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이 너무 거칠다는 아쉬움은 있습니다. 대립하고 싸우면서 논리가 뒤틀린가짜 뉴스에 휘둘리기도 하는데, 토론 교육이잘 진행되면 우리나라는 굉장히 괜찮은 나라가될 겁니다. 우리나라 정치도 그리 머지않은 미래에 달라지리라 확신해요. ‘지금 구태여 왜 교육 이야기를 해야 하는가‘의 두 번째 이유입니다.

‘민도가 향상됐다. 합리성을 지녔다‘라는 말씀을
‘인권 의식이 향상됐다‘라고 해석할 수 있을까요? 저는 민도의 향상을 ‘인권 의식이 나아졌다‘라고 보아왔는데요. 옛 선조들이 말한 덕德을 요샛말로 하면 인권 의식과 연결되지 않을까 싶어요. 요즘은 서양인도 "우물에 빠진 아이구하기"라는 맹자의 표현을 많이 인용합니다.
아이가 우물에 빠지는 것을 본다면, 누구나 재지 않고 아이를 구하려 몸을 던지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건데요. 맹자의 말씀을 현대식으로풀이하면 인권 의식이 아닐까요? 그래서 ‘민도가 향상됐다‘라는 건 ‘사회 전반에 좀 더 서로를생각하는 마음이 자리했다‘라는 뜻으로 파악했어요.

우리가 마스크를 쓸 때 뜻밖의 설문조사 결과가나왔습니다. 왜 그렇게 마스크를 성실히 쓰느냐고 물었는데, 우리 국민의 60퍼센트 이상이 "남에게 바이러스를 옮기면 스스로 용서할 수 없을 것 같다"라는 답을 했어요. 그런 생각이 ‘서양 교육을 받아서 습득한 합리성인가요?‘라고반문하면 아닐지도 몰라요.

그래서 제가 시나리오 하나를 만들었어요. 1년내내 그 내용을 강의했는데요.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2021년 5월 케임브리지대학교 연구진이 국제학술지〈종합환경과학Science ofthe Total Environment〉에 발표한 논문이 마치 제 강의를 듣고 쓴 것처럼 똑같은 거예요. 제시나리오는 이렇습니다. 온대와 열대를 포유류종 수로 비교할 때, 박쥐를 빼면 신기할 정도로똑같아요. 온대 포유류 종 수와 열대 포유류 종수는 큰 차이가 없어요. 그런데 박쥐를 넣으면비교가 안 됩니다.

생물다양성의 불균형이 너무나 심해졌습니다.
바이러스나 박테리아가 이주하려 할 때 만날수 있는 생명체는 인간 혹은 인간이 기르는 가축일 수밖에 없습니다. 코로나19 같은 팬데믹이 반복될 수밖에 없어요. 그러나 다이아몬드선생님 말씀도 맞죠. 20~21세기에 우리가 겪은 바이러스가 한두 종류가 아닌데 전부 팬데믹이 되지는 않았잖아요. 21세기만 놓고 본다면, 신종인플루엔자와 코로나 19만이니까요. 초동 대응 실패가 팬데믹을 만든 원인이에요. 그러나 유행병이 잦아진 이유는 그 배후에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생태 사상가인 반다나 시바Vandana Shiva 선생님이나 미래학자인 제러미 리프킨JeremyRifkin 선생님은 기후위기를 유발한 인간의 활동을 코로나 19의 원인으로 꼽습니다. 시바 선생님은 이전에 있던 인수공통 전염병zoonosis이 모두 숲에서 왔다는 점이 개발 중심 경제활동에 대한 경고라고 하며, 기후변화와 인간이 활동하면서 생긴 생물 다양성 파괴를 지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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