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의 집중력 문제에 관해 사람들은 보통자신에게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을 선뜻 인정한다.
그러나 아이들이 똑같은 문제를 겪을 때,
지난 20년간 우리는 지나치게 단순한 이야기에 이끌렸다.
바로 아이들의 집중력 문제가 주로 생물학적 장애의 결과라는 것이다. - P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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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1년, 블라디미르 일리치 레닌은 그로서는 드물게 벅찬 감정에 휩싸여 프롤레타리아에게 이렇게 약속했다. 공산주의가 온 세상에 도래할 그날에,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중화장실에 황금 변기를 설치할 거라고. 그날에 황금은 아무런 가치가 없을 테니 얼마든지 그럴 수 있을 거라고. 이 말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일단, 공산주의 사회에서는 가장 구저분한 공간도 부르주아의 대저택 못지않게 호화로울 거라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날이 오면 노동자 계급이 인간의 탐욕을 저주받을 황금에 투영하지 않게 될 것이라는 의미가 있다. 일찍이 프로이트는 황금과 항문기의 연관성을 강조한 바 있다. 사회주의는 황금의 특수성을 없애는 동시에 이 금속을 자본주의보다 더 잘 사용할 것이다. 사소하지만 재미있는 얘기를 하나 해볼까. 2014년에 미국의 여성 사업가 킴 카다시안과 그녀의 남편이자 유명 래퍼인 카니예 웨스트는 로스앤젤레스 자택에 실제로 황금 변기를 설치했다. 55만 달러는 그들에게 대수롭지 않은 비용이었다. 레닌의 서약은 이루어졌다. 자신의 서약을 이런 사람들이 이뤄주기를 바라진 않았겠지만 말이다.

돈은 빤한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것 중 하나다.

돈은 그 자체로 당연해 보이지만 좀체 밝혀지지 않는 미스터리다. 단어에도 이 신기한 애매성이 녹아 있다. 프랑스어에서 돈argent은 오랫동안 화폐 주조에 쓰였던 금속(은)을 뜻한다.

돈은 천박하면서 고귀하고, 허구이자 현실이다. 돈이 사람을 갈라놓기도 하고 맺어주기도 한다. 돈은 너무 넘쳐나도 두렵고, 너무 모자라도 두렵다. 돈은 악을 행하는 선일 수도 있고, 선을 행하는 악일 수도 있다

역사학자들은 최초의 화폐가 기원전 3000년경 우르에서 등장했다고 본다.1 이 화폐에 새겨진 이슈타르는 다산과 죽음이라는 희한한 이원성의 여신이다.

자기 종교에 상관없이 돈은 사람을 즉각 개종시킬 수 있다.

돈은 원래 신뢰를 의미한다.

화폐는 어떤 국민이나 특정 공동체를 구체화하기 때문에 화폐의 후광에는 신성함이 깃들어 있다.

돈이 비난의 대상이 되면 옹호하고 싶어진다. 그러나 돈을 옹호하면 공격하고 싶어진다.

性이 그렇듯이 돈도 너무 많은 의미로 넘쳐나면서 본질은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 동의어가 널리고 널렸다.(프랑스어에서 돈은 grisbi, fric, flouze, pepetes, picaillons, pognon, thune, fraiche 등이다.) 이러한 현상은 모든 언어에서 찾아볼 수 있다.

돈은 창조주의 손을 벗어나 역으로 치고 들어온 창조물이라는 점에서 특히 매혹적이다. 말수 적던 자식이 성난 폭군이 되었다.

나는 행운의 여신께서 당신의 넉넉함으로 나를 품어주시리라 믿으며 오랫동안 베짱이처럼 살아왔다.

이 세상에서 돈이 제공하는 유일하게 정말로 귀한 값어치는 시간, 마르지 않는 시간의 풍부함이다.

나는 늘 밥벌이와 살아야 할 이유를 구분해왔다. 때로는 그 둘이 일치했지만 그래도 먹고살기 위해서 해야만 하는 일이 있었다.

행복한 젊은 날이 오래도 갔다. 그 시절에는 필요와 과잉 사이가 아니라 필요와 본질 사이에서 움직였다.

나는 우리가 나이를 먹으면서, 결핍을 두려워하기 시작하면서, 사회가 돈을 중심에 갖다놓으면서 돈이 근심거리가 된다고 곧잘 생각한다.

사람이 늙으면 계산의 이치, 잔금의 이치로 기울게 된다. 모든 것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가고 살날이 줄어든다. 이제 시간은 남아돌지 않는다. 시간은 훈계를 한다. 하지만 나는 지금도 궁극의 사치는 고급 승용차나 호화로운 자택이나 별장이 아니라 공부하는 삶을 나이 들어서까지 연장할 수 있는 가망이라고 본다.

공부하는 삶이란 일상의 즉흥, 정처 없는 거리 산책 취향, 카페에서 죽치기, 초연함의 과시, 명예와 직책과 흐르는 세월을 피하려 주렁주렁 몸에 휘감는 상징적 패물에 무관심한 태도를 의미한다. 한마디로, 매일 아침 새 삶을 시작할 수 있다는 부조리하지만 꼭 필요한 환상이다.

나는 늘 권력의 유혹, 커리어에 대한 예속보다 나의 자유를 소중히 여겼다.

돈을 잊어버릴 만큼 부유했던 적도 없고, 돈을 멸시할 만큼 가난했던 적도 없다.

따라서 돈은 지혜를 추구하는 약속이다. 이 표현은 이중의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 돈을 갖는 것이 지혜라는 의미도 있고, 돈에 의문을 가져보는 것이 지혜라는 의미도 있다. 우리는 돈 때문에 원하는 것, 할 수 있는 것, 해야 하는 것 사이에서 늘 조율을 해야 한다. 모든 사람은 돈 때문에 자기도 모르게 철학자가 된다. 잘 생각한다는 것은 결국 자신을 위해, 남을 위해 잘 쓰는 법을 배우는 것이기도 하다.

돈 문제가 쉽고 편하기만 한 사람은 없다. 돈을 혐오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속으로는 돈을 우러러보기도 한다. 돈을 떠받드는 사람은 돈을 과대평가한다. 돈을 멸시하는 척하는 사람은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하는 셈이다. 열광은 문제가 되지만 지탄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돈은 어려운 주제다. 하지만 지혜란 본디 만인에게 광기의 상징처럼 보이는 바로 그것을 공략하지 않는가? 그럴 게 아니면 철학이 무슨 효용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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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많아야 두 가지 언어를 할 줄 알고 그들의 생은 짧다. 따라서 누군가가 자기가 찾는 책을 거대한 터널에서 찾아내기란, 아니 그저 그가 이해할 수 있는 책을 찾아내기조차 통계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이것은 엄청난 패러독스다. 책을 찾는 자들, 신비주의자들, 광적인 파괴자들, 자살한 사서들, 순례자들, 우상 숭배자들, 그리고 광인들이 그 육각형 벌집을 배회한다. 그러나 누구도 책을 읽지 못한다. 어마어마하게 많은 책 속에서 독서의 기쁨은 사라져버린다. 모든 에너지가 찾기와 해독에 소모된다.

인터넷이 만들어진 근원에는 세계적인 대화를 가능하게 하려는 꿈이 담겨 있었다.

모든 텍스트는 레퍼런스, 즉 접속을 필요로 했고, 그 접속을 통해 독자는 세계 어디서든 어떤 컴퓨터를 통해서든 텍스트를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웹의 개념을 고안한 영국의 컴퓨터 과학자 팀 버너스리(Tim Berners-Lee)는 공공도서관의 질서정연하고 접근성이 뛰어난 공간에서 영감을 얻었다. 그는 도서관의 구조를 모방해 모든 자료에 주소를 부여하고 다른 컴퓨터로부터의 접근을 허용했다. URL은 도서관의 등록번호처럼 작동한다.

이후 버너스리는 우리가 http로 알고 있는 하이퍼텍스트의 이동 프로토콜을 고안했다. http는 우리가 도서관에서 원하는 책을 찾으려고 사서에게 써내는 요청서에 해당한다. 도서관이 광대하게 증강되어 방사된 것이 바로 인터넷이다.

이토록 많은 정보는, 이토록 많은 지식은, 공포와 삶의 즐거움을 경험하게 해주는 이토록 많은 이야기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

고대의 기록에 따르면, 모세의 어머니가 역청과 나뭇진을 바른 파피루스 바구니에 어린 모세를 실어 나일강에 흘려보냈다고 한다.

파피루스 두루마리는 엄청난 진보였다. 수 세기에 걸쳐 돌과 흙과 나무와 금속을 이용해 쓰여오던 언어가 마침내 제대로 된 재료에 자리를 잡은 것이다.

"사람은 자신이 사랑한 것을 죽인다."

책을 수집하고 정리하는 일을 맡은 사람은 데메트리오스였다. 그는 당시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사서라는 업무를 창안했다.

자료에 따르면 다국어를 할 수 있었던 마지막 파라오 혈통 클레오파트라만이 파라오의 언어를 말하고 읽을 줄 알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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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모든 단계에서 다양한 형태의 오염 물질이 우리의 집중력에 영향을 미칩니다."

우리가 너무 많은 오염 물질에 둘러싸여 있어서 "오늘날에는 정상적인 뇌를 가질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오늘날 대도시에 산다는 것은 매일 화학물질로 된 수프(자동차 엔진에서 뿜어내는 물질을 포함해 여러 다양한 오염 물질이 뒤섞인 혼합물)를 들이마시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우리의 뇌는 호흡기를 통해 철 같은 화학물질을 빨아들이도록 진화하지 않았으므로 이 물질들의 처리 방법을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오염된 도시에서 사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자신의 뇌에 반복적으로 가해지는 만성적 공격"을 받고 있으며, 우리의 뇌는 이에 염증 반응을 보일 것이다.

캐나다의 한 연구는 주요 도로에서 50미터 이내에 거주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치매에 걸릴 확률이 15퍼센트 더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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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책을 모으는 일은 세상을 소유하는 또 다른 상징적, 정신적, 평화적 형식이었다.

역사가들에 따르면 그는 아프리카를 가든 아시아를 가든 늘 『일리아스』를 가지고 다니면서 조언와 통찰력을 구했다. 독서는 마치 나침반처럼 그에게 미지의 길을 열어주었다

혼돈의 세상에서 책을 입수하는 일은 심연의 칼날 위에서 균형을 잡는 것과 마찬가지다.

"낡은 세계를 새로이 하는 것. 이것은 새로운 사물을 얻는 일에 자극받은 수집가가 가장 깊이 느끼는 욕망이다."

도서관은 광대한 외부세계에 문을 열었다.

알렉산드로스는 보편성과 지식에 대한 의욕과 융화에 대한 독특한 열망으로 자신의 가장 중요한 꿈이던 도서관을 현실화했다.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에는 경계가 없었다. 그곳엔 그리스인, 유대인, 이집트인, 이란인, 인도인의 언어가 평화롭게 공존했다. 그 정신적 영토는 그들 모두가 환대받는 유일한 공간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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