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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의 환자들
김서영 지음 / 프로네시스
이론이 아닌 실천으로서의 정신분석
프로이트는 의사였다. 52년 동안 하루 열 시간씩 꾸준히 환자를 만나 상담했다. 정신분석학이 여기에서 생겨났고, <프로이트 전집>도 이 사례들로 구성되었다. 이 책이 프로이트를 쉽고 간단하게 설명하려는 책들과 다른 지점이 여기에 있다. 저자는 전집을 꼼꼼히 뒤적여가며 150개의 사례를 골랐다. 사례를 짚어가며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이 무엇인지, 이후 프로이트를 중심에 두고 벌어진 융과 라캉의 이야기가 어떤 맥락인지, 마지막으로 프로이트를 새롭게 해석할 부분이 무엇인지를 풀어간다. 방법론뿐 아니라 관점도 새롭게 제안한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이 ‘분석’에만 방점을 찍는 추상화된 이론이 아니라 현실에서 ‘사람’을 치유하기 위한, 그 사람이 주체로 설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라는 주장이다. 이렇게 프로이트를 읽어가는 과정에서 스스로 증상을 살피고 치유할 수 있는 배움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게 프로이트의 본래 의도이자 저자가 찾아낸 프로이트의 의미이다.
말미에 붙은 <프로이트 전집> 23권의 각 권 해설, 한국어판, 영어판, 독일어판 전집의 차례 비교와 논문, 저서 연대별 목록은 실천의 확장을 위한 이론적 탐구를 시도하는 이들에게 귀한 자료가 될 것이다.
책 속에서 : 정신분석이란 일상생활의 평범함 속에 배어 있는 여러 감정들을 설명하고자 하는 학문입니다. 정신분석을 통해 우리는 마음에 상처를 입히는 시선들과 낱말들을 분석해낼 수 있습니다. 괴롭고 불안한 마음을 따라 사유하는 것도 정신분석의 일이고, 잊었던 것을 기억해내는 과정도 정신분석의 영역입니다. 모두들 사소한 일이라 부르는 일상의 이야기를 정신분석은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으로 존중합니다. 모든 감정, 모든 실수, 모든 기억을 소중히 감싸는 학문이 바로 정신분석입니다. 정신분석은 나, 너, 우리를 이해하기 위한 필수도구입니다.(프롤로그, 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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