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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기의 간주곡
J.M.G. 르 클레지오 지음 / 문학동네

"르 클레지오, 어머니에게 바치는 볼레로"
그는 허기를 기억한다. 허기를 채워주는 고소한 빵의 식감에서부터. 그러나 이 소설이 다루고 있는 허기는 또다른 것이다. 배부름으로는 채울 수 없는 허기, 한 소녀가 겪어야 했던 모순과 폭력의 시간을 작가는 하나의 간주곡(ritournelle)으로 완성해냈다.
 
2008 노벨문학상 수상자 르 클레지오가 노벨상 수상 당시 발표한 장편소설. 이화여대 초빙교수로 재임 당시 한국에서 집필한 소설로도 화제가 되었다. 자신의 어머니를 모델로 한 소녀 에텔이 제2차 세계대전과 가정의 해체 등의 불가해한 고통을 겪으며 강인한 여인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아름다운 문장으로 선명하게 그려냈다. 가엽지만 대견한 소녀의 모습에 에밀 아자르의 소년 모모가 겹쳐진다. 강인함으로 야만의 시대를 지나쳐 온 어머니에게 바치는, 르 클레지오의 볼레로. - 문학 MD 김효선

책 속에서 : 에텔은 제나에에게서 낯선 향수 냄새를 맡았다. 하지만 이내 마음속으로 고쳐 말했다. 아니 이건 향수가 아니라 제니아의 얼굴에서 나는 약간 자극적인 냄새, 뺨에 칠한 분 냄새야. 아니면 머리칼에서 나는 민트향 샴푸 냄새거나. 가난의 냄새, 인생에서 성공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악착스러움의 냄새. 에텔은 보지라르 가를 따라 빠르게 걸음을 옮기면서 생각했다. 그 명백한 사실이 머릿속에 떠오른 바로 그 순간, 제니아의 블라우스 아래 숨어있던 딱딱한 코르셋 감촉으로 그 명백한 사실이 확인된 순간, 그녀는 두 눈에 눈물이 가득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수치스러워서, 혹은 분해서였다. 어쨌든 쓰라린 눈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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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처럼 보기
제임스 C. 스콧 지음, 전상인 옮김 / 에코리브르

"국가는 왜 국민을 못살게 굴까?"
국가주도형 공공계획, 한국 근현대사에서 줄곧 보아온 일이다. 물론 지금도 여기저기서 벌어지는 일이다. 이 책은 이런 계획이 왜 실패할 수밖에 없는지를 분석하고, 성공을 위한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가독성과 하이 모더니즘이라는 두 가지 틀로 20세기 근대국가의 전략을 파헤친다. 가독성은 조세, 징병 등 국가의 고전적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사회를 일종의 약도로 만드는 행위를 말한다. 하이 모더니즘 이데올로기는 과학적, 기술적 진보에 대한 강력한 자기 확신으로 이것이 권위주의적 국가와 만날 때 문제가 시작된다. 제1차 세계대전 동안의 독일이 대표적인 예다. 이런 실패를 막아낼 최후의 가능성 시민사회마저 무능했기에 소련의 집단농장에서 제3세계 국가들의 개발 계획까지 모두 실패로 끝났다. 그렇다면 국가는 절대악인가?
 
스콧은 국가의 처음 의도는 선의일 수 있다고 말하며 가독성 확보의 과정에서 배제된 지역의 다양성, 다시 말해 전통적, 토착적, 구체적 지식(메티스)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집계되지 않는 비공식적 과정(빈틈)을 인정하자는 말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국가는 어느새 자본으로 모습을 바꿔 사람을 돈으로 보는 가독성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자본은 국가보다 촘촘하다. 그럼에도, 마찬가지로 마지막 보루는 시민사회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사 : 최근 수십 년간 출간된 책 가운데 20세기 역사에 대한 매우 심오하고도 계몽적인 연구서다. 근대 국가의 상징에 관한 매우 흥미로운 해석을 담고 있고, 국가 권력을 사회 전체를 재구성하는 데 사용하려는 시도에 대해 엄중한 경종을 울린다.(존 그레이, <뉴욕타임스 북리뷰>)
 
혁명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사회 개혁을 위한 거대 프로그램들이 왜 때때로 비극으로 귀결되고 말았는지에 대해 소련의 붕괴를 사례로 매우 강력하게, 그리고 여러 가지 방식으로 통찰력 있게 설명하고 있다. 야심 찬 국가 계획에 대한 매우 중요한 비판이다.(로버트 하일브로너, <링구아 프랑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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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박물관
알브레히트 보이텔스파허 지음, 김희상 옮김, 강문봉 감수 / 행성비아이들

"체험하고 즐기며 수학의 원리를 깨우친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수학박물관, 일년에 15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는 독일의 마테마티쿰 관장님이 들려주는 재미있는 수학 이야기. 아이들이 수학을 공부하며 가지게 되는 거의 모든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준다. 공식을 많이 외우고 문제를 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원리를 탐구하고 이해는 것이 수학과 친해지는 열쇠라는 것을 명쾌하게 알려주는 책. 놀이를 하듯 즐겁게 수학적 원리를 깨우칠 수 있는, 초등 고학년과 중학생을 위한 수학 교양서다. - 어린이 MD 이승혜

마테마티쿰이란? : 마테마티쿰은 독일 기센 대학의 수학교수 알브레히트 보이텔스파허가 2002년 설립한 세계 최초의 수학박물관이다. 관람객들은 함께 퍼즐을 풀고, 다리를 만들거나 주사위 놀이를 즐기는 가운데 황금률을 배우고, 커다란 비눗방울의 표면적을 알아보며 확률에 대해 알게 되는 등 수학의 원리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
 
"수학을 만져 보자!"는 것이 바로 수학박물관이 내세우는 정신이다. 어른, 아이 가릴 것 없이 이곳을 찾은 관람객들은 다양한 게임과 실험을 통해 수학적 원리를 깨우침으로써 복잡하고 어렵게만 느껴지던 수학을 가깝고 친근하게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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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소녀의 짓궂음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지음 / 문학동네

"페루, 파리, 런던, 도쿄. 나쁜 소녀를 향한 40년의 순정!"
착한 소년은 그녀를 페루에서 처음 만났다. 개방적이라고 알려진 칠레 여자애들 중 한 명이던 릴리. 그녀에게 세 번이나 고백했지만, 그녀는 자신의 거짓말이 밝혀진 후 황급히 페루를 떠났다. 다음에 그녀를 만난 곳은 파리, 그 다음은 런던이었다. 그녀는 게릴라 전사에서 귀부인으로, 야쿠자의 애인으로 종횡무진 변신해가며 그를 농락했다. 착한 소년은 나쁜 소녀에게 열다섯 번이나 고백했다. 그렇지만 돌아온 것은 차가운 대꾸뿐이었다.
 
그야말로 어장관리의 달인. 나쁜 소녀는 사십 년이나 그를 농락한다. 벨에포크에서 혁명, 예술과 히피와 LSD. 20세기의 가장 찬란했던 순간들을 배경으로 한 남자의 순정의 역사가 흘러간다. 차갑고 사악한 그녀가 왜 그 남자의 유치한 싸구려 사랑고백을 끊지 못하는지, 독자는 안다. 2010 노벨문학상 수상자 바르가스 요사의 국내 출간 최신작. 낭만적 사랑과 사회가 공존하는 재치있고 대담한 연애소설. - 문학 MD 김효선

책속에서 : "바로 그래서," 그녀는 몰인정한 말투로 즉시 대답했다. "난 진짜 사랑을 느낄 때도 '당신을 사랑해' '당신을 좋아해' 따위의 말을 한 적이 없어. 누구에게도. 거짓말로만 내뱉었을 뿐이야. 누구도 사랑한 적이 없으니까. 리카르도. 난 항상 모든 남자에게 그렇게 거짓말을 했어. 내가 침대에서 거짓말한 적이 없는 유일한 남자는 바로 너야."
"네게 그런 말을 듣다니 마치 사랑고백 같아."
부와 권력을 모두 지닌 남자와 결혼한 지금 그녀는 마침내 그토록 원하던 것을 가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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