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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몽
황석영 지음 / 창비
"황석영이 아니면 불가능할, 압도적 서사로 그려낸 강남형성사"
강남이라는 단어가 지명이 아닌, 어떤 상징으로 사용된 건 이미 오래된 일이다. 꿈처럼 무너져 내린 강남의 한 백화점에서 출발한 압도적인 이야기를 들고 황석영이 돌아왔다. 연예계에서 시작해 화류계에서 꽃을 피운 김진의 세컨드 박선녀, 만주 벌판의 밀정에서 출발해 친일의 총아로, 다시 미군의 충복으로 변신에 변신을 거듭한 건설회사 사장 김진. 부동산 시대를 일군 심남수와 주먹의 시대를 일군 홍양태. 그리고 광주 대단지 판자촌의 임정아까지. 듣는 사람이 더 숨이 가쁜 유장한 입담으로 황석영은 강남이란 꿈이 어떻게 형성되었는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숨가쁜 서사 속 인물들이 우리가 알고 있는 현대사 속 인물과 반복적으로 겹쳐진다. 이들이 꾸었던 뜨겁고 슬픈 꿈은 바로 우리들의 꿈이었다. 꿈이 무너진 자리에는 아직도 사람이 있다. 아파트도, 백화점도, 주먹도, 권력도 아닌 사람이. - 문학 MD 김효선
추천사 : <강남몽>은 일제 강점기에서부터 지금에 이르는 한국현대사의 지층을 세로로 잘랐을 때 드러나는 시대의 무늬를 보여준다. 강인한 서사의 힘줄로 이 꿈틀거리는 무늬들을 따라가면서, 지금 이 시대의 삶의 바탕과 내용이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는지를 들추어서 보여준다. 『강남몽』이 보여주는 시대 전체의 풍경은 거대한 가건물과도 같은데, 그 무너진 가건물의 잔해 밑에 지금 사람들이 깔려있다. 깔린 사람들이 소리친다. “거기 누구 있어요?” (소설가 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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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나의 선택 실험실
쉬나 아이엔가 지음, 오혜경 옮김 / 21세기북스
"선택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흥미로운 질문과 대답"
쥐나 개가 삶에 대한 신념을 갖는다는 것이 가능할까? 종교가 일상의 선택을 통제하는 근본주의적 종교인들은 일반인들에 비해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이 높을까? 임금과 통제력, 비만과의 관계는? 컬럼비아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쉬나 아이엔가는 이처럼 선택과 관련된 다양하고도 흥미로운 질문을 던진 후 일반적인 통념을 뒤엎는 연구결과를 차례로 보여준다. 인도 출신의 미국 이민자이자 시크교도로서 겪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문화적 차이점과 일상적 요인을 연구해온 그는 선택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삶과 죽음을 가르기도 하는 선택. 그것이 가진 힘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왜 우리는 그토록 자신의 선택에 자주 실망하는지, 결국 선택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를 제시함으로써 독자 스스로 자신과 자신의 삶에 대한 통찰력을 기를 수 있도록 돕는다. - 경영 MD 장선희
책속에서 : 수온이 동일하고 쥐들의 몸집도 비슷한 조건에서 쥐에 따라 헤엄친 시간이 현저히 달랐다는 사실은 연구자들에게 놀라운 발견이었다. 어떤 쥐는 탈진할 때까지 평균 60시간 동안 쉬지 않고 헤엄친 반면, 어떤 쥐는 오래지 않아 물에 빠져 죽었다. 죽은 쥐들은 한 15분쯤 허우적거리다가 그냥 포기해버리는 것 같았고, 버티는 쥐들은 체력의 한계가 올 때까지 어떻게든 살겠다고 결심한 것처럼 보였다. 혼란스러워진 연구자들은 혹시 어떤 쥐들은 다른 쥐들보다 계속 헤엄치면 도망칠 수 있을 거라고 확고하게 믿었던 건 아닌지 의심했다. 쥐가 서로 다른 ‘신념’을 가진다는 것이 가능하기는 한 걸까? 하지만 그토록 현저하게 차이가 나는 것을 달리 어떻게 설명할 수 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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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걷고 싶은 길
김남희 지음 / 미래인
"사람이 나를 이 땅으로 끌었다."
도보여행가 김남희의 걷기여행 새 책. 2003년 번듯한 직장을 그만두고 전세금과 적금을 털어 첫 번째 여행길에 올랐다. 길 위의 사람과 풍경에 깊이 매료되어 한결 같은 마음으로 ‘여행가’의 삶을 살아온 김남희. 세계일주를 하며 경험한 길 위의 순간들을 기록하여 한 권 한 권 정성스레 담아 여행서만 총 5권을 선보였다. ‘걷기여행’이란 자신만의 여행 스타일을 고수해온 작가에게 ‘도보여행가’란 타이틀만큼 그를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수식어는 없는 듯하다.
걷기여행지로 선택된 곳은 일본. 세계일주를 하며 만난 일본인 친구들을 통해 일본에 관한 호기심이 증폭되었고, 결국 여행길에 오르게 되었다. 2년 동안 일본을 아홉 차례 드나들며, 홋카이도에서 오키나와까지 일본의 곳곳을 여행했다. 이번 새 책은 홋카이도와 혼슈로 분권되어 소개된다. 덜 알려진 곳을 찾고 싶었고, 자연과 전통이 살아 있는 곳을 소개하고 싶었다는 작가의 마음이 구석구석 엿보인다. 때로는 자연 그대로의 황홀한 풍광에, 때로는 사람과 자연이 함께 만들어낸 아름다움에 넋을 잃고 마는 길 위의 기록들. 김남희 작가와 호흡하는 매 순간이 즐겁다. - 여행 MD 송진경
책속에서 : <일본의 걷고 싶은 길 2 : 규슈.시코쿠>,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 <유럽의 걷고 싶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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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성의 소리영어
윤재성 지음/비욘드올
"한국인이 영어를 못하는 진짜 이유"
갓난아기들은 글을 읽지 못해도 부모가 하는 온갖 얘기와 주변에서 들리는 여러 가지 ‘소리’를 통해 ‘말’을 점차적으로 학습하게 된다. 외국어를 배우는 우리도 마찬가지라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자 이 책의 핵심. 억양과 높낮이를 포함한 한국어의 발음과 영어의 발음이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에, 아무리 단어를 외우고 문법을 익혀봤자 영어가 잘 들리지도 않을뿐더러 말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영어학습은 단순하다. 영어가 지니고 있는 발음의 특징을 우리 귀에 익숙하도록 훈련하는 것이 전부다. 저자는 독특한 영어학습법을 제시하고 있지 않다. 그래서 어쩌면 더 믿음이 가는지도 모른다. CD 한 장 던져주며 영어의 ‘진짜 소리’를 찾아 입을 틔우라는 저자의 짧은 이야기가, "How are you?"라는 질문에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I'm fine. Thank you, and you?"로 답하는 우리 말하기의 수준을 한 차원 높여줄 것이다. - 외국어 MD 도란
책속에서 : 한국인들이 왜 영어를 잘 배우지 못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영어에는 우리가 듣지 못하는 소리의 비밀이 숨어 있기 때문입니다. 일단 영어에는 악센트가 있음을 알고 있을 겁니다. 이 점을 주목하십시오. 영어는 단음절도, 심지어 알파벳 하나까지도 악센트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어는 성대를 중심으로 목의 윗부분에서 나는 소리인 것에 비해 영어는 목 아랫부분에서 강한 악센트를 주면서 호흡을 넣어서 음을 끊듯이 소리를 냅니다. 우리는 그 소리를 잘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무슨 의미인지 알기 어려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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