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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같은 시절
공선옥 지음 / 창비

"물처럼 풀처럼, 개발에 맞선 꽃할매들의 조용한 싸움"
할매들이 뿔났다. 본적도, 이름도 잘 모르고, 글도 읽을 줄 모르는 이매기(임애기), 오맹순(오명순) 같은 시골 할매들이. 답답함은 가진 것 없는 이들이 지닌 유일한 무기이다. 꽃 같은 마을에 들어선 쇄석공장이 내뱉는 소음과 먼지에, 꽃할매들은 그 진득한 기운으로 잔치처럼 맞선다. 재개발로 갈 곳을 잃고 시골 마을까지 떠내려 온 철수와 영희, 꽃할매들을 만난 아내 영희는 그네들의 싸움에 뜨겁게 분노하고, 뜨겁게 사랑하게 된다.
 
아파트를 올리고 강을 파는 토건 한국의 현실을 섬세한 취재로 잘 담아낸 공선옥 장편 소설. 젊고 화사한 꽃들보다 더 아리따운, 꽃할매들의 고요한 투쟁이 특유의 정감있는 문체로 눈앞에 그려진다.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것들에도 별 것 아닌 채로 살아갈 권리가 있다. 꽃할매들의 조용한 소리에 귀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한국소설 MD 김효선 

책 속에서 : 우리는 적막한 속에서 소리 없는 것들의 온갖 소리를 들었다. 소리가 없다고 해서 소리가 없는 것이 아닌 것들의 소리다. 그래서 가슴 한쪽이 먹먹해왔다. 꼭 우리들 같아서. 우리도 소리를 안 내고 살 뿐이지 소리가 없는 것이 아닌데도 세상은 땅 파먹고 사는 아낙들은 소리가 아예 없는 줄 아는 모양이었다. 우리가 무슨 소리라도 낼라치면 무식한 아낙네가 뭣을 아느냐는 투였다. 그래도 우리는 울지 않았다. 우리 울음 알아주는 데도 아닌 데서 울면 우리만 설워지니 울지 않았다. 어쩌다 울 때도 놀 때나 울지, 일할 때는 힘이 들어 울지 않았다. 무엇보다 우리가 울면, 닝꽁닝꽁닝꽁, 지꾸지꾸지지잉, 띠룽띠룽띠루룽, 하는 것들이 우리 울음에 묻힐까봐 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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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베네 이야기
강훈 지음 / 다산북스

"패션 브랜드도 아니고, 커피 전문점이 뉴욕에 200평 오픈을 하겠다고요?"
말 그대로 돌풍이었다. 지하철 역 하나 걸러 하나씩의 매장도 모자라 이젠 버스 정류장마다 하나씩 보인다. <지붕 뚫고 하이킥>을 틀어도 나오고 <시크릿 가든>을 틀어도 나왔다. 어떤 이는 배우 한예슬의 CEO설을 꺼냈고, 혹자는 좀 더 신빙성 있게 연예인 에이전시 기업 싸이더스의 커피 시장 진출을 이야기했다. 그러나 이 돌풍과도 같은 성공의 중심에는 이 책, <카페베네 이야기>의 저자 강훈이 있었다.

카페베네가 막 사업을 키우려고 할 당시, 한국의 커피 시장은 각종 중대형 커피 브랜드의 난립으로 포화상태였다. 그러나 1,500만원으로 시작한 할리스 커피 성공 경험이 있던 저자는 카페베네에서도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서비스 매뉴얼을 재정비하고 전체 매장 구조부터 BI, 경영 철학, 마케팅 방향까지 재디자인 했다. 저자는 카페베네가 3년 만에 한국 커피 시장 1위로 올라 서는 데에는 무엇보다도 사람 중심의 사고방식과 철저한 신뢰 경영이 깔려 있었다고 말하며, 진정한 성공과 행복의 길을 갈 수 있는 A to Z을 제시한다. - 경영 MD 채선욱

책 속에서 : 결국 내 장황한 설득은 사람들의 동의를 끌어냈고, 이로써 우리는 싸이더스라는 훌륭한 파트너를 얻었다. 우리는 싸이더스에게 5퍼센트의 지분과 로열티를 주기로 합의했다. 많이 가진 사람들, 즉 기득권층에게 변화는 언제나 파괴를 의미하는 것처럼 들리는 듯하다. 새로운 변화가 자신들이 가진 많은 것을 빼앗는 도구처럼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모든 것은 주기를 겪게 마련이다. ...더욱이 커피 사업은 패션 사업처럼 유행을 따라 진화해야 하고 시대에 따라 세련되어져야만 한다. 그러니 커피 사업에 있어 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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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을 본 적이 있나요?
김려령 지음, 장경혜 그림 / 문학동네어린이

"<완득이> 작가 김려령이 쓰고,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는 동화"
베스트셀러 <완득이> 로 많은 독자들에게 알려진 어린이.청소년책 작가 김려령의 신작. 이번에는 어린이와 어른 모두를 위해 쓴 동화 한 편을 새롭게 선보인다. '힘든 현실에서도 서로의 손을 잡아 주고, 어깨를 다독여 줄 수 있는 세상'. 작가는 그런 세상을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인물들의 아름다움을 노래한다. 더불어 우리가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이 얼마나 멋진 체험인지를 보여준다. 사람과 삶에 대한 푸짐한 애정이 맛있게 버무려진 작품. - 어린이 MD 이승혜

책 속에서: 참 이상하지? 근사하게 생긴 사람도 아닌데, 가진 게 많아서 듬뿍듬뿍 퍼 주는 사람도 아닌데, 사람들은 건널목 씨를 좋아했어. 많은 사람들 사이에 건널목 씨 한 사람 더 와서 사는 건데 아리랑아파트 분위기가 달라�다니까. 이웃끼리 인사도 더 자연스럽게 했고 더 상냥해졌지. 좋은 사람이란 그런 거야. 가만히 있어도 좋은 에너지를 뿜어내는 사람. 그냥 당연하게 남을 배려하는 사람, 그 사람이 바로 건널목 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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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또한 지나가리라!
김별아 지음 / 에코의서재

"마음을 어루만지는 김별아 치유의 산행"
김별아 작가의 산문집을 마지막으로 접한 것은 <죽도록 사랑해도 괜찮아>가 출간된 작년 이맘때쯤이었다. 삶과 사랑에 관한 섬세한 글을 담은 그 작품으로 독자들의 마음을 많이 다독였다. ‘치유의 산행기’란 이번 새 책에서는 대안학교에 다니는 아들, 아들의 친구 및 학부모들과 함께 백두대간을 종주한 이야기와, 산길 위에서 상처 받은 마음을 치유하고 위로 받은 이야기들을 풀어낸다. 

동네 뒷동산에 오르는 것 조차 꺼리던 ‘평지형 인간’ 김별아, 산에 오르는 구체적인 이유도 찾지 못한 채 40년 인생의 첫 경험, 백두대간 종주에 도전했다. 자기 살을 파먹는 ‘코아티’란 육식 동물에 자신을 비유하며 소아우울증을 겪은 것에 대해, 불안과 긴장으로 점철된 유년 시절에 대해, 완벽주의의 집착에 대해 솔직하게 토로한다. 힘겨운 산행 가운데 자연과 조우하며 자신의 상처들을 하나씩 치유해나간다. 

내밀한 마음의 고백기와 생생한 산행기를 감동과 위트로 그려낸 이번 새 책에는 인생의 아픔, 좌절, 희망, 기쁨을 모두 담는다. 마음을 어루만지고 김별아라는 작가를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신작 산문집, 이전 작품들 보다 더욱 주목할 만하다. - 에세이 MD 송진경

책 속에서 : 산을 타는 동안 살아있어서 행복했다. 시시각각 느껴 깨닫는 삶의 순간에 행복했다. 지금껏 16차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고통과 어려움이 있었지만, 우리는 알고 있기에 견딜 수 있었다. 어쨌거나 시작된 산행은 언젠가 끝나리라는 것. 고통과 시련을 마감하기 위해서는 오직 우리의 두 발로 뚜벅뚜벅 걸어 오르내리는 방법밖에 다른 길은 없다는 것. 그 단순 명쾌한 진리는 모두에게 평등하고 무애하다. 산에서, 그리고 삶에서 내 몸과 마음을 지키고 살릴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나 자신뿐이다. 나를 믿고 나를 밀어 가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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