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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아비춤
조정래 지음 / 문학의문학
“시대의 작가 조정래, 한국 사회를 향한 통렬한 죽비소리!"
이 소설은 불편하다. 천만 부가 팔려나간 대하소설 <태백산맥>의 작가 조정래의 작품답게 빨려들듯 빠르게 읽힘에도 그러하다. 작가의 문장은 여전히 훌륭하고, 재벌비리를 정면 고발한 묵직한 소재가 무색하게 부분부분 유머러스하기까지 하다. 그렇지만 이 소설을 읽는 마음은 그리 편하지 않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이 가련한 허수아비들이 바로 우리의 자화상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한 편의 장편소설을 통해 작가 조정래는 재벌 중심 한국 경제의 어두운 면을 통렬하게 고발한다. 재벌 '문화개척센터'에서 벌어지는 협잡질, 제왕적 보스와 천문학적 비용의 떡값, 그들의 호화로운 생활과 인색한 '사회 환원' 등. 작가의 꼬장꼬장한 고발은 따갑게 다가온다. 이마트 피자와 이념적 소비가 화제가 되고 있는 세상, '인간적인' CEO의 모습에 환호를 보내고 대기업 취업을 위한 스펙쌓기에 여념이 없는 세상에서 우리가 살고 있기 때문일까. 문학은 인간의 인간다운 삶을 위하여 인간에게 기여해야 한다, 고 조정래 작가는 자신의 홈페이지를 빌어 말했다. 조정래의 화두는 이미 던져졌다. 이제 독자가 대답할 차례다.
- 문학 MD 김효선
책 속에서 : 80년대에는 민주화다 뭐다 정신이 없었고, 회사 키우는 데만 정신이 팔려 노조를 막지 못했었다. 허나 더는 안 된다. '경영 참여로까지 밀리면 그땐 끝장이다. 죽 쒀서 개 좋은 일 시키는 거니까.' 아버지의 유언이었다. 그 유언이 아니었더라도 노조의 경영 참여란 내 목숨을 걸고 절대로 안 되는 일이다. 일광그룹의 모든 것은 내 것이고, 그 누구도 내 재산에 손끝 하나 댈 수 없다. 주식회사니까 그건 말이 안 된다고? 헹, 주식회사 회사 좋아하지 마라. 그건 편의상 해 놓은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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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티 인문학
요네하라 마리 지음, 노재명 옮김 / 마음산책
"팬티는 속옷이 아닙니다, 문화입니다"
요네하라 마리의 열 번째 책이 나왔다. 죽음에 이르게 한 병을 겪으면서 정리한, 스스로 ‘모든 일생을 바쳐도 불가능할 것’ 같다고 말한 소재가 속옷이라니…. 그녀는 속옷을 하나의 소재가 아닌 매체로 바라보았다. 속옷은 인류 의복문화의 시초였고, 기후와 환경 같은 외부 조건부터 수치심, 성의식 같은 심리적 측면에 이르기까지 문화 전반을 반영하는데, 여기에 어려서부터 경험한 외국생활과 문화전달자로서의 경험이 어우러져 그녀만의 ‘속옷 문화사’가 탄생했다.
40여 년 전, 십자가 위의 예수가 입은 것이 천조각인지 팬티인지 궁금해하던 소녀의 열정(혹은 여정)은 사회주의 소련과 동유럽의 근현대를 지나 동서양 사람들의 목욕탕 문화, 훈도시와 생리대의 유래와 변천에 이르고 종국에는 북방문화와 남방문화를 둘러싼 민족주의까지 가닿았다. 서로 연결될 것 같지 않은 소재와 문헌 들이 속옷이라는 매체를 통해 그 의미를 되찾고 새로운 의미로 탄생하는 놀라운 과정의 연속이다. 도대체 누가 도스토옙스키, 솔제니친, 후쿠자와 유키치의 글에서 속옷 이야기를 끄집어내겠는가. 누군가 ‘또 요네하라 마리냐’고 묻는다면 ‘이번에도 요네하라 마리’라고 말하고 싶다.
- 인문 MD 박태근
책 속에서: 속옷은, 특히 하반신에 입는 속옷은 사회와 개인, 집단과 개인, 개인과 개인 사이를 분리하는 최후의 물리적 장벽이다. 그렇기 때문에 방대한 역사나 경제를 보통 사람의 시선으로 포착해볼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는 게 아닐까? 심각한 역사적 사건과 사소한 이야기를 연결하는 접점이 되는 게 아닐까? 아랫도리 속옷에는 모든 흥미로운 이야기가 담겨 있으리라는 속내도 있었다. (254, 2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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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위로할 것
김동영 지음 / 달
"서른셋, 더 이상 낯선 길 위에서 눈물 흘리지 않았다."
서른 즈음의 230일 미국 횡단기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 출간 이후 3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서른셋의 김동영, 이제 더 이상 조급할 것도, 욕심 낼 것도 없다 했다. 이전보다 세상을 받아들이는 법을 더 많이 깨달은 서른셋의 그가 새롭게 선택한 곳은 아이슬란드. 낯선 그곳에서 보낸 180일의 기록을 담은 <나만 위로할 것>은 서른의 그보다 성장한 사실을 증명하듯, 깊이 있는 무게감을 보여준다.
아이슬란드에서 우연히 마주친 사람들과 진지하게 교감을 나누고, 그에 관한 이야기들을 따스한 시선으로 담아낸다. 정신적 결함과 그로 인해 약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자신의 치부를, 살아갈 날들에 대한 불투명함과 두려움을 있는 그대로 담담히 이야기한다. 변덕스런 아이슬란드 날씨처럼, 따스함과 차가움이 교차하는 감성 여행 에세이 <나만 위로할 것>. 이기적인 제목과 달리, 나도 위로 받는다.
10월 중순 발매 예정인 아이슬란드 컴필레이션 음반 수록곡 중 5곡을 담은 CD 증정(한정수량)
- 문학 MD 송진경
책 속에서 : 30살, 미국을 여행할 때의 나였다면 분명 매일 눈물을 흘리며 참담한 기분에 사로잡혀 있었겠지만 33살이 된 지금 나는 더 이상 낯선 길 위에서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그저 묵묵히 내 앞에 일어나는 일들과 모든 순간을 이제는 내 여행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이번 여행 역시 그 누구도 내게 강요한 적 없고 내가 이 여행을 통해 새로운 인간으로 태어나거나 인생을 바꿔버릴 만큼의 깨달음을 얻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그저 가드를 올리고 언젠가 찾아올지 모르는 마지막 카운터 한 방을 노리는 복서처럼 나는 내 페이스대로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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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의 기둥
켄 폴릿 지음 / 문학동네
"1400만 독자의 선택, 열망의 서사시를 집은 자, 잠들 수 없을지니!"
스티븐 킹, 파울로 코엘료와 함께 당당히 1억 부 작가 클럽에 가입한 작가 켄 폴릿의 장편소설. 작가 스스로가 최고의 작품으로 꼽는 소설이기도 하다. 12세기 초 중세 잉글랜드를 사실적으로 재현해 낸 , 리들리 스콧의 드라마를 통해서도 널리 알려졌다. 오프라 윈프리가 자신이 읽어본 그 어떤 책과도 다르며, 800페이지쯤 읽었을 땐 끝이 오는 게 두려워 천천히 읽었노라 극찬했을 정도.
무엇보다 '재미'가 보장된 소설이다. 스릴러의 대가는 치밀하게 중세의 열정을 조직했다. 중세 장인의 투박한 손끝이 눈앞에 그려질 정도로 선명한 플롯이 장점. 완벽한 대성당을 건축하고 싶은 장인의 열망, 악마의 점을 지닌 불길한 여인을 향한 세속적 애욕, 대성당을 통해 온 세상에 알리고 싶은 사제의 권력욕이 충돌한다. 강렬하고 거대한 이야기가 해일처럼 범람한다. 전 세계 1400만 독자가 선택한 대서사시는 독자의 수면을 빼앗을 것이다.
- 문학 MD 김효선
추천의 말 : 거대하고 눈부시다. 수백 년이라는 시간을 뛰어넘어 믿기지 않으리만큼 생생한 인물들로 가득하다. 이 소설에는 사랑과 증오, 충성과 배신, 희망과 절망과 같은 인간의 모든 감정이 담겨 있다. 직접 확인하라. 진정 한번 잡으면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드는 소설이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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