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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을 생각한다
김용철 지음 / 사회평론

"삼성의 맨 얼굴을 들여다본다"
김용철 변호사가 돌아왔다. 전직 삼성그룹 회장 비서실(구조본) 법무팀장이었으며 삼성의 불법 행위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했다고 주장한 그의 양심선언은 2007년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렸고 이는 삼성그룹에 대한 대대적인 검찰 수사로 이어졌다. 그러나 결국 대부분의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이 내려지고 이건희 회장이 사면된 지금, 책을 내는 이유에 대해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삼성 재판 결과를 본 아이들이 ‘정의가 이기는 게 아니라, 이기는 게 정의’라는 생각을 하게 될까 봐 두려워서, ‘정의가 이긴다’는 말이 늘 성립하는 게 아니라고 해서 정의가 패배하도록 방치하는 게 옳은 일이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김용철 변호사, 그가 진짜 하고 싶었던 이야기>라는 부제를 단 묵직한 책 속에는 삼성의 비자금 조성 방식과 전방위적인 로비 행태, 로비의 대상들에 대한 구체적 실명과 함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그룹이 벌인 조직적 불법 행위, 이건희 회장 일가 및 이들을 둘러싼 핵심 측근들의 모습이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다. ‘관리의 삼성’이 관리하는 그물망은 대한민국 권력의 작동방식과 그 관계도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한 때 불의에 가담했으며 삼성에 대한 공개적인 비판 이후의 삶을 아는 그가 내는 두 번째 혹은 마지막 목소리. 
- 경영 MD 장선희

책속에서 : 삼성의 선택은 반대였다. 윤종용, 황창규 등 삼성을 대표하는 간판급 경영자들이 쫓겨났지만, 비리 연루자로 언론에 보도된 이들은 살아남았다. 심지어 구조본의 지시에 따라 고객 돈을 비자금으로 빼돌렸던 황태선 전 삼성화재 사장에게는 막대한 스톡옵션이 보장됐다. 이게 뜻하는 바는 분명하다. 차명계좌에 담긴 돈의 비밀을 아는 사람은 어떤 경우에도 회사를 쫓겨나지 않는다는 점을 삼성 조직 안에 알리는 신호다. 그리고 이건희 일가를 위한 일을 하다 입은 상처는 더 높은 자리와 돈으로 보상한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회사의 위상을 높이는 일보다 이건희 일가를 보호하는 일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입사한 이래 줄곧 이런 신호를 접하며 자란 탓인지 삼성 사장들의 행태는 가관이었다. 삼성 사장단 회의에 참석한 사장들은 회의 시작 몇 시간 전부터는 물을 마시지 않는다. 소변이 마려울까봐서다. 이건희가 화장실에 가지 않기 때문에, 자신들도 화장실에 갈 수 없다는 것이다. 사장단 회의에서 삼성 비리에 관한 검찰 수사가 안건으로 올라오면, 사장들이 일제히 충성 맹세를 한다. 자신들이 회장을 대신해서 감옥에 가겠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범죄 영화의 한 장면으로도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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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의 7분 드라마
김연아 지음 / 중앙출판사

"나는 성공한 스포츠 스타가 아니라, 끊임없이 성장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대한민국 최고의 스포츠 스타로 급부상한 피겨 스케이터 김연아 에세이. 지금까지 김연아 선수 어머니 혹은 오서 코치가 집필한 책은 소개된 바 있지만, 김연아 선수가 직접 집필한 책으로는 이번에 첫 선을 보인다. <김연아의 7분 드라마>는 피겨 스케이터로 살아온 지난 13년 간의 과정들을 진솔하게 보여준다. 피겨 스케이트를 처음 접하게 된 7살 무렵의 어린 시절부터 오서 코치와의 첫 만남과 호흡의 과정 그리고 세계 최고의 자리에 우뚝 선 현재의 모습까지, 김연아 선수의 도전과 열정의 기록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뿐만 아니라, 자신과 같은 상황에 놓인 피겨 스케이팅 후배들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던진다. 무대 위에서 볼 수 없는 김연아 선수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추억의 사진들을 함께 수록하였고,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연아의 스무 살 스케치’ 인터뷰 코너를 마련하여 팬들의 궁금증을 해결해 준다. - 문학 MD 송진경

책속에서 : 99도와 100도의 차이. 늘 열심히 해도 마지막 1도의 한계를 버티지 못하면 결과는 확연히 달라진다. 아주 작은 차이 같지만 그것은 물이 끓느냐 끓지 않느냐 하는 아주 큰 차이다. 열심히 노력해 놓고 마지막 순간에 포기해 모든 것을 제로로 만들어 버리기는 싫었다. 세상에서 가장 힘들고 중요한 건, 마지막 1분 그 한계의 순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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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공간
이진경 지음 / 휴머니스트

"이진경, 한국의 역사를 말하다"
 
<사회구성체론과 사회과학방방론>, <철학과 굴뚝청소부>, <노마디즘 > 등의 저서를 통해 자본주의 근대성에 대한 날선 사유의 실험을 멈추지 않았던 이진경이 처음으로 한국의 역사를 말한다. 자신의 주요한 개념인 '외부'라는 개념을 역사라는 단일한 시간 속에 집어넣어, 기존의 대문자 역사 속에서 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삶의 가능성의 공간을 탐사하는 것이다.
 
상이한 상황에서 상이한 독자나 청중을 대상으로 쓰인 글들을 엮었지만, 이질적인 글들이 함께 모여서 만드는 것은 하나의 '공간'이다. 역사, 시간, 정치, 소수자, 타자성, 외부성 등등 개념들로 표현되는 사유의 공간. 들리지 않는 목소리를 듣고, 생각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생각하며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공간. 그 공간을 통해 그는 역사 자체가 비로소 정치적인 것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 인문 MD 금정연

책속에서 : 우리가 신문에 주목하는 이유는 그것이 새로운 시간관이나 시간 개념을 계몽하고 그것의 사용을 적극 주장했다는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그러한 생각에 적극 동조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그런 종류의 시간관을 사용하고 다양한 사건을 하나의 시간적 좌표계 안에 통합하여 사고하고 행동할 수 있다고는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마치 수학이 중요하며 그것을 잘해야 한다고 적극 동조한다고 해서 수학을 실제로 잘하는 것은 아닌 것처럼. 반면 그런 생각을 명시적으로 하지 않아도, 실제 수와 계산이 지배하는 세계 속에서 사는 사람은 수학을 실질적으로 이용하는 데 근접하게 된다. 신문이 근대적 시간관을 습득하여 사용하는 실제적인, 그리고 핵심적인 조건이 되었다는 것은, 무엇보다 우선 그것이 근대적인 시간성이 작동하는 실질적인 장(場)을 형성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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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년의 침묵
이선영 지음 / 김영사

"거대한 스케일로 그려낸 피타고라스 학파의 비밀!"
이선영의 이름은 생소하다. 1억원 고료 제 3회 <대한민국 뉴웨이브 문학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보아도 여전히 낯이 선 이름이다. 그렇지만 피타고라스라고 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생소한 작가 이선영은 피타고라스의 정리라는 익숙한 수학적 정보에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 크로톤에 관한 신화적 상상력을 덧붙여 복거일, 김성곤, 구효서, 권지예, 김미현, 김탁환이 심사한 대한민국 뉴웨이브 문학상을 거머쥐었다.

소설은 인종과 장르에 얽매이지 않는다. ‘피타고라스가 무리수를 발견한 히파소스를 물에 빠트려 죽었다’는 한 줄의 글에서 출발한 작가의 상상은 고대 그리스의 하늘 아래를 자유로이 넘나든다. 디오로도스의 죽음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한때는 현자의 수제자였으나 발목에 금괴가 매달린 채 바닷물 속에서 발견된 디오로도스. 형의 죽음의 비밀을 파헤치는 아리스톤과 그를 돕는 현자의 수제자 히파소스의 이야기는 추리소설로서 손색이 없고, 종교나 다름없는 권력을 누리는 냉혹한 현자 피타고라스와 그의 감정적이며 매혹적인 아내 테아노, 그리고 현자의 애인인 미소년 에우니케의 치정은 로맨스 그 자체이다. 댄 브라운과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읽으며 누구나 꿈꿨을 거대한 스케일이 이 기대되는 신예작가, 이선영의 소설에 있다. - 문학 MD 김효선

심사평 중에서 : 살인범을 좇는 추리소설적 플롯에 로맨스와 동성애, 기원전 6세기 피타고라스 학파의 풍경과 폴리스 사이의 정치 구도까지 모든 디테일이 생생하게 녹아 있어 읽는 재미가 탁월하다. 어느 스토리 라인으로 읽어도 흥미진진한 팔색조 같은 소설이다. 무엇보다도 이 소설은 수학적 '정보'가 인문학적 '성찰'로 승화되면서 고급 지적 소설의 경지를 보여주고 있다. 철학이나 과학을 넘어 이제는 '수학'까지 한국소설의 영역이 확대된 대표적 증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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