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하면 난 아주 자주 마음의 평화를 잃는다.
더 솔직히 말하면 나에게 무슨 일이 생겨서 그런것만은 아니다.
내가 서재를 눈팅모드로 전환시켜 놓으면서
리뷰와 음악만 남기고 다 비공개를 시켜놨던 날도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는
아니었을텐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아무 일도 없던건 아니었다.
무슨 일인가 있었다.
즐찾이 한 분 늘었고,
희망이가 좀 더 보챘고,
N군이 조금씩 내 눈치를 보고,
N군과 H양이 사소한 일로 다퉜고,
읽을 책은 쌓였는데 머리 속에 들어 오진 않고,
미래를 위해 뭔가 해야 한다는 압박감도 있었고,
남편은 전시회 준비 한다고 공식적으로 늦게 들어오고,
내가 가르치던 아이들 중 한명이 학원을 다니게 되었지만
마지막 학생의 일과 즐찾의 일을 빼면 늘 있는 일이다.
그렇다고 이런 사소한 일들이 서재의 2/3를 비공개 한 이윤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그 이윤 즐찾이 한 분 더 늘었던게 이유였을거라는 생각을 한다.
나는 나를 위해 글을 쓰지만 반면 특정 소수(댓글을 남기시는 분들)와 불특정 다수(읽고만 가거나 읽지도 않고 가시는 분들)를 위해서도 글을 쓴다고 볼 수 있다.
내 서재를 찾는 분들이 내 서재를 찾는 이유,
내 글을 읽는 이유, 내 서재를 즐찾 한 이유등은 다 내가 모르는 이유들이다.
그런데 갑자기 그런 이유들이 두려웠고  부담스러워졌다.
이런 고백이 얼마나 위험한지 모르지만,,,
특별히 소통이 되지 않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던 것도 같다.
내가 아는 특정(나와 교류를 많이 갖으시는 분들)인을 제외한
유령같은 다른 흔적들(방문숫자~^^;;;).

나의 베스트프렌드인 Y가 고3때 시험공부를 하다 말고 나에게 질문을 했었다.
"넌 어떤 상황이 가장 무섭니?

1. 너는 아는데 다른사람은 모르는 상황
2. 다른 사람은 아는데 너는 모르는 상황
3. 너도 알고 다른 사람도 아는 상황
4. 너도 모르고 다른 사람도 모르는 상황"

그때 난 4번을 골랐었다. 바보같이!^^;;
그러니까 Y가 그랬다.
"너도 모르고 다른 사람도 모르는데 그게 뭐가 무서워?
다른 사람은 아는데 네가 모르는게 무섭지~."
그 말을 듣고 맞다맞다며 내 짱구를 쥐어박던 생각이 난다.ㅜㅜ

나는 내가 모르는 다수와 나를 위해 글을 쓰고 있지만
그 사람들이 내가 모르지만 동시에 아는 사람들이란 느낌이 필요하다.
나와 남이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 뭐 그리 중요할까만은 중요하다..

'인생, 그것은 스크린이었다!'라는 말로 수많은 영화 팬을 영화관으로 이끌었다는 트뤼포.

그가 미혼모의 아이였고, 그래서 사랑을 많이 받지도 못했지만
어느 날 책에 대한 열정과 영화에 대한 관심이 완전히 일치했던 로베르 라슈네를 '친구친구친구'라며 사랑했다는 트뤼포!
라슈네와 같은 친구를 만나길 기대하는 건 아니지만
유령처럼 왔다 가는 많은 사람들이 난 두렵다.

그런데 오늘 모처럼 서재에 들어와 보니 또 즐찾 한 분이 더 늘어있다!!
왜왜왜???
갑자기 쿵후팬더에서의 한 대사가 떠오른다.
거북이 사부님이신 우구웨이가 했던 말 "There is NO accident!"라고,
번역은 '우연은 없다'고 한것 같은데...암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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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26 05: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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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27 12: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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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6-26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은 달 수 있구낭~~ㅎㅎ
불안과 우울도 전염되지만, 기쁨과 즐거움도 전염될 수 있어요~~ 아자아자!!^^

라로 2008-06-27 12:58   좋아요 0 | URL
ㅎㅎㅎ무슨 말씀이세요???댓글은 잘 수 있구나??라시니???ㅎㅎ
기쁨과 즐거움의 바이러스 많이 살포해주세요~~.^^
7월이 되면 일본 가시죠???부러워요~.

2008-06-26 10: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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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27 13: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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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28 12: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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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28 21: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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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26 11: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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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27 13:0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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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26 15: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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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27 13: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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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29 09:5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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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28 21: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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