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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현
김인숙 지음 / 자음과모음

"소현 세자의 마지막 2년, 역사를 꿰뚫는 치밀한 기록!"
여성 작가가 쓴 전쟁소설은 어떤 느낌일까. 김인숙의 <소현>은 김훈이 <남한산성>에서 서술했던 조선의 치욕, 그 이후를 서술한다. 머리가 깨지도록 고개를 숙였던 조선의 임금, 그리고 그의 아들 소현. 김인숙 특유의 차분한 문체로 끝내 왕이 되지 못했던 소현의 꿈과 좌절을 치밀하게 재현했다.

전쟁도 결국 사람이 하는 것. 사람의 목숨을 끊는 일은 심지어 가해자에게도 상흔을 남긴다. 소현에 대한 기존의 접근과 김인숙의 ‘소현’은 바로 이 지점에서 구분된다. 소현을, 적장을, 임금을, 그 깊고 격렬한 내면을 치열한 시선으로 관통한다. 위대하고 고결한 정신을 가진 한 남자의 좌절을 입술을 깨물며 읽다 보면 17세기 조선의 현실이 지금 우리의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깨닫고 더욱이 놀라게 될 것이다. 
- 문학 MD 김효선

책속에서 : 떠나온 후로부터 지금까지, 세월이 너무 길었다. 7년이 흐른 지금, 임금은 자신의 아들을 위해 다시는 울지 않을 듯 했다. 세자의 이름만 듣고도 눈이 붉어지던 심약한 임금은 이제 당신을 대신하여 눈시울을 적시는 늙은 대신들에게 노엽고 의심스러운 시선을 던진다고 했다. 세자가 적의 땅에서 무엇을 하느냐. 그가 누구를 만나느냐, 그가 하는 일이 무엇이냐……. 세자는 말을 아껴야 한다는 것을 알았고, 항상 남보다 느리게 말해야 한다는 것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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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의 동행
미치 앨봄 지음 / 살림

"기억해야 하지만 잊어버린 것들이 내게 찾아왔습니다."
“개인적으로 <8년의 동행>은 지금까지 제가 쓴 책들 중 가장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 이후 13년 만에 새 책을 내놓으며 미치 앨봄이 한 말이다. 전작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 <단 하루만 더>에 이어, 이번 새 책에서도 생의 마지막 순간에서 건져 올린 삶의 가치를 이야기한다.

모든 이들에게 존경을 받는 랍비이자 죽음을 앞두고 있는 앨버트 루이스, 삶의 막다른 골목에서 성직자의 길로 전향한 헨리 코빙턴. 사는 곳도 다르고 인종도 다르며 한 번도 서로 만나 본 적 없는 두 사람이지만, 둘에게는 ‘믿음’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었다. 8년에 거쳐 완성된 이번 새 책은 앞에서 언급한 두 신앙인의 이야기와 미치 앨봄 자신의 이야기가 교차하며 전개된다. 믿음에 관한 이야기이되, 종교를 초월한 보편적인 깨달음을 전하는 이 책은, 출간 즉시 아마존 베스트셀러 및 뉴욕 타임즈 1위를 석권했다. 
- 문학 MD 송진경

책속에서 : 당신은 믿음에 평생을 바친 훌륭한 분을 알고 있는가? 당신은 그에게서 도망쳤는가? 그렇다면, 이젠 더 이상 도망치지 말길 바란다. 그와 마주하고 앉아 보라. 그냥 물 한 잔만 앞에 두어도 좋고, 옥수수 빵을 놔두어도 상관없다. 아마 당신은 값지고 귀중한 무언가를 얻게 될지 모른다. 그 시간은 당신을 괴롭히지도, 당신을 약하게 만들지도 않을 것이다. 오히려 당신과 우리 모두의 내면에 신성한 불꽃이 반짝이고 있다는 사실을. 언젠가 그 불꽃이 세상을 구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일깨워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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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경제, 우리들의 경제학
강신준 지음 / 길

"금융위기 이후 왜 <자본>의 판매가 늘어나고 있는가?"

공황 문제를 다룬 유일한 경제학자 카를 마르크스. 부정되었던 그가 세계 금융위기를 계기로 다시 돌아왔다. 독일 재무장관의 선언(“마르크스는 여전히 옳다”)과 전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자본>의 판매량이 이를 보여준다. <자본>을 만나고 싶었으나 방대한 분량과 (마르크스 스스로도 인정한) 어려운 구조 때문에 좌절해야 했던 ‘우리들’을 위한 친절한 해설서가 출간됐다. <자본> 독일어 원본의 번역자이기도 한 강신준 교수의 이 책은, <자본>의 재구성을 통한 대중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생산과 소비가 분리되고 교환이 이들을 매개하는 자본주의 경제 체제 속에서 노동하는 사람들이 생산해 낸 부-가치는 도대체 어디로 사라지는지, 공황 이후의 전망은 무엇이며 ‘우리들’의 액션 플랜은 무엇인지를 과학적으로 설명한다. 
- 경영 MD 장선희

책속에서 : 사실 공황문제는 ‘그들’의 경제학에서 과학으로서의 존립과 관련된 문제이다. 그것이 과학으로서 얼마나 불완전한 체계를 가지고 있는지를 공황문제는 그대로 보여준다. ‘우리들’의 경제학과 ‘그들’의 경제학은 단순히 노동하는 사람들의 이해와 노동하지 않는 사람들의 이해를 반영하는 차이만이 아니라 과학으로서 온전한 체계를 갖추고 있느냐 아니냐의 차이이기도 한 것이다. 불완전한 과학이 보다 완전한 과학으로 발전해나가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그러므로 과학적 전망으로 볼 때 미래는 ‘우리들’의 경제학에 있으며 ‘그들’의 경제학에 있지 않다. ‘그들’의 경제학은 불완전한 현재로서 부정(X)되어야 할 대상일 뿐이다. <자본>의 재구성은 과학으로서 경제학의 재구성이기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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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의 역사
한홍구 지음 / 한겨레출판

"광주에서 용산까지, 멀리도 왔다"
<특강>에 이은 한홍구 교수의 두 번째 한국현대사 강의.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직후 기획된 이 책은, 1980년 광주항쟁에서 노무현 대통령 서거까지 최근 30년의 역사를 다룬다. 민주화운동 세대가 어떻게 지금의 현실에 이르렀는지, 진보와 보수의 움직임은 어떻게 서로를 밀고 당겼는지를 추적한다. 일종의 현실적 패배를 경험하고 중심을 잃어버린 진보 세력, 반면 중앙집중적인 응집력을 발휘한 기득권 세력으로 양분하는 계급적 시선에 새로운 것은 없다. 이 책은 역사 입문서이기 때문이다. 전작의 노선을 그대로 이은 후속작이라 할 수 있다.
 
역사는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자들의 목만을 조른다고 한다. 보험의 일종이라 생각할 수 있을까. 역사에 관심이 없었다면 자기계발적인 측면에서라도 한번쯤 읽어볼 일이다. 한국 역사를 알아보려고 막 걸음을 뗀 사람들에게 추천할 수 있는 책이다. 굳이 '정치적 균형'을 원하는 분들께는 (안타깝게도 괜찮은 책이 거의 없다) 이영훈 교수의 <대한민국 이야기>를 함께 권한다. - 역사 MD 최원호

책속에서 : 한국 현대사는 늘 경이로웠다. 어떤 부분은 너무 시간이 빨리 흐르고, 어떤 부분은 시간이 아예 멈춰 서 있고, 어떤 부분은 다른 나라 시계가 간 만큼 시간이 흘렀다. <소금꽃나무>의 저자인 노동운동가 김진숙의 언어로 표현하면 대한민국은 "1970년에 죽은 전태일의 유서와 세기를 건너 뛴 2003년 김주익의 유서가 같은 나라. 두산중공업 배달호의 유서와 지역을 건너 뛴 한진중공업 김주익의 유서가 같은 나라. 민주당사에서 농성을 하던 조수원과 크레인 위에서 농성을 하던 김주익의 죽음의 방식이 같은 나라"이다. 김주익이 수십 미터 크레인 위에서 몰을 맨 뒤, 김주익의 변호사였던 노무현 대통령은 "죽음이 투쟁의 수단이 되는 시대는 지나갔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리고 5년 반 후, "야, 기분 좋다!"며 고향으로 돌아갔던 그 노무현이 부엉이 바위에서 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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