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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군 이야기 1
시오노 나나미 지음, 송태욱 옮김 / 문학동네

"결국 전쟁도 사람이 하는 일"

<로마인 이야기>, <로마 멸망 이후 지중해 세계>에 이은 시오노 나나미의 역사 대장정이 십자군 전쟁에 다다랐다. 이번에 나온 1권은 “신이 그것을 바라신다”는 교황 우르바누스 2세의 출사표에서 시작해 예루살렘을 정복하기까지 그리고 이후 18년 동안 계속된 십자군 국가의 성립과 십자군 1세대의 퇴장을 다룬다. 인류 역사상 가장 긴 전쟁을 풀어내는 그의 첫 문장은 이렇다. “전쟁은 인간이 여러 난제를 한꺼번에 해결하려 할 때 떠올리는 아이디어다.” 언뜻 보면 방점이 ‘한꺼번에 해결하려’에 있는 듯하지만 책을 읽어보면 ‘인간’이 핵심임을 알 수 있다. 사료 밑에 감춰진 인간의 속내를 읽어내는 탁월한 능력, 인간들 사이의 오해, 질투, 시기, 연민을 서사의 축으로 삼는 구성, 무엇보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당대의 인물 군상과 우리 마음 속의 욕망을 한데 녹여낸 시오노 나나미의 노련함이 돋보이는 노작이다. 

이슬람의 반격이 시작되는 2권은 11월에, 대미를 장식하는 3권은 내년 상반기에 나올 예정이다. 1권을 읽고 나면 2, 3권이 무척 기다려질 텐데, 귀스타브 도레가 십자군 전쟁 전체를 기록한 판화 작품에 시오노 나나미가 해설을 붙인 <그림으로 보는 십자군 이야기>가 독자들의 아쉬움을 조금은 달래줄 수 있겠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 시대가 공유하는 신념이 역사 위에 펼쳐놓는 광기는 장관이다. 그 광기를 들추어내는 시오노 나나미의 문장은 서늘하다.(김훈,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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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더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현정수 옮김 / 한스미디어

"여기에 완벽한 트릭은 없다. 청춘은 결코 완벽하지 않으니까"

일본은 물론이고 한국에서도 어느 학교마다 있는, 동상이 움직인다거나 호수에서 손이 솟아오른다거나 하는 괴담들. <어나더>는 그 괴담 중 하나를 둘러싼 이야기다. 여기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미소녀까지 더해지면, 요즘 유행하는 ‘라이트노벨’의 느낌이 강하게 든다. 실제로 본격적인 미스터리가 시작되기 전까지의 전개는 캐릭터에 강하게 의존하면서 다소 걱정(?)을 자아내기도 한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사건이 벌어지는 중반 이후가 되면 캐릭터에 집중한 초반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어나더>의 미스터리는 완벽한 짜임새의 트릭만을 자랑하는 ‘신본격’류의 그것과는 거리가 있다. <어나더>는 ‘그때 그 시절’의 불안, 뭔가를 맹목적으로 좋아할 수 있었고, 믿을 수 있었고, 그에 따라 즉각 몸을 움직일 수 있었던, 청춘이 막 발화하기 시작하는 무렵의 불안에 대한 이야기다. <어나더>에는 추리소설 매니아들을 사로잡을 기발한 함정 대신에 스티븐 킹을 좋아하는 한 소년이 있을 뿐이다. 연이은 주위 사람들의 죽음을 파헤치는 이 소년의 시점, 그 불안한 청춘에 같이 젖어드는 것이야말로 <어나더>의 가장 큰 매력이다. 즉, <어나더>는 우리의 추억과 그 추억이 꾸던 꿈이 합쳐진 이야기다.  

결국 <어나더>는 어째서인지 하나같이 미스터리-성장소설을 잘 쓰는 영미 호러 작가들에 대한 일종의 오마주이며, 신본격의 대표주자로 유명한 아야츠지 유키토의 반대쪽 날개인 셈이다. 이제 남은 것은 아야츠지 유키토가 두 날개를 모두 사용해 날아오르는 것뿐이다. 특히 당신이 이 작가를 좋아한다면, 양날개를 모두 이용한 그의 최고 걸작이 나오기 전에 신본격의 반대편에 있는 이 작품을 꼭 미리 읽어두시기 바란다.
- 외국소설 MD 최원호 

수상 리스트:
- 2011년 ‘미스터리를 읽고 싶다!’1위
- 2010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3위
- 제10회   본격미스터리 대상 최종후보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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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를 부탁해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야구 오타쿠’ 오쿠다 히데오의 좌충우돌 관람기"
<공중그네>, <남쪽으로 튀어>, <면장 선거>의 저자 오쿠다 히데오 신작 산문집. 다수의 베스트셀러를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요소는 오쿠다 히데오식 위트와 유머일 것이다. 제131회 나오키상 수상작 <공중그네>는 작가 특유의 장점들을 가장 잘 살린 작품으로서, 주인공 닥터 이라부의 기이한 캐릭터를 생동감 있게 그려냈고 낙천적이고 유쾌한 스토리에 인간미를 가미하여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 받는다.
야구와 맥주가 있으면 행복해하는 ‘야구 오타쿠’로 잘 알려진 오쿠다 히데오는 <야구장 습격사건>과 같은 스포츠 에세이들을 펴내기도 했다. 화려한 입담이 어김없이 발휘된 이번 책에서도 야구광답게 유쾌한 야구 관람기를 소개하고 있다. 편집자들의 꼬임에 넘어가 야구장뿐만 아니라, 록 페스티벌, 놀이동산, 시코쿠섬으로 동분서주한 일화들이 함께 수록되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휴가철 시원하게 즐기기 좋은 7월의 추천 에세이.
- 에세이 MD 송진경

오쿠다 히데오 에세이 :
<야구장 습격사건> <연장전에 들어갔습니다> <오쿠다 히데오의 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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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Click
오리 브래프먼, 롬 브래프먼 지음 / 리더스북

"마법처럼 강렬하고 신속하게 끌리는 찰나"
<스웨이>에서 똑똑한 사람이 오히려 어리석은 선택을 하게 하는 '비이성의 힘'에 대해 탐구했던 오리 브래프먼과 롬 브래프먼이 신간 <클릭>으로 돌아왔다. '클릭 click'이란 흔히 딸깍거리다, 컴퓨터 마우스를 누르다의 뜻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저자는 이 책에서 클릭의 세번째 뜻, '즉각 좋아하게 되다. 매력을 느끼다'와 연결지어 인간 관계의 힘을 파헤친다.

이 책은 '신속하고 강렬하게 일어나는 특별한 관계'를 경험한 두 사람의 사례를 끊임없이 보여준다. 그들은 연인이기도, 평생을 함께 연구한 동반자이기도, 한때 학계를 뒤집어놓는 이슈를 탄생시켰던 프로젝트의 파트너이기도 하다. 저자는 클릭의 순간을 경험한 두 사람은 서로가 가진 능력을 넘어설 수 있다고 말한다. 더불어 이 놀라운 관계와 믿기지 않는 순간은 노력, 즉 '클릭촉진제'를 활용해 지속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 책은 지금 당신이 혹, 정체된 인간관계와 요지부동으로 오르지 않는 효율성으로 고민한다면 '팔로어'나 '팬' 보다 단단하고 깊은 유대와 일상적이고도 긴밀한 조직의 혁신을 도울 것이다.
- 경제경영 MD 채선욱

책속에서: 누군가를 처음 만났을 때, 비즈니스맨들은 가벼운 질문들을 주고받는다. ...하지만 어떤 만남은 이런 단계를 아예 생략하곤 한다. 그런 일은 대부분 상대방의 유머감각에 처음부터 푹 빠지거나 그 사람의 뜨거운 열정이나 사고방식에 큰 감동을 받을 때 발생한다. 이런 경우 우리는 곧바로 마음을 연다. 상대방의 모든 것을 좋게 바라보게 된다. 강한 친밀감에 사로잡히는 것이다. 처음 만났는데도 느낌이 편안하고 대화는 물 흐르듯 흘러간다. 어색한 침묵이나 자존심 싸움도 없다. 이러한 순간이 우리가 앞으로 이야기할 '클릭의 순간(moment of click)'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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