보다 강화하기 위한 밑밥이라는 걸 조금만 읽어 봐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소설의 내용은 어렵지 않다. 마약은 돈이 되고, 전 세계에서 그걸 보고 달려들고, 그 과정에서 서로 죽이고 배신하고 또 죽인다. 마약을 팔고 사는 자, 만드는 자, 마약에 관련된 정책을 조절함으로써 자국과 멕시코 모두를 손에 넣고 싶어 하는 자들 모두가 폭력과 살인을 필요로 한다. 등장인물 전원이 어김없이 혼란 속에 휘말린다. 이 혼란은 소설 내내 점점 확장되며, 어느 순간에 이르면 거의 순수한 복수와 폭력의 연쇄극으로 폭발하면서 마치 고전 비극을 마주한 듯한 지경에 이른다. 돈 윈슬로는 이 모든 사건들을 감상에 빠지지 않고 연출함으로써 ‘비정한 세계의 비정한 관찰자 겸 비정한 신’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한다. 작가가 동정하기를 거부함으로써 더 이상 누구도 서로를 도와줄 수 없는 순간, 이 지옥 같은 소설은 역설적으로 더 빛을 발한다.
 
덤으로 한국의 독자들은 NAFTA를 체결한 뒤의 멕시코가 어떤 지경이 되었는지를 구경하는 기회도 가질 수 있다. 사실 그것만으로도 지옥이 되기는 충분했는지도 모르겠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의 글 : 『개의 힘』은 30년 전에 출간된 『Dog Soldiers』 이후로 첫째라고 손꼽을 만한 마약 범죄 소설이다. 이 책은 깜짝 놀라게 하면서 슬프며, 뛰어나게 일관된 집중력을 보인다. 지옥을 아름답게 압축한 모습이며, 등장인물들은 모두 도덕적 광란상태에 있다. –제임스 엘로이 (소설가)

핏불 같은 책. 일단 목줄을 풀어주면 이 스릴러는 …… 인정사정없이 덤비고 공격해 와서 앞길을 가로막고 있는 건 뭐든 갈기갈기 찢어 버린다. 솜씨 좋게 짜 맞춘 구성, 강력한 리듬, 기밀 정보, 정치 접근……. 책장이 저절로 넘어가는 책이다. –워싱턴 포스트

강력하다. 미국과 멕시코 사이에서 벌어지는 가슴이 터질 듯한 마약 전쟁의 연대기다. 성서 속의 드라마틱한 범위와 산문체의 고전적인 아름다움이 신성한 천둥처럼 배경 속에서 우르릉 거리는 소설이다. –시카고 트리뷴

제임스 엘로이 이후로는 그런 잔인한 목표를 가진 미국인의 꿈과 도덕적으로 괴로움을 겪는 미국인의 영혼을 전해준 작가가 아무도 없었다. 고전으로 길이 남을 책이다. –가디언 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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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수의 웃는 마음
이철수 지음, 박원식 엮음 / 이다미디어

"이철수, 판화로 사람과 세상을 읽다"
판화를 통한 사회변혁운동에 힘썼던 이철수는 80년대 후반 돌연 충북 제천의 산골로 내려갔다. 농촌 마을에서 아내와 함께 농사를 짓고, 판화를 새기면서 ‘이철수의 집(www.mokpan.com)’을 통해 매일 사는 이야기를 엽서에 그리고 써서 부쳤다. <밥 한 그릇의 행복 물 한 그릇의 기쁨>부터 <오늘도 그립습니다>까지, 총 6권의 나뭇잎 편지 시리즈를 독자들에게 선보여왔다. 주로 판화 작품을 통해 소통해온 그가 이번에는 마음을 열고, 많은 말들을 쏟아냈다.

이 책은 <산촌 여행의 황홀>의 저자 박원식이 판화가 이철수를 직접 만나 나눈 대화들을 한 권으로 엮은 것이다. 삶, 자연, 마음, 사람 총 4가지 주제에 따라 둘의 대화는 낮은 목소리로 천천히 흘러간다. 아주 작은 생명조차 가벼이 보지 않고, 살아있는 모든 것들과 함께 호흡하려는 구도자의 모습이 고스란히 배어있다. 물살 거친 강 같은 현실에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떤 자세로 살아가야 하는지 대화 속에 지혜의 답이 있다. 인터뷰 내용에 맞는 판화 작품들이 곳곳에 삽입되어 판화 속 그의 깊은 마음을 제대로 읽을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오랜 시간 옆에 두어 느린 속도로 한 줄 한 줄 마음에 새기며 읽어볼 책이다. - 에세이 MD 송진경

함께 읽으면 좋은 책 :

<밥 한 그릇의 행복 물 한 그릇의 기쁨>
<가만가만 사랑해야지 이 작은 것들>
<당신이 있어 고맙습니다>
<오늘도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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