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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제정신
허태균 지음 / 쌤앤파커스

"착각하라! 착각하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착각’을 연구하는 사회심리학자 허태균 교수가 밝혀낸 ‘착각의 메커니즘’. 하루에도 수십 번씩 착각에 빠져 허우적대는 삶의 장면을 콕 집어내, 우리가 언제, 어떻게, 왜 착각에 빠지는지, 착각에서 벗어날 방법은 있는지, 벗어날 수 없다면 반대로 착각을 활용할 가능성은 없는지 등등 우리 삶을 좌지우지하는 불편한 진실에 다가선다. 이렇게 밝혀진 착각의 실체는 우리를 무력하게 만들거나 좌절하게 만들기 십상이다. 이 책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한다.

영화 <트루먼 쇼>의 트루먼이 평생의 착각을 깨닫고 나서야 진실을 볼 수 있었듯, 인간 역시 자신이 착각할 수 있다는 걸 인정해야만 세상을 제대로 알 수 있다. 작게는 나와 마찬가지로 상대방도 늘 착각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며 이해심과 배려로 인간을 이해할 수 있고, 크게는 당연하다는 착각으로 대충 넘긴 세상의 각종 현상을 분석하는 독특한 시각을 가질 수도 있다. 물론 긍정적 착각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그래서 저자는 착각에서 깨어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현실을 착각과 비슷하게 만들어보려 노력한다고 고백한다. 흔히 말하듯 착각은 자유다. 다만 이 책은, 착각의 자유를 방종이 아닌 능동적 권리로 ‘착각’해보자는 제안이다. 재미나지 않은가. 착각하는 자에게 복이 있다니. 
인문 MD 박태근

추천사 :  트렌드 및 소비자를 분석하면서, 소비자가 원한다고 말하는 것과 실제로 바라는 것은 상당히 다르다는 사실을 종종 발견한다. 왜 인간이란 존재는 자신이 원하는 것조차 착각할까? 왜 나중에서야 깨닫고 후회를 거듭할까? 그런 의문을 가져본 사람이라면, 착각과 후회를 반복하기 전에 이 책을 읽어보면 좋겠다. 기왕에 빠질 착각, 좀 더 ‘행복한 착각’에 빠지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김난도, <아프니까 청춘이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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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물건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

"남자의 마음엔 외로운 아이가 산다"
대한민국 남자들은 외롭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다져왔던 위치에서 멀어질수록 일상은 허전하고 삶은 서글퍼진다. 사는 게 이토록 힘든 이유를 정치나 경제 혹은 사회 구조적인 문제 탓이라 여기며 끝없이 토론하고 싸우지만, 그다지 변하는 것은 없다.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노는 만큼 성공한다>를 통해 여가와 재미의 필요성을 인문 심리학적으로 흥미롭게 풀어냈던 김정운 교수가 이 땅의 외로운 남자들을 위해 <남자의 물건>을 꺼내 들었다. 저자는 불안하고 슬픈 한국 남자들의 문제는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단언한다. 관계에 치이고 삶이 슬픈 남자들의 마음을 건강검진하듯 구체적이고 사소한 '이야기' 해법을 제시한다.

1부에서는 대한민국 남자들의 텁텁한 삶을 달래는 유쾌하고도 찡한 위로를, 2부에는 각계각층 다양한 분야를 대표하는 열세 남자들의 '물건'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지식에의 욕망을 나타낸 이어령의 3미터 책상을 통해 대학자의 근원적 외로움을 엿보고, 먹을 갈고 글씨를 쓰는 것처럼 20년 무기수의 삶을 과정 그 자체로 살아온 신영복의 벼루를 마주한 순간의 진한 감동을 가만히 훑다 보면, 이 남자들의 인생을 관통하는 삶의 태도와 쌓아 온 시간이 성큼 다가온다. 저자는 자신과 지인들의 물건을 한가득 펼쳐놓고 이제 당신의 차례라고 바통을 넘긴다. 물건을 매개로 '나'라는 존재를 확인하고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마음의 '검진'을 시작하자는 것. 자신을 설레게 하는 사소하고 특별한 물건과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진정 스스로를 충만하고 행복한 삶으로 이끄는 행위란 무엇인가,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 경영 MD 채선욱

책속에서 : 즉, 그곳이 무기수에게는 삶의 전부인 것이다. 어찌 충실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래서 '처음처럼'이라는 게 뜯어내는 게 아니고, 뭔가 그 다음 장을 다시 처음의 마음으로 쓰는 것, 그래서 글씨가 좀 잘못되었더라도 뜯어내지 않고 다시 시작함으로써 결국 두꺼운 노트를 갖게 되는 그런 마음이 필요하다. 산다는 것은, 인생이라는 것은 결코 뜯어낼 수 없는 거다. 늘 이제 다시 시작하는 마음처럼, 처음으로 하늘을 만나는 어린 새처럼, 처음으로 땅을 밟는 새싹처럼, 우리는 하루가 저무는 추운 겨울 저녁에도 마치 아침처럼, 새봄처럼, 처음처럼 언제나 새날을 시작하고 있다. 뭐 이런 뜻으로 시작된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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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뿌리는 자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 북로드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그 다음 이야기"
<바람을 뿌리는 자>는 넬레 노이하우스의 ‘타우누스 시리즈’ 다섯 번째 이야기이자,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의 다음 이야기. 피아와 보덴슈타인 콤비가 그대로 등장하며 사회적 이슈를 주요 갈등으로 삼는 특징도 여전하다. 풍력 발전소 건립을 둘러싼 환경보호론자들의 강경한 저항, 그리고 개발 이권에 얽힌 암투가 맞물려 돌이킬 수 없는 비극으로 치닫는다. 전작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에 비해 등장인물의 숫자가 적고 사건의 밀도가 높아 집중력이 좋다. 이혼남 보덴슈타인의 갈 데 없는 마음도 더욱 크게 흔들린다. 그렇다 보니 전작들에 비해 확실히 잘 읽힌다. 킬링타임 미스터리의 요건을 잘 충족시킨다.

그러나 <바람을 뿌리는 자>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사회구조적인 문제를 더욱 적극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너무 친한 친구들>에서도 주요 소재로 이용된 바 있지만, 환경 문제에 얽힌 복잡한 시점을 살인 미스터리를 통해 풀어가는 솜씨가 더 노련해졌다. 일본의 사회파 미스터리와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시리즈라 할 수 있겠다.
- 소설  MD 최원호

책 속에서:  “사람들은 항상 날 속였어요. 내가 속여먹기 좋은가 봐요. 내가 멍청해서 그렇겠죠?”
“아니, 그건 멍청한 게 아니야. 사람들을 잘 믿는 거지.”
“다시는 사람을 못 믿을 것 같아요.” (…)
“안타까운 일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면서 살아. 거짓말이었다는 걸 알게 되면 크게 실망을 하지. 하지만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거짓말쟁이들을 가려낼 수 있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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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 유니버스
브라이언 그린 지음 / 김영사

"아직 하나의 우주에 살고 계신가요?"
이론물리학계의 독보적 저자 브라이언 그린이 돌아왔다. 전작 <엘러건트 유니버스>에서 입자물리학의 발전을 정리하며 양자역학과 초끈이론을 ‘비교적 쉽게’ 설명했는데, 이번에는 현대 우주론의 핵심 평행우주의 다채로운 면모를 ‘정말 쉽게’ 풀어낸다. 어린 시절 두 개의 거울 사이를 오가는 빛의 움직임에서 시작한 우주로의 여행은 천동설에서 빅뱅 이론에 이르기까지 우주에 대한 인류의 인식 변화를 따라가는데, 빅뱅 이론이 열어젖힌 다중우주는 인플레이션 다중우주, 양자 다중우주, 궁극의 다중우주 등 무려 아홉 가지에 이르는 상상 가능한 우주를 선사한다. 브라이언 그린은 이러한 다중우주론이 공상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사변이 아니라 명징한 수학을 바탕으로 한 이론들이 확장하면서 마주한 필연이라 말한다. 물론 그는 명쾌한 논리와 빛나는 위트로 현대 우주론의 기반과 쟁점, 전망과 가치를 술술 풀어낸다. 다만 그 역시 어느 것이 진정한 실체인지 못 박지는 않는다. 어쩌면 실체의 내용 못지않게 바깥에 대한 탐구 의지와 상상력이 중요할지도 모른다. 우주가 하나이거나 여럿이어도, 혹은 넓어지거나 좁아진다고 해도 인간의 가치는 달라지지 않는다. 우주의 한 점에도 미치지 못하는 인간이지만, 우주의 실체에 대한 사고도 바로 이 한 점에서 비롯하기 때문이다.
인문 MD 박태근

책 속에서: 
137억 년 우주의 역사가 섬광처럼 번뜩인다. 우주에 대해 우리가 품고 있는 경이로운 비밀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브라이언 그린의 <멀티 유니버스>는 올해 당신이 선택해야 한 단 한 권의 과학서이다.(<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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