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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로버트 하일브로너 & 윌리엄 밀버그 지음, 홍기빈 옮김 / 미지북스

"시장 경제의 출현에서부터 신자유주의까지, 한권으로 읽는 자본주의 오디세이"
미국의 대표적인 진보적 경제학자 로버트 하일브로너, 국내에서는 미네르바의 추천도서로 더욱 유명해진 <세속의 철학자들>의 저자인 그가 인류의 여명기부터 21세기 신경제에 이르기까지 자본주의의 긴 역사를 통해 그 이론의 본질을 탐구하는 역작이다. 1962년 초판이 나온 이후 지금까지 12번의 개정과 보증을 거치며 끊임없이 새로 읽히고 있는 서양 경제사 분야의 고전.
 
‘경제’라는 영역이 그 자체로 운동 법칙을 내장한 채 독립적으로 존재한다는 경제학의 일반적인 전제와 달리, 자본주의는 스스로의 고유한 구조와 논리를 갖고 있지만 정치적인 힘들에 의해 한편으로 영향을 받으며 진화한다고 파악하고, 경제학 이론을 통해 역사를 조망하고 역사를 통해 이론을 조망하는 복합적인 방법으로 자본주의 경제의 본질에 접근한다. 대가다운 글 솜씨와 탄탄한 번역이 만난 완성도 높은 책이다. - 경제경영 MD 장선희

책 속에서 : 전체로서 자본주의는 자본 축적에 있어서 가히 따를 자가 없는 무시무시한 기계라는 것이 판명되었다. 역사상 존재한 경제 체제 가운데 최초로 우리는 경제 성장을 일상생활의 한 부분으로 포함하는 경제 체제의 발전을 보게 된 것이다.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나중에 『공산당 선언』에서 썼듯, "부르주아들은 그 1백 년도 채 안 되는 자신들의 역사 속에서 그들 이전 인류의 모든 세대들을 다 합쳐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하고 엄청난 생산력을 창조해냈다." 이러한 찬사는 자본주의 사회 질서의 불구대천의 두 원수들로부터 나온 것이라서 더욱더 큰 의미가 있으며, 실로 진실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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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달린 허클베리 핀
마크 트웨인 지음, 박숭서 옮김 / 현대문학

"당신이 아는 허클베리 핀을 의심하라!"
헤밍웨이는 이렇게 말했다. "현대의 미국 문학은 모두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라는 한 권의 책으로부터 비롯되었다. 그 이전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그 이후에도 그만큼 훌륭한 것은 없었다." 허클베리 핀은 양면적이다. 국내에 50종 이상의 번역본으로 출간된, 이미 고전의 반열에 오른 책인 동시에 다른 한쪽에선 인종차별 혐의를 의심받고 있고, 판매금지 처분을 받은 경력이 있는 책이기도 하다.
 
바로 그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 마크 트웨인 사후 100주년을 맞아 수많은 매니아를 거느린 <주석 달린..> 시리즈가 되어 찾아 왔다. 순박하고 장난기 어린 소년인 줄만 알았던 허클베리가 살던 시대의 풍경이 훌륭한 만듦새와 함께 재현된다. 초판본을 그대로 수록했음은 물론, 초판본의 삽화를 비롯해 각종 사진, 인쇄물, 도판 등을 포함했다. 허클베리 핀을 완전하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 주석 달린 시리즈의 팬이거나 허클베리 핀의 팬이라면 놓치긴 아쉽다.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 <빨간 머리 앤> 등도 주석달린 시리즈로 출간 예정이다. - 문학 MD 김효선

해설 : <허클베리 핀>이 미국에서 정식 출간되기 전에 그 가운데 세 부분을 발췌해 잡지에 연재하는 과정에서 나체라든지, 거북한 말이라든지, 코를 푼다든지 하는 단어를 모조리 삭제한 것이었다. 가령 "두 사람은 마치 열두 제자를 몽땅 잃어버리기라도 한 듯 슬퍼했다." 라는 대목도 없앴는데, 아마도 신성모독적인 표현으로 받아들일까봐 우려한 듯했다. 길더의 검열용 푸른색 연필이 지나간 자리에는 '땀나게such a swear'는 '서둘러such a hurry'로, '젖은 옷wet cloth'은 '수의'로 바뀌어 있었다. 그리하여 그는 왓슨 양이 얼굴을 붉힐 만한 내용은 전혀 남겨두지 않았다. 희한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깜둥이nigger'라는 말이 저속하다고 지울 생각은 아무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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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학
아리스토텔레스 지음, 로즐린 뒤퐁록, 장 랄로 주해, 김한식 옮김 / 펭귄클래식 코리아

"가장 섬세하고 풍부한 <시학> 강의"
인류 역사에서 궁극의 텍스트를 꼽는다면 아마 <시학>은 최종후보에 오를 것이다. 이렇게 ‘확실한’ 텍스트가 연원이나 구성, 해석에 있어 오히려 ‘불확실한’ 텍스트라는 게 <시학>이 지닌 매력 아닐까. 그간 한국에서도 본문을 번역한 시도는 몇 차례 있었지만 다양한 해석을 소개하며 주해를 통해 새로운 텍스트를 만든 ‘창조적 시학’은 없었다. 이번에 펭귄클래식 코리아 100번 째 책으로 나온 <시학>이 반가운 까닭이다. 

이 책은 고전문법의 석학 뒤퐁록과 랄로의 프랑스어 번역과 주해를 다시 한국어로 옮겼는데, 폴 리쾨르의 <시간과 이야기>를 옮긴 김한식이 번역을 맡았고, 서양고전학 전공자 김헌이 그리스어 번역 부분에 도움을 주었다. 뒤퐁록과 랄로는 <시학>의 핵심논제를 ‘사람의 행동을 언어로 재현하는 활동’으로 보고 논의를 끌어간다. 더불어 텍스트의 내적 모순에서 발생하는 의미의 긴장에 주목하고, 미메시스, 뮈토스, 카타르시스 등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시하는 등 텍스트 본래의 구조와 의미에 천착하면서도 그 안에 포섭되지 않았다. 이런 해석의 영역뿐 아니라 본문, 그리스어 원어, 주해의 구성과 본래 뜻을 좇아갈 수 있는 원어 병기, 그리스어가 포함된 꼼꼼한 찾아보기 등 편집 부분에서도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하다.

<시학>은 본래 아리스토텔레스가 뤼케이온 학원에서 강의를 준비하며 정리한 초록이다. 이 책 역시 이 재료로 만들어낸 하나의 강의에 불과할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껏 우리에게 알려진 강의 가운데 가장 섬세하고 풍부한 이야기를 담고 있음은 분명하다.  - 인문 MD 박태근

책 속에서 : 우리는 단지 하나의 시론(試論)을 쓰고자 했을 뿐이다. (중략) 즉 우리가 직접 고전 텍스트 앞에 가 있으려 한 것이지, 고전을 빌려 현대 학문의 개념이나 이론을 비호하거나 깎아내린다든지 찬양하거나 비난하지 않았다. 요컨대 <시학>은 우리에게 패러다임이나 들러리가 아니라 읽어야 할 텍스트였으며, 우리는 읽어냈다. 물론 독자들이 우리 덕분에 새로 되살아난 아리스토텔레스를 만난다고 생각할 만큼 순진하지는 않다. 그저 우리의 책이 독자로 하여금 <시학>의 몇 대목이라도 보다 풍요롭게 읽을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면 목표는 달성된 셈이다.(서문,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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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0일
바르트 무이아르트 지음, 한경희 옮김 / 낭기열라

"1월 0일, 아무도 곁에 없는 시간"
개와 오리의 죽음을 둘러싼 이 작은 소설은 올해 출간된 청소년 소설 중에서 가장 문제적인 작품이다. 거의 반나절의 시간만을 담고 있는 이 짧은 이야기는 폭력의 연쇄와 소통의 불가능성에 대한 슬픈 항변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1월 0일>이 문제작인 이유는 어두운 고찰을 담고 있어서가 아니다. 설정이나 주제로 말하자면 훨씬 어두운 내용을 담은 작품들이 많다. <1월 0일>이 문제적인 이유는 그 어둠이 만들어 낸 상처를 그저 바라만 보고 있어서다. 모든 사건은 일어나기 전에는 그런 일이 생기리라 생각조차 할 수 없고, 정작 사건이 일어난 뒤에는 누구도 되돌릴 수 없다. 그 절대적인 망연함과 무기력함, 그러나 그 순간에조차 끊임없이 닥쳐오는 '살아야 할 날들'이 뒤섞이는 순간, 시간은 아주 잠시 멈추어 버리는 것만 같다. 이 소설의 마지막은 그렇게 멈춘 것처럼, 혹은 아주 긴 테이크로 이루어진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처럼 천천히, 오래 움직인다. 아무 말도 없이.
 
'1월 0일'은 없는 시간이다. 그러나 누구이든 간에 그날을 맞았거나 맞게 될 것이다. 돌이킬 수 없는, 아무도 자신을 도와줄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순간에 마주치는 완전한 불가능의 슬픔. 즉, 이 소설의 어둠은 표현 방식이 아니라 주제 그 자체이다. 이로써 청소년 소설의 세계는 더욱 넓어졌다. 조금씩 발전하고 있는 청소년 소설들은 언젠가 이 작품과 다시 마주할 것이다. <1월 0일>은 이미 청소년 소설의 어떤 미래, 혹은 이정표이다. - 청소년 MD 최원호

수상내역 :
1998년 독일 청소년문학상
1996년 벨기에 북라이온 상
1995년 네덜란드 실버펜슬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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