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을 잘 못 견디는 그녀는 문제와 마주치면 불안해졌다.

그게 오류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지만 이런 결과가 나올 때 사람들은 그녀가 세 번은 확인했으리라 기대할 터였다. 그녀는 프로그램을 한 번 더 돌렸다.

경위는 정말 중요할 때만 전화하라고 했다. 하지만…… 뭐가 중요한지를 결정하는 사람이 플린 경위인 마당에 그녀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그걸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너무 헷갈렸다.

그는 재빨리 샤워를 하고 걸어서 호텔에 갈 작정이었지만, 집에 가까워질수록 느긋하게 욕조에 몸을 담그고 좋은 책이나 읽자는 생각이 점점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플린에게서 자신을 잘 다스리는 사람다운 자신감이 배어 나왔다.

그는 상급수사관이 첫 사건 현장을 수사 초기에 묘사한 내용부터 살펴보았다.
그것은 첫인상이 담겨 있었기에 가장 유용한 정보일 때가 종종 있었다. 나중에 추가한 보고는 계산하고 판단해서 덧붙인 것이었다.

포는 생각했다. 물론, 오늘 벌어진 일이 내일의 역사가 되는 법이라고…….

포는 여성생식기 절개에 대해 조금 알았다. 그것은 여자아이 생식기에서 일부분을 제거해 아이가 성적 쾌락을 경험할 수 없게 하는 혐오스러운 관습이었다. 그렇게 하면 아이들이 충실하고 순결한 상태를 지킬 수 있다고들 했다. 실제로 그 일의 피해자들은 평생 고통과 건강 문제로 고생해야 했다. 어떤 문화권에서는 여전히 상처를 가시로 봉합했다.

핸슨은 자기 결점을 자기 책임으로 받아들인 적이 없었다. 승급되지 않은 것도 다른 누군가의 잘못이거나 아니면 자기를 적대시하는 거대한 음모 때문이라고 여겼다. 그가 페이턴 윌리엄스 사건 때 탤벗을 지지했다는 사실은 아무래도 좋았다.

중범죄분석섹션이 요즘 전문적이고 효율적으로 일하는지는 몰라도, 포가 보기에 그곳은 부재중 이메일만큼이나 매력이 없었다.

포는 차장이 자신을 경멸한다는 사실에 신경 쓰여야 한다는 걸 알았지만, 알 바 아니라고 생각하는 쪽이 훨씬 쉬웠다. 누군가 자기 목이 달아날까 신경 쓰지 않으면, 권력자들도 자기 힘이 얼마나 보잘것없는지 금세 깨닫게 마련이었다.

상급수사관이 논리적이고 철저하게 수사를 이끌도록 안내하는 내용이었다. 문제는 다들 범죄를 똑같은 방식으로 수사하게 된다는 것인데, 포도 기준이 있어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했지만 이 책으로 ‘비범한’ 살인범을 잡기는 무리였다.

포가 그녀를 흘끗 보았다. 틸리는 무례하게 구는 게 아니었다. 잡담이라는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는 듯했다. 뭔가 물어볼 때는 답을 알고 싶기 때문이었다.

살인 사건의 99퍼센트는 철저하고 체계적인 수사로 해결되었다.

관리의 기술이란 불필요한 싸움을 피하는 게 관건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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