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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푸어
김재영 지음 / 더팩트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있는 서민의 희망, 아파트!”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지적되고 있는 가계 부채는 730조원, 그 중 대부분이 부동산 담보 대출이다. 은행에서 무리하게 빚을 내 구입한 집의 자산가치가 오르기는커녕 날로 떨어지고 소득은 뒷받침 되지 않아 부채를 제때 갚지 못하는 이른바 ‘하우스 푸어’들. 저자인 MBC <PD수첩> 김재영 프로듀서는 하우스 푸어가 양산되는 이유가 일반 가계의 단순한 판단 착오 때문이거나 탐욕 탓으로 돌려버리기에는 매우 구조적인 근원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정부-금융기관-건설업체-언론-부동산 정보업체들이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위해 부동산 덫이라는 거대한 매트릭스를 만들었고, 그 덫에 걸려든 상당수 일반 가계들이 지금 하우스 푸어로 전락하기 직전의 상태라는 것. 은마아파트 4천여 세대와 판교 900여 세대의 등기부등본을 직접 떼서 전수조사를 실시하는 등 현재 대한민국 하우스 푸어들의 실체를 집중 조명한 문제작이다. - 경영 MD 장선희
책속에서 : 용인 구성의 한 브랜드 아파트는 이미 분양가의 10% 넘는 금액을 할인하고, 거기에 각종 옵션(발코니 무료 확장, 생활가전 풀옵션 등)을 공짜로 주면서 계열사 직원들에게 넘기고 있었고, 일산 덕이 지구에는 인근 부동산에 건설업자들이 넘긴 물건들로 넘쳐나고 있었다. 분양 당시 평당 1,400만 원이었던 것이 지금은 평당 1,100만원 선이면 얼마든지 물건을 고를 수 있는 상황. 3년 전 건설사들의 엄청난 광고 공세에 자신의 인생을 맡긴 실수요자들은 실물을 보지도 못한 아파트로 인해 앉은 자리에서 자신의 자산을 적게는 몇 천만 원, 많게는 2억 원 가까이 손해를 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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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날
데니스 루헤인 지음 / 황금가지
"<살인자들의 섬> 데니스 루헤인, 1919년 보스턴 경찰파업을 재현하다!" 베이브 루스가 흑인들과 야구게임을 벌인다. 존 리드, 유진 오닐이 등장해 숨가쁜 나날을 펼친다. 금주법과 레드삭스와 KKK단이 등장하는 1919년의 보스턴에 손에 잡힐 듯 하다.. <미스틱 리버>, <살인자들의 섬> 데니스 루헤인 최신작 <운명의 날>은 보스턴 경찰파업의 ‘그 날’을 심도 깊은 필치로 그려낸다. 거장의 역사소설은 장중하고 생생하고 스피디하다.
역사는 때론 소설보다 더 소설 같다. 최저 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급여를 두고 싸운 보스턴 경찰의 파업 이야기가 그랬다. 자신이 싫어하는 동료일지라도, 흑인이라는 ‘모욕적’인 언사를 들으면 그를 위해 메이저리그 파업을 결의하는 게 당연했던 야만의 시대. 과연 보스턴 경찰들의 파업은 성공할 수 있었을까. 그들의 <운명의 날>이 이 책에 담겨있다. - 문학 MD 김효선
책속에서 : 그 모두가 일자리 때문이었다. 백인 노동자들은 자신들이 가난한 이유가 흑인들이 자기들 식탁에서 일거리와 식량을 훔쳐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확신했고, 그래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 이곳으로 달려와 흑인들을 쏘고, 때리고, 불질러버린 것이다. 심지어 일부는 흑인들을 커호키아 강으로 내몰고 육지로 헤엄쳐 나오려고 하면 무자비하게 돌을 던졌다. 그들은 그 일을 아이들에게 맡겼다. 백인 여자들은 전차에 탄 흑인여자들을 끌어내려 돌을 던지고 부엌칼로 찔렀는데, 출동한 주 방위군들은 주변에 서서 그 광경들을 지켜보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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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몽드 세계사: 2. 세계질서의 재편과 아프리카의 도전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기획, 최서연 이주영 옮김 / 휴머니스트
"바로 지금, 이 세계를 읽기 위한 단 한 권"
NATO의 성격 변화, 유로와 달러의 대결, 중국과 인도의 약진, 그로 인한 강대국 판세의 다극화, 그 다극화마저 기회로 삼는 신자유주의 열풍, 거기에 반기를 든 라틴아메리카 반미 열풍, 그 세력들의 경계선에서 발생하는 각종 분쟁들의 양상, 종교의 배타성 증가, 멈추지 않는 아프리카의 내전, 현실 테러리즘과 사이버 테러리즘, 일본 아니메 수출의 증가, 이상하게도 증가 일로에 있는 전쟁 난민 숫자...
이 모든 것들이 지금 지구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다. 국가를 비롯한 온갖 '힘'들의 이합집산은 점점 다극화되는 중이다. 이런 와중에 손가락에 꼽을 정도의 강대국들에 대한 뉴스(그나마 정치에 치우친)만으로 세계 정세를 말할 수 있을까? 정보화 사회라는 허울좋은 이름 하에 가려져 있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현재진행형인 채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여전히 도처에서 발생하고 있는 부조리한 폭력과 억압, 그리고 미래를 예감케 하는 변화의 조짐들은 이 책에서 엄연한 도표와 수치를 통해 낱낱이 드러난다.
더불어 주목할 만한 점은 감각적인 일러스트와 효율적인 도표 배치다. 마치 오리지널 '르몽드 디플로'를 읽는 듯한 느낌을 안겨주는데, 특히 크레용이나 파스텔로 그려진 듯한 각 사건의 상황 지도들은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서서 시각적 즐거움과 묘한 흥취까지 더한다.
프랑스 진보적 국제관계 월간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가 직접 기획한 이번 책은 그 내용과 표현력 모두 칭찬할 수 있는, '지금 이 지구'에 대한 거의 유일한 단행본이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책이 추천할 수 있는 책이라면 그보다 다행인 일도 없을 것이다. - 역사 MD 최원호
책속에서 : 우리는 '포스트 아메리카 시대'가 분명한 걸음걸이로 다가오는 것을 목격할 것인지, 아니면 강력한 중력에 따라 시계추가 제자리로 돌아오듯 일시적 충격파로 마감함으로써 이른바 '역사의 종말'을 확인할 것인지, 아니면 전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인지 중대한 시점을 맞이하고 있다. 세르주 알리미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발행인은 "문제는 이 시스템이 올바른 길로 수정될 수 있는지 아는 것뿐 아니라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리며 또 얼마나 많은 비용을 누가 지불할 것인지에 있다"고 말한다. (중략) 우리를 둘러싼 퍼즐게임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으므로 눈을 크게 떠 세계를 바라보고 세계를 파악한 눈으로 다시 우리 자신을 냉철히 되돌아봐야 한다. 이 책은 그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홍세화(「르몽드 디플로마티크」한국판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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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벌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 시공사
"잠이 오지 않는 여름 밤엔 역시 긴다이치 코스케!"
<이누가미 일족>의 작가 요코미조 세이시의 열세 번째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 일본의 국민그룹 SMAP의 멤버 이나가키 고로 주연 드라마로 방영되어 큰 사랑을 받기도 했다. 외딴 섬 월금도의 절세미인 도모코에게 기묘한 협박편지가 날아든다. 편지의 협박대로 그녀의 정혼자가 차례차례 살해되고, 명탐정 긴다이치가 등장하는데.
비슷한 재료라도 어떻게 조리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음식이 된다. 외딴 섬, 절세미녀, 애증, 밀실. 전통적인 추리소설의 소재에 작가 특유의 탐미적인 문체를 더했다. 머언 섬의 괴담을 독자에게 은근히 속삭이는 것 같은 문체가 발군이다. 참혹한 살인과 숨겨진 진실이 흡인력 있게 독자의 눈을 붙들어 놓는다. 김전일의 할아버지, 긴다이치 코스케와 함께라면 열대야의 열기도 조금쯤은 수그러지지 않을까. - 문학 MD 김효선
책속에서 : 아 그 아름다움. 고상하고 위엄으로 가득 차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사향고양이인 양 전신에서 발사하는 성적 매력. 물론 그녀 자신은 그것을 모르고 있다. 모르고 있으니까 무서운 것이다. 위험한 것이다.
그녀는 아무 생각 없이 남자를 응시한다. 아무 생각 없이 눈썹을 찌푸리고 아무 생각 없이 미소 짓는다. 그리고 악의 없이 뺨을 붉히고 한숨을 쉰다. 하지만 표정이 변할 때마다 영혼이 전율하는 것을 느끼지 않을 남자가 있을까. 순수한 그녀의 눈이 자신을 볼 때마다 피가 솟구치는 것을 느끼지 않을 남자가 있을까. 게다가 그녀는 아무 것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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