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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목소리가 들려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2012 이상문학상 대상, 5년 만에 만나는 김영하 장편소설"
한 소년이 저쪽을 보고 있다. 어딘지 완고해 보이는 모습. 화려한 조명 속에서도 소년은 외롭게 서있다. 광신도와 남창, 걸인과 사기꾼이 부유하는 고속터미널의 화장실에서 태어난 소년 제이. 교차하는 길에서 태어난 순간부터 평생을 길 위에서 살게 되리라 예감했다. 제이에겐 다른 이들에겐 들리지 않는 것들이 들린다. 사춘기가 될 때까지 말을 하지 못했던 동규의 공포를 들었고, 개장수에게 고통 받는 개들의 외침을, 학대당하는 소녀의 고통을 느끼는 의자의 신음을 들었다. 그는 울부짖는 고아들의 왕이 되고, 폭력적인 방식으로 세상을 향해 분노를 쏟아낸다.
 
5년 만에 만나는 김영하의 장편소설은 버림받는 사람들의 야생의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작가 특유의 감각적이고 날 선 문체로, 어떤 현실이 클로즈업된다. 야생의 길 위, 원조교제로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가출소녀는 임신하지 않기 위해 화장실서 두 발을 모아 쿵쿵 구르고, 아이들은 피는 찬물로 닦아야 한다는 것을 배운다. 이들에게 이런 지식을 가르쳐준 세상은 과연 누구인가. 이들이 내는 외로움의 소리, 그 목소리가 아프게 들린다면 아마 우리에겐 이 이야기가 필요한 것일 테다.  
소설 MD 김효선

책 속에서 :    “죄, 잘못, 인간, 동물. 이런 식으로 모든 것을 구분하는 게 바로 인간이에요. 그러니까 잘난 척을 하는 거예요. 내가 인간이다. 내가 제일 위에 있다. 나는 죄를 안다. 동물은 모른다. 그러니까 우리는 동물을 죽여도 된다. 이런 식이에요.”
원장은 자세를 고쳐잡았다.
“그래서 네가 잘했다는 거냐? 남에게 피해를 입혔잖니? 그건 도둑질과 똑같은 거야. 안 그래?”
“ 남의 물건을 훔치는 것보다 더 나쁜 게 있어요.”
“그게 뭐냐?”
“고통을 외면하는 거예요. 고통의 울부짖음을 들어주지 않는 거예요. 세상의 모든 죄악은 거기서 시작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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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분 인생
우석훈 지음 / 상상너머

"경제학자 우석훈의 일상 들여다보기"
경제학자 우석훈의 첫 산문집인 <1인분 인생>은 마흔 살의 일상을 구성하는 것들, 또래의 친구들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모은 것이다. ‘마흔’이라는 주제로 글을 쓰는 동안 신상에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다. 첫 글을 쓸 때는 대학 시간강사였고, 중간에 작은 연구소의 소장직을 맡기도 했으며, 지금은 영화사의 자문을 맡고 있다. 대기업 소속 경제학자도 해봤고, 정부 소속 경제학자도 해봤고, 시민단체의 정책실장으로 집회 현장에 앉아 있는 경제학자도 해봤다. 그는 마흔이 넘어서야 ‘내가 과연 1인분 인생을 살았던가, 혹시라도 많은 사람들의 묵묵한 희생 위에 나 혼자서만 잘난 척한 것 아닌가’ 자문하게 되었다. 이번 새 책은 소소한 일상을 그대로 담은 것이기도 하지만, 20대와 30대에 대한 반성글이기도 하다.
 
<1인분 인생>에서는 자신을 둘러싼 주변인과 일상의 에피소드에 관한 이야기를 쉽고 편안하게 펼쳐낸다. 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삶의 문제들을 놓고 함께 고민하기도 하고, 때로는 거침없이 쓴소리도 한다. 예를 들어, 자신이 기르는 고양이 ‘야옹구’를 처음 병원에 데려가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고양이 수술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과 이명박 정권이 4대강으로 비게 된 세입을 맞추기 위해 반려동물에게도 부가가치세를 물린다는 것)을 계기로, 갖가지 단상과 깨달음을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식이다. 우석훈의 인간적이고 솔직한 모습을 고스란히 담은 이 책은 경제학자의 다채로운 일상을 들여다보는 재미도 있지만, 삶의 고민과 문제들에 대해 새로운 각도로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 에세이 MD 송진경

추천사 : 옆집 아저씨 같이 친근한 경제학자 우석훈이 전하는 1인분의 삶은 쉽고, 유쾌하고, 가공할 만한 깊이를 지녔다. 정치, 경제, 사회, 철학을 종횡무진 넘나들며 우리의 일상과 찰지게 버무려낸 그의 글은 머리만 깨우는 게 아니라 마음까지도 흔든다. _ 방송인 김미화

삶을 계산하며 지내기보다는 삶의 쓴맛 단맛을 몸소 다 맛보기로 맘먹은 경제학자의 일상은 장난끼 넘치고 사랑도 넘치고 무엇보다 인간적이었다. 우석훈은 1인분 인생으로 일상을 무사히 사는 법의 무게 중심점을 구하려 한다. _ CBS PD 정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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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경제다 
선대인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이대로 가다간 다 같이 망한다 "
성장률 0%, 가계부채 1500조, 실업자 300만. 어느 저개발 국가의 이야기가 아니다. 머지않아 닥칠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위험한 경제학>, <세금 혁명> 등 부동산과 세금 등의 문제에서 탁월한 혜안을 보여줬던 선대인 소장이 이 99%를 소외시킨 1%의 나라, 대한민국의 경제를 총체적으로 들여다봤다. 구체적인 데이터를 근거로 이해하기 쉽게 재구성한 그의 분석은, 국민 누구나가 내 나라의 문제를 새로운 시각으로 접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한계에 처한 과거 성장 방식의 문제를 밝히는 것으로부터 출발하는 이 책은, GDP 등의 가짜 성장으로 이목을 끌고 정작 개인의 주머니는 얇아지는 경제 구조, 1% 재벌 이데올로기가 산업 생태계에 끼치는 치명적인 피해, 모피아와 하우스 푸어 그리고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이 시대의 '비정규' 청년들까지 사회에 만연한 경제 스트레스와 개개인을 벼랑 끝까지 몰아붙이는 요소들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파헤친다.

저자는 이 같은 문제 분석에서 나아가 상생의 경제, B급이 죽지 않는 생활인 국가, 99%를 위한 세금 혁명 등 지금 당장 바꾸고 행동하면 10년 후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실천적 해법까지 함께 담았다. 크게는 시스템 개혁부터 작게는 개인의 일상적 변화까지 앞으로 우리가 받아들이고 살아 낼 대안적 경제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이 책은 삶의 질을 높이고 건강한 한국을 만들 수 있는 기회는 지금이 마지막이라고 강조한다. 그 재생의 가능성은 경제 전문가도 대통령도 아닌 '우리'에게 달려있다. 
 - 경제영영 MD 채선욱

책 속에서 : 슬픔과 분노에 그쳐서는 안 된다. 이런 참혹한 현실을 바꿔야 한다. 그러려면 일단 제대로 알아야 한다. 현실을 정확히 알아야 미래도 전망할 수 있고, 그 미래를 바꿀 단서도 찾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비극으로 시작하지만 희극으로 끝난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하지만 우리의 미래를 희극으로 만드는 것은 결국 '우리'임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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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차없는 자본주의
조이스 애플비 지음 / 주경철, 안민석 옮김 / 까치글방

"자본주의의 역사에서 찾아낸 자본주의의 가능성"
자본주의를 설명하는 방법은 많다. 애덤 스미스는 거래하고 교환하려는 인간의 보편적 성향을 근거로 자연스러운 출현이라 설명했고, 전통적인 질서가 무너지는 19세기의 혼란을 목격한 마르크스는 새로운 계급관계의 형성에서 변화의 원동력을 찾았다. 21세기에 이른 자본주의는 이제 다른 설명이 불필요할 정도로 지극히 당연한 체제로 자리잡았다.
 
미국 역사학회 회장을 지낸 원로 역사학자 조이스 애플비는 이런 식의 설명에 반론을 제기한다. 그는 경제적 관점뿐 아니라 역사적 관점에서 사회, 문화, 정치, 윤리를 포괄적으로 바라볼 때 자본주의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자본주의는 논리적 인과관계에 따른 보편적인 패턴으로 존재할 수 없고, 존재하지도 않았다는 말이다. 그 역시 자본주의의 표상 영국에 주목하지만 관점은 다르다. 보통 18세기 산업혁명을 자본주의 홍기의 기점으로 삼는데, 그는 16세기 농촌에서 변화의 씨앗을 찾는다. 효율적 식량생산에서 비롯한 노동력과 자금의 이동이 산업혁명을 만나 폭발하는 과정을 살피고, 각각의 국가가 이 체제를 어떻게 받아들여 오늘에 이르렀는지를 장대한 서사로 재구성한다. 그는 이 과정을 통해 지금의 자본주의가 엄청난 우연의 연속으로 이루어진 문화체제임을 확인하는데, 이는 자본주의의 끄트머리에 선 우리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 책 역시 부패, 불평등, 생태 등 절실하고 거대한 질문에 봉착한 자본주의의 오늘을 적시한다. 제목처럼 '가차없는 자본주의'의 모습을 비판하며 정부의 규제를 지지한다. 이런 자정능력이 앞서 말한 새로운 가능성이냐고? 그렇지 않다. 이 변화무쌍한 자본주의의 역사를 돌아보면, 이를 바로잡거나 뛰어넘을 가능성은 거대한 체제와의 싸움이 아니라 삶의 터전에 근거한 작은 싸움에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역사의 우연이라 할 이 작은 틈 하나가 이 책에서 발견한 그리고 각자의 세계에서 발견할 새로운 가능성이다. 
인문 MD 박태근

책 속에서 :
이 책은 근대 경제사의 개관을 제공하는 일종의 입문서이지만, 결코 피상적 수준에 머물지 않으며 상당한 깊이를 보여준다. 이처럼 전체적인 조망과 세밀한 묘사를 아우르는 서술을 통해서 이 책은 독자들에게 한편으로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정보와 설명을 제시하고, 다른 한편으로 현대 자본주의의 본질에 대해서 숙고할 기회를 준다.(주경철,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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