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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증폭사회
김태형 지음 / 위즈덤하우스
"한국인의 불안치유를 위한 처방전"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의 저자 엄기호는 “사회를 폭로하고 사람을 옹호하라!”고 외쳤다. 국가가 져야 할 대부분의 책임을 개인의 탓으로 돌려 불안과 공포를 조장하는 한국사회에 던지는 일침 <불안증폭사회>는 그 외침에 화답하는 책이다.
IMF경제위기 이후 한국인의 삶을 송두리째 장악한 신자유주의의 기치 아래, 상처받고 망가진 건 살림살이뿐만이 아니다. 불안하고 우울하고 무기력하고 분노하는 한국인의 마음은 작은 희망조차 허락하지 않는다. 돈과 물질만 있으면 사람이 행복해질 수 있다는 저급한 미신만이 득세하는 한국사회에서 사람답게 사는 삶은 어떻게 가능할까.
저자는 우선 불안을 증폭시키는 9가지 심리코드를 밝히며 현상 분석에 들어가는데, 계급배반 투표에서 자기혐오를 읽어내고 외교 사대주의와 신도시 트리클다운 효과에서 의존심을 읽어내는 등 사회 현상에 대한 심리 분석이 신선하고 탁월하다. 결국 한국인은 '어떻게 하면 사람답게 살 수 있을까'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하는 현실이다. 이에 대한 진단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다. 이제 저자가 제안하는 처방전을 따라 '외상후 성장'으로 장애를 극복할 수 있을지는 다시 당신의 선택이다. - 인문 MD 박태근
책 속에서 : 마음의 병에서 회복하는 첫걸음은 자신이 병에 걸렸음을 아는 것 그리고 그 병에 걸린 이유를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나는 이 책에서 오늘의 한국인들이 병, 그것도 아주 심각한 병에 걸려 있으며 그런 병에 걸리게 된 기본 원인이 신자유주의에 있음을 논증했다. 그리고 우리가 병에 걸려 사회적으로 죽어가고 있다는 것, 그 병을 치료하려면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와 사회시스템부터 철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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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위한 여섯 가지 은유
이어령 지음 / 열림원
"<지성에서 영성으로>에서 못다 한 이어령의 내밀한 이야기"
한국을 대표하는 지성인 이어령, 수십 년 동안 신을 거부하며 살아왔던 그가 인생의 황혼기에 세례를 받고 하나님을 영접했다. 지성에서 영성으로 들어가는 문턱에서 집필한 <지성에서 영성에서>는 그간 한번도 밝히지 않았던 신앙 간증과 개인사를 보여주며, 출간 즉시 2010년을 대표할 만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번 새 책에는 <지성에서 영성에서>에서 못다 한 이야기, 특히 어머니와 고향에 관한 글을 중심으로 문학적 자서전, 영성인이 된 후의 인터뷰 글까지 함께 수록했다. 지성과 영성을 겸비한, 인간 이어령의 내밀한 이야기에 다시 한번 귀 기울이게 된다. 미발표 신작시 9편을 추가하여 산문집과 동시 출간한 개정증보판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도 주목할 만하다. - 문학 MD 송진경
같이 읽으면 좋은 책 :
* 지성에서 영성으로
*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
책 속에서 : 자신이 피조물인데도 작가나 지성인들이 오만한 이유는 자기가 무얼 만드는 줄 알아서입니다. 아마 그림 그리는 사람도 음악을 만드는 사람도 마찬가지일 거에요. 자기는 무언가 창조할 수 있다는 지적 오만 때문이지요. 지나온 지적인 삶을 결산하고 시간이 남으면 고해성사 하듯이 거듭난 어린아이처럼, 새롭게 보는 자연, 인간, 사랑을 소박하게 써나가고 싶습니다. 하나님께서 앞으로 몇 년 더 글을 쓰는 축복을 주시면 앞으로 내 생각을 책으로 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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엥겔스 평전
트리스트럼 헌트 지음, 이광일 옮김 / 글항아리
"역사상 가장 폼나는 공산주의자"
여우 사냥을 즐기고 프록코트를 애용했던 상류 계급의 멋쟁이이자 그 자신이 면직 공장을 운영했던 자본가, 그러나 동시에 칼 마르크스와 콤비를 이루어 공산주의 이론을 정립하고 노동자들의 세계를 예측했던 사람. 언뜻 보기에 엥겔스의 이러한 두 가지 면모는 모순적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저자 트리스트럼 헌트는 엥겔스의 양면적 모습에서 초기 공산주의의 형태를 읽어낸다. 볼셰비키즘으로 대표되는 현실 공산주의가 공고한 자기 강령을 만들고 이데올로기화 되었던 것에 비해, 공산주의 이론의 태동은 그 어떤 정치 형태를 강제하지 않았던 순수한 예측이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엥겔스는 최초의 공산주의 혁명가가 아니라 공산주의라는 미래를 예측한 한 인간이었을 뿐이며, 이는 공산주의 이론이 당대의 현실에서 당장 반자본주의적 실권을 갖추'어야만' 한다는 소비에트류 현실 공산주의와 단호하게 선을 긋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공산주의자 엥겔스'에 대한 재평가가 그간 각종 저작들을 분석한 메타 비평으로 이루어졌다면, <엥겔스 평전>은 그가 살아온 궤적을 읽음으로써 이루어진다. 멋쟁이 풍운아의 다양한 에피소드와 마르크스와의 기묘한 콤비 플레이를 구경하는 재미는 덤이다. - 역사 MD 최원호
추천사 : 카를 마르크스의 친구이자 동업자이며 정치적 상속자인 프리드리히 엥겔스의 삶을 역동적이고 따뜻한 시각으로, 풍부한 역사적 자료를 통해 접근한 역작이다. 1840년대에 청년 철학도들의 주장으로 출발한 운동이 20세기 들어 어떻게 세계를 뒤흔들고 변혁시켰는지를 흥미로운 필치로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에릭 홉스봄, 역사학자
헌트는 엥겔스의 품성을 형성한 갈등을 파헤쳐 그가 어떻게 해서 극도로 모순적인 이중생활의 대가가 됐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참신한 분석을 통해 엥겔스는 후대의 우상화와 폄하로부터 동시에 해방된다.
-개럿 스테드먼 존스, 케임브리지 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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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이에몬
교고쿠 나쓰히코 지음 / 북스피어
"교고쿠 나쓰히코식 본격 에도 연애 기담, 이 사랑 열렬하다!"
뭉크의 그림, 유디트 전설, 구미호 괴담, 천녀유혼. 많은 예술작품에서 사랑과 공포는 동시에 변주되어 왔다. <우부메의 여름>의 작가 교고쿠 나쓰히코의 장편소설 <웃는 이에몬> 역시 이러한 전통의 연장선상에 있다. 무섭고도 슬픈 사랑의 이면, 에도시대 유명 괴담을 모티프로 하여 정념의 이야기를 엮어냈다. 데릴사위 이에몬의 변심 후 계속되는 집안의 변괴를 막기 위해 배신당한 아내 이와의 혼을 사당을 세워 위로했다는 '요쓰야 괴담'을 재해석한 것.
우직한 목수 무사 이에몬, 병을 앓아 얼굴이 망가졌지만 여전히 정직한 심성을 지닌 이와. 두 남녀의 사랑에 욕망에 눈을 뜬 우메, 악의로 가득찬 기헤이가 끼어들며 풋풋한 사랑이 처절해진다. 인물의 성격을 서술하는 작가 특유의 집요한 묘사가 시선을 끈다. 교고쿠 나쓰히코 특유의 진득한 문장으로 써낸 이 사랑, 무서울수록 탐미적이다. 이 사랑 열렬하다! - 문학 MD 김효선
책 속에서 : "잿불 밑에서 뭉근히 타오르는 마음이라고 하던가. 젖비린내 나는 계집애라도 여자는 여자. 잘 들어라, 거짓말이다, 아니라고해도 그게 연모한다는 마음이다. 배 속에 내 아이를 갖고 있으면서 젊은 남자를 연모하다니, 음탕한 계집 같으니ㅡ."
기헤이는 상 위의 술병을 집어 들더니 남은 술을 우메의 목덜미에 쏟았다.
차가운 액체가 실을 끌듯이 옷깃에 닿아 가슴으로 타고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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