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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긴 대지의 꿈
장 지글러 지음 / 갈라파고스
"희망은 어디에 있는가, 장 지글러가 묻고 답하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탐욕의 시대>에서 빈곤의 현실과 구조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장 지글러가 현실을 타개할 근본적이고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한다. 그는 “보다 살맛나는 세계, 보다 인간이 대접받는 세계, 평등과 정의가 구현되는 세계의 탄생은 라틴아메리카를 비롯한 남반구 지역에서 새롭게 태동하는 주권국가들과 서양의 연대 여부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부국과 빈국, 북반구와 남반구, 서양과 제3세계. 세계는 둘로 쪼개졌고 그 틈은 점점 벌어지고 있다. 강자는 지배자의 기억을 반성하지 않고 계속해서 약자에 대한 약탈을 일삼는다. 약자는 상처입은 아픈 역사를 잊지 못하고 강자에 대한 증오를 키워간다. 이 둘은 결코 화해할 수 없는 걸까? 지글러는 반성하지 않는 서양이 아닌 남반구의 개혁에서 가능성을 찾는다. 그가 주목한 볼리비아는 원주민 출신 대통령을 세우고 주요 산업을 국유화하여 빈국에서 벗어나려 한다. 개혁을 돕는 주변 국가들의 연대와 (소수지만) 반성하는 서양의 협력도 든든하다. 2008년 프랑스 인권저작상, 2009년 스위스 툰 상과 케어 인터내셔널 밀레니엄 상 등을 받은 책이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남반구는 더 이상 보편적인 서양을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남반구와 서양은 지구상에서 함께 사는 이웃이다. 그러니 이 세계를 어떻게 ‘조직해야’ 하는가? 관용과 상호성 그리고 법을 통해 조직해야 한다. 이 교훈은 남반구뿐만 아니라 서양에도 똑같이 유효하다. 독자적인 정체성과 세계시민으로서의 권리란 절대 이율배반적이지 않다. 국제사회의 다극화란 인권 존중, 전 지구적인 사회 계약 존중, 자원의 공평한 분배, 각자의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공기, 물, 식량을 보호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이라는 대가를 통해서만 성공리에 안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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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뛰노는 땅에 엎드려 입 맞추다
김용택 지음 / 문학동네
"섬진강, 그곳에서 우리는 세상을 배웠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 신작 에세이. 2008년 8월 29일 자신의 모교인 덕치초등학교에서 마지막 수업을 하고 38년의 교직생활을 마감했다. 첫 번째 산문집 <오래된 마을>에 이어 근 1년 만에 선보인 이번 새 책은 오랜 세월 자연 속에서 아이들과 교감하면서 건져 올린 인생의 지혜들을 오롯이 보여준다. 교단에서 쓴 일기, 자연과 사회와 정치에 관한 사유의 글, 아이들이 직접 지은 동시까지 담았다. 섬세하고 감성적인 글에 김세현 화백의 그림이 더해져 시각적 효과를 높인다. - 문학 MD 송진경
책속에서 : 나는 그 어디에도 고개를 숙이기 싫다. 그 어떤 종적인 관계도 나는 싫다. 나는 세상의 진실을 노래하는 시인이고 시고, 어린이들 앞에 아름다운 삶을 보여주는 선생님이고 싶고, 그리고 후회 없는 삶을 살아가는 한 사람이고 싶다. 나는 고립의 두려움을 모르는 채 진실의 힘을 믿고 오랜 시간 홀로 살았다. 아득한 저쪽, 외로운 청년의 푸른 어깨에 매인 청춘의 그 팽팽한 푸른 끈을, 그 막강하고도 두려움 모르는 외로움의 힘, 그 아름다운 끈을 나는 아직 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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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축복이 있기를, 로즈워터씨
커트 보네거트 지음, 김한영 옮김 / 문학동네
"내가 아는 단 하나의 규칙을 말해줄까? 제기랄, 착하게 살아야 한다."
<제5도살장>으로 널리 알려진 커트 보네거트. 그가 남긴 또 다른 걸작이 상큼한 바다색 표지를 입고 국내에 최초로 소개된다. 보네거트의 책이 맞나 싶게 산뜻한 표지처럼, 보네거트의 책이 맞나 싶게 명랑하다. ‘사람의 이야기에선 돈이 빠질 수 없는 노릇이다’ 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징글징글하게 돈이 많은 로즈워터가의 쾌남 ‘엘리엇 로즈워터’를 축복한다.
아무 일도 하지 않아도 로즈워터의 재산은 하루하루 성실하게 불어난다. 그게 자본주의의 법칙이니까. 그는 그 차고 넘치는 돈으로 로즈워터 재단을 만들어 불행한 이웃에게 사랑과 염려와 약간의 돈을 선사한다. SF와 유토피아와 아와(아스피린과 와인) 처방을 사랑하는 로즈워터는 그의 성姓처럼 낭만적이다. 웃음에 통찰을 섞는 작가 특유의 블랙유머는 여전히 발군이다. 라만차를 향하는 늙은 기사의 낭만과 자본주의에 대한 기민한 통찰이 한 소설에 이리 모양새 좋게 담기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부디 당신에게도 커트 보네거트의 축복이 있기를. - 문학 MD 김효선
책속에서 : “여기가 타지마할이 아니라는 건 나도 인정해요. 하지만 설령 그렇다 해도, 다른 미국인들은 그렇게 힘겨운 삶을 사는 걸요?”
“어쩌면 말이다, 돈 강 같은 미친 생각은 버리고 열심히 일한다면, 그들도 힘겨운 삶을 끝낼 수 있을 게다.”
“돈 강 같은 게 없다면 내가 어떻게 하루 종일 꾸벅꾸벅 졸고 머리를 긁적이고 가끔 전화나 받으면서 하루에 만 달러를 벌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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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반 인터넷 소설가
이금이 지음 / 푸른책들
"하마같은 봄이에게 멋진 남자친구가?"
반에서 가장 뚱뚱한 아이 이봄이 결석을 하고, 봄이의 담임 선생님은 자신의 책상 위에 놓여진 한 편의 글을 발견한다. 항상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이야기를 하고 있던 봄이와 그 이야기를 신나게 듣던 아이들에 대한 글. 봄이의 이야기는 그녀의 대학생 남자친구와의 연애담. 뚱뚱하고 못생긴 여고생이 잘생기고 멋진 대학생과 로맨스 소설같은 연애를 하고 있다니 그걸 믿을 사람은 없다. 봄이는 '뻥쟁이'의 다른 이름인 '인터넷 소설가'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매번 조르고 부추겨서 이야기를 듣던 아이들은 그러기 위해 이야기를 들었다는 듯이 그 이야기를 이용하고 트집거리를 잡기에 혈안이 돼 있었다. 하지만, 아이들이 거짓말이라고 생각하는 이야기가 모두 사실이라면? 아이들은 왜 거짓말이라고 여기는 그 아이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는 걸까? 봄이가 상처입고 떠나는 것만으로 교실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될 수 있을까? 편견과 고정관념에 희생당하는 것은 봄이 뿐일까...? - 청소년 MD 강미연
책속에서 : 자신의 이야기에 열광하는 아이들을 보며 자신이 그곳에 속해 있다고 믿었던 봄이는 한순간에 밖으로 밀려났다... 가슴속에서 또다시 질문 하나가 떠올랐다. 성적도 시원찮으면서 남자 친구나 사귀고 그 이야기를 떠벌려 공부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았던 봄이만 떠나면 교실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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