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머니는 아저씨랑 똑같다. 무슨 일을 하든 절대 서두르지 않지만 쉬지 않고 바지런히 움직인다.

"벌써 피부가 더 좋아졌네, 봤지?" 아주머니가 말한다. "조금만 신경 쓰면 된다니까."

"들어오게." 킨셀라 아저씨가 말했다. "나한테 애가 없다고 해서 다른 집 애들 머리에 비가 떨어지는 걸 보고만 있을 순 없지."

어떤 사람들은 가끔 자기한테 유리할 때만 빼면 카드 게임을 어떻게 하는지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킨셀라 아저씨가 나를 보며 어색한 미소를 짓더니 참새가 앉아서 날개를 가다듬는 창틀 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작은 새는 불안해 보인다. 가끔 그 자리에 앉는 고양이 냄새를 맡은 것 같다. 킨셀라 아저씨의 시선이 어딘가 흔들리고 있다. 아저씨의 마음속 저 안쪽에서 커다란 문제가 기지개를 켜는 것 같다. 아저씨가 발끝으로 의자 다리를 톡 치더니 나를 본다.

아저씨는 자기가 한 말의 파도에 갇혀서 거기 그대로 서 있다.

킨셀라 아저씨가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빼더니 나에게 뭔가를 건넨다. "그걸로 초코아이스 하나 사면 되겠네."
내가 손을 펴고 1파운드 지폐를 빤히 본다.
"이 돈이면 초코아이스 여섯 개는 사겠는데?" 아주머니가 말한다.
"아, 애는 원래 오냐오냐하는 거지." 킨셀라 아저씨가 말한다.

나는 아저씨에게 초코아이스를, 아주머니에게는 플레이크 초코바를 주고 뒷좌석에 누워서 딱딱한 껌을 씹으며 차가 덜컹거릴 때 껌이 잘못 넘어가서 숨이 막히지 않도록 조심한다. 나는 주머니에서 짤랑거리는 잔돈 소리, 자동차와 두 사람의 대화를 향해 돌진하는 바람 소리, 아저씨와 아주머니가 앞좌석에서 나누는 동강난 소식들에 귀를 기울인다.

빽빽한 산울타리 사이로 계속 걸어가자 덤불 속에서 작은 것들이 부스럭거리며 움직인다. 도랑을 따라 캐모마일이, 우드세이지와 야생 민트가, 엄마가 짬을 내서 나에게 이름을 가르쳐준 풀들이 자란다. 저 멀리에서 아까 봤던 길 잃은 암소가 여전히 길을 잃은 채 다른 도로를 헤맨다

"해야 하는 말은 하지만 그 이상은 안 하죠. 이런 애들이 많으면 좋을 텐데요." 아저씨가 말한다.

나는 집에서의 내 삶과 여기에서의 내 삶의 차이를 가만히 내버려 둔다.

에드나에게 나쁜 뜻은 없었어. 사람이 너무 좋거든, 에드나는. 남한테서 좋은 점을 찾으려고 하는데, 그래서 가끔은 다른 사람을 믿으면서도 실망할 일이 생기지 않기만을 바라지. 하지만 가끔은 실망하고.

입 다물기 딱 좋은 기회를 놓쳐서 많은 것을 잃는 사람이 너무 많아.

오늘 밤은 모든 것이 이상하다. 항상 거기에 있던 바다로 걸어가서, 그것을 보고 그것을 느끼고 어둠 속에서 그것을 두려워하고, 아저씨가 바다에서 발견되는 말들에 대해서, 누구를 믿으면 안 되는지 알아내려고 사람을 믿는 자기 부인에 대해서 하는 이야기를, 내가 완전히 이해하지도 못하고 어쩌면 나에게 하는 것이 아닐지도 모르는 이야기를 듣는다.

"여자들 말이 항상 옳다니까. 예외가 없어." 아저씨가 말한다. "여자한테 무슨 재능이 있는지 아니?"
"뭔데요?"
"예감. 좋은 여자는 멀리 내다보면서, 남자는 낌새를 채기도 전에 무슨 일이 생길지 미리 알아차리지."

우리는 집으로 돌아와서 수프를 덜어 빵을 찍은 다음 쪼개서, 이제 서로를 잘 알기 때문에 약간 후루룩거리며 먹는다.

나는 그 자리에 선 채 불을 빤히 보면서 울지 않으려고 애쓴다. 울지 않으려고 애쓰는 건 정말 오랜만이고, 그래서 울음을 참는 게 세상에서 제일 힘든 일이라는 사실이 이제야 떠오른다. 킨셀라 아저씨가 밖으로 나가는 것 같다. 소리가 들린다기보다 느껴진다.

"음, 그러면 우유를 일찍 짜는 게 좋겠구나." 아저씨가 말한다. "그래." 그런 다음 내가 이미 가고 없는 것처럼 나를 지나쳐 마당으로 내려간다.

처음에는 약간 어려운 단어 때문에 쩔쩔맸지만 킨셀라 아저씨가 단어를 하나하나 손톱으로 짚으면서 내가 짐작해서 맞추거나 비슷하게 맞출 때까지 참을성 있게 기다려주었다. 이윽고 나는 짐작으로 맞출 필요가 없어질 때까지 그런 식으로 계속 읽어나갔다. 자전거를 배우는 것과 같았다. 출발하는 것이 느껴지고, 전에는 갈 수 없었던 곳들까지 자유롭게 가게 되었다가, 나중엔 정말 쉬워진 것처럼.

물건을 하나하나 모으면서 나는 우리가 함께한 나날을, 우리가 물건을 샀던 곳과 이따금 나누었던 대화를, 그리고 거의 항상 빛나고 있던 태양을 떠올린다.

다른 사람도 아닌 엄마가 묻고 있지만 나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절대 말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 만큼 충분히 배웠고, 충분히 자랐다. 입을 다물기 딱 좋은 기회다.

아이는 킨셀라 부부의 살뜰한 보살핌 속에서 제대로 대답하는 법을 배우고 책 읽는 법도 배우며 따뜻한 계절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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