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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칠 수 있겠니
김인숙 지음 / 한겨레출판

"해일이 삶을 덮쳐도, 미치고 싶은, 그토록 절실한"
이상문학상, 동인문학상, 이수문학상, 현대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등 유수의 문학상을 석권한 작가 김인숙의 장편소설. 7년 전의 살인사건과 현재의 해일을 매개로 과거의 인물들과 현재의 인물이 교차하며 비밀이 밝혀진다. 영원한 사랑을 맹세한 진과 진, 그리고 진의 아이를 가진 서번트 여자아이. 가이드 이야나와 그의 친구 만, 약혼녀 수니까지. 사람들은 섬에서 관계를 맺고, 서로가 절실해진다.  

해일이 삶을 덮쳐와도 포기할 수 없는 것이 있다. 한 여자가 경험한 ‘미칠 수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과 진실, 그리고 사랑이 김인숙의 정갈한 문장과 함께 그려진다. ‘미칠 수 있겠니’는 삶에 미치고 싶은 독자에게 그 절박함을 들려주는 소설이다.
- 소설 MD 김효선 

책 속에서: 죽고 싶다는 말, 다 거짓말이었어요.
이야나가 중얼거린다.
지금, 이렇게 살고 싶잖아아요. 무슨 짓을 해서든, 움켜쥘 것이 여자의 손밖에는 없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해서라도, 이 어둠과 물속을 벗어나고 싶은 거잖아요. 살고 싶은 거잖아요, 나…… 미치게, 미치게 살고 싶은 거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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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아처럼 당당하게 세계를 향해
크리스틴 지드럼스 지음, 노경실 옮김 / 을파소

"세계인의 눈으로 본 김연아"
2011년 4월 미국에서 출간되어 화제를 모았던 [Ice Queen;Yuna Kim]의 국내 번역본. 피겨 스케이팅 선수 김연아가 한국의 자랑이자 세계가 사랑하는 피겨 여왕으로 거듭나기까지의 과정을 촘촘하게 담아낸 책이다. 미국 작가 크리스틴 지드럼스가 캐나다 조애니 로셰트 전기에 이어, '피겨스케이팅 스타' 시리즈 두 번째로 펴냈다. 발간 직후 미국 아마존 아동도서 스포츠위인전 부문 베스트셀러 2위에 올랐으며, 동화작가 노경실이 우리말로 옮겼다.  

김연아 선수가 처음 얼음판 위에 선 1990년부터,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게 된 순간까지. 눈부신 여정이 한 편의 영상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 숨가쁘게 펼쳐진다. 온국민이 TV앞에 모여 앉아 숨죽이며 바라보았던 경기들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고, 정상을 목표로 하는 선수로서 끝없는 노력을 짐작하게 하는 김연아 인터뷰도 있다. 또 김연아에 대한 해외의 의미있는 평가들도 다양하게 담겨 있어, 피겨 선수로서의 궤적을 보다 입체적으로 보는 재미가 있다. 책에서 가장 인상 깊은 것은 김연아의 타고난 재능보다 '경쟁을 즐기는 면모'인데,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할 것인가 고민하는 아이들에게 귀감과 자극을 줄 수 있을 미덕으로 생각된다. - 어린이 MD 이승혜   

책 속에서:
2010년 2월 25일, 연아가 그때까지 살아오면서 거의 모든 시간을 바쳐가며 기다려왔던 날이 밝았다. 연아가 롱 프로그램을 준비하며 얼음판을 도는 동안 관객들은 따뜻한 박수를 보냈고, 연아는 은색 금속 조각으로 장식한 짙은 남색 옷을 입고 무대 위에 섰다. 그 시각 은행 창구를 찾는 손님은 아무도 없었고, 인천국제공항의 손님들도 숨을 죽이며 지켜보고 있었다.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우 점프를 멋지게 해냈고, 트리플 플립 점프에서도 완벽하게 착지에 성공했다. 까다로운 더블 악셀-더블 토우-더블 루프의 세 가지 연속 동작도 성공했다. 연아는 박수 갈채가 끝나기도 전에 트리플 살코 점프를 해 냈다. 캐나다의 한 텔레비전 방송에서는 "멈출 줄 모르고 가는군요."라는 말이 터져 나왔다. 관객들은 귀가 얼얼할 정도로 소리를 질러댔다. 연아의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이었다. 매달을 받기 위해 시상대에 선 김연아, 경기장 안에 애국가가 울려 퍼지자 연아는 조용히 노래를 따라 부르며 눈물을 훔쳤다. 14년 전 "스케이트 타러 가자." 이 기억은 꿈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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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용 평전
김윤희 지음 / 한겨레출판

"우리를 제대로 보기 위한 이완용 제대로 읽기"
한국 사회에서 이완용은 매국노와 동의어로 쓰인다. 문제적 인물은 양 극단의 평가를 받기 일쑤인데 이완용에 대해서만큼은 전 국민이 비슷한 평가를 하는 편이다. 평전이 단순히 인물의 일대기를 복원하는 게 아니라 인물로 시대를 읽고, 시대로 인물을 평가하는 기획이라면 이완용만큼 평전이 필요한 인물도 없을 듯하다. 저자는 특히 ‘관계’에 중심을 두는데, 그간 이완용 개인에 대한 평가만 이루어지다 보니 대한제국이라는 국가, 고종과 왕실이라는 배후, 당대 다른 지식인의 상황 등이 모두 사라져 입체적 조망이 불가하고 일방적 판단만 가능했다는 지적이다.  

이런 관계 속에서 이완용의 삶을 추적하면 새로운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우선 이완용은 유학자 가문에서 양자로 자라며 전통교육을 받고, 과거 급제 후 적극적으로 신식 교육을 받아 서구 문물을 수용한 균형 잡힌 지식인이었다는 점. 이를 바탕으로 ‘의리’와 ‘이익’을 동시에 추구하며 을사조약 체결 당시 책임을 회피하는 고종 대신 총대를 맸고, 다른 한편 조약을 통해 최대한의 이익을 얻으려 노력했다는 점이다. 이렇게 보면 그는 민족의 시대적 요구나 사회적 가치에 적극적으로 부응하지 않았을 뿐, 정치가로서 냉정하게 판단하고 과감하게 행동한 현실적 인간으로 보인다. 물론 이렇다 해서 비판이 이유 없는 건 아니다. 다만 그 방향이 "매국노로서가 아니라 부조리한 현실에 분노할 줄 모르는 또는 그것을 극복하려는 사람들이 호명하는 가치에 호응할 줄 모르는 인물"이어야 한다. 이는 이완용을 제대로 보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지만, 지금 우리를 성찰하는 데 꼭 필요한 시각이기도 하다.  

<이완용 평전>은 한겨레출판과 부산대 점필재연구소가 함께 기획한 '한겨레역사인물평전'으로, <안중근 평전>, <최남선 평전>과 함께 1차분이 나왔다. 이후 조선, 근대, 여성을 중심 갈래로 100권까지 나올 예정이다. 아무래도 최고의 기대작은 박노자의 <신채호 평전> 아닐까 싶다.- 인문 MD 박태근

한겨레역사인물평전 시리즈:
<안중근 평전 – 평화를 위해 총을 겨눈 인간의 다면적 초상>
<최남선 평전 – 우리 근대와 민족주의가 담긴 판도라의 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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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철학적 이유
피터 케이브 지음, 배인섭 옮김 / 어크로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생각 더 하기’"
우선 제목에서 던진 물음,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철학적 이유에 대해 정리하는 게 좋겠다. 본문에서는 ‘남 잘되는 꼴 못 보는’으로 문제가 살짝 바뀌는데, 남의 불행을 보고 고소하다고 느끼는 심술궃은 마음의 근거를 찾는 과정이다. 우선 불행이 정의의 실현 결과일 때 이런 감정을 느낄 수 있다. 그 결과로 인해 내가 얻는 이득이 있을 때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없을까? 앞선 이유들은 순수한 ‘고소함’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멋진 신사가 길을 걷다 새똥을 머리에 맞는 상황을 떠올려보자. 많은 이들이 걱정에 앞서 이 요상한 광경에 웃음을 터뜨릴 텐데, 이런 상황은 앞선 두 가지 이유를 넘어서는 순수한 ‘고소함’이라 할 수 있겠다. 저자는 이런 운명(행운 혹은 불운)의 상황을 마주할 때, 우리가 ‘존재의 평등함’을 느끼고, 이걸 알게 되는 기쁨이 웃음으로 표현된다고 말한다.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저 웃음으로써 마음의 여유를 찾고 생의 한계를 실감하는 수많은 영화 속 장면들이 이렇다 하겠다.  

<로봇이 인간이 될 수 있을까?>, <사람을 먹으면 왜 안 되는가?> 등 현실에서 마주하는 상황을 철학퍼즐로 구성하여 재미나게 풀어내는 피터 케이브는, 이번 책에서도 일상 속의 장면에서 의지박약, 선택회피, 자기합리화부터 정의와 공정, 연대와 실천의 문제까지 찾아내 차근차근 논리를 만들고 요리조리 모순을 피해가며 상황을 풀어간다. 21세기 소크라테스라 불리는 이 생활밀착형 철학자의 사고실험에 함께한다면, ‘당신이 이 책을 선택한 이유’까지 확실히 알게 될 거다. - 인문 MD 박태근

저자의 다른 책:
<로봇이 인간이 될 수 있을까?>
<사람을 먹으면 왜 안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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